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십지경(佛說十地經) 제8권

불설십지경(佛說十地經) 제8권

10. 보살법운지(菩薩法雲地) ①

나유타의 정거천(淨居天)들은 
이 지(地)의 훌륭한 행을 듣고 
공중으로 뛰어오르듯 기뻐하여 
모두 함께 지성으로 부처님께 공양했다.



불가사의(不可思議)한 보살 대중들도 
또한 공중에서 크게 기뻐하면서 
함께 최상의 열의향(悅意香)을 피워 
대중의 모임에 두루 풍기어 모두 청정하게 했다.



자재천왕과 하늘의 무리들 
한량없는 억수(億數)가 공중에 있으면서 
하늘의 옷을 두루 흩어 부처님께 공양하니 
백천만의 갖가지 종류가 어지러이 내려왔다.



한량없는 천상의 모든 천녀들은 
모두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공양하고 
각각 가지가지의 묘한 음악 연주함에 
다들 이런 말로 찬탄하였다.


"여래께서는 한 국토에 편안히 앉아 계시면서 
일체 세계에 모두 그 몸을 나타내시는데 
단정하고도 엄숙한 그 신상(身相)은 
무량 억의 광대한 법계에 모두 가득 차시네.



한 털구멍에서 광명을 놓아 
이 세간 번뇌의 어둠을 두루 다 멸하니 
국토의 티끌의 수는 다 셀 수 있지만 
이 광명의 수는 다 알 수 없네.



혹은 여래께서 온갖 상을 갖추고 
최상의 바른 법륜을 굴리심을 나타내시고 
혹은 여러 불찰을 유행하시는 모습을 나투며 
혹은 편안하게 꼼짝도 하지 않는 모습을 나타내신다.



혹은 희족궁(喜足宮)에 머무르심을 나타내고 
혹은 인간에 내려와 어머니 태에 드심을 나타내며 
혹은 태에 머무르고 태에서 나오심을 보이어 
한량없는 국토 안에서 모두 보게 하시네.



혹은 출가하여 거룩한 도 닦으심을 나타내고 
혹은 도량에서 정각 이루심을 나타내며 
혹은 법을 연설하고 혹은 열반에 드심을 나타내어 
두루 시방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보게 하시네.



비유하면 요술쟁이가 요술을 부릴 줄 알아 
대중 앞에서 많은 재주를 부리는 것처럼 
여래의 지혜도 이와 같아서 
모든 세간에서 그 몸을 두루 나타내시네.


부처님이 매우 깊은 참된 법의 성품에 머무르시면 
적멸(寂滅)하여 상이 없음이 저 허공과 같지만 
그러나 제일의 진실한 이치 안에서 
가지가지의 행하는 바의 일을 두루 나타내시네.



유정들을 이롭게 하는 일에 안주함은 
모두 법의 성품에 의하여 서 있게 되고 
상(相)이 있고 상이 없음이 차별이 없어 
구경(究竟)에 들어가면 모두 상이 없다네.



만일 여래의 지혜를 증득하려는 이가 있으면 
마땅히 모든 망령된 분별을 버려야 하나니 
있고 없음을 통달하면 모두 평등하여서 
속히 인간과 천상의 큰 도사(導師)가 되리라."



한량없고 가없는 천녀 대중들 
가지가지의 말과 음성으로 이렇게 찬탄하고는 
그 마음과 몸이 모두 고요해지고 다 안락해져 
여래를 우러러 묵묵히 있었다.



그 때에 해탈월보살은 
대중 모임이 모두 고요해졌음을 알고 
금강장보살에게 이렇게 청하였다.


"큰 두려움이 없는 이여, 진정한 불자여, 
제9지에서 제10지에 들어가는 모든 행상과 
그리고 신통으로 변화하는 일들을 
슬기로운 이들을 위해 
지금 설명하시길 원하노라."

그 때 금강장보살이 해탈월보살에게 말하였다.

