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난제석경(佛說難提釋經)

불설난제석경(佛說難提釋經)

서진(西晉) 사문 법거(法炬)한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는 다니시다가, 구사리국(俱舍利國)의 니구류(尼拘類)나무 밑에 계시었다.

이 때에 비구들은 가리(迦梨) 강당이나 나무 사이에 모여 앉아 부처님의 옷을 만들면서 말하였다.

“이제 머지 않아 부처님께서는 여름 안거를 끝내실 것이다. 여름 안거가 끝나면, 부처님께서는, ‘석 달의 안거가 다 끝났으니, 옷을 만들어 입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야겠구나’라고 하실 것이다.”

그러자 곧 난제석(難提釋)은 많이 모인 비구들이 가리(迦利) 강당이나 나무 사이에 무더기로 모여 앉아 부처님의 옷을 만들면서, ‘이제 머지 않아 부처님께서는 여름 안거를 끝내실 것이다. 여름 안거가 끝나면, 부처님께서는 (석 달의 안거가 다 끝났으니, 옷을 만들어 입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야겠구나)라고 하실 것이다’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난제석은 이와 같이 듣고 나서, 곧 부처님의 처소로 갔다. 그곳에 가서는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대어 예배하고 곧 한쪽에 앉았다. 앉고 나서 난제석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렇게 들었습니다. 즉 비구들이 가리 강당이나 나무 사이에 무더기로 모여 앉아 부처님의 옷을 만들면서, ‘이제 머지 않아 부처님께서는 여름 안거를 끝내실 것이다. 여름 안거가 끝나면, 부처님께서는 (석 달의 안거가 다 끝났으니, 옷을 만들어 입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야겠구나)라고 하실 것이다’라고 합니다.

저는 이 말을 듣고 근심이 되어 음식을 먹어도 그 맛도 모르고, 방향도 분별하지 못하며, 이제까지 들었던 훌륭한 법[善法]도 다시 생각이 나지 않으며, 세간에서 늘 하던 일에도 다시 마음이 가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아주 오랜 뒤에야 다시 부처님과 행이 청정한 비구들을 뵐 수 있게 되겠기 때문입니다.”

난제석의 말이 끝나자, 부처님께서는 곧 말씀하셨다.

“난제석이여, 나의 몸을 보든 못 보든 간에 그리고 행이 청정한 비구들을 보든 못 보든 간에, 너는 반드시 안의 다섯 가지 법[內五法]을 행하여야 한다.

그 다섯 가지란, 첫째는 생각에 항상 믿음을 지녀야 하니, 불신하는 생각을 버려라. 둘째는 항상 청정한 행을 닦아야 하니, 청정하지 못한 행을 버려라. 셋째는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여야 하니, 아까워하거나 탐내는 마음을 버려라. 넷째는 항상 지혜로워야 하니, 어리석은 생각을 버려라. 다섯째는 항상 부처의 가르침을 많이 들어야 하니, 듣지 않는 것을 좋아해서는 안 된다.

난제여. 이것이 ‘안의 다섯 가지 법이다.

그리고 나서는 다시 6념(念)을 하여야 한다.

그 여섯 가지란, 첫째는 부처를 생각하는 것이요, 둘째는 법을 생각하는 것이요, 셋째는 비구 승가를 생각하는 것이요, 넷째는 계율을 생각하는 것이요, 다섯째는 보시를 생각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하늘을 생각하는 것이다.

난제여, 슬기로운 제자라면 부처에게는 다음과 같은 덕이 모두 있음을 생각하여야 한다. 즉 그렇게 왔고[如來], 집착하는 것이 없고[無所着], 온갖 것을 깨달았고[一切覺}, 신통과 덕행을 두루 갖추었고[神行足], 아주 행복하고[已快], 한량이 없고[有無量], 위가 없는 이이고[無有上], 장부다운 스승[男子師]으로 불법을 다루는 이이고(法御者), 천상과 인간의 스승이며[天人師]이고, 깨달은 자[覺有]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부처는 하늘·인간·마군·범천·사문·바라문에게 그 스스로 지혜를 증득하여 몸이 태어나는 곳이 없도록 하는 이고, 집착을 끊어 청정한 행을 하는 이며, 하는 일을 모두 스스로 아는 이며, 단지 지금의 이 몸만 있을 뿐이지 이후로는 몸을 받지 않는 이다.

