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살발다소리유날야경(佛說薩鉢多酥哩踰捺野經)

불설살발다소리유날야경(佛說薩鉢多酥哩踰捺野經)

서천(西天)역경삼장(譯經삼장)
조산대부(朝散大夫) 시광록경(試光祿卿)
명교대사(明敎大師) 신(臣) 법현(法賢)이 어명을 받들어 한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비사리국(毘舍梨國)의 원후정누각정사(猨猴井樓閣精舍)에 계셨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필추(苾芻)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지금 자세히 들어라. 모든 행(行)은 영원하지 않다. 그것은 나고 사라지는 법으로서 튼튼하지 않고 알맹이[實]가 없으며 최고[究竟]가 아니요 믿을 것이 못 되며 즐거워할 것이 못 된다. 너희들은 그런 줄을 알고 부지런히 노력하여 해탈을 구하라.

필추들이여, 시간은 오래 머무르지 않고 찰나찰나 옮겨 가는 것이다. 지금 이 세상을 지나 겁(劫)이 끝나려 할 때에는 비가 내리지 않고 세상에는 큰 가뭄이 들어 이 땅에 있는 나무와 숲, 온갖 곡식과 씨앗과 모든 꽃과 열매는 모두 말라 자라지 못할 것이다.

필추들이여, 알아야 한다. 모든 행은 영원하지 않다.

그것은 나고 사라지는 법으로서 튼튼하지 않고 알맹이가 없으며 최고가 아니요 믿을 것이 못 되며 즐거워할 것이 못 된다. 너희들은 부디 부지런히 노력하여 해탈을 구하라.

필추들이여, 이 겁이 끝날 때 두 개의 해가 나타나 불꽃처럼 세상을 비춰 열기가 더욱 왕성해지면, 이 땅에 있는 나무와 숲의 뿌리와 줄기와 가지와 잎사귀는 모두 파괴되어 아무것도 없게 될 것이다.

필추들이여, 이와 같이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아 오래 보전하지 못하는 것이다. 너희들은 지금 부지런히 정진하여 빨리 해탈을 구하라.

또 필추들이여, 이 겁이 끝날 때 세 개의 해가 나타나 불꽃처럼 세상을 비춰, 열기가 전보다 더욱 왕성해지면 만물의 손해는 더욱 심할 것이다. 그래서 이 땅에 있는 모든 작은 강과 모든 우물들은 한 방울의 물도 남김 없이 모두 말라버릴 것이다.

필추들이여,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거늘 누가 그것을 면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나는 지금 간절히 너희들에게 권하노니, 빨리 해탈을 구하라.

또 필추들이여, 겁이 끝날 때 네 개의 해가 나타나 불꽃처럼 세상을 비춰 열기가 전보다 왕성해지면 무열뇌지(無熱惱池)에서 흘러내리는 이 땅의 네 개의 큰 강, 즉 항하(恒河)ㆍ신도하(信度河)ㆍ세다하(細多河)ㆍ박추하(芻河)는 한 방울의 물도 남김 없이 모두 말라 버릴 것이다.

필추들이여,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거늘 누가 그것을 면할 수 있겠는가? 너희들은 스스로 생각하여 게으르지 말고 빨리 해탈을 구하라.

또 필추들이여, 겁이 끝날 때 다섯 개의 해가 나타나 불꽃처럼 세상을 비춰 열기가 전보다 더욱 왕성해지면 이 땅에 있는 큰 바닷물은 1백 유순, 2백 유순, 3백 유순, 나아가서는 1천 유순까지 점차 줄어들 것이다.

해의 불꽃이 왕성해진 뒤에는 하늘에서 엄청난 비가 쏟아져도 바다는 다시 2천 유순, 3천 유순, 나아가 7천 유순까지 줄어들 것이다. 이와 같이 줄고 나면 바다의 남은 물은 7천 유순이 될 것이다.

또 필추들이여, 이와 같이 7천 유순의 바닷물은 다시 점점 줄어 6천 유순, 5천 유순, 4천 유순, 나아가 7백 유순이 남게 될 것이다.

또 필추들이여, 이와 같이 7백 유순의 바닷물은 다시 점점 줄어 6백 유순, 5백 유순, 4백 유순, 나아가 7유순이 남게 될 것이다.

또 필추들이여, 이와 같이 7유순의 바닷물은 다시 점점 줄어 6유순, 5유순, 4유순, 나아가 7구로사(俱盧舍)가 남게 될 것이다.

또 필추들이여, 이와 같이 7구로사의 바닷물은 다시 점점 줄어 6구로사, 5구로사, 4구로사, 나아가 7다라수(多羅樹)가 남게 될 것이다.

또 필추들이여, 이와 같이 7다라수의 바닷물은 다시 점점 줄어 6다라수, 5다라수, 4다라수, 나아가 일곱 사람의 키만한 양(量)이 남게 될 것이다.

또 필추들이여, 이와 같이 일곱 사람의 키만한 양의 바닷물은 다시 점점 줄어 여섯 사람의 키만한 양, 다섯 사람의 키만한 양, 네 사람의 키만한 양, 나아가 한 사람의 키만한 양이 남게 될 것이요, 다시 사람의 목, 겨드랑, 배꼽, 허리, 무릎, 복사뼈에 이르렀다가 사람의 한 손가락 길이만한 양에 이르러서는 곧 마르고 말 것이다.