“불자여, 만일 이 보살이 이와 같은 무량한 앎으로 지혜를 잘 관찰하여 나아가 제9지를 마치고는 잘 가려 결정하고 흰 법을 잘 갖추며 무한한 자량을 잘 모으고 광대한 복과 지혜를 잘 섭수하여 무량한 대자대비를 증득하고 세계의 분석 차별을 잘 안 뒤에 유정 세계의 조림(稠林)행에 들어가고 생각의 작의(作意)로써 부처의 경계에 들어가 힘과 무외와 불공법을 반연한다면 그것을 일체 종과 일체지지에 이르러 관정(灌頂)을 받은 자리라 합니다.

불자여, 이 보살이 이와 같은 지혜행을 수순하여 보살의 관정위(灌頂位)를 받았다면 더러움이 없는 큰 삼마지가 앞에 나타난다 하고 법계의 분석과 차별의 삼마지, 또 장엄한 보리도량의 삼마지, 또 모든 종류의 빛나는 삼마지, 또 해장(海藏) 장엄 삼마지, 또 해인(海印) 삼마지, 또 허공 세계 광대 삼마지, 또 일체 법의 자성을 가리는 삼마지, 또 일체 유정의 심행(心行)을 따르는 삼마지, 또 일체 부처님이 현전(現前)하는 삼마지가 앞에 나타난다 하는데 이렇듯 이 보살 앞에는 이와 같은 으뜸의 백만 아승기야 삼마지가 모두 나타납니다.

보살은 이 모든 삼마지에서 출입이 자재하고 삼마지에서 선교를 얻고서 나아가 일체 등지(等地)가 짓는 모든 사업이 나타나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 보살이 백만 아승기야 삼마지에 이른 뒤에는 일체지지의 수승한 관정의 큰 삼마지가 앞에 나타난 것이라 합니다.

이 삼마지가 앞에 나타나자마자 큰 보배왕 연꽃이 출현하는데 그 크기는 백만 삼천대천세계 만한 것으로서 온갖 보배를 사이사이에 섞어 장엄하고, 일체 세간의 경계를 초월한 출세간(出世間)의 선근에서 생긴 것입니다. 요술과 같은 자성의 경계에서 이루어졌고 선근에 의하여 성립된 법계에 비추어지는 것으로 모든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마하폐유리(摩訶吠瑠璃)마니보배를 줄기로 하고 비할 데 없는 전단왕으로 그 받침을 삼으며 마노를 꽃술로 하고 염부단금으로 잎을 삼으며 무량한 광명으로 모든 꽃을 빛내고 일체 묘한 보배로 그 보배 창고를 메웠으며 끝이 없는 보배 그물로 뒤덮었고 백만의 삼천대천세계에 가득찬 티끌 수 같은 연꽃을 권속으로 합니다.

그 때 이 보살의 신상(身相)이 뛰어나게 묘하여 그 연꽃과 서로 걸맞습니다. 즉 이 보살의 일체지지가 수승한 관정의 큰 삼마지가 앞에 드러났기 때문에 보배왕 연꽃 자리에 앉기를 나타내 보이는데 그 자리에 앉자마자 큰 보배왕 연꽃의 묘한 자리의 여러 연꽃 권속 위에 있는 보살 권속들도 그 위에 와서 이 큰 보살을 둘러싸고는, 이 큰 보살의 몸을 공경하고 우러러보자 그 낱낱의 보살들도 각각 백만 삼마지를 얻습니다.

