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없는 선인
석존께서 사박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어느 산중에서 수행을 하여 오통력(五通力)을 억은 선인이 있었다. 그의 천안력(天眼力)은 능히 땅 속에 박혀 있는 모든 보물을 훤히 볼 수가 있었다.
국왕은 그에게 이러한 신기한 재주가 있다는 것을 알고 대단히 기뻐하여 어떻게 해서든지 그를 오래도록 국내에 머물러 있게 하려고 생각하여 신하를 모아 놓고 이렇게 말했다.
「저 선인을 우리 나라에 영주하도록 하는 자에게는 후한 상을 주리라.」
그 때 어리석은 신하가 하나 있었는데 그는 마음 속으로 혼자 기뻐하면서 살며시 산중으로 들어가 선인의 두 눈을 빼 가지고 왕에게 가지고 왔다.
「신은 선인의 눈을 빼 가지고 왔습니다. 이제 그는 국외로 갈 수가 없을 테니 우리 나라에서 영주 할 것입니다.」
왕은 미련한 신하의 말을 듣고 엄하게 그를 꾸짖으며 훈계했다.
「내가 선인을 우리 나라에 영주 시키려고 한 것은 그의 신통력이 있는 두 눈으로 땅 속에 있는 보물을 찾아 달래기 위함이었다. 눈이 없는 선인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이냐!」
<百喩經 第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