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덕광태자경(佛說德光太子經)

불설덕광태자경(佛說德光太子經)

서진(西晉) 월지국(月氏國) 삼장 축법호(竺法護) 한역

불설덕광태자경(佛說德光太子經)-1

불설덕광태자경(佛說德光太子經)-2


불설덕광태자경(佛說德光太子經)-1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 영조정산(靈鳥頂山: 靈鷲山)에서 큰 비구 무리 1,250명과 보살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이 때 현자 뇌타화라(賴吒和羅)가 사위국에서 머물렀는데, 여름 세 달이 다하자 새로 옷과 발우를 갖추고 피복을 걸치고서 처음 배우는 비구 백 명과 더불어 있었다. 해야 할 일을 이미 마무리하고서 함께 여러 나라에 유행을 다니다가 왕사대성 영조정산으로 갔다.

이 때에 현자 뇌타화라가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서 한 쪽에 머물렀다.

뇌타화라가 세존께 여쭈었다.

“보살 대사가 어떤 것을 받들어 행하여야 일체의 기특(奇特)한 공덕의 법을 얻으며, 움직임과 두려움이 없는 지혜[無動畏之慧]와 뛰어나고 특이한 지혜[超異之智]에 이르고, 변재(辯才)로 발표하고 광명으로 환히 비추어 주며, 일체 지혜에 들어서 중생을 가르쳐 해탈을 얻어 많은 의심을 끊게 하고, 훌륭한 방편으로 일체 지혜를 보이며, 말과 행이 서로 응하여 모든 부처님께 묻는 바가 항상 공교한 방편으로서 여러 부처님의 뜻을 얻고, 듣는 법 일체를 모두 받아 가져서 빨리 일체 지혜에 이를 수 있겠습니까?”

이 때 현자 뇌타화라는 게송으로 찬탄하고, 부처님께 여쭈어 게송을 설하였다.

어떤 것을 보살이 원만하게 행한 것이라 하며
어떻게 한 것을 일컬어 제대로 아는 진리[審諦]로
지혜와 공덕과 원을 구족한다고 하는지
이제 사람들 중에서 존귀하신 분께서는 이를 해설하소서.



자마(紫磨) 금색 묘한 신체로
사람들 중에서 존귀하신 분이 되어 으뜸가는 덕[上德]을 쌓아
중생을 구제하고 옹호하시니
부처님께서는 위없는 행을 해설하시길 원하옵나이다.



어떻게 해야 다함없는 지혜와
한량없는 총지(總持)의 으뜸가는 깨달음의 길을 얻으며,
무엇을 일컬어 평등한 행에 이르러
모든 사람의 많은 의심을 풀어 주고

수 없는 억겁에 생사를 즐기되
그 뜻에 끝내 더러움과 싫어함이 없으며
괴로운 사람들을 이미 수없이 보고
좋은 방편으로 가르쳐서 도리를 이해하게 하며

그 부처님 나라[佛國]를 청정하게 하고 권속을 갖추어
광명과 수명, 모든 것이 또한 그래서
일컫는바 모두가 적막이 된다고 하나이까?
세존께서는 으뜸가는 행을 말씀해주시고

마왕의 관속을 항복시키고 모든 소견을 끊으며
애욕을 벗어나고 생각[想]과 행(行:결합)을 제도하게 되기만 바랄 뿐이옵니다.


무엇을 일컬어 경과 법의 뜻을 강설한다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온갖 진실한 행[實行]을 해설해주시기를 원하옵니다.



단정하고 매우 자상하며[殊好] 말을 잘 하는 능력[辯才]를 구족하여
여러 사람들[衆人]을 위하여 부드럽고 연한 소리로 말하여
마치 때맞추어 내리는 비처럼 세간을 만족하게 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는 깨달은 행을 모두 해설해주시기를 원하옵니다.



말하는 것이 미묘함은 갈수(羯隨)와 같아
범성(梵聲)의 의심 없는 밝고 지혜로운 소리로
중회(衆會)1)가 경과 법을 듣고 싶어 갈앙(渴仰)2)하오니
곧 감로법으로 일체를 배부르게 하소서.



만일 거룩한 불도를 배우고자 하면
부지런히 정진하고 진리에 맞는 행에 뜻을 두어야 마땅하리.


여래께서 가르치신 것은 모두 평등하니
법왕(法王)께서는 때에 맞추어 설해주시기를 바랄 뿐이옵니다.



제가 정진도(正眞道)를 설하시는 것을 듣고자 하옵나니
하늘 중의 하늘이신 부처님께서는 제 뜻을 알아주소서.


제가 감히 세존을 요란하게 하려하지 않나니
위없는 행[無上行]을 설해주시기를 바랄 뿐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구나. 이에 여래에게 이와 같은 뜻을 물으니, 애념(哀念)하는 것이 많고 안은(安隱)한 것이 많으며 모든 하늘 및 세간 사람들을 어여삐 여기고 불쌍히 여기니 이에 당래의 모든 보살을 위하여 호행(護行)을 얻을 것이다.

뇌타화라여,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보아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설하겠다.”

뇌타화라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그렇게 하겠나이다. 즐겁게 듣기를 원하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뇌타화라여, 보살은 네 가지 일의 법[四事法]으로 청정한 행을 얻는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평등한 마음을 행하고 아첨함이 없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일체에 대해 마음이 평등한 것이며, 세 번째는 공(空)의 행[空行]을 아는 것이고, 네 번째는 입으로 말한 것과 똑같이 몸으로 행하는 것도 그렇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일의 법이 되어, 보살이 청정한 행을 빨리 얻게 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다시 네 가지 일의 법이 있어서, 안은(安隱)하게 정진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총지(總持)를 얻는 것이고, 두 번째는 선지식을 얻는 것이며, 세 번째는 법인(法忍)3)을 얻는 것이고, 네 번째는 계에 청정하고 행하는 바가 평등한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일의 법이 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다시 네 가지 일의 법이 있어서 진로(塵勞)4)에 들어 생사의 법을 기뻐하게 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보살이 부처님의 몸을 나타내 생사에 들어가 일어나고 멸하는 모든 이에게 권하여 희열법(喜悅法)을 얻도록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유순(柔順)한 법을 말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가지고 있는 것을 아끼지 않는 것이고, 네 번째는 불기법인(不起法忍)5)을 얻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일의 법이 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다시 네 가지 법의 일이 있어서 애착(愛著)하는 것이 없게 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보살은 머무는 집에 집착하지 않아야 마땅하고, 두 번째는 출가한 보살은 재물과 이익을 탐하지 않아야 마땅하며, 세 번째는 보살은 모든 공덕의 보답을 구하지 않아야 마땅하고, 네 번째는 보살은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아야 마땅한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일의 법이 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다시 네 가지 일의 법이 있어서 법을 싫어하고 만족해하는 것[厭足]이 없게 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계에 있어서 모자람[缺減]이 없는 것이고, 두 번째는 들판에 한가히 처하는 것을 익히는 일이며, 세 번째는 4현성(賢聖)의 행을 받드는 것이고, 네 번째는 널리 듣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일의 법이 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네 가지 일의 법이 있어서 생각 없음[無念]을 얻어서, 들어가는 바를 널리 갖게 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선한 곳에 태어나 항상 부처님 세상을 만나게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높은 어른[尊長]의 가르침을 들어 받아서 아첨함이 없는 것이며, 세 번째는 가르침과 분부[敎命]를 즐겁게 받고 그 마음이 재물과 이익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고, 네 번째는 말을 잘 하는 능력[辯才]을 얻어 깊은 법요(法要)에 드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일의 법이 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네 가지 일의 법이 있어서 청정한 행을 얻게 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보살행을 하여 다른 사람을 상해하려는 뜻이 없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아첨하고 삿되고 거짓된 행을 버리고 한거(閑居)한 곳에 있기를 즐기는 것이며, 세 번째는 가지고 있는 것 일체를 보시하고 아끼지 아니하며 그 보답을 바라지 않는 것이고, 네 번째는 낮과 밤으로 항상 법을 구하는 데에 뜻을 두며 설법하는 이를 보고서 그 단점을 찾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일의 법이 되어 보살마하살이 청정한 행을 얻는 것이오.”

부처님께서 이 때 게송을 설해 말씀하셨다.

마음을 더럽히는 번뇌[塵垢]의 법에 그 마음이 집착하지 않으면
곧 악한 허물과 더러움[惡瑕穢]이 없는 것이며
뜻으로는 가르침을 싫어하지 않으면
위없는 도에 이르게 할 수 있다네.



비록 어질지 못한 이를 만나 항상 한 마음으로
널리 삿된 행과 악도의 근본에 들어갈지라도,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아까워하는 바 없이
산간에 있으며 해탈코자 한다네.