이 큰 보살 및 그 권속들과 일체 보살이 선정에 들 때 일체 세계는 다 진동하고 일체 악취는 모두 쉬며 광명은 일체 법계를 두루 비추고 일체 세계는 두루 청정하며 모든 불찰의 말소리가 여기서 다 들리고 동행하는 보살들은 모두 와서 모이며 일체 세간과 천상의 음악은 동시에 소리를 내고 일체 유정들은 다 안락을 얻습니다. 일체 부처 등정각 앞에서 불가사의한 공양을 하고 섬기는 동시에 시방의 일체 부처 대중 모임에로 돌리면 시방의 모든 부처님은 그것을 압니다. 왜냐 하면 불자여, 보살이 이 대보왕 연화좌에 앉아서 두 발 밑으로 백만 아승기야 광명을 놓아 시방을 두루 비추어 밑으로는 무간의 대나락가의 고통을 모두 멸하게 하고 두 무릎에서 백만 아승기야의 광명을 놓아 시방의 모든 축생 세계를 두루 비추어 그 고통을 다 멸하게 하고, 배꼽에서 백만 아승기야의 광명을 놓아 시방의 모든 염마 세계를 두루 비추어 그 고통을 없애 주며, 좌우에서 백만 아승기야의 광명을 놓아 시방의 일체 사람의 몸을 두루 비추어 고통을 다 멸해 주기 때문입니다. 두 손바닥에서 백만 아승기야의 광명을 놓아 시방의 일체 하늘과 아수라의 궁전을 두루 비추며, 두 어깨에서 백만 아승기야의 광명을 놓아 시방의 성문들을 두루 비추고, 그 목과 등에서 백만 아승기야의 광명을 놓아 시방의 모든 독각의 몸을 두루 비추며, 그 얼굴에서 백만 아승기야의 광명을 놓아 시방의 초발심에서 9지에 이르는 일체 보살을 두루 비추고, 백호상(白豪相)에서 백만 아승지의 광명을 놓아 시방의 일체 악마의 궁전을 덮어 감추고 시방의 일체 관정위를 얻은 큰 보살들을 비춘 뒤에 머무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정수리에서 백만 아승기야의 삼천대천세계 티끌 수 같은 광명을 놓아 시방의 일체 부처님 도량의 대중 모임을 두루 비춘 뒤 10가지의 모든 세계를 오른쪽으로 돌고는 허공에서 넓고 큰 광명 그물을 이루고, 모든 부처님 앞에서는 치연광요(熾然光耀)라 불리우는 큰 공양으로 바뀌는데, 초발심에서부터 9지(地)에 이르기까지 무량한 부처님께 행하는 공양도 이것에 비하면 백 배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 배·백천 배·구지 배·백구지 배·천구지 배·백천구지 나유타 배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산수·비유, 나아가 오파니살담분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 큰 광명 그물 굴레에서 온갖 묘한 향인 피우는 향·바르는 향·가루향과 화만과 의복·당기·번기·보배 일산·보배 영락과 마니보배 등 장엄 도구를 내리는데, 그것은 마치 큰 구름이 큰 비를 내리쏟는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것은 다른 세간의 것보다 훨씬 뛰어난 것으로 다 출세간의 증상된 선근의 힘에서 생긴 것입니다. 이것은 시방의 일체 여래 대중 모임 앞을 두루하여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는데, 만일 이런 큰 공양을 깨달아 아는 유정이 있으면 그들은 모두 무상정등보리에서 불퇴전심을 얻을 것입니다. 이 모든 광명은 이와 같이 공양하고 일체 여래의 대중 모임을 비추고 10가지 세간을 오른쪽으로 두루 돌고는 여래의 발 밑으로 들어갑니다. 그 때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은 곧바로 어떤 세계의 어떤 보살이 이와 같은 광대한 바른 행을 성취하여 관정위에 이르렀음을 알게 됩니다.

불자여, 이 때에 시방의 무량무변한, 내지 9지 보살 대중이 다 와서 주위를 둘러싸고는 큰 공양을 베풉니다. 그리고 모두들 이 보살을 우러러볼 때에 그들은 각각 백만의 모든 삼마지를 얻습니다. 그 때 이미 관정을 받은 시방의 모든 보살들은 다 금강으로 장엄한 가슴의 덕상(德相)에서 ‘능최복일체마원(能摧伏一切魔怨) 큰 광명을 내는데, 그것은 백만 아승지의 광명을 권속으로 삼아 시방을 두루 비추고 무량한 신통 변화를 나타냅니다. 이러한 일들을 다 마치고는 이 보살의 금강으로 장엄한 가슴의 덕상으로 들어가는데, 들어간 뒤엔 이 보살의 지혜와 위세는 이전보다 백천 배나 더 증강하게 됩니다.

불자여, 그 때 시방의 모든 부처 여래·응공·정변각께서 눈썹 사이 백호상으로 구일체지성신통(具一切智性神通)이라는 큰 광명을 내는데, 그것은 무수한 광명을 권속으로 삼습니다. 그 광명은 시방의 남김없는 모든 세계를 두루 비추고 10가지 일체 세간을 오른쪽으로 돌면서 여래의 광대한 유희를 나타내 보여서 무량 백천구지 나유타의 모든 보살 대중을 깨우칩니다. 일체 불찰을 6가지로 진동시키고 일체의 험난한 악취(惡趣)와 생사의 윤회를 그 치게 하며 일체 악마의 궁전을 덮어 가리고 여래가 일체 도를 이루어 바로 깨달으신 자리를 나타내며 일체 부처님의 대중 모임의 장엄한 위덕을 나타내 보이고 법계가 다하고 허공의 성품이 다한 모든 세계를 두루 비춥니다.