난제여, 이 때에 슬기로운 제자는 뜻이 탐·진·치 3독(毒)에 집착하지 않으니, 곧 슬기롭고 정직한 뜻을 지닌 제자가 된다. 그는 뜻이 이미 정직하니, 뜻이 정직하면 곧 이치를 알게 되며, 이치를 알면 곧 법을 증득하게 되고[得法], 법을 증득하면 곧 법을 보게 되고[見法], 법을 보면 곧 크게 기뻐하게 된다.

기쁘면 곧 낙(樂)이 생기게 되고, 낙으로 말미암아 곧 몸이 사라지게 되고, 몸이 사라지면 곧 편안함을 얻게 되고, 편안하면 곧 선정을 얻게 되며, 선정으로 말미암아 곧 진리대로 알고 진리대로 보게 된다.

이것이 괴로움의 진리[苦諦]며, 이것이 쌓임의 진리[集諦]며, 이것이 사라짐의 진리[滅諦]며, 이것이 괴로움이 사라지고 도로 향하는 진리[道諦]다.

난제여, 슬기로운 제자라면 삿된 속에 있어도 정직한 생각만을 하고, 원한의 생각은 곧 버리며, 뜻에 집착이 생기면 곧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슬기로운 제자가 도제(道諦)를 즐기고, 항상 부처의 덕을 생각하는 것이다.

슬기로운 제자라면 부처가 말한 법의 덕을 다음과 같이 생각하여야 한다. 즉 부처의 법은 아주 편안한 것이고, 볼 만한 것이고, 언제라도 서로 전해줄 만한 것이고, 지혜를 지닌 이가 깊이 연구할 만한 것이고, 해탈을 증득할 만한 것이고, 꽉 차서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것이고, 이 법을 의지하고 따르게 되면 업이 일어나는 근거[所處]를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여야 한다.

난제여. 이 때에 슬기로운 제자는 뜻이 탐·진·치 3독에 집착하지 않으니, 곧 슬기롭고 정직한 뜻을 지닌 제자가 된다. 그는 뜻이 이미 정직하니, 뜻이 정직하면 곧 이치를 알게 되며, 이치를 알면 곧 법을 증득하게 되고, 법을 증득하면 곧 법을 보게 되고, 법을 보면 곧 크게 기뻐하게 된다.

기쁘면 곧 낙이 생기게 되고, 낙으로 말미암아 곧 몸이 사라지게 되고, 몸이 사라지면 곧 편안함을 얻게 되고, 편안하면 곧 선정을 얻게 되며, 선정으로 말미암아 곧 진리대로 알고 진리대로 보게 된다.

이것이 괴로움의 진리며, 이것이 쌓임의 진리며, 이것이 사라짐의 진리며, 이것이 괴로움이 사라지고 도로 향하는 진리다.

난제여, 슬기로운 제자라면 사된 속에 있어도 정직한 생각만을 하고, 원한의 생각은 곧 버리며, 뜻에 집착이 생기면 곧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슬기로운 제자가 도제를 즐기고, 항상 법의 덕을 생각하는 것이다.

난제여, 슬기로운 제자라면 비구들의 덕을 다음과 같이 생각하여야 한다. 즉 부처의 뭇 제자들은 청정한 이고, 선정이 있는 이고, 해탈이 있는 이고, 해탈지견이 있는 이고, 수행함이 있는 이고, 증득함이 있는 이고, 세상의 복밭이고, 그이에게 조금만 보시하여도 내게 한량없는 복을 얻게 하는 이라고 생각하여야 한다.

