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청정평등각경(無量淸淨平等覺經)

무량청정평등각경(無量淸淨平等覺經)

지루가참(支婁迦讖讖) 한역 번역

무량청정평등각경(無量淸淨平等覺經) 제1권

무량청정평등각경(無量淸淨平等覺經) 제2권

무량청정평등각경(無量淸淨平等覺經) 제3권

무량청정평등각경(無量淸淨平等覺經) 제4권

무량청정평등각경(無量淸淨平等覺經) 제1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 영취산(靈鷲山)에서 큰 제자 1,250인과 보살 72나술(那術)과 비구니 5백 인과 청신사(淸信士) 7천 인과 청신녀(淸信女) 5백 인과 욕계(欲界)의 천자(天子) 80만과 색계(色界)의 천자 70만과 변정(遍淨) 천자 60나술과 범천(梵天) 1억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모두 부처님을 따라 머무르면서 신통으로 날며 교화하는 이들이었다.

제자의 이름은, 지본제(知本際) 현자(賢者)ㆍ마사(馬師) 현자ㆍ대력(大力) 현자ㆍ안상(安詳) 현자ㆍ능찬(能讚) 현자ㆍ만원비(滿願臂) 현자ㆍ무진(無塵) 현자ㆍ씨취가섭(氏聚迦葉) 현자ㆍ우시(牛呞) 현자ㆍ상시가섭(上時迦葉) 현자ㆍ치항가섭(治恒迦葉) 현자ㆍ금저탄가섭(金杵坦迦葉) 현자ㆍ사리불(舍利弗) 현자ㆍ대목건련(大目健連) 현자ㆍ대가섭(大迦葉) 현자ㆍ대가전연(大迦旃延) 현자ㆍ다수(多睡) 현자ㆍ대고사(大賈師) 현자ㆍ대수단(大瘦短) 현자ㆍ영변료(盈辨了) 현자ㆍ부쟁유무(不爭有無) 현자ㆍ지숙명(知宿命) 현자ㆍ요심정(了深定) 현자ㆍ선래(善來) 현자ㆍ이월(離越) 현자ㆍ치왕(癡王) 현자ㆍ씨계취(氏戒聚) 현자ㆍ유친(類親) 현자ㆍ씨범경(氏梵經) 현자ㆍ다욕(多欲) 현자ㆍ왕궁생(王宮生) 현자ㆍ고래(告來) 현자ㆍ씨흑산(氏黑山) 현자ㆍ경찰리(經刹利) 현자ㆍ박문(博聞) 현자 등이었다.

그 여자 제자의 이름은, 대흠성(大欽姓) 비구니(比丘尼)ㆍ환자(幻者) 비구니ㆍ연화색(蓮花色) 비구니ㆍ생지동(生地動) 비구니ㆍ생지담(生地擔) 비구니ㆍ생즉시자두통(生則侍者頭痛) 비구니ㆍ안풍식(安豊殖) 비구니ㆍ체유연(體柔軟) 비구니ㆍ용생행(勇生行) 비구니ㆍ자정(自淨) 비구니 등이었다.

청신사(淸信士)의 이름은, 급반고독(給飯孤獨) 장자(長者)ㆍ안념중(安念衆) 장자ㆍ쾌비(快臂) 장자ㆍ화영(火英) 장자ㆍ선용(善容) 장자ㆍ구족보(具足寶) 장자ㆍ명원문(名遠聞) 장자ㆍ향벽역(香辟疫) 장자ㆍ안길(安吉) 장자ㆍ시보영(施寶盈) 장자ㆍ흔찬(欣讚) 장자ㆍ태시은(胎施殷) 장자ㆍ공이도(供異道) 장자ㆍ용항원(勇降怨) 장자ㆍ보이(寶珥) 장자ㆍ보결(寶結) 장자 등이었다.

청신녀(淸信女)의 이름은, 생루(生僂)ㆍ흑철(黑哲)ㆍ신법(信法)ㆍ연선(軟善)ㆍ낙량(樂凉)ㆍ인고락(忍苦樂)ㆍ낙애(樂愛) 우바이(優婆夷) 등이었다.

이러한 사람들은 모두 같은 종류로서 모든 번뇌를 다 소멸하여 용맹스럽고 청정한 이들이었다.

수없는 대중들이 모두 함께 모였는데, 이 때 부처님께서 앉아서 바른 도 [正道]를 생각하시니, 얼굴에서 아홉 가지 빛의 광명이 수천백으로 변하여 빛이 매우 크게 찬란하였다.

현자(賢者) 아난(阿難)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서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부처님 얼굴의 광명 빛이 어째서 때때로 변화하여 이렇게 찬란합니까? 지금 부처님의 얼굴에 광명 어린 수백천의 빛이 위아래로 환히 밝고 좋음이 어째서 이와 같습니까? 제가 부처님을 모신 뒤로 부처님 몸의 광명이 거룩하여 이렇게 매우 찬란한 적은 일찍이 보지 못하였습니다.

