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월광보살경(佛說月光菩薩經)

불설월광보살경(佛說月光菩薩經)

서천(西天)역경삼장(譯經三藏) 조산대부(朝散大夫) 시홍로소경(試鴻臚少卿) 명교대사(明教大師) 신(臣) 법현(法賢) 한역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대필추 무리와 더불어 왕사성(王舍城) 죽림정사(竹林精舍)에 계시면서 (그들을) 위해서 법을 말씀하셨다.

때에 사리불과 대목건련이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서 5체를 땅에 대고 부처님 발에 예배를 드리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이제 부처님께서 원적(圓寂)에 드시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하겠기에, 먼저 멸도(滅度)에 들겠나이다.”

이 때 대중 가운데 한 필추가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이 말씀을 드렸다. “세존이시여, 사리불과 대목건련은 무슨 인연이 있어서, 이제 부처님 앞에서 먼저 멸도에 들고자 하나이까? 세존께서는 대중의 의심을 풀어주시기를 원합니다.”

이 때 세존께서 필추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제 잘 들으라. 내가 그대를 위하여 말하리라. 사리불과 대목건련은 탐욕·성냄·어리석음 등의 모든 번뇌[漏]를 끊어 다하였으며, 할 일을 이미 다 하였고, 청정한 행[梵行]을 이미 세워, 후세의 몸을 받지 않을 것이다.

다만 오늘에만 먼저 멸도에 들고자 한 것이 아니니라. 과거세에 북인도(北印度)안에 현석(賢石)이라는 큰 성이 하나 있었는데, 길이가 12유순이며 너비 또한 그러했다.

거기에 월광(月光)이라는 국왕이 있었는데, 수명이 4만 년이고 천안(天眼)과 숙명통(宿命通)이 있었으며, 몸 빛[身色]은 단정하고 엄숙하였고 모든 상호가 두루 갖추어졌으며, 광명이 밝게 비쳐 마치 하늘의 둥글게 가득 찬 (보름)달과 같았으니, 가는 곳마다 등불·촛불·해와 달의 밝음을 빌리지 아니하였으므로 호를 월광이라고 하였다.

4주(洲) 6만8천 국토를 다스렸는데, 이 때 세상은 곡식이 잘 익고 인민이 안은(安隱)하며 금·은·진귀한 보배·음식·의복·코끼리·말과 수레가 모두 다 가득 찼었느니라. 성의 4문에 모두 누각(樓閣)이 있었는데 문과 문창을 모두 여러 가지 보물로 장엄하게 꾸몄고, 길거리는 청정하게 쓸고 씻었으며, 깃대[幢幡]·보물로 만든 일산과 진주·영락을 세웠다.

또한 침향(沈香)·말향(粖香)과 전단향(栴檀香)이 있는데, 살살 부는 바람[微風]이 때맞추어 일어나 그 향기를 불어 온 나라의 성에 두루 퍼지게 하니 수레·말과 다니는 사람이 더러운 기운을 맡지 않았다.

곳곳에 다시 꽃과 과일 나무가 있었으니, 다마라(多滅) 나무·가니가라(迦尼迦囉) 나무·무우(無憂) 나무·구다(具多) 나무·사라(裟羅) 나무·제라가(帝羅迦) 나무·용화(龍花) 나무·말구라(末俱羅) 나무·아저목가(阿底目迦) 나무와 파타라(播吒羅) 나무가 꽉 차게 우거져 무성하였다.

앵무사리(鸚鵡舍利)·가릉빈가(迦陵頻迦)와 구계라(俱計羅)새 등이 온갖 나무들 사이에서 미묘한 소리를 지었고, 성 안팎에 흐르는 샘과 목욕하는 못에서는 항상 묘한 꽃이 피었으니, 우담라(優癖) 꽃·구모나(俱母那) 꽃과 분타리가(奔吒利迦) 꽃 등이니, 이와 같이 부귀하게 갖가지로 장엄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필추에게 말씀하셨다.

