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섬

환상의 섬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을 모아 놓고 설법을 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어느 곳에 세상에서도 진귀한 칠보가 숨겨져 있는 일대보고(一大寶庫)가 있었다. 그러나 그곳에 가려면 오백유순(五百由旬-유순은 옛날 인도의 이수의 이름, 八百리, 六百리, 四百리의 대중소의 세 유순이 있음)이나 되는 험준한 길을 거쳐가야만 했다. 그리고 그 길은 무인지경이고 한 방울의 물도 한 그루의 초목도 없다. 다만 흉악한 맹수들이 떼를 지어 살고 있을 뿐이었으므로 여행자에게는 대단히 힘드는 여정이 아닐 수 없었다.

어느 날,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이 험한 길을 돌파하여 보배를 찾으러 가기로 뜻을 모았다. 다행히 한 사람의 안내자가 있었다. 그 사람은 총명하고 박식하였으며, 그 길의 지리도 환히 알고 있었다. 여행 준비를 끝낸 일행은 마침내 그 험준한 길로 접어 들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예상보다도 더 험한 여행길에 벌써부터 지쳐서 도중에서 포기하려고 했다.

사람들은 안내자에게,

『우리들은 지쳐서 한 걸음도 걸을 수가 없다. 길은 아직도 까마득하니 돌아가야겠다.』

하며 움직이지 않았다.

안내자는 <모처럼 애를 써서 여기까지 왔으면서도 그 진귀한 보배를 포기하고 도중에서 되돌아가다니 참 한심스러운 사람들이다.>

라고 생각한 그는 한 가지 묘책을 생각해내서 신통력(神通力)을 가지고 三백 유순을 지난 험한 길가에 순식간에 하나의 큰 성(城)을 만들어 피곤하고 싫증이 난 사람들에게 그 성을 가리켜 보이며,

『그렇게 낙담할 것은 없습니다. 저기 성이 보이지요? 당신네들은 저 성으로 가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기운을 내서 보물을 찾아가지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지쳐버린 사람들은 안내자의 기지(機智)로 인하여 정신을 가다듬으며 저편에 보이는 환상의 성을 보고 새 기운을 차렸다.

『과연 성이 있군. 푹 쉬고 다시 기운을 회복할 좋은 곳을 발견했다.』

일행은 서로서로 기쁨에 넘치는 말을 주고받으며 성안으로 들어갔다. 성안에는 좋은 집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었고 사방에는 꽃밭과 숲이 있으며, 개울과 연못과 샘물이 있었다. 누각(樓閣)에서는 청춘 남녀가 즐거운 듯이 담소하고 있었다.

성안으로 들어온 일행의 기쁨은 한층 더하여 벌써 모든 난관을 넘어서 목적지에 도착한 것 같은 착각을 느껴 그 성에서 밖으로 나오려고 하지를 않았다.

일행의 피로도 회복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생기 있는 모양을 본 안내자는 환상의 성을 싹 없애 버렸다.

『자, 여러분 출발합시다. 지금의 그 성은 당신들을 휴식시키기 위한 환상의 성이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임시로 만든 방편의 성인 것입니다. 보물이 있는 곳은 멀지 않습니다. 자, 기운을 내서 가보도록 하십시다.』

이제 기운을 되찾은 일행은 새로운 희망에 부풀어 용기를 내서 험준한 길을 돌파하여 발걸음도 가볍게 목적지로 향하는 것이었다.

이 안내자는 대도사(大導師)인 부처님을, 일행 사람들은 중생(衆生)을, 험준한 길은 생사번뇌(生死煩惱)를, 환상의 성은 초보적『깨달음(悟)』에 비유한 것이다.

<法華經 第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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