저는 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의 광명과 위신력(威神力)이 오늘처럼 참으로 밝고 좋음을 일찍이 보지 못하였사오니, 마땅히 모든 과거ㆍ미래ㆍ현재의 타방(他方) 부처님 국토(國土)를 생각하시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하늘들이 와서 너에게 시킨 것이냐? 여러 부처님께서 네가 나에게 묻도록 하신 것이냐? 너 자신의 지혜에서 우러난 것이냐?”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러 하늘들이 시킨 것이 아니요, 여러 부처님들께서 지시하신 것도 아니며, 지금 제가 부처님께 묻는 것은 저의 뜻에서 저절로 우러나 부처님께 여쭌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앉으시거나 일어나실 적에나 다니시고 출입하실 적에나 도달하시는 바 있거나 행동하심과 지시하심에도 제가 부처님의 뜻을 곧 아나이다. 지금 부처님께서 혼자 이리저리 생각하시기에 얼굴빛과 광명이 이와 같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훌륭하도다, 아난아. 네가 물은 것은 매우 깊고 좋아서 제도함이 많겠도다. 네가 부처님께 물은 것은 1천하(天下)의 아라한(阿羅漢)과 벽지불(辟支佛)에게 공양하며, 모든 하늘과 인민과 날아다니고 꿈틀거리는 무리들에게 여러 겁(劫) 동안 보시한 것보다 백천만억 배나 뛰어난 것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이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모든 하늘ㆍ제왕(帝王)ㆍ인민과 날아다니고 꿈틀거리는 무리들을 네가 모두 제도시키겠구나.”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부처님의 위신력은 매우 커서 당할 수 없는데, 네가 물은 것도 매우 깊도다. 너는 자비한 마음으로 부처님께서 불쌍히 여기시는 여러 하늘ㆍ인민과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優婆塞)ㆍ우바이를 지금 곧 제도하겠구나.”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의 우담발(優曇鉢)나무는 열매만 있고 꽃은 있지 않으나, 천하에 부처님께서 나오시면 이에 꽃이 피느니라. 세상에서 부처님을 만나기란 무척 어려운데, 내 지금 부처가 되어 천하에 나왔노라.

너는 큰 덕과 총명함과 착한 마음이 있었으므로 미리 나의 뜻을 안 것이며, 네가 나의 곁에 있어서 부처님 모심을 잊지 아니한 것이니, 너는 지금 물은 것을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할지어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주 크고 많아서 헤아릴 수 없고 끝이 없어 이루 말할 수 없는 지난 과거 겁이었다.

그 때 과거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정광여래(定光如來)였고,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요광(曜光)이었으며,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일월향(日月香)이었고,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안명산(安明山)이었으며,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일월면(日月面)이었고,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무진구(無塵垢)이었으며,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무점오(無沾汚)이었고,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여룡무소불복(如龍無所不伏)이었으며,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일광(日光)이었고,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대음왕(大音王)이었으며,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보결명(寶潔明)이었고,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금장(金藏)이었으며,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염보광(焰寶光)이었고,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유거지(有擧地)이었으며,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유리광(琉璃光)이었고,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월광(月光)이었으며,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음 일음성(日音聲)이었고,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광명화(光明華)이었으며,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신통유지의여해(神通遊持意如海)이었고,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차탄광(嗟嘆光)이었으며,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구족보결(具足寶潔)이었고,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광개화(光開化)이었으며,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대향문(大香聞)이었고,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항기에질(降棄恚嫉)이었으며,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묘유리자마금염(妙琉璃磨金焰)이었고,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심지도화무능과자(心持道華無能過者)이었으며,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적중화(積衆華)이었고,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수월광(水月光)이었으며,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제중명(除衆冥)이었고,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일광개(日光盖)이었으며,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온화여래(温和如來)이었고,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법의(法意)이었으며,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사자위상왕보(師子威象王步)이었고,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세호(世豪)이었으며,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정음(淨音)이었고,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불가승(不可勝)이었으며, 다음에도 부처님께서 계시었는데 이름은 누이긍라(樓夷亘羅)이었다. 이 부처님께서는 42겁 동안 교화하셨으며, 모두 과거이다.

다음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이름은 세요왕(世饒王)이셨다. 그 겁 때에 성불하셨나니, 천상천하 인간 중의 영웅이시고 경과 도법에 용맹하신 어른이셨다. 그 부처님께서 여러 하늘과 인간 사람들을 위하여 더할 수 없는 경과 도를 말씀하셨다. 그 때에 국왕이 있었는데 그 말씀을 듣자 기뻐하며 마음이 열리어 곧 나라와 왕위를 버리고 비구가 되었나니, 이름은 담마가류(曇摩迦留)였다. 그는 보살의 뜻을 세웠는데, 사람됨이 재주가 뛰어나고 지혜가 용맹스러워 그를 능히 따를 자가 없었다. 남달리 세요왕부처님의 처소에 가서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길이 꿇어앉아 합장하고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한량없는 광명 빛나시고
위신력도 끝없으시니
이러한 광명은
능히 짝할 이 없네.



해[日]와 마니(摩尼)와
불과 달과 물의 모양인
그 빛으로 따를 수 없고
그 빛으로 비할 수 없네.


얼굴빛은 측량키 어려워
온 세상의 으뜸이시며
이와 같은 큰 음성이
무수한 국토에 널리 퍼지네.



삼매(三昧)ㆍ선정(禪定)과
정진(精進) 및 지혜와
위덕을 짝할 이 없고
뛰어나시며 또 희유하시네.



자세히 잘 생각한다면
이로부터 불법(佛法) 얻고
깨달음 바다와 같으리니
그 한계는 끝이 없으리.



성냄과 어리석음
세존께서는 이것이 없으시나니
부처님 세웅(世雄) 찬탄하여
언제까지나 싫은 생각 없네.



