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귀의 젖을 짜는 사람 과일나무를 벤 사나이

나귀의 젖을 짜려는 사람들과 과일을 따려고 나무를 벤 사나이

옛날 어떤 시골에 나귀를 구경조차 한 일이 없는 사람들이 살았다.

그러나 나귀의 젖이 매우 맛이 좋다는 말은 어디서 듣고 그것을 몹시 먹고 싶어 했다.

어느 날 그들은 숫 나귀 한 마리를 얻게 되었다. 그들은 젖을 짜려고 서로 다투어 나귀를 붙잡았다.

어떤 사람은 머리를 붙잡고 어떤 사람은 귀를 붙잡으며, 어떤 사람은 꼬리나 다리를 붙잡기도 했다.

서로 먼저 젖을 짜 마시려고 법석을 떨고 있을 때 별안간 한 사람이 나귀의 생식기를 움켜잡고

「이것이 젖이다.」

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모두들 생식기에 달라붙어 젖을 짜려 했으나 헛수고였다.

그래서 그들은 세상 사람들부터 비웃음을 샀다.

이교도의 범부들도 그와 같다. 진리라는 말을 듣기는 했어도 그것을 얻을 수 있는 곳에서 찾지 않고 허망하고 잡된 생각을 내거나 잘못된 견해를 내어 일부러 발가벗거나 굶주리거나 혹은 높은 벼랑에서 몸을 던지기도 한다. 결국 잘못된 생각 때문에 나쁜 길에 떨어지고 만다.

그것은 어리석은 사람들이 엉뚱한 곳에서 젖을 얻으려는 것과 같다. 어떤 나라의 궁전 뜰에 과일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나무는 키가 크고 잎이 무성하여 얼마 안 있으면 향기롭고 맛있는 열매가 많이 맺힐 것 같았다. 왕은 그 나무 아래서 한 신하를 만나

「앞으로 이 나무에 맛있는 열매가 많이 열릴 텐데 그대는 그것을 먹지 않겠는가?」

하고 물었다. 신하는 왕에게

「이 나무는 너무 높고 커서 먹고 싶어도 열매를 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왕이 안으로 들어간 뒤 신하는 열매를 따 먹기 쉽도록 나무를 베어버렸다.

열매가 맺히기는 고사하고 나무가 말라 죽게 되자 그는 다시 나무를 세워 놓았지만 헛수고였다.

수행하는 사람들도 그와 같다.

법의 왕이신 부처님에게는 계율의 나무가 있어 훌륭한 열매를 맺는다.

그 열매를 먹으려면 반드시 계율을 지키고 온갖 공덕을 쌓아야 한다.

그러나 그 방법을 몰라 도리어 계율을 비방한다.

그것은 마치 나무를 베어 버린 다음 다시 살리려고 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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