“이 때에 월광 천자가 시장과 점포[市肆]·거리[街巷]와 성의 4문에 금·은·진귀한 보물·코끼리·말·수레·음식·의복·침구·의약품과 갖가지 장엄하는 물건을 쌓아 놓고, 곧바로 금북[金鼓]을 치면서 사람들에게 ‘월광 천자가 갖가지 재물로 모두에게 널리 베풀어, 뜻에 따라 필요한 것을 구하는 대로 지급한다’는 칙령을 고하였다.

이 때 남쪽 섬부주(贍部洲) 일체 중생이 모두 왕성에 이르러 베푸는 것을 구하였는데, 풍족하지 않은 것이 없어서 큰 부귀를 얻으니 빈핍하고 헛되이 돌아다니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

이 때 월광 천자가 다시 ‘비록 모든 중생이 빈핍한 이가 없다고 하지만, 내가 쓰는 것에 대하면 아직 똑같지 못하다.’고 스스로 생각하였다.

이에 다시 곱고 묘한 의복·최상의 진귀한 보물·머리에 쓰는 관·영락(瓔珞)·침구와 음식 등을 뭇 중생에게 보시하니, 부귀와 장엄이 모두 월광 천자의 몸과 같았으며, 성읍·궁전·누각·동산과 숲[園林]·갖가지로 장엄해 꾸민 것들이 도리천(忉利天)과 같았다.

72백천(百千) 나유타(那由他) 사람이 항상 이 성에 머물렀는데, 2천5백 대신이 있었고 보좌하는 재상[輔相] 둘이 있었으니, 첫째의 이름은 대월(大月)이요, 둘째의 이름은 지지(持地)인데, 얼굴이 단정하고 복과 덕이 순후(淳厚)하며 지혜가 심원하였고 재주가 높고 지식이 넓어서 항상 10선으로 뭇 중생을 교화하였다.

이 때 대월이 밤에 자다가, 왕이 천관(天冠)을 쓰고 검은 연기 빛으로 변하였으며 다시 귀신이 와서 왕의 머리 위로 나아가서 관을 빼앗아가는 꿈을 꾸었다. 이 꿈을 꾼 뒤에 근심이 되고 당황하고 놀랐으며, 상서롭지 못한 일이 있을까 두려워하며 스스로 생각하였다.

‘우리 왕이 자비하시어 일체를 은혜롭게 베풀어 구하는 것을 어기지 않으시니, 악한 사람이 와서 왕의 머리를 빌 것임에 틀림없다.’

이 생각을 하고 나서 곧바로 7보(寶)를 서서 보물 머리[寶頭] 하나를 만들어, 만약 구하는 이가 있거든 이것으로 대신하려고 하였다.

이 때 보좌하는 재상인 지지(持地) 또한 꿈을 꾸었는데, 월광의 몸이 보이는데 4체가 흩어져 있었다. 곧바로 바라문을 불러 꿈이 길한지 흉한지 점을 쳤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이 꿈은 몹시 나쁩니다. 먼 곳의 사람이 와서 왕의 머리를 구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지지가 듣고 나서 슬피 울부짖었다.

‘어찌 우리 왕에게 이런 큰 화가 있을까?’

이 때 가까운 위치에 있는 대신 1만 3천5백 명이 모두 악한 꿈을 꾸었는데, 깃대가 땅에 거꾸러지고 금북[金鼓]이 울리지 않으며 어여삐 여기고 사랑하는 이들이 헤어져 슬피 울부짖었다.

이와 같이 꿈을 꾸고 나서 함께 상의하였다.

‘왕이 만약 불길하다면 일체 중생을 누가 구제할 것이며, 우리들은 어떻게 안은(安隱)할 수 있겠는가?’

때에 월광 천자가 또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내 수명이 다하도록 중생에게 베풀기를 그치지 않겠소.’