적막한 데에 한가하게 머물면 일어나는 것이 없어서
그 마음이 재물·이익과 색에 집착치 않게 되며,
몸을 버리고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으니
마치 사자처럼 행하고 두려워할 것이 없다네.



마음에 기쁨을 얻어 만족을 알면
비유하자면 나는 새와 같아서 두려울 것이 없네.


일체 세간에 항상 하는 것이 없으므로
불도와 큰 지혜의 행을 구하는 데에 뜻을 둔다네.


홀로 처하기 즐김을 무소뿔[犀]처럼 하고
두려움 없음이 사자와 같으며
마음이 두려워하지 않고 추한 뜻이 없으면
만일 공양을 얻어도 더하고 덜함[增損]이 없다네.



삿된 말과 악한 소견을 버리고
지혜로 크게 행하고 도를 알고자[解道] 뜻을 두면
내가 세간 일체를 위해 보호하고
뜻은 좋은 방편이 되어 방일함이 없다네.



뜻으로는 계를 잘 지녀 대중을 위해 인도하고
마음으로는 모든 은혜와 사랑[恩愛]에 집착하지 않으며
삼가며 바른 행을 따르기를 불을 끄듯이 하여
항상 세존의 으뜸가는 묘한 행을 구한다네.



이미 공에 해탈하여 생각[想]이 없으면
갖가지가 구족되어 진실로 적막하며
머무는 곳은 고요하고 지혜는 밝으며
감로의 맛을 얻어 항상 기쁘다네.



가령 부처님의 깨달은 도를 얻으면
항상 청정하여 의심과 환난이 없나니
총지(摠持)와 변재(辯才)가 그 마음을 하나로 하여
일체 괴로움을 참고 보답을 생각지 않는다네.



만약 보살이 있어 이 행을 듣고
불도를 구하려고 한다면 마땅히 기뻐하고
항상 정진에 뜻을 두고 게으름을 여의면
마침내 더러움[穢]과 알지 못함[無知]이 뜻을 해하지 않는다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네 가지 일의 법이 있어서 스스로 떨어지게 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보살이 교만하여 공경하지 않다가 스스로 떨어지는 것이고, 두 번째는 보살이 되돌아옴이 없이 다시 아첨하기만 익히다가 스스로 떨어지는 것이며, 세 번째는 보살이 공양을 구하고 이익을 탐하다가 스스로 떨어지는 것이고, 네 번째는 보살이 아첨하고 삿되게 행하고 공양을 구하다가 스스로 떨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일의 법이 되어 보살이 스스로 떨어지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네 가지 일의 법이 있어서 삿된 구덩이에 떨어지게 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게을러서 구덩이에 떨어지는 법이고, 두 번째는 청정한 믿음이 없는 것이며, 세 번째는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고, 네 번째는 공양을 얻는 이를 보고 질투(嫉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이것이 보살이 네 가지 일로 삿된 구덩이에 떨어지는 법이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 일의 법을 익히지 않아야 마땅하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보살은 모든 삿된 견해를 가진 사람과 서로 익히지 아니하여야 마땅할 것이고, 두 번째는 보살은 바른 법을 비방(誹謗)하는 사람과 서로 익히고 돌아다니지 아니하여야 마땅할 것이며, 세 번째는 보살은 지식을 미워하는 이와 서로 익히지 아니하여야 마땅할 것이고, 네 번째는 보살은 의복과 음식을 탐하는 사람과 서로 익히지 아니하여야 마땅할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일이 된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네 가지 일의 법이 있어서 고통을 겪는 죄를 얻게 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지혜가 있다고 해서 스스로 잘난 체 하고 미워하고 질투하는 뜻을 품는 것이고, 두 번째는 마음으로 기뻐하지 아니하고 청정한 행이 없는 것이며, 세 번째는 인욕(忍辱)하지 못하고 다만 남의 재물을 탐하는 것이고, 네 번째는 ‘나와 남이 있다’고 하며 그 법에 집착하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일의 법이 되어 보살이 고통을 겪는 죄를 얻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다시 네 가지 일이 있어서 스스로를 속박하게 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 번째는 보살이 사람들에게 업신여김 당하기를 기뻐하는 것이니 이것이 스스로를 속박하게 되고, 두 번째는 보살이 세간의 공교한 방편을 행하여 장사를 일으켜 살림을 다스리겠다는 생각이니 이것이 스스로를 속박하게 되며, 세 번째는 보살이 법의 지혜[法慧]를 받지 아니하고 방일한 행을 하는 것이니 이것이 스스로 속박하게 되고, 네 번째는 보살이 뜻으로 속박하여 종성(種姓: caste)에 머무르는 것이니 이것이 스스로 속박하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일이 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내세에 보살도를 배우는 이로서 혹시 이 모든 허물과 더러움이 있으면 행이 없는 사람이며, 혹 행이 없는 이를 공양하면 아첨하는 사람이고, 혹 아첨하는 이를 공양하면 지혜 없는 사람이며, 지혜 없는 사람을 공양하는 이는 의복과 음식을 탐하고 곧은 마음이 없으며, 종성을 질투하고 아첨하며 사특하여 질박(質朴)한 마음이 없어서 모든 높은 어른과 모든 집안을 속이게 된다. 공양물을 쓰는 것 때문에 도리어 서로 비방하며 뜻으로는 재물과 이익을 탐한다. 여러 나라[諸郡國]에 들어가서도 법을 설해서 사람들이 알게 하고 또한 좋은 방편이 되게 하려고 생각지 않고, 여러 사람들이 지혜가 없으면 속으로 자기만 지혜가 있는 것으로 여기며, 다른 사람이 지혜가 있어 좋은 스승이 되는 것을 보면 곧 업신여긴다. 설사 한 행이 없이 파괴하는 그릇을 만드는 이가 있다고 할지라도 도리어 서로 장단점을 구하고 정진하는 행을 버리며, 지혜 없고 게으르게 하고, 지혜 생각은 많이 하지 않고 도리어 서로 법을 무너뜨리며, 대중의 모임을 흩어지게 하고 서로 원수를 맺어 뒹굴며 함께 싸우게 한다. ‘다른 사람들은 행이 없고 나는 법의 가르침을 받는다’고 이르며 금계(禁戒)를 받들지 아니하고 법을 듣고자 아니하며 정진을 행하지 않는다. 가난한 곳에 태어나 궁액(窮厄)한 집에 있다가 사문이 되어도 다만 재물과 이익만 구하고 걱정하니 그 처하는 곳에서도 편안하지는 못할 터인데, 하물며 뜻을 어지럽게 하고서는, 일심(一心)으로 부처님의 공덕을 행한다고 하면 서 집안의 이익을 계속해서 탐하며 스스로 ‘내가 사문이다’라고 일컫는데 어찌하겠는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이런 무리의 사람들이 보살의 법을 행한다고 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사람들은 백천 겁을 거치는 중에도 유순한 법인(法忍)6)을 얻지 못하는데, 하물며 부처님의 지혜인 정각의 행을 얻고자 한단 말인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뇌타화라여, 나는 이런 사람의 무리가 다만 3도의 구덩이에 떨어진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8악처(惡處)에 떨어져야 마땅하다고 한다.

어떤 것이 여덟이 되는가? 첫 번째는 변지(邊地)7)에 태어고, 두 번째는 빈궁(貧窮)한 집에 떨어지며, 세 번째는 태어나는 곳마다 얼굴이 추악(醜惡)하고, 네 번째는 삿되고 악하여 선(善)에 반하는 집에 태어나며, 다섯 번째는 악지식(惡知識)과 더불어 태어나 만나고, 여섯 번째는 병이 많으며, 일곱 번째는 태어나는 곳마다 수명이 짧고, 여덟 번째는 횡사(橫死)하는 것이다. 이것이 보살의 여덟 가지 악한 일이 되어 삿된 구덩이에 떨어지는 것이다.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뇌타화라여, 나는 말로 원을 지었다고 해서 보살이 되었다고 하지 않고, 거짓되고 어지럽게 행하는 사람이 청정한 행을 한다고 하지 않으며, 아첨하는 것을 가지고 보살의 행을 한다고 하지 않고, 옷과 음식을 탐착하는 것을 가지고 부처님께 공양을 드린다고 하지 않으며, 잘난 체 하는 것을 가지고 청정한 지혜가 된다고 하지 않고, 스스로 지혜의 행이라고 보는 것을 가지고 의혹과 때[疑垢]를 끊었다고 하지 않는다.

나는 질투하는 것을 가지고 청정한 뜻이 있다고 하지 않으며, 탐함이 많은 것을 총지를 얻었다고 이르지 않고, 성제(誠諦)8)의 덕을 보지 못하여 거리낌이 있는 이더러 선한 곳에 태어나야 마땅하다고 하지 않으며, 종성(種姓)을 탐하고 겉모습[色]을 집착하는 이더러 청정한 몸을 얻어야 마땅하다고 이르지 않는다.