부처님은 좋은 꽃나무 같아서
좋아하지 않는 이 없나니
누구든지 보고서
모두 기뻐하나이다.



제가 부처 될 때에는
원하옵건대 법왕(法王)처럼
나고 죽음 벗어나서
해탈 못하는 자 없으며
보시와 뜻 조복함과
계율과 인욕(忍辱)과 정진이며
이러한 삼매 선정과
지혜가 으뜸이 되게 하소서.



제가 맹세코 부처가 되면
널리 이 일을 이루어
일체 모든 두려워 떠는 이에게
편안함 얻게 하겠나이다.



가령 백천억만의
나유타(那由他) 부처님께서 계신다면
이러한 부처님의 수효를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이하여

모래 수와 같은 부처님께
온갖 것으로 모두 공양한다 하여도
바른 도를 구하여
용감하고 겁내지 않는 것만 못하나이다.



비유컨대 항하 강 속에 흐르는
모래 수와 같은 세계보다
헤아릴 수 없이 갑절이나 많은
무수한 국토를

광명으로 모두 비추어
이러한 수의 나라를 두루한다면
이러한 정진의 힘과 위신력은
헤아리기 어렵나이다.


제가 세웅(世雄)이 된다면
국토는 가장 으뜸이 되고
그 대중들도 특수하며
도량도 모든 국토보다 뛰어나리.



국토가 니원(泥洹:열반) 세계와 같아서
짝할 수 없게 하오며
저는 항상 불쌍히 여겨
일체 사람을 제도하겠나이다.



시방에서 왕생(往生)하는 이는
그 마음이 기쁘고 청정하며
저의 국토에 이미 와서는
쾌락하고 안온하게 하겠나이다.



다행히 부처님께서 보고 믿어 주시니
이것이 저의 첫 번 증득이오며
서원(誓願)을 낸 것이 여기 있사와
정진의 힘으로 하고자 함이옵니다.



시방의 모든 세존께서는
모두 걸림 없는 지혜 있으시나니
항상 생각건대 이 세웅께서는
저의 마음과 행하는 것 알아주시리.



저의 몸으로 하여금
고통 속에 있게 하셔도
저는 정진의 힘을 행하여
참고서 마침내 후회 않겠나이다.

법보장(法寶藏) 비구는 이렇게 세요왕(世饒王)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을 찬탄하고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正眞道]이며 가장 바른 깨달음[最正覺]인 법을 구하려는 뜻을 세워 말하였다.

‘제가 이 서원을 세우겠나이다. 원하옵건대 다타갈(多陀竭)부처님의 덕을 모두 얻어서 사람의 괴로움이나 나고 죽는 근본을 뽑아 버리되 모두 부처님과 같이 하고 오직 경을 연설하여 시행할 일을 빨리 얻게 하며, 제가 부처 가 될 때에는 따를 자 없게 하겠나이다.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저를 위하여 부처님 국토의 공덕을 말씀해 주옵소서. 제가 마땅히 받들고 지니어 그 가운데에 머무르고 서원대로 부처님 국토를 또한 그와 같이 만들겠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세요왕부처님께서는 그가 고명하며 소원도 통쾌하고 좋음을 아시고 곧 법보장보살에게 경을 연설하며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큰 바다의 물이라도 어느 한 사람이 말질[升量]하기를 1겁 동안 그치지 아니한다면 오히려 마르고 다하게 하여 바다로 하여금 말라서 그 밑바닥이 보이게 할 수 있는 것과 같나니, 사람이 지극한 마음으로 도를 구한다면 어이 얻지 못하겠느냐. 구하고 정진하여 쉬지 아니하면 마침내 마음의 소원을 이루리라.’

법보장보살은 세요왕부처님께서 이렇게 경을 연설하시는 말씀을 듣고 크게 뛸 듯이 기뻐하였다.

그 부처님께서는 곧 210억 부처님의 국토 중에서 모든 하늘과 인민의 착하고 악한 것과 국토의 좋고 나쁜 것을 골라서 그 마음속 소원대로 선택하기 위하여 보여 주셨느니라.

세요왕부처님께서 경을 연설해 마치시니, 법보장보살은 곧 그 마음을 순일하게 하여 천안(天眼)으로 환히 봄을 얻어 210억인 여러 부처님 국토 안에 있는 모든 하늘과 인민의 착하고 악함과 국토의 좋고 나쁨을 스스로 보고 곧 마음의 소원대로 골라서 문득 스물네 가지 서원인 경(經)을 결성하여 곧 받들어 행하고 정진하되 용맹스럽고 부지런히 구했느니라.

이와 같이 끝없는 수의 겁 동안 여러 부처님을 섬기고 공양하였으니, 과거의 부처님 역시 끝없는 수이었느니라.

그 법보장보살은 그렇게 한 후에 스스로 부처를 이루었나니, 이름이 무량청정각최존(無量淸淨覺最尊)이시었다. 그 지혜가 용맹스럽고 광명이 비할 데 없으며, 지금 현재 계시는 국토도 매우 상쾌하고 좋으며, 타방(他方) 다른 부처님 국토에 계시면서도 8방과 위아래의 끝없는 모든 하늘과 인민과 날아다니고 꿈틀거리는 무리들을 교화하여 근심과 괴로움을 벗어나 해탈을 얻게 하셨다.

