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노인과 진기한 보배
석존께서 라자가하성의 영취산에 계시면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어느 곳에 백 스무살이나 되는 노인이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있어서 자기 몸을 가눌 수도 없을 만큼 쇠약해져 있었다.
어느 날 막대한 재산을 가지고 있는 부자가 자기의 재산을 전부 가지고 병상의 노인을 찾아왔다.
『노인장, 오랜 동안 병환으로 얼마나 고생이 되십니까? 제가 오늘 찾아 온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사업상 외국엘 가게 되었는데, 십년이 걸릴지 이십년이 걸릴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진보(珍寶)를 가지고 왔는데 폐가 되겠지만 제가 돌아 올 때까지 이 보물을 맡아 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이렇게 의뢰를 했다.
어려운 부탁을 받은 병든 노인은,
『나는 병든 몸,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늙은 나에게 그런 귀중한 보물을 맡기시는 것을 저에게는 힘에 겨운 일입니다.』
라고 일단은 사퇴했다. 그러나 장자의 참뜻은 자기의 보물을 병든 노인에게 베풀어 주어 그의 중명을 위로하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장자는 그 보물을 벼자의 머리맡에 두고 돌아가 버렸다.
그런데 병든 노인은 자리에 누워서 값비싼 보물을 지켜보고 있는데, 그에게는 자식도 없었으며, 천하에 고독한 몸이었다. 장자가 가고 난 며칠 후, 병든 노인은 마침내 그 진귀한 보물을 남겨둔채 죽고 말았다. 그가 죽은 뒤 맡았던 진보는 형태도 없어져서 몇 년이 지난 후에 장자가 돌아왔을 때에는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성문이라는 개인주의의 사람들은 마치 병든 노인과 같다. 지혜는 천박하고 수행(修行)은 짧고 반려(伴侶)도 없으므로 이 세상에 머무는 것도 짧아서 이들에게 정법(正法)인 귀중한 보물을 주어도 잠깐 동안에 정법을 흐트려서 잃고 마는 것이다.
<大寶積經第八十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