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표율사가 기도하고 간자를 얻다
신라 제 33대 성덕왕(聖德王) 시대에 옛 백제 땅이던 만경현(萬頃縣=지금 全北萬頃)에서 탄생한 진표율사(眞表律師)는 출가한 뒤 변산 부사의방장(邊山不思議方丈)에서 미륵성상을 모시고 3년 동안 지성으로 기도하면서 미륵님을 친견하고 직접 계(戒) 받기를 발원하였으나 미륵님의 감응이 없으므로 자기의 죄업이 두터움을 한탄하면서 그 죄업을 참회 하고자 높은 바위에서 몸을 던졌다.
순간 청의동자가 손으로 받아 바위 위에 놓았다. 율사는 다시 원을 세우고 3·7일을 기한하고 밤·낮으로 무수히 예배하자 무릎이 뚫어져 피가 흐르고 힘줄이 드러났다.
이렇게 3·7일이 되자 미륵·지장 두 보살이 앞에 나타나서 율사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그 갸륵한 공덕을 찬탄하고 계를 일러주시고 배팔섬대(簡子[간자])를 내어주며 말세 중생을 위하여 새로운 불법을 펴라는 부탁을 받고 드디어 모악산(母岳山) 금산사(金山寺전북 김제군에 있는 절)을 창건하고 계단(戒壇)과 점찰법회(占察法會)를 창설하여 수많은 중생을 제도하고 또 금강산에 발연사(鉢淵寺)와 속리산에 법주사(法住寺)를 창건하여서 새로운 불법을 일으키었다.
진론율사가 아슬라주(강릉)에 이르렀다.
섬 사이의 고기와 자라가 다리를 놓아 그를 물속으로 맞아들였으므로, 진표가 불법을 강의하니 고기와 자라가 계를 받았다.
그때가 바로 천보(天寶) 11년 임진(752) 2월 15일이었다.
경덕왕은 이 말을 듣고서 그를 궁안으로 맞아들여 보살계를 받고 조(租) 7만7천석을 내렸고, 왕후와 외척들도 모두 계품을 받고, 명주 5백단과 황금 50량을 보시했다.
이것을 모두 받아서 여러 사찰에 나누어 주어 널리 불사를 일으켰다.
그의 사리는 지금 발연사에 있는데 곧 바다의 족속들을 위해 계를 주던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