무량청정부처님께서 보살로 계실 때에 항상 이 스물네 가지 서원을 받들어 행하여 보배로 여기고 좋아하며 보호하고 지니며 공경하고 정진하며 선정을 닦고 행하여 뭇 사람보다 뛰어나 높고 특이하여 능히 따를 이가 없었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어떤 것이 스물네 가지 서원이냐. 첫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국토에는 지옥이나 새ㆍ짐승이나 아귀(餓鬼)와 날아다니고 꿈틀거리는 무리들이 있지 않게 할 것이니, 이 서원대로 되어야 이에 부처가 될 것이요, 이 서원대로 되지 않는다면 마침내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둘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국토에는 인민으로서 나의 국토에 와 태어나는 자는 나의 국토에서 가더라도 다시는 지옥ㆍ아귀ㆍ새ㆍ짐승과 날아다니고 꿈틀거리는 무리들에 태어나지 않게 할 것이니, 만일 그 가운데에 태어나는 이가 있다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셋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국토에 와 태어나는 인민이 한결같이 금빛으로 되지 않는다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넷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국토에 와 태어나는 인민이 하늘 사람과 다름이 있다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국토에 와 태어나는 인민은 모두 어디로부터 와서 태어났는지의 본말과 어디로부터 왔는지의 10억 겁의 전생 일을 알아야 할 것이니, 만일 어디로부터 와서 태어났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여섯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국토에 와 태어난 인민이 모두 환히보지 못한다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일곱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국토에 와 태어난 인민이 다른 사람의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을 다 알지 못한다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여덟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국토의 인민이 모두 날지 못한다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아홉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국토 안 인민이 모두 환히 듣지 못한다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열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국토의 인민이 애욕이 있다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열한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국토 안의 인민이 다 반니원(般泥洹:반열반)에 머물러야 할 것이니,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열두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내 국토의 모든 제자를, 8방과 위아래의 각 천억 부처님 국토 안에 있는 모든 하늘과 인민과 꿈틀거리는 무리들로 하여금 연일각(緣一覺:緣覺)인 큰 제자가 되게 하여 모두 선정과 한결같은 마음으로 백억 겁 동안 머무르면서 함께 계산하여도 능히 셀 수 없어야 할 것이니, 만일 그렇지 아니하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열셋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광명이 해와 달과 여러 부처님의 광명보다 백억만 배나 뛰어나서 무수한 천지의 어두운 곳을 비추어 항상 크게 밝게 하여 모든 하늘과 인민과 꿈틀거리는 무리들이 나의 광명을 보면 인자한 마음으로 착한 일을 하고 나의 국토에 와 태어나지 않는 이가 없어야 할 것이니,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며,
열넷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8방과 위아래의 무수한 부처님 국토에 있는 모든 하늘과 인민과 꿈틀거리는 무리들로 하여금 연일각의 과위(果位)를 증득한 제자가 되게 하여 좌선함과 한결같은 마음으로 나의 수명이 몇 천만억 겁인가 함께 계산하여 알고자 하여도 수명의 한계를 능히 알 수 없어야 할 것이니,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열다섯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국토에 와서 태어나는 인민은 나의 국토에 있는 인민의 소원을 제외하고 그 밖의 인민들은 수명을 능히 계산할 수 없어야 할 것이니,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열여섯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국토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악한 마음이 없어야 할 것이니,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열일곱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이름이 8방과 위아래의 수없는 부처님 국토에 들리고, 여러 부처님들께서는 각기 그 제자 대중들에게 나의 공덕과 국토의 좋은 것을 찬탄하시며, 모든 하늘과 인민과 꿈틀거리는 무리들도 나의 이름을 듣고는 모두 뛸 듯이 기뻐하여 나의 국토에 와 태어나야 할 것이니,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열여덟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여러 부처님 국토에 있는 인민과 보살의 도를 행하는 이가 나의 청정한 마음을 항상 생각하면 목숨이 마칠 때에 나는 헤아릴 수 없는 비구 대중들과 함께 날아가서 그를 영접하되 그 앞에 함께 서서 즉시 나의 국토에 환생하게 하여 아유월치(阿惟越致:물러나지 않는 자리)가 되게 해야 할 것이니,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열아홉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타방(他方) 부처님 국토의 인민이 전생에 나쁜 짓을 하였더라도 나의 이름과 바른 도 닦는 것을 듣고 나의 국토에 와 태어나고자 한다면 목숨을 마치자 다시는 모두 3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고 곧 나의 국토에 태어나서 그 마음속의 소원을 간직해야 할 것이니,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스무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국토에 있는 모든 보살들이 일생보처(一生補處)가 아니라면 그 밖의 서원과 공덕을 버릴 것이니,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스물한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국토에 있는 모든 보살들이 다 32상(相)을 갖추지 못하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스물두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국토에 있는 모든 보살들이 함께 8방과 위아래의 무수한 여러 부처님들께 공양하고자 하면 모두 날아갈 것이며, 만 가지 자연인 물건을 얻고자 하면 모두 앞에 있게 되어 그를 가지고 여러 부처님들께 공양하며, 두루 공양 올린 후에는 한낮도 못 되어서 나의 국토에 되돌아올 수 있어야 할 것이니,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스물셋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국토에 있는 모든 보살들이 밥을 먹고자 할 때에는 7보(寶)의 발우 속에 자연히 온갖 음식이 생기어 앞에 있을 것이요, 먹고 나면 발우가 모두 저절로 없어져야 할 것이니, 만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스물넷째는 내가 부처가 될 때에 나의 국토에 있는 모든 보살들이 경을 연설하고 도를 행하는 것이 부처와 같지 못하다면 나는 부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무량청정부처님께서 보살로 계실 적에 항상 스물네 가지 서원을 받들어 행하여 보시를 행하셨고 도(道)와 계율을 범하지 아니하셨으며, 인욕(忍辱)ㆍ정진ㆍ선정[一心]ㆍ지혜로 뜻과 서원이 항상 용맹하셨으며, 경과 법을 무너뜨리지 않고 구하기를 게으르게 하지 아니하셨으며, 항시 혼자 나라와 왕위를 버리고 재물과 여색을 끊어 버리며 정미롭게 서원을 닦되 후하거나 박하게 함이 없으시고 끝없는 겁 동안 공을 쌓고 덕을 모아 스스로 부처가 되어 모두 다 얻고 그 공덕을 잊지 않으셨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은 가장 거룩하고 제일이며 비할 수 없어서 여러 부처님의 광명이 모두 미치지 못하였다.