그리고는 그 광명은 돌아와 이 일체 보살 대중의 위를 겹겹이 돌면서 광대하고 장엄한 일을 나타내 보이고는 큰 보살의 정수리로 들어가면 그 권속들의 광명 역시 각각 거기 와서 모여 앉은 보살들의 정수리로 들어갑니다. 그 광명이 들어갈 때 그 모든 보살은 각기 전에 얻지 못했던 백만의 모든 삼마지를 얻는데, 이 광명들이 일시에 이 보살의 정수리로 들어가면 부처 경계에서 이미 관정을 받은 이라 하고, 만일 10력(力)을 갖추면 정변등정각의 수에 들었다고 합니다.

불자여, 비유하면 전륜성왕의 태자가 정후(正后)의 소생으로서 왕의 상을 다 갖추었으면 그 전륜성왕은 이 태자로 하여금 흰 코끼리에 얹은 묘한 황금자리에 앉게 하고는 큰 휘장을 치고 큰 당기와 번기와 꽃 일산을 세우고 옷을 단장하며 향을 피우고 꽃과 가루향과 화환을 흩고 온갖 음악을 연주하며 4주(洲)와 4대해(大海)의 물을 길어 금병에 넣어서 전륜성왕이 손수 그 병을 들고 태자의 정수리에 물을 쏟는데, 물을 쏟고 나면 태자는 곧 관정한 찰리왕의 수에 들고 만일 10선업도를 구족하면 곧 전륜성왕이라는 이름을 얻는 것처럼, 불자여, 보살도 이와 같아서 모든 부처께서 관정(灌頂)을 하시자마자 곧 지혜수(智慧水)로 관정을 받았다 하고 만일 10력(力)을 원만히 갖추면 그것을 정변등각의 수에 들었다 합니다.

불자여 이것이 보살 대승(大乘)의 관정이니, 이 때문에 보살은 무량 백천의 행하기 어려운 행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보살이 이와 같이 관정을 받고 나면 무량한 지혜와 공덕이 더욱 증장되니 그것을 법운지(法雲地)에 안주하는 것이라 합니다.

불자여, 보살이 이 법운지에 머무를 때는 욕계의 모임[集]과 색계의 모임과 무색계의 모임을 알고, 유정 세계의 모임과 식계(識界)의 모임과 유위 세계의 모임과 무위 세계의 모임과 허공 세계의 모임과 법계의 모임과 열반 세계의 모임을 다 여실히 압니다.

또 견(見)과 행의 번뇌 모임을 알고 세계의 이루어지고 무너짐의 모임과 성문행의 모임과 독각행의 모임과 보살행의 모임과 부처님의 힘·무외·불공법·색신·법신의 모임과 일체 종과 일체지지의 모임과 정각을 이루고 큰 법륜을 굴리며 멸도에 드는 모임과 일체 법에 들어가 분별하여 드러내는 모임 등 요약해 말하면 일체 종과 일체지지의 모임을 다 여실히 압니다.

또 이 보살은 이와 같이 지혜와 행을 따르는 슬기에 의하여 차츰 유정의 변화를 알고 업과 번뇌의 변화·견과 행의 변화·세계의 변화·법계의 변화·성문의 변화·독각의 변화·보살의 변화·여래의 변화 그리고 일체 법이 변화하는 차별 가운데서 분별이 없는 성품을 여실히 압니다.

또 이 보살은 부처님의 가지(加持)를 알고 법의 가지·승가의 가지·업의 가지(加持)·번뇌의 가지·시분(時分)의 가지·원의 가지·공양의 가지·바른 행의 가지와 겁(劫)의 가지 그리고 지혜의 가지를 여실히 압니다.