이 때 향취산(香醉山)에 악안(惡眼)이라는 대바라문이 있었는데, 총명하고 지혜가 많으며 기술(技術)을 잘 알았다. 월광 천자가 성 4문에서 베푸는 모임을 크게 열고 북을 치며 선전하여 널리 사방에 고하기를 ‘구하는 것들을 모두 공급하여 모자라거나 적게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을 알고, ‘내가 이제 저기에 가서 왕의 머리를 달라고 빌어야겠다’고 하였다. 이 말을 하고 나서 향취산을 내려왔는데, 산에 하늘 사람[天人]이 있다가 바라문이 왕의 머리를 달라고 빌러 간 것을 알고 비통해하며 슬피 탄식하였다.

‘괴롭구나, 괴롭구나. 이 왕은 마음으로 자비를 품고 뭇 중생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는데, 만약 목숨을 마치면 세간이 복이 적어질 것이다.’

이 말을 할 때, 하늘과 땅이 어두컴컴해지고 해와 달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샘이 바짝 마르고 갑자기 폭풍(暴風)이 일어나서 모래가 날리고 돌이 굴러 갔으며 나무가 부러지고 대지가 진동하는, 이와 같은 상서롭지 못한 모양이 있었다.

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한 선인이 있는데, 몸에 5통(通)을 구족하였으며 이름이 미습박미달라(彌濕嚩弭怛囉)이었다. 5백 권속과 더불어 항상 자비로 중생을 호념(護念)하였는데, 이 징상(徵祥)을 보고는 근심과 고뇌를 깊게 품고서 마나박가(摩拏嚩迦)에게 말하였다.

‘재화(災禍)가 있어, 백성들의 주인[民主]에게 임할 것이 틀림없는데, 우리들이 어떻게 구하고 지킬 것인가?’

허공에 있는 긴나라(緊那羅) 무리와 여러 하늘 사람들이 모두 다 눈물을 흘리니, 마치 가는 비[微雨]가 내리는 것과 같았으며 일체 인민이 마음에 놀라움과 두려움을 품었다.

때에 악안(惡眼) 바라문이 성에 이르려 할 즈음에 성을 호위하는 하늘 사람[護城天人]이 월광 천자 앞에 나아가서 말하였다.

‘지금 악한 사람[惡人]이 있어 향취산에서 오는데 살해할 마음을 품고 왕의 머리를 달라고 빌고자 하니 들어주지 마시옵소서. 자기 몸을 보호하고 사랑하여 거룩한 몸[聖體]을 한결같이 편안하게 하셔야 마땅합니다.’

왕이 이미 듣고 나서 마음이 기뻐서 찬탄해 말하였소.

‘착하구나. 나로 하여금 보시바라밀[檀波羅密]을 원만하게 해주는구나.’

때에 악안 바라문이 바로 왕의 성으로 들어왔지요. 문을 지키던 하늘 사람[守門天人]은 바라문의 정신과 정[神情]이 추악한 것을 보고, 막아 문 밖에 머물게 하고 끝내 들어가게 하지 아니하였다.

때에 월광 천자는 그가 와서 이르렀는데 성에 들어가게 못하게 하는 것을 알고, 곧바로 재상[宰臣] 대월에게 말하였다.

‘향취산에서 와서 나를 보고자 하는 바라문이 있을 것이니, 저 문지기가 막지 못하게 하시오.’

대월이 명령을 받고 문을 지키던 하늘 사람에게 말하여 곧바로 놓아주어 들어오게 하였다.

대월이 보고 나서 바라문에게 물었다.

‘그대가 여기에 이르러 구하는 것이 무엇이오?’

바라문이 말하였다.

‘내가 들으니, 월광 천자는 유정(有情)을 어여삐 여기어 큰 보시의 모임을 베풀고, 만약 구하는 것이 있으면 일체를 아끼지 않겠다고 하였다기에 이제 여기에 와서 왕의 머리를 달라고 빌고자 하오.’