8방과 위아래에 끝없는 수의 여러 부처님들께서 계시는데, 그 중에는 목[項]의 광명이 7길[丈]을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1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5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20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으며,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40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80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160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320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으며,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640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1천3백 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으며,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2천6백 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5천2백 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으며,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1만 4백 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2만 1천 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다.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4만 2천 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8만 4천 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으며,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17만 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35만 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으며,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70만 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150만 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으며,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3백만 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6백만 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으며,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1천2백만 리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다.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한 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두 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네 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으며,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여덟 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열다섯 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으며,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30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60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으며,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120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5백 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으며,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천 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2천 부처님 국토를 비추는 부처님도 계셨으며,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4천 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8천 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다.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1만 6천 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3만 2천 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으며,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6만 4천 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13만 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으며,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26만 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50만 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으며,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백만 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고, 그 중에는 목의 광명이 2백만 부처님 국토를 비추시는 부처님도 계셨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8방과 위아래의 끝없는 수의 여러 부처님들께서는 그 목의 광명을 비추시는 바가 모두 이러하셨지만, 무량청정부처님께서는 목의 광명이 천만 부처님 국토를 비추셨느니라.

여러 부처님께서 비추시는 광명이 멀고 가까운 차별이 있는 것은 왜 그러냐 하면, 본시 숙명(宿命)인 전생에서 도를 구하여 보살이 되었을 때에 소원과 공덕이 각기 크고 작음이 있어 그 후 부처가 될 때에 모두 제각기 저절로 얻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광명이 서로 같지 않지만 부처님의 위신만은 똑같다. 그리고 자재로운 뜻에서 행동하시는 것은 예측하지 못한다.

저 무량청정부처님께서 광명을 비추시는 바가 가장 위대하여 여러 부처님들의 광명이 모두 따르지 못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이어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을 찬탄하셨다.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은 아주 좋고 좋은 중에도 밝고 아름다우며 매우 시원스러워서 비할 데 없으며 뛰어나고 특수함이 끝이 없다.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은 특수하고 아름다워서 해와 달의 광명보다 백억만 배나 뛰어나다.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은 여러 부처님의 광명 중에서도 가장 밝다.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은 여러 부처님의 광명 중에서 가장 좋다.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은 여러 부처님의 광명 중에서 가장 웅장하다.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은 여러 부처님의 광명 중에서 제일 좋다.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은 여러 부처님의 광명 중에서 으뜸이다.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은 여러 부처님의 광명 중에서 가장 제일 거룩하다.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은 여러 부처님의 광명 중에서 수명(壽命)이 끝없느니라.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은 끝없는 수의 어두운 천하를 비추어 모두 항상 밝게 하시나니, 모든 인민과 날아다니고 꿈틀거리는 무리들이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을 보지 않는 이가 없으며,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을 보면 인자한 마음으로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다. 세상에서 음란하고 성내며 어리석은 이라도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을 본다면 착한 일을 하지 않는 이가 없고, 모든 지옥[泥犁]과 새ㆍ짐승이나 아귀[薜荔]의 고통을 받는 곳에도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이 이름[至]을 본다면 모두 그치고 다시는 죄를 다스리지 아니하며, 죽은 후에는 근심과 괴로움을 모두 해탈하느니라.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과 명망[名聞]은 8방과 위아래의 다함없고 끝없는 수의 부처님 국토에 알려져서 모든 하늘과 인민들이 들거나 알지 못하는 이가 없나니, 듣거나 아는 이는 모두 제도를 얻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만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을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8방과 위아래의 끝없는 수의 부처님과 벽지불(辟支佛)ㆍ보살ㆍ아라한도 모두 이와 같이 칭찬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 인민이거나 선남자와 선여인이 무량청정부처님에 대한 말을 듣고, 광명을 칭찬하되 이렇게 아침저녁으로 그 광명이 밝고 좋은 것을 항상 칭찬하며 지극한 마음이 끊이지 아니하여 마음에 두고, 무량청정부처님의 국토에 가 태어나기를 원하면 모든 보살들과 아라한의 존경을 받을 것이며, 지혜롭고 용맹할 것이다. 그러한 후에 부처가 되면 또다시 8방과 위아래의 수없는 벽지불과 보살과 아라한들에게 칭찬을 받는 광명이 또한 그와 같을 것이며, 여러 비구 스님들과 보살과 아라한과 모든 하늘 제왕(帝王)과 인민들이 듣고는 모두 뛸 듯이 기뻐하며 찬탄하리라.”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내가 무량청정부처님의 광명이 아름답고 좋으며 위대한 것을 말하여 시원스럽고 좋은 것을 칭찬하되, 밤낮으로 1겁(劫) 동안 한다 하여도 다할 수 없으므로 내가 다만 너희들을 위하여 약간 말했노라.”