나는 행을 생각하는 이[想行者]가 부처님의 선정의 뜻[佛定意]을 얻어야 마땅하다고 하지 않는다. 나는 지극 정성으로 행하지 않는 이더러 청정함을 얻어야 마땅하다고 하지 않는다. 나는 교만한 이가 청결한 뜻을 얻어야 마땅하다고 이르지 않는다. 나는 만족함을 알지 못하는 이가 법을 좋아해야 마땅하다고 하지 않는다. 나는 몸과 목숨을 탐하는 이가 법을 구하는 데에 뜻을 둔다고 이르지 않는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뇌타화라여, 나는 외도의 여섯 스승들[六師]를 원망하거나 책하지 않으며, 이런 무리의 어리석은 사람들이 외도의 여섯 스승들을 대단하게 여기는 것을 질책한다.

이유가 무엇인가? 말하는 것이 각각 다르고 하는 것이 같지 않아, 모든 하늘과 세간 사람을 속이기 때문이다.”

이에 부처님께서 게송을 설해 말씀하셨다.

지혜가 없고 마음이 어지러우니[憒亂] 방일하게 되고
업신여기고 공경함이 없으며 탐함이 많고
번뇌[塵垢]와 만나 욕심의 생각을 일으키면
이런 무리의 사람들은 도에서 멀어지네.



탐욕스럽게 공양을 구하니 게으름이 늘어나고
정진이 없으니 청정한 믿음을 잃게 되며
곧바로 청정한 행을 무너뜨리니 바른 계[正戒]를 잃고
금계를 범하는 이는 선한 도를 잃게 되네.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사문이 되어
궁액 속에 있어 공양을 구하나니,
비유하자면 사람이 궁하여 물건이 없어서
남에게서 진 빚[債]으로 재산을 구하길 바라는 것과 같네.


공양을 탐하는 까닭에 한거(閑居)에 있으면서도
그곳에 머물러 스스로 조달하고자 하며
신통한 지혜와 변재의 구족함을 얻어
집을 버리고 필요한 것들[所有]을 받는다네.



길을 보지 못하여 어지럽게 행하면
가난하고 천한 집에 태어나고
추악한 곳에 있어 세력이 없으며
잘난 체하고 어리석은 자리에 떨어진다네.



비천한 이가 되어 이름 난 덕[名德]이 없으며
재산과 이익을 탐하고 방일하면
뒤에 크게 악한 곳에 태어나며
억 겁 동안 선한 자취가 없게 되네.



가령 도에서 이익을 탐하지 않으면
여러 하늘과 인민이 모두 부처를 증득하나니,
안개를 따르는 바람도 사람을 움직이지 못하는데
공양을 쓰는 까닭에 스스로 이루지 못한다네.



사람들이 우러러 볼 공덕이 없고
정진할 뜻이 없어 선한 행을 잃으며
가르침을 무너뜨리고 법을 잇지 않으면
지혜의 도와 뜻을 얻지 못하네.



지성의 이익으로 불법을 이루면
마침내 도와 같이 행함을 잃지 않나니
뜻과 원이 매우 굳으며 항상 청정하며
받드는 바를 응하듯 하면 도가 된다네.


나는 부처를 구하는 까닭에 아끼는 것이 없고
몸과 목숨을 보시하여 경과 법을 찾기에 이르렀는데
이 무리는 법을 버리고 정진하지 않으니
도의 법에서 글귀와 뜻[句義]을 잃어서

큰 등이 있어 환하게 밝아도 보지 못하네.


나는 본래 착한 뜻의 말을 찾아서
때맞추어 가르침을 들으면 곧 받들어 행하여
일체 모든 애욕을 끊었네.



이미 갖가지 불법의 가르침을 들었지만
단 한 법의 글귀[法句]도 지극하게 깨닫지[究竟] 못하는데,
비법을 행하는 이가 어떻게 도를 얻을까?
비유하자면 장님에게 길을 가리켜 주는 것과 같다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이에 과거 무앙수 겁에 가는데, 너무 멀어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한량없으며 생각하여 헤아릴[思議] 수 없었다.

이 때 부처님이 계셨으니 호(號)는 길의(吉義) 여래(如來)·무소착(無所著)·등정각(正等覺)·재세간(在世間)·교수(敎授)·불(佛)·천중천(天中天)이었다. 그 때에 국왕이 있었는데 이름이 알진무(頞眞無)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뇌타화라여, 그 알진무 국왕이 염부리(閻浮利)의 천하를 맡아 군주 노릇을 하였는데 너비와 길이가 64만 리였다.

그 때에 염부리에는 큰 성 2만 곳이 있었고 억천(億千) 가호(家戶)가 있었다. 그 알진무 왕에게 큰 성이 있었으니 이름이 보조명(寶照明)이었는데, 왕이 다스리던 곳이며 그 성의 길이는 480리요, 너비는 280리였다. 7보로 성을 만들었으며 남과 북으로 나가는 길이 여덟 있었는데 만든 것이 심제(審諦)를 구족하였었다. 이 때 사람의 수명은 10억 나술세(那術歲)였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그 왕 알진무에게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은 덕광(德光)인데 단정하고 매우 좋고[殊好] 위신이 뛰어났다.

처음 태어날 때 저절로 1천 곳간[藏]이 나왔는데 모두 7보가 있었고, 낱낱의 곳간마다 저절로 여러 나라 왕의 보배가 있었으며, 7보의 높이가 여덟 길[丈]이었다.

덕광이 태어나자 일체의 염부리 사람들이 모두 크게 기뻐하였고, 감옥에 갇혀있던 이들이 모두 풀려났다. 그 덕광 태자가 태어나 겨우 7일 동안에 박람하지 않은 지혜가 없었으며 도(道)와 속(俗)을 모두 갖추었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이 때 정거(淨居)천의 여러 하늘[諸天]이 밤중에 덕광 대자의 처소에 와서 말하였다.

‘태자여, 방일한 행을 하지 않으셔야 마땅하오.’

이에 덕광 태자는 이 이래로 만 년[萬歲] 동안을 구족하였으니, 처음부터 자고 졸지 않았으며 또한 회롱하지도 않았으며, 처음부터 노래를 하고 춤을 추지 않았고 일찍이 풍악 놀이를 한 적이 없으며, 또한 돌아다니지도 않았고 나와 놀고 구경하지도 않았으며, 일찍이 몸을 탐한 적이 없고 또한 노래와 춤과 기악(伎樂)을 생각지도 않았으며, 재물과 이로움[財利]을 탐하지 않았고 집에 머물러 있으려[家居] 생각하지도 않았으며, 나라[郡國]에 집착하지 않았고 또한 구하는 것도 없었으며, 가지고 있는 것 일체에 사랑하고 아끼는 것도 없었으며, 한 마음[一心]을 세워 항상 홀로 처하여 모든 어려움[難]을 적정하게 하고 적게 가지는 것으로 뜻을 얻었다.

‘태어나서 죽지 않는 것이 없나니, 몸과 목숨은 영원히 보존할 수 없으며 서로 공경하여 소중히 여길 것도 아니다.

천하의 은혜와 사랑[恩愛]은 만나면 헤어져야 마땅한데, 도사(導師)가 되는 이가 없다. 법을 어지럽게 하고 죄를 범하는 것은 근심되고 두려운 것인데도, 범부들은 염족(厭足)을 알지 못하고 어리석은 힘[愚癡力]으로 항상 다투고 싸우기를 좋아한다. 내가 이제 행 없는 곳[無行之中]에 떨어졌으니 나는 묵연히 무위(無爲)9)하고자 한다.’

그 때에 덕광 태자는 홀로 한가한 데 처하여 방일(放逸)한 뜻이 없이 온갖 애욕을 멀리하고 평등한 마음을 행하였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이 때 왕 알진무의 다른 구역 중에 큰 성이 하나 있었는데 이름이 낙시재(樂施財)였다. 덕광 태자를 위하여 남에서 북으로 다니는 곳에다가 여덟 겹으로 된 8백 개의 엇갈린 길[交道]을 만들고 7보로 성을 만들었다.

