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수말소표경(佛說水沫所漂經)

불설수말소표경(佛說水沫所漂經)

동진(東晋) 서역(西域)사문 축담무란(竺曇無蘭) 한역

이와 같이 들었다.

한때 바가바(婆伽婆)께서 항하강(恒河江) 가에 있는 아영사(阿迎闍)[바사닉왕(波斯匿)이 지은 누각이다.]에서 대비구(大比丘) 대중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큰 물거품[水沫] 덩어리가 강물에 떠 있었다.

세존(世尊)께서 이것을 보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이 물거품 덩어리가 항하강에 떠 있는 것이 보이느냐?”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물거품 덩어리를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세히 관찰하고 사유하여 분별할 것이다. 그 사람은 이것을 보고 나서 자세히 관찰하고 사유하여 분별한다.

‘공(空)하여 존재하는 것이 없고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한 견고하지도 않으니, 이 물거품 덩어리를 어떻게 믿고 의지할까?’

이와 같이 모든 존재하는 색(色)의 과거·미래·현재, 거칠거나 고운 것, 멀거나 가까운 것들을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세히 관찰하여 사유하고 분별할 것이다. 그 사람이 이미 보고 자세히 관찰하고 사유하여 분별한다. ‘공하여 존재하는 것이 없고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는다. 공하여 존재하는 것이 없고 또한 견고하지도 않으니, 이 색음(色陰 : 色蘊)에 어떤 견고함이 있는가?’

비유하면 여름에 비가 오면 물거품이 나타나 혹은 생기는 것도 있고, 혹은 사라지는 것도 있는 것과 같다. 저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을 자세히 관찰하고 사유하여 분별할 것이다. 그 사람은 이것을 보고 나서 자세히 관찰하고 사유하여 분별한다.

‘공하여 존재하는 것이 없고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견고하지도 않다. 마치 이 물거품과 같으니 어떤 견고함이 있겠는가?’

이와 같이 이 몸 안의 통(痛)의 미래·과거·현재와 거칠거나 고운 것, 아름답거나 추한 것, 멀거나 가까운 것들을 저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사유하여 분별할 것이다. 그가 이미 관찰하고 사유하여 분별한다.

‘느껴 아는 것[覺知]은 공하여 존재하는 것이 없고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한 견고하지도 않다. 이 통음(痛陰 : 受蘊)에 어떤 견고함이 있겠는가?’

비유하면 늦여름 해가 한낮이고 구름 한 점 없을 때 아지랑이가 치성하면 저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관찰하고 사유하여 분별할 것이다. 그가 이미 관찰하고 사유하여 분별한다.

‘느껴 아는 것은 공하여 존재하는 것이 없고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고, 또한 견고하지도 않다. 이 아지랑이에 어떤 견고함이 있겠는가?’

이와 같이 모든 존재하는 상(想)의 과거·미래·현재와 거칠거나 고운 것, 아름답거나 추한 것, 멀고 가까운 것들을 저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관찰하고 사유하여 분별할 것이다. 그가 이미 관찰하고 사유하여 분별한다.

‘공하여 존재하는 것이 없고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한 견고하지도 않다. 이 상음(相陰 : 相蘊)에 어떤 견고함이 있겠는가?’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성안의 마을에서 나와서 단단한 기구를 만들려고 곧 나무가 많은 곳으로 가서 파초 나무가 무성하고 아름답게 자란 것을 보면 가지와 잎도 없이 홀로 생겼다고 기뻐하며 그 뿌리를 잘라 서너 동강을 내어 여기저기 껍질이 있는 곳마다 껍질을 벗겨 곧 그 속의 알맹이를 얻으려고 하지만 얻지 못하니, 하물며 단단한 것을 얻을 수 있겠는가. 저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자세히 관찰하고 사유하며 분별할 것이다. 그가 이미 관찰하고 사유하여 분별한다.

‘공하여 존재하는 것이 없고 오지도 않고 가지고 않으며, 또한 견고하지도 않다. 이 파초 나무에 어떤 견고함이 있겠는가?’

이와 같이 모든 존재하는 행(行)의 과거·미래·현재와 거칠거나 고운 것, 아름답거나 추한 것, 멀고 가까운 것들을 저 눈이 있는 사람이면 그것을 관찰하고 사유하여 분별할 것이다. 그가 이미 관찰하고 사유하여 분별한다. ‘느껴 아는 것은 공하여 존재하는 것이 없고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한 견고하지도 않다. 이 행음(行陰 : 行蘊)에 어떤 견고함이 있겠는가?’

비유하면 슬기로운 환사(幻師)와 그 환사의 제자가 여러 사람 앞에서 스스로 환술을 보이더라도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세히 관찰하고 사유하여 분별할 것이다. 그가 이미 관찰하고 사유하여 분별하다.

‘공하여 존재하는 것이 없고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한 견고하지도 않다. 이 환술에 어떤 견고함이 있겠는가?’

이와 같이 모든 존재하는 식(識)의 과거, 미래, 현재와 거칠거나 고운 것, 아름답거나 추한 것, 멀고 가까운 것들을 저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세히 관찰하고 사유하여 분별할 것이다. 그가 이미 관찰하고 사유하여 분별한다.

‘공하여 존재하는 것이 없고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한 견고하지도 않다. 이 식음(識陰)에 어떤 견고함이 있겠는가?'”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색(色)은 저 거품덩이와 같고
통(痛)은 저 물거품 같으며
상(想)은 여름의 아지랑이 같고
행(行)은 파초 나무 같으며
식(識)은 저 환술과 같다고
가장 훌륭한 이는 말하네.



만일 그를 자세히 관찰하여
생각하고 또 분별하면
공하여 존재하는 것이 없다고 하리.



만일 이렇게 관하여
이 몸을 자세히 관찰한다면
이것이 가장 슬기로운 이가 말하는 것이네.



마땅히 이 세 가지 법[三法]을 없애고
색(色)을 제거하고,
행(行)도 역시 그러하여야 하니,
환사의 환술처럼 참되지 않네.

그 때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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