부처님께서, 무량청정부처님께서 보살로 계실 적에도 구하여 이 스물네 가지 서원 얻으실 것을 말씀하시니, 그 때에 아사세왕(阿闍世王) 태자는 5백의 큰 장자(長者) 가라월(迦羅越)의 아들과 함께 각기 하나의 금으로 만든 꽃 일산을 가지고 부처님 앞에 올리고 모두 물러나 한쪽에 앉아 경을 듣고 있었다.

아사세왕의 태자와 5백 장자의 아들들은 무량청정부처님의 스물네 가지 서원을 듣고 모두 뛸 듯이 기뻐하면서 마음속으로 모두 원을 세우면서 말하였다.

“저희들도 후세에 부처가 될 때에는 모두 무량청정부처님과 같게 하소서.”

부처님께서는 곧 아시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아사세왕의 태자와 5백 장자의 아들들은 이후 끝없는 수의 겁을 지나서 모두 부처가 되는데 무량청정부처님과 같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이 아사세왕의 태자와 5백 장자의 아들들은 보살의 도를 행하여 오면서 끝없는 수의 겁 동안 각기 4백억 부처님께 공양하더니, 지금 또 나에게 공양하느니라.

이 아사세왕의 태자와 5백 사람들은 모두 전 세상 가섭(迦葉)부처님 때에 나의 제자가 되었더니, 지금 모두 다시 모여 서로 함께 만났느니라.”

그러자 여러 비구 스님들은 부처님의 말씀들 듣고 모두 마음으로 뛸 듯이 기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무량청정부처님께서는 부처 되신 지가 18겁이며, 계시는 국토의 이름은 수마제(須摩提:극락)인데 바로 서쪽에 있고, 이 염부리(閻浮利) 국토에서 거리가 천억만 수미산(須彌山) 부처님 국토의 거리니라.

그 국토의 땅은 모두 자연히 7보(寶)로 되었나니, 그 첫째 보배의 이름은 백은(白銀)이요, 둘째 보배의 이름은 황금이며, 셋째 보배는 수정이요, 넷째 보배는 유리이며, 다섯째 보배는 산호요, 여섯째 보배는 호박(虎珀)이요, 일곱째 보배는 차거(車磲)이다.

이 7보가 어울려 모두 땅이 되었는데 넓고 몹시 커서 끝이 없으며, 모두 이것저것이 얼기설기 서로 어울리고 제각기 휘황찬란하여 광채가 매우 밝으며 저절로 부드럽고 매우 곱고 좋아서 무엇으로 비할 수 없다.

그 7보로 된 땅과 같아서 모든 8방과 위아래로 뭇 보배 중의 정기로 모두저절로 합했고 모여져서 다 변화로 생긴 것이며, 그 보배는 마치 제6 천상의 7보와 같다. 그 나라에는 수미산이 없고 해와 달과 별, 그리고 제1 사천왕과 제2 도리천(忉利天)이 모두 공중에 있으며, 그 국토에는 큰 바다에 물도 없고 또한 작은 바다에도 물이 없으며, 강이나 하수(河水)ㆍ항수(恒水)도 없으며, 또 산림이나 계곡도 없고 어두운 곳도 없다.

그 국토는 7보로 된 땅으로서 모두 평탄하고 방정하며, 지옥[泥犂]ㆍ새ㆍ짐승ㆍ아귀와 날아다니고 꿈틀거리는 무리들이 없고, 아수륜(阿須倫:阿修羅)ㆍ용ㆍ귀신도 없다. 마침내 큰비 오는 때도 없고, 또한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이 없으며, 크게 추위와 큰 더위도 없어서 항상 온화하고 적당하여 비할 수 없이 매우 상쾌하며, 모두 만 가지 자연인 물건과 온갖 음식이 있되 뜻대로 얻고자 하면 저절로 앞에 있고, 쓰지 않으면 저절로 가 버려서 마치 제6 천상의 자연의 물건처럼 마음대로 자연스럽게 뜻을 따르느니라.

그 나라에는 모두 보살과 아라한이 있으며 여자는 있지 않다. 수명은 매우 길어서 끝없는 수의 겁이며, 여자로서 가서 태어나는 이는 모두 남자가 되어 화생(化生)하나니, 다만 보살과 아라한만 수없이 많이 있을 뿐이다.

모두 다 환히 보고 사무쳐 듣나니, 모두 멀리서도 서로 보고 멀리서도 서로 바라보며 멀리서도 서로 말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모두 다 도를 구하는 착한 이들로서 똑같은 한 종류이고 다른 사람은 없느니라.

그 모든 보살과 아라한은 얼굴이 모두 단정하고 깨끗하며 뛰어나게 아름다워서 모두 똑같이 일색(一色)이며 비뚤어지거나 추악한 이는 없다.