그리고 비구 대중 안에는 수다원(須陀洹)인 이도 있고, 수다원이 있음을 믿는 이도 있으며, 비구 대중 안에는 사다함(斯陀含)인 이도 있고, 사다함이 있음을 믿는 이도 있으며, 비구 대중 안에는 아나함(阿那含)인 이도 있고, 아나함이 있음을 믿는 이도 있으며, 비구 대중 안에는 아라한(阿羅漢)인 이도 있고, 아라한이 있음을 믿는 이도 있다. 즉 이들은 대장부인 4쌍8배(四雙八輩: 四向四果)의 현자로 사람 중에 으뜸이고, 사람의 스승이고, 사람 가운데 공경을 받아 마땅한 이로, 이들은 3계에서 가장 뛰어난 이들이다.

난제여. 이 때에 슬기로운 제자는 뜻이 탐·진·치 3독에 집착하지 않으니, 곧 슬기롭고 정직한 뜻을 지닌 제자가 된다. 그는 뜻이 이미 정직하니, 뜻이 정직하면 곧 이치를 알게 되며, 이치를 알면 곧 법을 증득하게 되고, 법을 증득하면 곧 법을 보게 되고, 법을 보면 곧 크게 기뻐하게 된다.

기쁘면 곧 낙이 생기게 되고, 낙으로 말미암아 곧 몸이 사라지게 되고, 몸이 사라지면 곧 편안함을 얻게 되고, 편안하면 곧 선정을 얻게 되며, 선정으로 말미암아 곧 진리대로 알고 진리대로 보게 된다.

이것이 괴로움의 진리며, 이것이 쌓임의 진리며, 이것이 사라짐의 진리며, 이것이 괴로움이 사라지고 도로 향하는 진리다.

난제여. 슬기로운 제자라면 사된 속에 있어도 정직한 생각만을 하고, 원한의 생각은 곧 버리며, 뜻에 집착이 생기면 곧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슬기로운 제자가 도제를 즐기고, 항상 비구들의 덕을 생각하는 것이다.

난제여, 슬기로운 제자라면 스스로 계율의 덕을 다음과 같이 생각하여야 한다. 즉 부처가 정한 계율은 범해서도 안 되고, 소홀히 여겨서도 안 되고, 헐뜯어서도 안 되고, 조롱해서도 안 되고, 시험삼아 계율을 지켜보려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여야 한다.

슬기로운 이는 계율로 말미암아 선정을 얻고, 선정으로 말미암아 곧 애욕을 떠나 세상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 이는 마치 돌이 일단 깨지면 다시 원래 상태로 붙지 않는 것과 같다.

난제여, 이 때에 슬기로운 제자는 뜻이 탐·진·치 3독에 집착하지 않으니, 곧 슬기롭고 정직한 뜻을 지닌 제자가 된다. 그는 뜻이 이미 정직하니, 뜻이 정직하면 곧 이치를 알게 되며, 이치를 알면 곧 법을 증득하게 되고, 법을 증득하면 곧 법을 보게 되고, 법을 보면 곧 크게 기뻐하게 된다.

기쁘면 곧 낙이 생기게 되고, 낙으로 말미암아 곧 몸이 사라지게 되고, 몸이 사라지면 곧 편안함을 얻게 되고, 편안하면 곧 선정을 얻게 되며, 선정으로 말미암아 곧 진리대로 알고 진리대로 보게 된다.

이것이 괴로움의 진리며, 이것이 쌓임의 진리며, 이것이 사라짐의 진리며, 이것이 괴로움이 사라지고 도로 향하는 진리다.

난제여, 슬기로운 제자라면 삿된 속에 있어도 정직한 생각만을 하고, 원한의 생각은 곧 버리며, 뜻에 집착이 생기면 곧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슬기로운 제자가 도제를 즐기고, 항상 계율의 덕을 생각하는 것이다.