그 성은 일곱 겹이고 7보로 휘장을 쳤는데, 그것을 모두 흰 구슬과 영락으로 하였다. 일체 모든 난간 사이에 8만 개의 보배 기둥이 있었으며, 일체 모든 보배 기둥에는 각각 6만 근의 보배를 이리 저리 얽어 맺었으며, 일체 모든 보배 끈에는 각각 천 4백억 개의 주렴이 있어서 만일 바람이 불면 이리 저리 서로 부딪쳐 백 천 가지의 기악 소리가 났으며, 일체 모든 난간 앞에 각각 채녀(采女) 5백 명이 있어서 북과 음악을 잘 연주하였고, 모두 노래와 춤추기를 공부하여 최고의 기량을 얻어서 해야 할 것을 구족하니 일체 천하의 모든 나라 왕들을 기쁘게 할 수 있었다. 이런 것들을 덕광 태자에게 공급하고. 왕이 여러 채녀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모든 인연을 여의고 낮과 밤으로 온갖 기예와 음악을 지어 태자를 즐겁게 하고, 그의 뜻에 좋지 못한 일을 보는 일이 없게 하라.’

일체 난간 가에 온갖 보시할 것을 갖추어 놓고서, 주린 이에게는 밥을 주고 목마른 이에게는 마실 것[漿]을 주었으며, 수레와 말을 얻고자 하는 이에게는 그것을 주고 의복·꽃·향·앉는 도구·집과 등불을 얻고자 하는 이에게는 그 구하는 바에 따라 공양하였으며, 금·은·명월주(明月珠)·유리(琉璃)·수정(水精)·코끼리와 말을 갖추어놓았고 일체 모든 7보와 영락으로 천하에 공급하였다. 그 성 중앙에 덕광 태자를 위하여 7보의 궁전을 여덟 겹으로 엇걸리게 만들었다. 저 한 강당(講堂)위에 평상 자리[床座] 4억 개를 설치해 태자에게 공급하였다. 성 가운데 동산[園觀]이 있어서 꽃나무와 과일나무가 났는데 그 나무들이 항상 생생하게 살아서 모두 동산을 두루 덮었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그 동산 중앙에 7보로 된 목욕하는 못이 있는데 4보인 금·은·수정과 유리로 난간을 만들었으며, 동산 안에 사자 머리 8백 개가 있는데 그 물이 그곳에서 나와 목욕하는 못으로 들어갔고, 그 목욕하는 못 가운데에 또한 사자 머리 8백 개가 있으며 못 물[池水]이 그곳에서 흘러나갔다.

못 안에는 항상 네 가지 꽃이 살고 있었으니 푸른 연꽃[靑蓮]·붉은 연꽃[紅蓮]·흰 연꽃[白蓮]과 노란 연꽃[黃蓮]이었고, 빙 둘러 보배 나무[寶樹]가 있는데 그 나무에는 모두 꽃과 열매가 있었다.

그 목욕하는 못가에 또한 장엄하는 보배 나무 8백 그루가 있고, 일체의 모든 보배 나무 사이에 각각 또한 보배나무 12그루가 있으며, 각기 88개의 보배 실[寶縷]이 펄럭이며 서로 연결(連結)되어 있고, 바람이 일어나 나무에 불면 돌려가며 서로 흔들어 대개 백천 가지 음악 소리를 냈다.

목욕하는 못마다 모두 7보로 된 서로 엇갈린 휘장이 있는데, 덕광 태자는 그 안에서 목욕을 하였다. 그 강당에 7보로 만든 평상 자리 4십억 개가 있는데 각각 앉는 도구[坐具] 5백 개를 폈고, 그 중앙에는 커다란 7보 자리 한 개를 펼치고 묘한 옷 80억 벌로 앉는 도구를 삼았다.

자리의 높이는 5장(丈) 6척(尺)인데 덕광 태자가 그 위에 앉았다. 일체 모든 평상 자리 아래에 각기 향로(香爐)가 있는데 낮과 밤으로 세 번 돌려 꿀 향[蜜香]을 태우고 온갖 좋은 꽃을 펴고 보배로 덮었으며 금색 연꽃을 늘어 뜨렸다. 궁전 위에 명월주로 된 휘장이 있는데, 명월주 8만 개를 늘어 뜨려 광명을 내어 널리 비추었다. 일체의 모든 나무 위에는 모두 온갖 번개(幡蓋)를 매달았다. 일체 모든 동산에는 각각 명월주 9만 개가 있는데, 그 구슬 하나의 광명이 40리를 비추어 불국(佛國)에 널리 고루 미쳤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그 동산에 앵무(鸚鵡)·가마우지[鸕鶿]·구기(拘耆)·공작(孔雀)·기러기· 원앙(鴛鴦)·비둘기·나라(那羅) 새·갈비(鶡鵯) 새와 온갖 기역(耆域) 새가 있는데 모두 함께 슬피 울면서 갖가지 소리를 내어 덕광 태자를 즐겁게 하였으며, 항상 5백 가지 맛의 공양 도구를 만들었다.

이 때 일체 방에 5백 동남(童男)이 있었는데 나이 16 이상(以上) 20 미만으로 모두 동남이었다. 모두 여러 나라에서 이 모든 동남을 골라 가려서 데려다가 저 성에 들였는데, 모두 다 재주가 있고 지혜로워서 하지 못하는 것이 없었으니 모두 천하에서 해야 하는 것들을 다 알았다.

또한 동녀(童女) 80억 명을 데려다가 그 성에 두었는데, 단정하고 예뻤으며[姝好] 나이는 16 이상 20 미만이었다. 모두 노래 부르고 춤추는 재주가 있어 남자들을 기쁘게 할 줄 알았다. 그들이 말하는 바가 유연하고 말 재주가 있었으며, 말하는 것이 항상 제때에 맞는 것 같았다.

키가 크지 않고 또한 작지도 않았으며, 살이 찌지 않았고 그렇다고 야위지도 않았으며, 희지 않았고 또 검지도 않았다. 입에서는 우담바라[優鉢]꽃의 향기가 나오고 몸에서는 전단향(栴檀香)이 나왔으니, 모두 하늘 위의 옥녀(玉女)와 같았으며 모두 다 같은 마음이었고 모두 다 덕광 태자를 둘러싸고 음악과 노래를 연주하였다.

이에 덕광 태자는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내가 이제 저절로 큰 원수를 얻었구나. 나의 청백한 법을 대중이 어지럽게 하였으니, 내가 이제 아낌이 없는 행을 하여야 마땅하리다.’

이에 태자는 근심에 잠겨 즐거워하지 않았는데 비유하자면 사람이 다른 이에게 붙잡혀 매이게 되는 일을 당하면 마음에 즐거운 것과 같았으니, 덕광 태자 또한 이와 같았었다.

여러 채녀들과 기악을 보고도 뜻에 방일한 것이 없었으며, 또한 기특하게 여기지도 않았고, 그 성곽(城郭)을 탐하지도 않았으며, 또한 수레[車乘]에 집착하지도 않았다.

그가 천세를 구족하는 중에 색(色)을 사랑한 적이 없었고, 생각[想]을 생각하지도 않았으니, 소리[聲]·향기[香]·맛[味]과 곱고 부드러운 것[細滑]에 대해서도 모두 생각[想]이 없었다.

항상 오로지 한 뜻과 한결 같은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이것이 바로 내 원수의 무리가 되었으니, 내가 무엇을 지녀 이 원수의 집에서 벗어나 해탈을 얻고 방일한 행이 없게 할까?’

이 때 모든 채녀들이 왕 알진무에게 말하였다.

‘태자가 노래와 춤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채 근심걱정에 잠겨 즐거워하지 않습니다.'”

불설덕광태자경(佛說德光太子經)-2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에 왕 알진무는 작은 왕[小王] 8만 명과 함께 덕광 태자 처소에 나아가서 슬피 울어 눈물을 흘렸고, 근심·걱정에 잠겨 즐거워하지 않았으며 마침내 기절하여 땅에 넘어졌다. 시자(侍者)가 곧바로 함께 왕을 부축해 일어나게 하니, 태자를 위하여 게송을 설해 말하였다.

아들은 나의 여러 보배를 보기 원하네.


네가 처음 날 때 저절로 나온 것이며
누구든 너를 까다롭게 하는 이가 있다면 지금 내게 말하라.


내가 무거운 죄로 벌을 주어야 당연하리.



이제 천상과 같은 이것을 보라.


내가 아들이 하고자 뜻하는 것을 따르겠노라.


지금 태자에게 모자라는 것이 무엇이냐?
내가 마음대로 아들로 하여금 얻게 할 수 있노라.



이 모든 욕(欲)의 청정하고 좋은 조목을 보라.


여러 채녀들이 함께 북치고 노래하여
함께 즐기며 그 근심을 없애고
모두 공교한 북소리에 항상 기쁘게 웃네.



너 마땅히 이 좋은 소리를 들어야 하리.


쳐대는 기악(伎樂)이 서로 화답하며
지금이 바로 뜻으로 즐기는 때네.


그 못 물에는 연꽃이 있고

동산에 있는 꽃과 잎과 과일은
갖가지로 종류가 많고 묘하고 좋아 더러운 것이 없네.