그 모든 보살과 아라한은 모두 재주가 있고 용맹하고 매우 슬기로우며, 그들이 입은 옷은 모두 자연의 옷이다. 모두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은 항상 도덕을 생각하는 일이며,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곧 모두 미리 서로 그 뜻을 알며, 그들이 생각하고 말하는 것은 항상 다섯 가지 일[五事]을 말하는 것이니라.

그 국토의 모든 보살과 아라한들이 함께 서로 말을 할 때는 곧 경과 도를 말하고, 마침내 그 밖의 나쁜 것을 말하는 일이 없다. 그 말하는 소리는 3백의 종소리와 같으며, 모두 서로 공경하고 사랑하여 서로 미워하는 이가 없으며, 모두 스스로 어른과 어린이의 위아래 질서대로 순서 있게 말하며, 누구든지 함께 모임에 가서는 의리와 예절로써 서로서로 공경하기를 형제같이 하며, 인자하고 의리 있어 항상 그릇된 짓을 하지 않고, 말은 성실하여 서로 충고하며 서로 어기지 않고 서로 받들고 순종하며, 모두 마음이 청정하여 탐냄이 없고, 마침내 음란하거나 성내거나 어리석은 태도가 없으며, 삿된 마음과 여자를 생각하는 뜻이 없느니라.

그들은 모두 지혜롭고 용맹스러우며, 화평한 마음으로 기뻐하고 즐기며 경과 도를 좋아하고, 모두 그 전생에 태어난 일을 알되, 만 겁 전의 전생 일과 착하고 악했던 것과 나고 죽었던 일을 기억하여 현재(現在)에도 끝없이 아느니라.

무량청정부처님께서 교수하시는 강당 정사(精舍)는 또 모두 자연인 금ㆍ은ㆍ수정ㆍ유리ㆍ백옥ㆍ호박ㆍ차거의 7보로 어울려 되었는데, 비할 수 없이 몹시 곱고 찬란하며 아름답고 미묘하게 곱다. 그것은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어디로부터 온 것도 알 수 없고 또한 가져온 것도 아니요, 어디로 가는 것도 아니며, 무량청정부처님의 소원과 공덕이 지중하며, 그 사람들이 착한 일을 했던 까닭으로서 경을 의논하거나 뜻을 말하며 경법(經法)을 연설하여 도를 실행하는 모임을 갖기 위하여 자연히 변화로 생긴 것이다.

그 강당 정사에는 7보로 된 누각과 난간이 있으며, 또 금ㆍ은ㆍ수정ㆍ유리ㆍ백옥ㆍ호박ㆍ차거로 영락(瓔珞)을 만들었고, 흰 구슬과 명월주(明月珠)와 마니주(摩尼珠)로 그물을 만들어 그 위를 덮었으며, 모두 다섯 가지 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가 매우 아름다워 비할 데 없다. 무량청정부처님의 국토의 모든 보살들과 아라한들이 사는 집도 모두 7보인 금ㆍ은ㆍ수정ㆍ유리ㆍ산호ㆍ호박ㆍ차거ㆍ마노(瑪瑙)가 저절로 생기어 서로 어울려서 만들어졌다.

그 집도 모두 다 7보의 누각과 난간이 각기 있으며, 또 금ㆍ은ㆍ수정ㆍ유리ㆍ백옥ㆍ호박ㆍ차거로 영락을 만들었고, 흰 구슬과 명월주와 마니주로 그물을 만들어 그 위를 덮었으며, 모두 각각 또 저절로 다섯 가지 소리를 내느니라.

무량청정부처님의 강당 정사와 모든 보살들과 아라한들이 사는 7보의 집은 안팎이나 곳곳마다 저절로 흐르는 샘물과 목욕하는 못이 있다. 그 목욕하는 못은 모두 자연의 7보로써 생겨졌나니, 금ㆍ은ㆍ수정ㆍ유리ㆍ산호ㆍ호박ㆍ차거와 함께 어울려서 서로 만들어진 것이다.

물 밑바닥의 모래도 모두 7보인 금ㆍ은ㆍ수정ㆍ유리ㆍ산호ㆍ호박ㆍ차거로 되었으되 순 백은으로 된 못에는 그 밑바닥 모래는 모두 황금으로 되어 있으며, 그 중에 순 황금으로 된 못도 있는데 그 물 밑바닥 모래는 모두 백은이며, 그 중에 순 수정으로 된 못도 있는데 그 물 밑바닥 모래는 모두 유리이고, 그 중에 순 유리로 된 못도 있는데 그 물 밑바닥 모래는 모두 수정이며, 그 중에 순 산호로 된 못도 있는데 그 물 밑바닥 모래는 모두 호박이고, 그 중에 순 호박으로 된 못도 있는데 그 물 밑바닥 모래는 모두 산호이며, 그 중에 순 차거로 된 못도 있는데 그 물 밑바닥 모래는 모두 마노이며, 그 중에 순 마노로 된 못도 있는데 그 물 밑바닥 모래는 모두 차거이며, 그 중에 순 백옥으로 된 못도 있는데 그 물 밑바닥 모래는 모두 자마금(紫磨金)이고, 그 중에 순 자마금으로 된 못도 있는데 그 물 밑바닥 모래는 모두 백옥이다.

