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신의 소망
세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나라의 왕이 전쟁터에서 하마터면 죽을 뻔 하였다가 한 사람의 용맹한 충신 때문에 목숨을 건졌다. 얼마 후, 전쟁이 끝난 다음, 왕은 이 충신에게 상을 주려고 물어 보았다.
『그대는 나의 생명의 은인이다.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말하여 보라.』
충신은 기꺼이 대답하였다.
『전하께서 수염을 깎으실 때, 신에게 하명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대신이나 그 밖의 높은 벼슬, 아니면 재물이건 무엇이든지 소원이 이루어졌을 터인데 그가 소망한 것은 뜻밖에도 수염을 깎는 하찮은 일이었다.
참다운 충신이란 이와 같이 보답을 바라지 않는 것이다.
<百喩經 第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