대월이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왕의 머리는 고름과 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마침내 썩어 무너질 것인데, 그대가 이제 그것을 빌어 얻은들 어디에 쓸 곳이 있겠소? 나에게 7보로 만든 머리가 있고, 다시 갖가지 금·은과 진귀한 보물이 있는데 모두 받들어 보시하겠으니, 이에 자손들이 영원히 큰 재산을 얻게 하시오.’

바라문이 말하였다.

‘내가 본디 머리를 달라고 비는 것은 보배를 위한 것이 아니었소.’

때에 두 대신이 슬피 울부짖으니 눈물이 비 오듯 하였으며, 비통해하고 금심하고 괴로워하며 말하였다.

‘우리들이 어떻게 해야 이 해를 면할까?’

때에 바라문은 바로 왕의 앞으로 나아갔다. 보고 나서 이마를 대어 예를 드리고 한쪽에 머물러 서서 합장하고 여쭈어 말하였다.

‘왕께서는 자비하시어 널리 일체를 보시하신다 한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이제 먼 곳에서 와서 왕의 머리를 빕니다. 원하옵건대, 어여삐 여기시어 기꺼이 보시하소서.’

그리고는 게송을 설해 말하였다.

보살은 위없는 지혜를 구하고자 뜻을 두어 
가장 수승한 청정법(淸淨法)에 편안히 머무나니 
원하건대, 어여삐 여기시고 빨리 머리를 버리어 
보시[檀度] 바라밀을 원만하게 하소서.

때에 월광 천자가 바로 일어나 합장하고 게송을 설해 말하였다.

부모가 낳은 바는 청정치 못한 몸인데 
그대가 내 머리를 구하니 기꺼이 버리려네.


그대의 바람[願]대로 하여 만족한 마음으로 돌아가서 
나로 하여금 빨리 보리의 열매[菩提果]를 이루게 하시구려.

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내 머리가 골수·고름과 피· 가죽과 살이 서로 연하여 청정함이 없다고 싫어하지 마시오. 곧바로 보시하여 그대의 본원을 만족시켜 주겠소.’

때에 바라문은 마음으로 크게 환희하였지요. 왕이 머리를 끊으려고 곧 머리의 관을 벗었다.

이 때 남섬부주의 모든 머리의 관이 모두 다 땅에 떨어지니, 사람들이 각기 놀라고 당황하였다요. 보좌하는 재상 두 사람은 왕이 목숨을 놓아 버리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하고, 곧 그곳에서 스스로 그 목숨을 마쳤는데 선근(善根)의 힘으로 큰 범궁[大梵宮]에 태어났다.

때에 보마야차(菩摩夜叉)가 허공 가운데에서 큰소리로 우렁차게 말하였다.

‘애달프도다, 천자께서 이제 목숨을 마치게 되는구나.’

또 백천억(百千億) 사람들이 있었는데, 왕궁으로 달려와서 울부짖어 눈물을 흘리며, 사랑하는데 헤어지게 됨을 슬퍼하였다.

왕은 곧 법을 설하여, 몸을 편안하게 하고 마음을 위로하여 도의 마음을 내게 하니, 바라문이 말하였다.

‘왕이 만약 머리를 희사한다면, 청정한 곳이 마땅하겠습니다.’

왕이 곧 말하였다.

‘내게 동산이 하나 있는데 이름은 마니보장(摩尼寶藏)이오. 꽃과 과실이 무성하고, 흐르는 샘과 목욕하는 못이 있어 갖가지로 장엄하여 가장 뛰어나오. 거기에서 머리를 희사하려는데, 그대의 뜻이 어떠하오?’

바라문이 말하였다.

‘빨리 거기로 가야 마땅할 것입니다.’

왕은 바로 칼을 차고, 저 동산 가운데로 가서 첨복(瞻蔔)나무 아래 서서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내가 이제 머리를 희사하겠으니 그대가 와서 끊으시오.’

바라문이 말하였다.

‘왕이 스스로 끊지 않고, 나로 하여금 칼을 잡게 하니 이는 보시의 행이 아닙니다.’