또 이 보살은 부처 정등각이 드는 미세한 지혜를 압니다. 이른바 행의 미세한 지혜에 드는 것이거나 내려와 생을 받는 미세한 지혜에 드는 것이거나 삶의 미세한 지혜에 드는 것이거나 유희의 미세한 지혜에 드는 것이거나 출가의 미세한 지혜에 드는 것이거나 정각을 이루는 미세한 지혜에 들어가는 것이거나 법륜을 굴리는 미세한 지혜에 들어가는 것이거나 가지와 헤아림의 미세한 지혜에 들어가는 것이거나 열반의 미세한 지혜에 들어가는 것이거나 혹은 법에 머무름의 미세한 지혜에 들어가는 등 이러한 모든 것을 다 여실히 압니다.

또 이 보살은 부처 정등각의 일체 비밀한 곳을 압니다. 이른바 몸의 비밀과 말의 비밀과 마음의 비밀과 때와 때 아님을 헤아리는 비밀과 보살에게 기별을 주는 비밀과 유정을 거두고 항복 받는 비밀과 승(乘)의 갖가지 차별의 비밀과 유정들의 근기와 행의 차별의 비밀과 모든 업의 작용에 들어가는 비밀과 수행하여 도를 이루어 자성을 깨치는 비밀 등 이러한 모든 것을 다 여실히 압니다.

또 이 보살은 모든 부처님이 일체의 겁에 드는 지혜를 압니다. 이른바 때로는 한 겁에서 무수한 겁으로 들거나, 혹은 무수의 겁에서 유수의 겁으로 들거나, 혹은 무수한 겁에서 한 겁으로 들거나, 혹 유수의 겁에서 무수의 겁으로 들거나, 혹은 찰나에서 겁에로 들거나, 겁에서 찰나로 들거나, 혹은 겁에서 겁이 아님으로 들거나, 겁 아님에서 겁으로 들거나, 혹은 부처가 있는 겁에서 부처가 없는 겁으로 들거나, 부처가 없는 겁에서 부처가 있는 겁으로 들거나, 혹은 부처의 나라가 없거나 부처의 나라가 있는 겁으로 들거나, 혹은 과거의 겁에서 미래와 현재의 겁으로, 현재의 겁에서 과거와 미래의 겁으로, 미래의 겁에서 과거와 현재의 겁에 들거나, 혹은 긴 겁에서 짧은 겁으로, 짧은 겁에서 긴 겁으로 들거나, 혹은 짧은 겁에서 짧지 않은 겁으로, 짧지 않은 겁에서 짧은 겁으로 드는 등 일체의 겁 가운데서 상(相)이 짓는 이와 같은 모든 것을 다 여실히 압니다.

또 이 보살은 모든 부처 정등각이 모든 지혜에 들어감을 압니다. 이른바 우도(愚道)의 지혜에 드는 것, 미진(微塵)의 지혜에 드는 것, 혹은 국토의 몸을 바로 깨닫는 지혜에 드는 것, 유정의 몸과 마음을 바로 깨닫는 지혜에 드는 것, 일체의 곳에서 정각을 따르는 지혜에 드는 것, 어지러운 행을 나타내 보이는 지혜에 드는 것, 순행(順行)을 나타내 보이는 지혜에 드는 것, 역행(逆行)을 나타내 보이는 지혜에 드는 것, 생각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없는 세간의 알 수 있고 알 수 없음을 나타내 보이는 지혜에 드는 것, 성문의 앎[知]과 독각의 앎과 보살의 앎과 여래의 앎의 행을 나타내 보이는 지혜에 드는 것 등 이러한 모든 것을 다 여실히 압니다.

불자여, 모든 부처 여래의 지혜는 광대 무량합니다. 이 법운지의 보살이 드는 지혜 역시 무량한 것입니다.

불자여, 또 보살이 이와 같이 이 법운지의 행을 따르면 그는 보살의 불가사의한 해탈과 장애 없는 해탈과 청정하고 결정한 해탈과 두루하는 문을 나타내는 해탈과 여래장의 해탈과 걸림이 없는 법륜을 수순하는 해탈과 삼세(三世)의 행을 따르는 해탈과 법계장의 해탈과 해탈한 법륜의 빛나는 해탈과 남음 없는 경계의 해탈 등을 얻습니다.