그 때는 이 세상에 대지와 산천만 있을 뿐, 다른 아무것도 없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들이여, 모든 행은 영원하지 않아 나고 사라져 머무르지 않고, 알맹이가 없으며 튼튼하지 않다. 너희들은 지금 빨리 해탈을 구하라.

또 필추들이여, 겁이 끝날 때 여섯 개의 해가 나타나면, 대지는 불꽃처럼 뜨겁고 산의 돌들이 녹으며 수미산은 타고 연기만 조금 날 것이니, 그것은 마치 기와가마에서 검은 연기가 이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때에는 이 세간에는 볼 만한 것이 없게 될 것이다.

필추들이여, 이와 같이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아 나고 사라져 머무르지 않는다. 너희들은 부디 부지런히 정진하여 탐애의 마음을 버리고 빨리 해탈을 구하라.

또 필추들이여, 겁이 끝날 때 일곱 개의 해가 나타나 불꽃 같은 뜨거움이 극심해지면, 갑자기 불이 일어나 열 단ㆍ백 단ㆍ천 단ㆍ만 단ㆍ백천만 단의 나무를 태우는 것과 같을 것이고, 소천 세계와 여섯 욕계천(欲界天)은 모두 불덩이가 될 것이다.

욕계를 태운 뒤에는 범천의 세계인 초선천(初禪天)에서도 불이 저절로 일어나 그 세계에 있는 높이 백 유순, 2백 유순, 3백 유순, 나아가 7천 유순에 이르는 궁전들을 태우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궁전들이 모두 불덩이가 되었을 때, 그 이웃의 2선천에서 새로 태어난 범중(梵衆)들은 밑에서 일어나는 불꽃을 보고 매우 놀라고 두려워하며 불의 난리를 피하려고 할 것이다.

그 때 2선천에 먼저 태어난 천신들은 그들에게 말할 것이다.

‘너희들은 전생의 선업으로 우리 궁전에 태어났다. 그저 스스로 안심하고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말라. 저 아래 세계의 불은 오래지 않아 곧 꺼질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는 갑자기 큰 바람을 일으켜 연기와 불꽃과 재까지 불어 버리면 거기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마치 어떤 사람이 타락 기름으로 허공에 등불을 켰을 때, 등불이 꺼진 뒤에는 검은 연기와 재가 조금도 남지 않는 것처럼 그 불이 꺼진 뒤도 또한 그럴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들이여, 유위법(有爲法)은 나고 사라지며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뒤바뀐 법으로서 튼튼하지도 않고 알맹이가 없으며 최고도 아니요 즐거워할 것도 못 된다. 그러므로 탐애를 멀리 떠나 빨리 해탈을 구하라. 만일 탐애가 없다면 무슨 인연으로 이 땅과 여러 하늘들이 부서지고는 나타나지 않는 일이 있겠는가?
또 필추들이여, 지나간 세상에 묘안(妙眼)여래라고 하는 부처님께서 출현하신 적이 있었다. 그리고 한량없고 끝없는 성문들과 탐욕을 떠나고 신통을 가진 범천들과 외도들이 있었다.

그 묘안 여래께서는 그 성문들을 위하여 매우 깊고 진실하고 청정한 범행(梵行)의 법을 말씀하셨다.

그 때 그 필추들은 일체 계율법을 원만히 얻고 뜻에 따라 수행하여 혹은 4무량관(無量觀)을 닦아 욕계의 탐욕을 끊고 범천 세계에 태어났고, 혹은 뜻에 따라 타화자재천에 즐겨 태어났으며, 혹은 화락천ㆍ도솔천ㆍ야마천ㆍ도리천ㆍ사천왕천에 즐겨 태어났고, 혹은 찰제리의 집ㆍ바라문의 집ㆍ장자 거사의 집에 즐겨 태어났었다.

그 때 묘안 여래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저 성문들로 하여금 같이 행하고 같이 나며 그 위력을 같게 하여 자씨(慈氏)의 둘째 선정에 들게 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곧 자씨의 둘째 선정에 들었다. 그러자 한량없는 백천 성문들과 외도들은 모두 그 선정을 닦고 범천에 함께 태어나게 되었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들이여, 옛날의 그 묘안 여래는 다른 부처가 아니라 바로 나였다. 그리고 그 무리들은 2선천(禪天)에 태어나 아래 세계의 불의 난리는 면하였지만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종자를 여의지 못하였기 때문에 생ㆍ노ㆍ병ㆍ사를 벗어나지는 못하였느니라.

필추들이여,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은 하늘과 사람의 스승이 되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따위의 일체 번뇌를 멀리 떠나고, 생ㆍ노ㆍ병ㆍ사와 근심ㆍ슬픔ㆍ고통ㆍ번민을 벗어났으며, 또 범천과 성문들을 위하여 그들의 힘에 따라 청정한 법의 행을 연설하였다.

그들은 그 설법을 듣고, 어떤 이는 분별(分別)과 탐욕 등의 구생(俱生)1)
을 모두 끊고 아나함과를 증득하였고, 어떤 이는 분별과 여섯 가지의 구생을 모두 끊고 사다함과를 증득하였으며, 어떤 이는 분별은 없어졌으나 구생을 끊지 못하였기 때문에 수다원과를 증득하여 천상과 인간의 과보를 받고 일곱 생(生)을 지나 아라한이 되었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들이여, 이와 같이 집을 나왔고 이와 같이 범행을 닦았으며 이와 같이 도를 깨닫고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 해탈을 얻었다. 너희들도 이제 탐애를 여의고 깨달음의 길을 구하겠다는 뜻을 세워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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