이 가장 자재한 지혜를 보면
즐길 수 있건만 한편으로 나를 슬프게 하네.



못 안에 들어가 멋대로 즐기는데
안에 있는 연꽃이 푸르고 노랗고 하얗고
갖가지 붉은 꽃의 빛이 사람을 깨닫게 하는데
이제 네가 이를 보고도 어찌 즐거워하지 않느냐?

가마우지[鸕鶿]·앵무·구기(拘耆)·학(鶴)
구나기(拘那耆)와 슬피 우는 난(鸞) 새 소리
모든 향과 흰 꽃이 마치 눈과 같은데
누가 이 소리를 듣고도 기뻐하지 않으랴?

달 밝은 강당은 평등한 힘으로
황금과 유리로 난간을 만들었고
진귀하게 여기는 온갖 보배는 가장 묘하고 좋으며
모든 나무들이 숱하게 많은[那術] 소리를 내네.



난간 가장자리에는 네가 쓸 것을 베푼 까닭에
채녀 수 천 명이 북을 치고 악기를 불고
또한 옥녀의 노래와 풍악의 소리도 듣는데
네 뜻은 무엇을 생각하느라고 기뻐하지 않느냐?

이제 태자는 아름답고 예쁘고 좋으니
마음껏 즐기며 내 말을 들을 수 있으리.


부모가 여기에 머무르며 눈물이 나는데
아들은 어찌 우리들을 어여삐 여기는 것이 없는가?

이 때 덕광 태자가 게송으로 왕에게 대답해 말하였다.


공덕을 지닌 저 이는
모든 악한 소견과 말을 여의옵니다.


저는 괴로움과 즐거움을 싫어하므로
탐하지 않고 이욕(利欲)이 없으며

모두 5도(道)에서
생사하는 모든 인민을 보았습니다.


이제 해탈을 말해야 마땅하리니
부왕께서는 제 말을 들어주소서.



저를 건드려 어지럽게 하는 이 없는데
이제 제가 무엇을 말해야 마땅하리까?
저는 욕(欲)을 탐하지 않는데
어찌 노래와 춤을 즐긴다 하겠습니까?

일체의 모든 애욕을
저는 그것을 원수의 집처럼 보나니
번뇌[塵勞]와 모든 탐욕과 사랑은
사람을 떨어뜨려 5도(道)에 집착케 할뿐입니다.



이 모든 채녀의 무리는
어리석음에 대해 깨달음 없이 그것을 즐기니
이것은 여러 마군의 일[魔事]로
사람을 큰 속박에 떨어뜨립니다.



모든 성현과 도사(道士)들은
항상 이를 찬탄치 않았으니
이 애욕을 익히는 이는
인연의 뿌리를 심는 것입니다.


이 채녀의 신체는
가죽을 싸서 이어놓은 것과 같고
힘줄과 뼈가 서로 지탱하여
허깨비[幻] 같아 바른 이익이 없습니다.



비유하자면 그림으로 그린 병처럼
청정치 못한 것을 가득히 담은 것과 같습니다.


비유하자면 무덤 사이에 있는 것 같은데
어찌 이것을 즐긴다 하겠습니까?

두드리는 음악 소리는
있음도 없고 또한 받음도 없으며
일체 즐거움은 진실이 없으므로
이것을 깨달으면 미혹되지 않나이다.



만일 상념에 익숙해지면
곧 한결 같은 마음을 잃으며
번뇌의 소리를 따르는 이는
비유하자면 어리석고 늙은 사람과 같습니다.



일체 모든 나무들이
혹 지극히 왕성하던 때도 있고
또한 항상 얻을 수만도 없으니
혹 즐거움이 없는 때도 있사옵니다.



그 과일은 무상하고
또한 항상 나무에 붙어있지도 않나니
제가 이와 같은 것을 깨달았는데
어찌 짧은 명을 희롱하는 일을 마땅하다 하겠습니까?
부모도 보전하지 못하며
형제와 아내와
친한 마을도 또한 이와 같아서
임종 때에 마음대로 못하옵니다.



일체 모든 소유는
풀 위의 이슬과 같아서
그 마음대로 하게 하면 안 되니
제 멋대로 하면 방일이 된다네.



이 뜻을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은
비유하자면 큰 바다와 같으니
은혜와 사랑이 매우 넓고 큰 것을
이미 얻고도 또한 거듭 구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5욕을 탐하는 까닭에
각각 게을러서 폐하고 말지만
모자랄 것이 없는 이는
비유하자면 수미산과 같습니다.



사람은 뜻을 근본으로 삼는데
몸과 목숨은 빨리 지나가버리고 마니
비유하자면 강물의 흐름과 같아서
겨우 합했다 곧 다시 헤어집니다.



모두 무너져, 오래 서 있지 못하는 것이
비유하자면 번개가 나타나는 것과 같으니
3계의 욕에 탐착(貪著)하면
곧 지혜 없는 이가 됩니다.


모든 하늘[諸天]이 내게 와서 말하기를
방일하지 말라고 하였으니,
보살의 행을 하는 이는
온갖 소유를 탐하지 않습니다.



부처님 도[佛道]를 얻고자 원하면
여러 인민들을 애달프게 생각[哀念]하고
음욕의 행을 하지 않으면
부처님 도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 탐욕을 받음이 있으면
마음과 뜻이 종이 되어
곧 스스로 헐어지고 무너져
공덕을 세울 수 없습니다.



저는 끝내 욕(欲)을 받지 않겠으며
진에(瞋恚)를 일으키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새가 그물에 떨어지는 것과 같은데
어떻게 마음대로 한다고 하겠습니까?

악한 생각을 나타내면
오히려 스스로 몸을 속박하게 되나니,
뜻이 마음대로 하지 못하면
이익 없는 빈 무더기가 되는 것입니다.



이 두려운 몸을 탐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독한 나무의 꽃과 같나니
어찌 이 사람을 높이 여기며
빠른 물을 건넌 이라고 이르겠습니까?
모든 인민 중
흘러서 악도에 떨어진 이를 보건대
텅 비어 없는 글귀를 다투고
온갖 삿된 소견을 일으켰습니다.



왕께서는 제 뜻을 아셔야 마땅합니다.


이 무리를 제도해 해탈시키려면
교만을 쌓지 않게 해야
빨리 끝없이 제도할 수 있습니다.



잠자고 누워있는 이를 모두 깨우고
병을 치료해 주며
근심과 환난을 제거하여
기뻐하는 자취를 세우게 해야 합니다.



3천 세계를 벗어나고자 하면
소리에 속박되고 집착하는 이에게는
선한 경의 뜻을 말하고
오랫동안 빈궁한 이는 배부르게 해야 합니다.



이루지 못한 이들을 모두 조복하고
악도에서 빠져 나오게 하며
장님에게는 볼 수 있게 해주고
귀머거리는 들을 수 있게 하며

해탈의 등불을 만들고
지혜와 신통을 세워서
3계의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삼인(三忍)10) 평등을 얻게 하며
자비의 비를 만들어
구름과 안개 낀 언덕을 모두 제도하며
일체의 여러 사람들을 위하여
그 광명의 빛을 나타내며

잘 깨달은 뜻을 가져
해탈하여 서늘함을 얻게 하며
온갖 의약품을 배로 내려주어
모두 안은하게 해야 하옵니다.



이를 생각하셨으니 부왕께서는
곧 한 마음[一心]으로 앉으소서.


제가 일체의 욕(欲)에
다시는 구하고 원하는 것이 없겠으며

다만 부처님 도를 찾고자 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을 애처로이 여기는 까닭입니다.


온갖 탐욕에
다시는 뜻을 두고 원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지혜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인들
이런 일에서 즐거워하겠습니까?
어찌 금기를 범하고서
사람으로 하여금 뜻을 흐리고 어지럽게 한다 하겠습니까?

만일 형상[色]을 탐하고 사랑하면
큰 악도에 떨어지니,
부처님 도를 행하는 이라면 누구인들
다시 방일하기를 감당하겠습니까?

사람들은 다 물을 따라 흐르지만
저는 거슬러 흘러야 마땅합니다.


말로 할 수는 없지만
부처님 도에 이르러

자비의 광명을 놓아
일체 사람에게 비추어야 마땅합니다.


저는 애욕을 탐하지 않고
재물도 집착하지 않습니다.



제가 지금 부왕께 원하오니,
대중과 더불어 돌아가시는 것만 같지 못합니다.


저는 대중과
일체의 나라[郡國]를 버리고자 합니다.



사람들은 뜻에 맞는 것을 많이 구하지만
여기에서 병에 이르게 되니
뜻을 단속하여 방일하지 않으면
1억 나라를 얻은 것보다 낫습니다.