불자여, 보살이 이 제10 법운지에 머무르면 이 10해탈을 으뜸으로 하여 무량하고 무수한 백천의 모든 해탈문을 얻습니다. 이와 같이 얻고서 나아가 백천의 모든 삼마지와 무량 무수 백천의 모든 다라니를 얻으며, 무량 무수 백천 신통의 일으킴을 얻습니다.

불자여, 이 보살이 이와 같은 지혜행(智慧行)을 수순하는 슬기를 성취하고무량한 선교와 염력(念力), 그리고 시방의 무량한 모든 부처 여래께서 가지신 한량없는 큰 법의 광명과 큰 법의 비침과 큰 법의 구름을 수순한다면 한 찰나 사이에 그것을 다 감당할 수 있고 다 받아들이며 모두 섭수하여 맡아 지닐 수 있습니다.

불자여, 비유하면 저 사가라(娑伽羅) 구름이 큰 물을 쏟아 여기에 모을 때 큰 바다를 제외하고 다른 곳은 그것을 감당하여 받아들일 수 없고 섭수하지 못하며 임지(任持)하지 못하는 것처럼, 모두 부처께서 지니신 부처의 비밀한 창고에 들어가는, 이른바 큰 법의 광명과 큰 법의 비침과 큰 법의 구름은 모든 유정과 모든 성문이나 독각 및 초지에서 9지에 이르는 모든 보살로서는 그것을 감당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으며 섭수하지 못하고 임지(任持)하지 못하는 것이 이와 같으나, 이 법운지에 머무르는 보살은 이러한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으며 섭수하고 두루 임지(任持)할 수 있습니다.

불자여, 비유하면 큰 바다는 한 큰 용왕이 쏟는 큰 비를 다 감당하고 다 받아들이며 모두 거두어들이고 두루 맡아 지니며, 혹은 둘·셋, 나아가 무량한 큰 용왕이 한 찰나 사이에 쏟는 큰 비도 다 감당하고 다 받아들이며 모두 거두어들이고 두루 맡아 지닐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왜냐 하면 큰 바다는 무량하여 넓고도 넓은 까닭입니다. 불자여, 보살이 이 법운지에 머무르는 것도 이와 같아서 한 부처님 앞에서 그 무량한 법의 광명과 법의 비침과 법의 구름을 한 찰나 사이에 다 감당하고 받아들이며 섭수하고 맡아 지니며, 혹은 둘·셋 나아가 무량한 부처님 앞에서 그 무량한 법의 광명과 법의 비침과 법의 구름을 한 찰나 사이에 다 감당하고 받아들이며 섭수하고 맡아 지닙니다. 그러므로 이 지(地)의 이름을 법운(法雲)이라 하는 것입니다.”

해탈월보살이 말하였다.

“불자여, 그것을 어찌 다 셀 수 있겠습니까? 이 법운지의 보살은 한 찰나 사이에 몇 부처님에게서 큰 법의 광명과 큰 법의 비침과 큰 법의 구름을 다 감당하고 받아들이며 섭수하고 맡아 지닐 수 있습니까?”

금강장보살이 말하였다.

“불자여, 이 일은 산수로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이 지의 보살은 몇몇 여래에게서 한 찰나 사이에 큰 법의 광명과 큰 법의 비침과 큰 법의 구름을 다 감당하고 받아들이며 섭수하고 맡아 지닐 수 있습니다. 그러하니 인자(仁者)를 위해 비유로 설명하겠습니다.

불자여, 비유하면 시방의 백만구지 나유타 말할 수 없는 불찰의 티끌 수 같은 세계 중엔 남김이 없는 모든 유정 세계가 있는데, 그 가운데 어떤 한 유정이 최상의 문지(聞持)와 총지(摠持)를 얻어 부처님의 시자가 되고 성문 중에서 다문(多聞)으로서는 으뜸이 되며, 마치 금강 연화좌 위에 앉으신 부처 여래·응공·정등각의 처소에 있는 대승(大勝) 비구와 같은 이 유정이 이와 같은 다문 선교의 힘을 성취하였다 합시다. 또 이 유정처럼, 저 남김없는 모든 세계의 일체 유정들도 이와 같은 다문(多聞) 다라니의 힘을 성취하였다 한다면 그렇다고 해도 한 유정이 받은 법을 다른 이가 거듭 받지는 않습니다. 불자여, 이 뜻이 어떠합니까? 저 모든 유정들의 다문 선교가 과연 무량하다 하겠습니까?”

