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 비친 금덩이와 거울속의 사람

물속에 비친 금덩이와 거울속의 사람

어떤 사람이 물가에 갔더니 물속에 금덩이가 보였다. 그는 물속에 들어가 금을 찾으려 했다.

진흙을 헤치며 금을 찾아보았으나 금은 나오지 않았다. 그는 물 밖으로 나왔다.

흐려진 물이 밝아지자 또 그 금덩이가 보였다. 다시 물에 뛰어 들어가 그것을 찾았으나 역시 찾지 못했다. 이렇게 하기를 여러 번 거듭하자 그는 지쳐 쓰러질 것 같았다.

이때 그의 아버지가 아들을 찾아 나왔다가 그런 꼴을 하고 있는 아들을 보았다.

아버지는

「왜 그토록 지쳐 있느냐?」

고 물었다.

「물속에 금이 있길래 들어가 건지려 했지만 찾지 못하고 이렇게 몸만 지쳤습니다.」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물속을 들여다보고 그것은 나무 위에 금덩이가 있어 물속에 비친 것임을 알았다. 그는 아들에게

「저것은 새가 금을 물고 가다 나무 위에 둔 것 일게다.」

하고 말해 주었다. 그들은 나무 위의 금을 가지고 내려와 집으로 갔다.

어리석은 범부들도 그와 같다. 이 육체 속에 내가 있는 줄 알고 아무리 찾아보아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몹시 가난한 사람이 있었다. 항상 곤궁해서 남의 빚만 잔뜩 짊어진 채 갚지를 못했다.

그는 고향을 떠나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쳤다. 도중에 그는 겉이 거울로 덮여 있는 한 보물 상자를 발견했다. 그는 기뻐하며 상자를 열려 했다.

그때 거울 속에 웬 사람이 자기를 마주 보고 있었다.

그는 놀라서 얼른 합장을 하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 상자 속에는 아무 것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당신이 이 속에 있을 줄은 정말 모르고 그랬으니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범부들도 그와 같다. 한없는 번뇌의 시달림을 받고 생사의 마왕(魔王)에게 핍박을 당하다가 그것을 피해 바른 가르침 안에 들어온다.

그들은 좋은 법을 닦아 행하고 여러 가지 공덕을 쌓으려 한다.

그러나 보물 상자의 거울 속에서 자신의 얼굴을 보고 남으로 착각하는 바보처럼 ‘나’가 있다고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 ‘나’에 집착하여 그것을 실재하는 것이 라고 생각하고 타락의 길에 빠지는 것이다.

그것은 어리석은 자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에게 보물 상자를 버리듯, ‘나’라는 관념에 집착하기 때문에 온갖 공덕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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