애욕에 있으면
부처님의 도를 얻을 수 없나니,
만일 위없는 도를 얻고자 한다면
안온하고 쾌락한 글귀로
큰 산 속에 나아가
나무 아래 앉아
한거한 데 있기를 익혀야
거룩한 깨달음의 도를 얻게 됩니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이 때 덕광 태자는 강당 위에서 여러 방일한 이들과 함께 하였는데, 마음으로 그것을 더럽게 여기고 싫어하였다. 그 때에 태자가 3품(品) 행을 하였다.

어떤 것들이 셋이 되는가? 첫 번째는 머물러 서는 것[住立]이고, 두 번째는 다니는 것[經行]이며, 세 번째는 좌선(坐禪)이다. 자거나 눕지 않고 위의 행을 구족하여 이미 8주(住)를 얻었다.

그 때에 태자가 한밤중에 허공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니 정거(淨居)천의 여러 하늘이 부처님의 공덕이 널리 구족되었음을 차탄(嗟歎)하고 가르침과 승가 대중[法衆]을 찬탄하였다. 덕광 태자가 듣고 나서 옷과 털이 위로 섰으니, 곧바로 눈물을 흘리며 근심하고 즐거워하지 않았고 두 손을 끼고 게송으로 여러 하늘에게 물어 말하였다.

내가 액난 가운데 있으니
여러 하늘이 나를 어여삐 여겨주시기 원합니다.


이제 또 머물러 말을 들으니
제가 물을 것이 있습니다.



허공 가운데에서 계시면서
누구의 공덕을 찬탄하였습니까?
제가 그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슬프면서도 기쁩니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이 때 여러 하늘이 왕과 덕광 태자를 위하여 게송을 설하였다.

이제 세간에 부처님이 계시는데
태자는 듣지 못하였는가?
부처님의 호는 길의(吉義)라고 하는데
구제하고 겸하여 옹호하시며

모든 선본(善本:善根)을 받들어 행하고
거룩한 공덕을 개화하시며
배우고 묻는 여러 승려가
억(億) 나술(那術)11) 천(千)이 있다네.

덕광 태자가 게송으로 여러 하늘에게 물었다.

내가 만일 세존을 뵙는다 해도
그 분이 부처님인지 어떻게 알까요?
자비의 공덕을 설해주시기 원합니다.


정각(正覺)을 알고자 합니다.



가령 부처님을 뵙게 되면
어떻게 도를 여쭈어야 마땅하며
보살이 어떤 법을 행하여야
일체를 지키게 될 수 있을까요?

이에 여러 하늘이 덕광 태자를 위하여 게송을 설하였다.

정수리 머리카락은 부드럽고 묘하고 아름다우며
끝이 끊어져[英殊] 오른편으로 돌아간 것 같고
그 이마의 모양이 위엄 있고 신성하며
아름답기는 비유하자면 산봉우리와 같다네.



눈썹 사이에서 나는 광명이
해가 떠오르듯이 위엄 있게 빛나고
오른편으로 돌아가는 듯이 묘하게 태어났으며
색깔은 눈처럼 아름다운 흰색이라네.



깨달은 뜻은 청정하고
눈은 선명한 쪽 빛[紺靑色]이며,
사람들 중 존귀하신 천자[人中尊天子]이시니
안색이 단정하고 아름다우며

얼굴은 항상 화열(和悅)하시고
억 개의 한량없는 광명을 놓으시니
널리 3천 국(國)에 고루 미쳐서
온갖 악도(惡道)를 소멸하신다네.



부처님 입 속의 이[牙齒]는
모두 고르고 청정하며
선명하고 깨끗하기가 구문(拘文)12)과 같고
밝기는 좋은 나무에서 나는 빛과 같은데

흐트러짐 없이 양쪽에 2십이니
합하면 곧 4십이 되네.


입 안의 혀는 묘하고 멋지니[妙好]
휘돌리면 스스로 그 얼굴을 덮네.



입으로 설하신 묘한 말씀은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데
항상 아첨하는 일이 없으시고
범음(梵音)이 매우 청정하다네.



부처님께서 강설하시는 것은
백 천 가지 음악보다 나아서
많은 의심을 없애서 적정(寂靜)하게 하시고
사람들이 이익과 기쁨[利悅]을 얻게 한다네.



갖가지 덕에 모자람이 없으며
좋은 방편으로 도의 뜻을 열어주시고
이미 지혜의 법 꽃[黠法花]을 깨달으셔서
백 천 개의 수많은 영락이 되네.



그 땅의 소리는
하늘의 기악이 나오니
비유하자면 하늘의 소리와 같은데
부처님 말씀 또한 이와 같다네.



진타라(眞陀羅)와 갈필(鶡鵯)
구기(拘耆)와 원앙,
기러기[鴈)]·학과 가마우지[鸕鷀]
구나라(鳩那羅)가 물어 말하는데
그 소리가 마치 범(梵)과 같이
부드럽고 연하여 매우 화열하며
아첨함이 없고 모자람도 없이
일체 뜻을 깨달았네.



영특하고 부드럽고[英儒] 현절(懸絶)하여
모든 지혜 있는 이의 뜻에 맞으며
청정하고 비방을 여의었으며
온갖 생각[想]과 바람[願]이 없네.



덕의 뜻을 잘 시행하여
허물과 더러운 일을 하였다는 말을 듣지 않았으며
저 법으로 정각을 행하셨나니
공덕을 말한다면 이와 같다네.



세존의 신체는
갖가지 좋은 것[種種好]이 있나니
손과 팔은 길어서 무릎에 닿고
7합(合)이 모두 원만하시네.



손가락은 가늘고 길고 멋지며
약간 묘절(妙絶)함이 있으며
자주 빛의 윤이 나는 금색[紫摩金色]의 몸에
마음은 명월주(明月珠)와 같다네.



몸에 난 털은 부드럽고 멋져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듯이 위로 향하여
배꼽은 둥근데 마치 높게 일어나 들뜬 것 같고
음경은 감추어져[馬藏 : 馬陰藏] 평온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네.


발밑의 평평한 발바닥은
그 밑에 바퀴 모양이 있으며
부처님의 무릎은 바르고 멋져서
평등하고 갖가지 색깔[種種色]이네.



다니는 것은 용왕과 같고
사자의 걸음과 같이 하시며
다닐 때에는 묵묵히 머리를 숙이시고
온갖 근기가 모두 청정하시네.



만일 사람이 꽃을 흩뿌리면
변하여 꽃뚜껑[花蓋]이 이루어지며
더함은 있으나 줄어드는 때는 없나니
이것이 부처님의 바른 법[佛正法]이네.



이익을 얻든 이익이 없든
근고(勤苦)하든 안락하든
찬탄을 받든 비방을 받든
그 마음에 더하고 덜함이 없으시네.



비유하자면 진흙물에 물들지 않는
연꽃과 같으시니
바로 사자(師子)가 이와 같아서
더불어 견줄만한 이 없다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이 때 국왕의 태자 덕광은 부처님의 공덕·진리[法]와 비구승을 차탄(嗟歎)하는 것을 듣고 좋아서 뛰면서 기뻐하였는데, 비유하면 가난하고 주리고 추위에 떨던 사람이 숨겨져 있던 보배 무더기를 얻고서 그 사람이 기뻐하듯하였으며, 비유하면 눈 먼 사람이 눈을 얻음과 같았고 감옥에 갇힌 이가 풀려나서 그 사람이 기뻐하듯이 왕태자 덕광도 부처님의 공덕·진리[法]와 비구승을 차탄하는 것을 듣고 이와 같이 기뻐하였다.

이에 국왕의 태자 덕왕이 생각하였다.

‘이제 부처님께서 위신력으로 경과 법을 증명하고 여러 스님들이 거룩한 행을 구족하여 빠진 것이 없다고 들으니, 생사(生死)에 있는 것이 도리어 삿된 행이 되는구나. 범부들은 돌이켜 봄이 많지 않으니 몸을 탐하여 자기라고 보는데 이것은 바른 행이 아니다. 집에 있으면서 많은 허물과 더러움[瑕穢]을 만들고 욕심을 익히고 집착하는 이는 고통에 떨어져야 마땅하다.

방일한 행이란 것은 지혜 있는 선비라면 떠나보내야 할 것인데, 어리석은 이는 어두움[闇瞑]을 만들고서도 그 안에서 지키면서 평등한 등불을 만든다고 한다. 사람의 뜻은 조복하기 어려우며, 명(名)과색(色)13)은 매우 깊고 6입(六入)14)은 싫어함이 없으니, 모든 습을 끊지 않으면 어려움을 당하여 몹시 애를 쓰는 데[苦毒]에 떨어지는 것이 마땅하다.