해탈월보살이 말하였다.

“불자여, 저 모든 유정들의 다문 선교는 매우 많이 무량합니다.”

금강장보살이 말하였다.

“불자여, 내 지금 당신이 알도록 말해 드리리라. 보살이 법운지에 안주하면서 한 부처님에게서 한 찰나 사이에 감당하고 받고 포섭하고 지니는 것을 삼세 법계장(法界藏)의 큰 법 광명과 법의 비침과 법의 구름이라 합니다. 이 큰 법의 광명과 비침과 구름을 맡아 지니는 선교에 비하면, 저 앞 세계 유정들의 다문 선교는 백 배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 배·백천 배·구지 배·백구지 배·천구지 배·백천구지 배·백천구지 나유타 배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산수와 비유, 나아가 오파니살담 배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한 부처님에게서처럼 앞에서 말한 시방의 모든 세계에 있는 몇몇 티끌 수 같은, 거기의 여래·정등정각에게서 받는 것은 이 수보다 더 많아 무량 무변합니다. 그리고 모든 여래께 있는 삼세 법계 창고의 큰 법의 광명과 법의 비침과 법의 구름 등 이런 것을 한 찰나 사이에 감당하고 받아들이며 맡아 지니나니, 그러므로 이 지를 법운이라 하는 것입니다.

또 불자여, 보살이 이 법운지에 머무르게 되면 이 원력으로 하여 대비의 구름을 일으키고 큰 법의 천둥을 울리며 신통의 두려움 없는 번갯불을 번쩍이고 큰 광명의 바람을 순식간에 돌리어 멀리 펴며 큰 복과 지혜의 짙은 안개를 자욱하게 하고 갖가지 몸의 구름을 나투어 돌리며 큰 법의 외침을 내어 악마의 군사들을 놀라게 하고 한 찰나 사이에 시방에 두루하되 앞에서 말한 모든 세계의 티끌 수보다 더 많은 무량 백천구지 나유타 세계를 두루 덮어 비할 데 없는 큰 감로의 법 비를 쏟아 유정들의 무지에서 야기되는 온갖 미혹의 번뇌 화염을 꺼버리고 그들의 의요에 따라 선근의 농사를 더욱 증장하여 성숙시키나니, 그러므로 이 지를 법운이라 하는 것입니다.

또 불자여, 보살이 이 법운지에 머무르면 한 세계에서 도솔타천궁을 시작으로 하여 지상으로 내려와 어머니 태에 머무르고 태어나서는 출가하고 도를 이루어 청을 받아 큰 법륜을 굴리다가 큰 열반으로 돌아가는 등 마땅히 제도해야 할 유정들의 그 의요를 따라 갖가지 모든 불사(佛事)를 나타내 보이는데, 혹은 둘·셋, 나아가 위에서 말한 모든 세계의 티끌 수보다 더 많은 무량 백천구지 나유타 모든 세계의 도솔타천궁을 시작으로, 내지 큰 열반에 듦을 보이는 등 마땅히 제도해야 하는 유정들의 의요를 따라 갖가지 모든 불사를 나타내 보입니다.

보살은 이와 같이 지혜의 자재와 극히 좋은 결택(決擇)을 얻고 큰 지혜 신통으로 하고자 하는 마음을 따라 좁고 작은 세계를 넓고 큰 세계로 나타내 보이고 넓고 큰 세계를 좁고 작은 세계로 나타내 보이며, 또 하고자 하는 마음에 따라 더러운 세계를 깨끗한 세계로 나타내 보이고 깨끗한 세계를 더러운 세계로 나타내 보입니다. 이와 같이 광대하든, 무량하든 성글든 미세하든 난주(亂住)든, 정주(正住)든, 앙복주(仰覆住)든 이 같은 모든 세계에서 그 자재한 힘으로 하여 그러그러하게 나타내 보이도록 인발(引發)할 수 있습니다.

