나라의 재에 참여한 문수보살

나라의 재에 참여한 문수보살

신라 말년, 나라가 쇠잔하였을 때에 금부(金傳)대왕(경순왕)은 도학이 높은 고승을 청하여 나라의 재를 올리면서, 국태민안하기를 기원하려고 신하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래서 국내의 유명한 사찰에 고승 대덕을 추천하라고 하였으나, 추천하여 오는 고승이 없었고, 입제하는 날 석양에 의복이 남루하고 행색이 초라하고 풍창병이 크게 걸린 중 하나가 자원하여 들어왔다. 재는 지내기로 하였고 시각은 급박하매 하는 수 없이 그 재에 참여케 하였더니, 대신들은 큰 풍창병이 걸린 중이 참여한 재에 올렸던 음식을 먹을 수 없다고 의논이 분분하였다. 금부대왕은 그 중을 보고,

「내일 아침, 나라의 재에 참여하였다는 말을 누구에게도 하지 마시오.」

하고 당부하였더니, 그 중은,

「대왕께서도 누가 묻더라도 문수보살이재에 참여하였다는 말씀을 마시오.」

하고는 동자로 변하여 빨리 달아나는 것이었다.

그제야 대왕은 놀라서 차비도 차릴 새 없이 따라갔으나 울산을 지나서는 어느 마을 앞에서 더 가지 못하고 「헐 수 없다. 」고 탄식하였으니, 그 마을 이름이 지금의 「헐수정」이고, 또 거기서 10리쯤 더 가서 보니 간 곳이 없었다. 그래서 그 마을 이름을 「무거리」라고 부른다.

거기서 10리쯤 올라가서 망회(望回)라는 곳에서 사방을 바라보니, 지금의 문수암 앞 암대(巖臺) 위에 문수동자가 청사자를 타고 가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문수암 앞산에 올라가 「문수 보살님」 하고 세 번 불렀다.

그 후 그곳을 삼초대(三招臺)라고 한다.

그 때 동자가 나타나서

「대왕께서 문수보살을 친견하려거든 이곳에 절을 짓고 기도하십시오.」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앞에 절을 지었으니 이름이 금선대(金仙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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