아프고 가려워 편안치 못한 것은 은혜와 사랑이 뿌리·쇠사슬·형틀이 되는 것이다. 모든 느낌[受]은 여의기 어려워서, 함께 합해져 길이 원수와 만남이 되는구나. 생사는 끊기 어려우니, 사람들에게 많은 일들이 심란하게[憒閙] 되는 것이다. 아프고 헤매며 어지러우니, 몸이 견고하지 못하다. 만나면 죽음에 돌아가야 마땅하니, 즐거움은 적고 근심은 많구나. 부처님 법이 최고의 안식이 되니, 번뇌[塵勞]의 행과 탐욕스럽고 방일한 마음으로 공덕행을 세울 수는 없다.

이제 내가 어리석음 속에 있어서 한 마음으로 삼매[定意]15)를 얻지 못하였으니 가히 생사를 즐길지라도 악한 사람과 만나면 선한 도를 엄숙히 다스리지 못할 것이다. 하물며 위없는 정진도(正眞道)를 얻겠다고 할 수 있으랴?
내가 차라리 높은 누각에서 동쪽을 향하여 몸을 스스로 던질지언정, 문중의 우리 집 권속이 거리낌이 되게 하거나 내가 나가지 못하게 하지는 아니하겠노라.'”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이 때, 국왕의 태자 덕광이 저 길의 여래·무소착·등정각(吉義如來無所著等正覺)을 향하여 스스로를 던지고 입으로 이 말을 하였다.

‘가령 세존께 일체 지혜가 있어서, 널리 보실 수 있다면 이제 하늘 중의 하늘[天中天]께서는 저를 구하겠다고 생각하셔야 마땅하옵니다.’

이에 길의 여래·무소착·정등각께서 오른팔을 펴고 손을 내시니, 광명이 덕광 태자를 환하게 비추었다. 그 광명 안에 저절로 백 천 개의 잎이 달린 연꽃이 있는데 크기가 수레바퀴 같았고, 그 연꽃에서 억백천(億百千) 가닥의 광명이 나와서 모두 널리 환히 비추었다. 이에 덕광 태자는 곧바로 이 연꽃 위에 머물러 길의 여래·무소착·등정각의 처소로 나아가고자 하여, 멀리서 두 손을 마주 잡고[叉手] 예배를 드리고 스스로 귀의한다고 세 번을 되풀이하였다.

이 때 길의 여래는 광명을 빙빙 돌려서, 비추던 것을 되돌렸다[廻光還照]. 이에 태자가 광명을 찾아 가서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머리를 부처님 발에 조아리고, 세존의 모든 근기가 적정(寂定)함을 보았다.

이 때 덕광 태자가 게(偈)로 길의 여래를 찬탄하고 송(頌)을 설해 말하였다.

제가 오랫동안 의왕(醫王)의 외관[名]을 뵙지 못하다가
이제 문득 부처님을 뵈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티끌과 더러운[瑕穢] 행에 서있으면서
일체 법에 이르러 증득할 수 있다고 합니까?

저는 접때 한밤중에
모든 하늘에서 오는 부처님의 무상(無想) 법을 들었는데
듣자마자 근심이 없어지고 다시 즐거워졌으니
어느 곳에서 이 사람이 방일해지는 일이 없겠습니까?

도를 잃은 그 사람에게 바른 길을 보여주며
눈 없는 사람들 모두에게 똑 같이 볼 수 있게 하시니
이제 원하옵건대, 저를 위하여 큰 도를 나타내시고
어여삐 여겨 병을 치료해 믿음이 청정케 하소서.



여러 빈궁한 이들은 재산을 얻어 즐거워하고
감옥에 갇힌 이는 풀려나며
저의 의심[狐疑]을 끊고 온갖 번뇌[結]를 없애게 해주소서.

그 도의 행을 해설해 주시기만 바라옵니다.

저를 위하여 바름[正]을 나타내어 외도를 여의게 하며
어두움 속에서 등불을 켜서 밝혀 주시고
상처를 입어 해를 당한 모든 이들을 위하여 번뇌(垢穢)를 없게 하소서.


위대하신 의왕[大醫王]께서는 저의 의심을 끊어주시기 바랍니다.



원하옵나니, 제가 생사의 도를 벗어나게 제도 하시고
제가 애착하고 있는 것들을 모두 끊어 버리게 하며
근심 바다를 건너게 하고
8도(八道: 八正道)로 대승에 들게 하소서.



이제 수명은 짧고 법의 수명도 다하여
공덕의 행을 방해하고 폐지함이 많아서
복 없는 사람은 원대로 못하지만
이제 저는 통달하여 의심을 풀게 되기 원합니다.



이제 도사의 말씀을 듣고서 결단할 뿐이니
어떤 것을 보살이 방일을 행한 것,
부처님의 거룩하고 미묘한 도를 봉행하여
인민의 생사 번뇌를 제도하여 벗어날 수 있게 한다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이 때 길의 여래는 덕광 태자가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 모든 보살의 행을 널리 해설하셨다. 덕광 태자는 저 부처님이 설하신 것을 듣고 바로 다함없는[無盡] 총지문(總持門)을 얻어서 5신통(神通)에 이르고 바로 뛰어 허공에 있으면서 변하여 묘한 꽃을 만들어 길의(吉義) 여래 위에 흩뿌렸다.

이 때 알진무왕은 이튿날 아침에 태자의 궁중에서 채녀가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곧 이상히 여겨 바로 태자의 궁중에 이르러 물었다.

‘무슨 까닭으로 울부짖느냐?’

모든 채녀들이 대답하였다.

‘덕광 태자께서 보이지 않고, 계시는 곳도 알지 못하겠습니다.’

이에 왕 알진무는 태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땅에 엎드려서 수천의 무리와 함께 소리를 내어 울부짖었다.

이 때 그 성의 신[城神]이 그 집에 이르러 왕 알진무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여, 슬프게 울고 근심하지 마십시오. 태자는 동쪽으로 가서 길의 여래를 뵈옵고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무릎을 꿇어 절을 하고 받들어 섬기고 있습니다.’

왕 알진무가 신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 모든 권속·대신 및 태자의 후궁·채녀 그리고 84억 나유타[那術] 백천 사람과 더불어 동쪽으로 나가서 길의 여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 쪽에 머물렀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이 때 길의 여래가 국왕 알진무의 뜻을 아시고는 곧바로 응해 법을 말씀하시어, 일체 대중들이 모두 물러남이 없는[不退轉] 위없는 정진도[無上正眞道]를 얻게 하셨다.

이에 왕 태자 덕광이 길의 부처님께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제가 올리는 청정한 밥[飯食]을 받아주시기 원하옵니다. 보시를 청하옵니다.’

부처님은 그 자리에서 바로 묵묵히 그 청을 받으셨다.

덕광 태자가 부모와 여러 권속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서로 권장하고 도와서 성곽(城郭)을 영락으로 장식하여 여래를 받들어 모시기 원하옵니다. 탐하는 마음과 아끼는 것이 있으면 안 됩니다. 때에 맞추어 모두 같은 마음으로 권장하고 도와 보시하기로 마음을 내십시오.’

이에 왕태자 덕광과 권속이 함께 길의 여래를 받들어 모시고 궁전과 성곽을 영락으로 장엄하고 꾸미는데, 마음에 아낌이 없었다. 날마다 5백 가지 맛으로 부처님과 비구승을 공양하였고 일체 비구를 위하여 붉은 전단향과 7보로 방을 만들었으며 지나다니는 곳[經行處]을 마니(摩尼)로 만들었는데, 위에는 진귀한 보배로 엇걸린 휘장을 만들고 남과 북에 각각 꽃나무가 줄을 지어 있었다. 가장자리에 있는 목욕하는 못 안에는 우담바라 꽃[優鉢花]이 나서 자라는데, 그 끄트머리[邊際]는 청정하여 때가 없으며 그 꽃에 백 천의 수많은 잎이 있어서 백 천의 수많은 자리를 베풀었다. 낱낱의 비구마다 각기 이런 갖춤이 있었다.

이 때 덕광 태자는 모든 비구들이 의복 걱정을 하지 않게 하였으며, 또한 다른 비구가 홀로 옷을 얻어 입게 하려 생각하지 아니하였다. 그것은 이에 억 년 동안 일찍이 자고 눕지 아니하고 사랑하는 바를 생각지 아니하며 그 몸을 탐착하지 아니하여 부처님께 공양하기로 생각했던 것과 다름이 없었다.

이 때 일찍이 욕(欲)에 대해 생각함이 없었고 또한 시끄럽게 다투는 일도 없었으며 마음에 해치려는 바도 없었고 나라에 대해 탐착하지도 아니하였으며 일체를 사랑하고 아끼는 것이 없었고 몸과 목숨을 탐착하지 아니하였고 안팎으로 집착하는 것이 없었다.