간혹 이 보살은 그 하고자 하는 마음을 따라 한 티끌 속에 한 세계를 두루 넣는데 윤위산(輪圍山) 끝에까지 이르더라도 티끌이 늘지 않고 세계가 줄지 않으면서도 그 모든 작용을 다 나타나게 합니다. 혹은 또 한 티끌 속에 둘·셋·넷·다섯, 나아가 말할 수 없는 세계의 낱낱 세계를 다 두루 넣되, 각각 나아가 윤위산 끝까지 이르더라도 그 티끌의 체상(體相)은 본래와 같으면서도 그 속의 세계는 모두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또 혹 하고자 하는 마음을 따라 한 세계 안에 두 세계의 장엄한 일을 보이며, 나아가 말할 수 없는 세계의 장엄한 일을 나타내 보입니다. 또 혹은 하고자 하는 마음을 따라 한 세계의 장엄한 일을 두 세계 안에서 나타내 보이며, 내지 말할 수 없는 세계 안에서 나타내 보입니다.

또 하고자 하는 마음을 따라, 내지 말할 수 없는 세계 안의 유정 모두를 한 세계에 다 나타내 보이되 그 유정들은 아무런 갑갑함이 없으며, 또 하고자 하는 의욕을 따라 한 세계 가운데 있는 몇몇 유정 세계를 말할 수 없는 모든 세계 속에서 나타내 보이되 그 유정들에게는 아무런 고뇌가 없습니다.

또 하고자 하는 마음을 따라 한 털끝에 한 부처 경계의 장엄을 나타내 보이고, 나아가 말할 수 없는 모든 부처 경계의 장엄을 나타내 보입니다.

또 하고자 하는 마음을 따라 한 찰나 사이에 말할 수 없는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몸으로 변화하고 그 낱낱 몸에 몇몇 티끌 수의 손을 나투어 그 모든 손으로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 정성껏 공양하고, 낱낱 손으로 각각 항하의 모래 수 같은 꽃함을 가지고 모든 부처님께 흩는데, 향과 화환·바르는 향·가루향·옷·보배 일산·번기·당기 등 일체의 장엄 도구도 다 그와 같이 합니다.

그 낱낱 몸에 다시 위의 티끌 수 같은 머리를 나투고 낱낱 머리는 위의 티끌 수 같은 혀를 가지어 이 모든 혀로 시방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고 다시 낱낱의 생각 사이에 시방을 두루하며, 한 생각 사이에 시방에 두루 정각을 이룸을 나타내 보이고 나아가 열반과 가지하신 국토의 장엄한 일도 나타내 보입니다.

삼세 가운데서 무량한 몸을 보이며 때론 자신의 몸에서 무량한 모든 부처 세존과 무량 무변한 불찰의 장엄을 나타내고, 자신의 몸에서 일체 세계의 이루어지고 무너짐을 보이며, 한 털구멍에서 마음대로 일체의 풍륜(風輪)을 끌어내지마는 유정들에게는 괴로움을 주지 않습니다.

또 하고자 하는 마음을 따라 무변 세계에서 하나의 큰 바다를 나투고 이 바닷물 가운데 큰 연꽃을 나타내는데, 그 광명의 장식은 무량 무변한 세계에 가득 차며 그 가운데에 큰 보리 나무의 장엄한 일을 나타내 보이고, 나아가 일체종(一切種)의 승묘(勝妙)와 상응하는 일체지의 성품이 이루어짐을 보입니다.

혹은 그 자신에서 시방세계의 모든 광명을 나투는데, 마니보배 구슬과 해와 달과 별·구름·번개 등 광명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없으며, 숨결로 시방의 무량한 세계를 다 진동시키면서도 저 유정들을 놀라게 하지 않습니다. 또 시방의 풍재·화재·수재 등을 나타내며, 또 의욕을 따라 일체 유정들 색신을 가지하며 모두 장엄합니다. 혹은 자신에서 부처님 몸을 나타내고 혹은 부처님 몸에서 자신을 나타내며 혹은 부처님 몸에서 자신의 국토를 나타내고 혹은 자신의 국토에서 부처님 몸을 나타내 보입니다.

불자여, 보살이 이 법운지에 안주하면 이와 같거나 또는 다른 무량 백천구지 나유타 수의 신변(神變)과 유희를 다 나타내 보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