난제여, 슬기로운 제자라면 스스로 보시의 덕을 다음과 같이 생각하여야 한다.

‘통쾌하구나, 나는 이미 사람이 되었고, 인색함과 탐내는 속에서 빠져 나와 있고, 질투하는 생각도 없으며,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보시한 것은 적지만 그로 인하여 장래에 얻어지는 복이 한량이 없으리라고 믿으며, 보시로 말미암아 생멸이 없는 경지[無爲]를 얻게 될 것이다.’

난제여, 이 때에 슬기로운 제자는 뜻이 탐·진·치 3독에 집착하지 않으니, 곧 슬기롭고 정직한 뜻을 지닌 제자가 된다. 그는 뜻이 이미 정직하니, 뜻이 정직하면 곧 이치를 알게 되며, 이치를 알면 곧 법을 증득하게 되고, 법을 증득하면 곧 법을 보게 되고, 법을 보면 곧 크게 기뻐하게 된다.

기쁘면 곧 낙이 생기게 되고, 낙으로 말미암아 곧 몸이 사라지게 되고, 몸이 사라지면 곧 편안함을 얻게 되고, 편안하면 곧 선정을 얻게 되며, 선정으로 말미암아 곧 진리대로 알고 진리대로 보게 된다.

이것이 괴로움의 진리며, 이것이 쌓임의 진리며, 이것이 사라짐의 진리며, 이것이 괴로움이 사라지고 도로 향하는 진리다.

난제여, 슬기로운 제자라면 삿된 속에 있어도 정직한 생각만을 하고, 원한의 생각은 곧 버리며, 뜻에 집착이 생기면 곧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슬기로운 제자가 도제를 즐기고, 항상 보시의 덕을 생각하는 것이다.

난제여, 슬기로운 제자라면 모든 하늘의 덕을 다음과 같이 생각하여야 한다. 즉 욕계의 하늘에는 제1 조두마뢰(照頭摩賴天)·제2 도리천(忉利天)·제3 염천(天)·제4 도술천(兜術天)·제5 니만라제(泥慢羅提)·제6 반니미타화사화제(般尼迷舍提)가 있다. 믿음·청정함·들음·보시·지혜라는 각각의 방법으로 행을 한다면, 이 여섯 가지 하늘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야 한다.

나도 또한 이 다섯 가지 방법, 즉 믿음[信]·청정(淸淨)·들음[聞]·보시[施]·지혜[慧]라는 방법을 행하여 이 인연으로 하늘에 난 것이다.

난제여, 이 때에 슬기로운 제자는 뜻이 탐·진·치 3독에 집착하지 않으니, 곧 슬기롭고 정직한 뜻을 지닌 제자가 된다. 그는 뜻이 이미 정직하니, 뜻이 정직하면 곧 이치를 알게 되며, 이치를 알면 곧 법을 증득하게 되고, 법을 증득하면 곧 법을 보게 되고, 법을 보면 곧 크게 기뻐하게 된다.

기쁘면 곧 낙이 생기게 되고, 낙으로 말미암아 곧 몸이 사라지게 되고, 몸이 사라지면 곧 편안함을 얻게 되고, 편안하면 곧 선정을 얻게 되며, 선정으로 말미암아 곧 진리대로 알고 진리대로 보게 된다.

이것이 괴로움의 진리며, 이것이 쌓임의 진리며, 이것이 사라짐의 진리며, 이것이 괴로움이 사라지고 도로 향하는 진리다.

난제여. 슬기로운 제자라면 삿된 속에 있어도 정직한 생각만을 하고, 원한의 생각은 곧 버리며, 뜻에 집착이 생기면 곧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슬기로운 제자가 도제를 즐기고, 항상 모든 하늘의 덕을 생각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난제석은 크게 기뻐하여 받아 지니고, 마음에 간직하여 ‘언제나 이 6념을 행하리라’고 다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부처님의 발에 대어 예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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