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홍스님이 조성한 관세음보살이 대신 죄를 받아 구원된다
동진(東晋)때 수도인 건강(健康)의 와관사(瓦官寺)에 승홍(憎洪)스님이 있었다. 그는 장육(丈六1의 동불상(銅佛像)을 의희(義熙) 12년(416)에 완성하였다.
그때, 국가에서는 동(銅)으로 무엇을 만드는 일을 엄하게 금하고 있었다.
승홍스님이 장육 동상을 주조하기는 하였으나, 미처 틀을 열기 전이었기 때문에 완성된 불상을 보지 못한 채 관원에게 잡혀가게 되었다. 관부에서는 승홍스님의 죄를 무겁게 다스려 사형에 처하려고 하였다. 그는 관세음경을 지성껏 지송하였다. 그로부터 여러 날이 지났다.
어느 날 밤, 꿈에 홀연히 그가 조성한 불상이 옥중에 나타나서 그의 이마를 어루만지면서, 두려워 말라고 위로를 하였다.
아무 걱정 말라고 위로하며 이마를 어루만져 주는 그 불상은 가슴 앞쪽에 한 자를 쯤이나 동색(銅色)이 그을려 헐어진 자국이나 있었다.
며칠 뒤, 그는 드디어 사형을 당하게 되었다. 저자거리로 끌려 나가서 부참군(府參軍)의 감형(監刑) 아래 형이 집행되기에 이르렀다. 그를 저 수레로 끌어서 죽이고자 하였다. 그래서 황소 한 마리를 끌고 와서 멍에를 메우려고 하였으나 한사코 버둥거리는 바람에 끝내 멍에를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가까스로 멍에를 씌우기는 하였으나 소가 급하게 설치는 바람에 수레가 부서지고 말았다.
그러는 사이에 많은 시간이 지나서 어느새 날이 저물어 버렸다.
그래서, 다음날로형의 집행을 미루기로 하였다. 다음 날 마침 팽성(彭城)에서 돌아온 부관(府判)이 아직도 죽음을 당하지 않고 있는 승홍스님을 석방하게 하였다.
그가 옥에서 나온 뒤 절로 돌아가 동불상의 틀을 벗기고 비로소 낙성불사(落成佛事)를 가졌다.
과연, 그 불상은 꿈에서 본 그대로 가슴 앞쪽이 한 자쯤이나 그을려 헐어져 있었다.
그 불상은 와관사(瓦官寺)에 모셔져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의 예경 참배를 받았다고 한다.
<繫觀世音應驗記, 名僧傳13, 冥祥記, 辯正論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