때에 동산을 지키던 하늘 사람[천인]이 있었는데, 이 일을 보고서 슬피 울부짖어 눈물을 흘리며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너는 아주 악한 자로구나. 월광 천자는 일체를 어여삐 여기시고 널리 중생을 이롭게 하시는데, 어찌 이곳에서 천자의 목숨을 해치려 하느냐?’

왕이 하늘 사람에게 말하였다.

‘이런 말을 하여 수승한 일을 가로막지 마시오. 내가 과거 한량없이 태어났을 때 큰 나라 왕이 되었었는데, 이 동산 안에서 천 번이나 머리를 희사하였지만, 그 때 하늘 사람들은 모두 가로막는 일이 없었소. 옛적에 주린 범을 구제하려고 몸과 목숨을 여의어 자씨(慈氏) 40겁을 지냈지만, 그 때에도 하늘 사람이 또한 가로막지 않았으니, 그대도 오늘 따라서 기뻐하는 마음[隨喜心]을 내어 수승한 이익을 얻게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오.’

월광 천자가 다시 천룡 8부(天龍八部)와 일체 성현에게 고하였다.

‘내가 이제 머리를 희사하는데, 전륜성왕[輪王]을 구하는 것이 아니고 마왕(魔王)을 구하는 것도 아니며, 제석(帝釋)을 구하지도 않으며, 범왕(梵王)이 되기를 구하지도 않습니다.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을 구하여, 교화를 받지 못한 이는 마음을 돌이켜 교화를 받게 하고 이미 교화를 받은 이는 빨리 해탈을 얻게 하며, 해탈을 얻은 이는 적멸(寂滅)하여 구경(究竟)에 피안(彼岸)을 원만히 증득케 하기를 구할 뿐입니다. 또한 목숨을 마친 뒤에는 흰 겨자씨만한 사리(舍利)로 마니보장 동산에 큰 탑을 하나 세워서 일체 중생들이 예배하고 공양하며 보고 듣고 따라 기뻐하게 하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모두 하늘에 태어나서 보리의 마음[菩提心]을 발하여 생사의 경계에서 벗어나게 되기를 원하옵니다.’

이 서원을 내자 바라문이 말하였다.

‘왕께서 안의 재물[內財]을 희사하는 것은 매우 희유하오니, 미래세에 빨리 부처님 도를 이룰 것입니다.’

이 말을 하는 동안에 왕이 머리카락을 무우수(無憂樹) 가지에 매고 곧바로 날카로운 칼을 잡아 스스로 그 머리를 끊었다.

이 때 삼천대천(三千大千) 세계가 6종(種)으로 진동(震動)하였고, 허공에서는 하늘 사람이 찬탄하였다.

‘착하고 착하다. 이제 월광 천자는 마땅히 부처를 이룩할 것이다.’

또한 우담바라[優癖] 꽃·발납마(鉢納摩)꽃·구모나(俱母那)꽃·만다라(曼陀羅)꽃과 침향·말향·전단향을 비로 내려주어 갖가지로 공양하였으며, 곧 전단향 나무로 유체(遺體)를 태워서 그 사리를 거두어 마니동산 및 네거리 길에 각각 탑 하나씩을 세워 항시 공양하였다. 현재나 미래에나 일체 중생이 이 동산에서 걸어 다니거나 머무르거나 앉거나 눕거나 탑 앞에 미치게 되면예배를 드리고[瞻禮] 공양하였으며, 목숨을 마친 뒤에는 6욕천(欲天) 및 범천(梵天)에 태어났느니라.”

이 때 부처님께서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지난 옛적 월광 천자가 지금 내 몸이요 보좌하는 재상인 대월과 지지 두 사람은 지금의 사리불과 대목견련이며, 악안(惡眼) 바라문은 지금의 제바달다(提婆達多)이다.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부처님 앞에서 먼저 멸도에 들고자 청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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