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찰의 옷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켄다란국의 연예인(演藝人)들이 불경기를 만나서 다른 나라로 가기 위하여 길을 떠났다.
도중 바라성 산에 이르러 산중에서 노숙을 하게 되었다. 이 산에는 식인귀인 나찰이 살고 있었다.
그 날 밤은 매우 추웠으므로 모닥불을 피워 놓고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한 사람의 연예인이 대단히 추위를 느껴서 나찰이 입는 옷을 몸에 걸치고 모닥불을 쬐고 있었다.
조금 있다가 문득 잠이 깬 다른 연예인이 모닥불 옆에 나찰이 있는 것을 보고 대경 실색하며 자기들을 잡아먹으러 온 줄로 착각하고 자고 있는 동료(同僚)들을 두들겨 깨워서 다리야 날 살려라 하고 달아났다.
나찰의 옷을 입고 있던 사람도 무슨 영문인지는 몰랐지만 그들의 뒤를 따라 뛰었다.
먼저 달아난 연예인들은 나찰이 쫓아오는 줄 알고 더욱 놀라서 정신없이 앞도 보지 않고 산과 강을 뛰어 넘어서 골짜기에 떨어진 결과 온 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百喩經 第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