이에 부처님이 말씀하신 법을 듣고 모두 다 받아 지녔으며 여래께 거듭해서 묻지는 아니하였다.

처음부터 목욕도 하지 않고 또한 발도 씻지 않았으며 또한 몸에 향을 바르지도 않았으나 피곤하고 싫어하는 뜻을 일으키지 않았으며, 또한 일찍이 자리에 앉지도 않았고 그 음식과 옆에 모시는 사람들을 물리쳤다.

길의 여래께서 반열반[般泥]에 드신 날 이후로는 곧 붉은 전단16)으로 탑과 절을 지어 백 천 세 동안 공양하였다.

여래를 다비[闍維]할만한 곳에는 온 천하의 온갖 꽃과 온갖 향·반죽한 향·잡다하게 섞인 향과 기악으로 공양하였다.

94억 개의 탑을 세워 일으켰는데, 모두 7보와 보배로운 물건을 썼으며 휘장을 만들어 그 위를 덮었다. 각각 5백 개의 7보 일산[七寶蓋]으로 모든 탑에 공양하였고 백천 가지의 수많은 기악과 전 염부리에 있는 온갖 꽃과 보배 나무로 탑에 공양하였다.

각각 백천 개의 수많은 등불을 켰는데, 하나하나 등불을 켠 기름 값이 백천금의 엄청난 액수였으며, 일체의 향과 꽃을 흩뿌렸다.

이와 같은 비례로 억 세 동안 공양을 구족하였다. 그런 뒤에 덕광 태자는 집을 버리고 도를 배워 사문이 되어 3법의(法衣)를 입고 항상 걸식[分衛]을 행하였다.

처음부터 세상일에 참여하지 않았고 또한 자고 눕지 않았으며 끝내 의복과 음식에 대한 마음도 없었다. 4억 세 동안 구족하여, 항상 은혜로 법을 보시하였고 일찍이 ‘내가 있다[有我]’고 헤아리지 아니하였으며 또한 다른 사람을 의심치 아니하였는데, 어찌 공양을 구하였겠는가?
또한 생사가 없다는 말로 대중을 위하여 법을 설하였지만 하늘 위[天上]에 태어나라고 권하지 않았고, 이 행을 배워서 그것으로 일체 사람 및 중궁(中宮) 권속을 가르쳐 사문이 되게 하였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이 때 정거(淨居)천의 모든 하늘이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덕광 태자가 일체 사람을 가르쳐서 사문이 되게 하였으니, 우리들 또한 이에 청정한 행을 지어 3보(寶)에 공양드리고 섬겨야 마땅하리다.’

이로 말미암아 3보가 성립(成立)하고 끊어지지 않았다. 그 길의 여래가 반열반[般泥洹] 한 뒤 그 법은 64억 세에 이르기까지 머물렀으니, 모두 이 덕광 비구의 옹호한 것이다. 그 덕광 태자는 이와 같은 비율로 94억 나유타[那術] 동안 천(百千) 분의 부처님을 공양하였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때의 국왕 알진무를 아는가?”

대답이 미치지 못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로 무량수(無量壽) 여래가 그였고, 그대는 이 때의 덕광 태자였음을 아는가?”

대답이 미치지 못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로 내 몸이 그였고, 이 때의 성신(城神)은 곧 무노각(無怒覺) 여래였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이런 까닭에 보살 대사로서 위없는 정진도[無上正眞道]의 최정각(最正覺)을 이루고자 하는 이라면, 덕광 태자가 행한 적막(寂寞)의 가르침을 배워서 은혜와 사랑[恩愛]을 버리고 방일한 행을 없애야 마땅합니다. 내가 위없는 정진도를 구할 때, 마음과 몸을 다하여 애써 정진한 것이 이와 같았었다.

이 무리들은 청정하고 바른 행이 없는 이들로, 옷과 먹을 것에 탐착하고 게으름이 없는 것을 근심하니, 이것은 공양을 받아 쓰는 까닭이다. 스스로 불법을 멀리하고 배운 것은 도움 될 것이 없으며, 사문을 더럽히고 어지럽게 하여 보살의 법을 무너뜨리고, 그 몸[身]과 입[口]과 뜻[意]을 제멋대로 하고 원하는 것을 망령되게 하여 그 근본이 되는 행[本行]을 여의며, 옷·침상·침구와 병들고 야윈 데 쓰는 의약을 탐한다.

부끄러운 마음을 갖지 않고, 바른 행과 덧없는 법[無常之法] 배우기를 즐기지 않으며, 거룩한 가르침[尊敎]을 받들지 않고 부처님의 행에서 멀리 떠나니, 스스로 도에 대한 뜻을 버리고 해탈의 행을 즐기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이런 까닭에 이 법을 듣고 나면 그것을 깨달아서 악지식(惡知識)을 버리고, 청정하고 바른 행이 없는 이와 어울려 따르지 않으며 온갖 탐욕을 버려야 마땅하다.”

부처님께서 이 때 게송을 설해 말씀하셨다.

도를 배우면서 이익과 음식을 탐하면
곧 10력행(力行)17)을 즐기지 않게 되어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백 가지 덕의 가르침을 버리고
공양을 받아 이익을 위해 쓰면 다른 도에 떨어지리.



힘이 세고 악한데다 부끄러움이 없으며
스스로 방자하여 온갖 탐욕스런 모임에 떨어지고
번뇌[塵勞]를 일으켜서 삿된 행에 떨어져도
문득 '나는 덕스러운 행을 한다'고 스스로 말하네.



몸은 성에서 한거하게 노닐면서도
공양을 잇속으로 여기는 까닭에 제멋대로 행동을 하여
해탈의 공에서 먼 곳으로 떠나가니
이 까닭으로 온갖 있음[諸有]을 여의어야 마땅하리.



부처님과 바른 법을 공경치 않고
여러 스님들의 모든 공덕을 멀리 여의며
선한 도를 버리고 3악도(惡道)에 떨어지니
8백 가지 온갖 거룩한 행을 잃게 되리.



만약 이 경을 설하는 것을 들은 이가 있다면
살펴서 그 뜻을 청정하게 하고 항상 정진하라.


수 없는 억 겁에도 부처님 만나기 어려우니
이런 까닭에 법과 같이 행해야 마땅하리.



부처님의 대승법을 얻었다고 설하니
항상 이 공덕의 구절을 생각하고
생각하고 나서는 진실하게 한결 같은 마음으로 머무르면
거리낌 없는 안은(安隱)한 도를 얻는 것이 마땅하리.



항상 현성을 세워서 덕을 익히고 살펴보며
뜻으로는 염족(厭足)을 생각하여 스스로 마음을 제어하라.


그대들은 선한 도량을 버리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어리석은 사람처럼 5도18)에 떨어져 마땅하리.



한가한데 머물기[閑居止]를 익히고 항상 정진하며
스스로 가볍게 여기지 않고 남을 쉽게 여기지 말며
자신의 몸을 꾸짖고 가르치며 그 마음을 적정(寂靜)하게 하라.


나는 본디 억 부처님의 교계를 받들었으니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뜻은 질박하며
가르침[法]대로 정진하고 공경을 행하였네.


내, 그러므로 항상 이 가르침을 말하노니
이를 행하고 나면 도가 어렵지 않고

이를 듣고 만일 대승을 기뻐하는 이는
정진하고 듣기를 즐거워하지 않을 수 없으며,
지혜를 갖춘 이는 이 말을 좋아하니
훗날 악(惡)과 원결(怨結)19)을 버리게 됨이 당연하리.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이 있어 5도(度)20)를 끝없이 행할지라도, 이 경을 배워서 받들어 행하고 가르침을 따르는 것과 같지 못하니, 그의 공덕의 백 곱절이라도 이 경을 배우는 것에 미치지 못한다.”

이 경을 설하실 때에 30나유타[那術]의 수많은 하늘과 사람이 위없는 정진도[無上正眞道]의 뜻을 발하여 모두 불퇴전의 경지에 서게 되었으며, 7천 비구는 일어남이 없는 인(忍)을 얻고 번뇌가 다하였으며[漏盡] 마음이 해탈하였다[意解].

이에 현자 뇌타화라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경의 이름은 무엇이라 하며, 어떻게 받들어 행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뇌타화라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어리석음을 여의고 청정을 행하기 원하는 것[離癡願行淸淨]이라고 하니, 배우고 지녀야 마땅하고 바른 선비[正士]들이 즐기는 것이다. 보살의 행을 결단하고 모든 뜻을 구족하였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설하시니, 뇌타화라·모든 하늘[諸天]·세간의 인민·용과 귀신 등이 모두 크게 기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예배를 드리고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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