그 중에 두 가지 보배가 어울려 하나의 못을 이룬 것도 있는데 그 물 밑바닥 모래는 모두 금ㆍ은이고, 그 중에 세 가지 보배가 어울려 한 못을 이룬 것도 있는데 그 물 밑바닥 모래는 모두 금ㆍ은ㆍ수정이며, 그 중에 네 가지 보배가 어울려 못을 이룬 것도 있는데 그 물 밑바닥 모래는 모두 금ㆍ은ㆍ수정ㆍ유리이고, 그 중에 다섯 가지 보배가 어울려 한 못을 이룬 것도 있는데 그 물 밑바닥 모래는 모두 금ㆍ은ㆍ수정ㆍ유리ㆍ산호ㆍ호박이며, 그 중에 여섯 가지 보배가 어울려 한 못을 이룬 것도 있는데 그 물 밑바닥 모래는 모두 금ㆍ은ㆍ수정ㆍ유리ㆍ산호ㆍ호박ㆍ차거이며, 그 중에 일곱 가지 보배가 어울려 한 못을 이룬 것도 있는데 그 물 밑바닥 모래는 모두 금ㆍ은ㆍ수정ㆍ유리ㆍ산호ㆍ호박ㆍ차거ㆍ마노이니라.

그 목욕하는 못은 그 중에 길이가 40리(里) 되는 것도 있고, 그 중에 길이가 80리 되는 못도 있으며, 그 중에 길이가 160리 되는 못도 있고, 그 중에 길이가 320리 되는 못도 있으며, 그 중에 길이가 640리 되는 못도 있고, 그 중에 길이가 1,280리 되는 못도 있으며, 그 중에 길이가 2,560리 되는 목욕하는 못도 있고, 그 중에 길이가 5,120리 되는 목욕하는 못도 있으며, 그 중에 길이가 1만 240리 되는 목욕하는 못도 있고, 그 중에 길이가 2만 480리 되는 목욕하는 못도 있나니, 그 가로세로가 각기 평등하다. 그리고 그 목욕하는 못은 모든 보살들과 아라한들이 항상 목욕하는 못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무량청정부처님께서 목욕하시는 못은 길이가 4만 8천 리이고 너비도 또한 4만 8천 리이며, 그 목욕하는 못은 모두 7보로 서로 이루어졌고, 그 못의 물 밑바닥 모래도 모두 7보와 흰 구슬ㆍ명월주ㆍ마니주로 되었느니라.

무량청정부처님과 여러 보살들과 아라한들이 목욕하는 못 안의 물은 모두 청정하고 향기로우며, 그 속에는 모두 향기로운 꽃이 있는데 모두 저절로 생긴 것이며, 온갖 꽃은 가지가지 기이한 빛과 기이한 향기가 있고, 그 꽃마다 천 잎이 있으며, 모든 꽃은 매우 향기롭기 비할 데 없고, 그 향기도 말할 수 없나니, 그 꽃의 향기는 또한 인간의 꽃이 아니요, 또 천상의 꽃보다 뛰어나다. 그 꽃의 향기는 8방과 위아래에 있는 모든 꽃향기 중의 정기로서 저절로 생긴 것이니라. 못 속에는 물이 흘러갔는데 서로 물을 대주었고, 못 속의 흐름 역시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았으며, 모두 다시 저절로 5음의 소리가 났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8방과 위아래의 끝없는 수의 부처님 국토에 있는 모든 하늘과 인민과 날아다니고 꿈틀거리는 무리들로서 무량청정부처님의 국토에 태어나는 이는 모두 이 7보로 된 못물 연꽃 속에서 화생(化生)하는데, 곧 젖을 먹어 자라지 않고 저절로 장성하며 모두 자연의 음식을 먹는다. 그리고 그의 신체는 인간 사람의 신체가 아니요, 천상 사람의 신체도 아니며, 모두 뭇 적선한 공덕으로 허무(虛無)인 몸을 저절로 받아진 것이니, 매우 아름답고 고와서 비할 데 없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인간의 빈궁한 걸인을 제왕(帝王)의 곁에 있게 한다면 그 얼굴이나 모양이 어떠하겠느냐? 제왕의 얼굴 모양과 같겠느냐?”

아난은 말하였다.

“가령 그러한 사람을 제왕의 곁에 있게 한다 하여도 그 얼굴이나 모양은 추악하고 좋지 못하여 아름답고 고운 제왕의 얼굴과 모양에 백천억만 배나 못하나이다. 왜냐하면, 걸인은 몹시 빈궁하여 일찍이 좋은 음식도 먹어 보지 못했으며, 나쁜 음식이라도 배부르게 먹지 못하였고, 먹는 것은 겨우 목숨만 지탱하여 뼈마디가 서로 당기며 필요한 물건도 스스로 공급하지 못하고 항상 궁핍하여 저축한 것이 없고, 굶주리고 차가우며 마음이 들뜨고 두려워하여 근심하며 괴로워하나니, 그는 전생에 사람이 되었을 때에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 부자로 살았으나 더욱 인색하여 재물을 두고도 자비로 불쌍히 여기거나 인자함으로 선(善)을 닦거나 널리 사랑하여 보시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다만 욕심껏 얻으려고만 하고 음식을 탐하여 맛있는 것이면 자기만 먹었으며, 보시하면 이 뒤에 과보 얻어짐을 믿지 아니하였으며, 또 착한 일을 하면 후생에 복 받음을 믿지 아니하고 어둡고 어리석으며 사나워서 더욱 모든 나쁜 짓만 지었나이다.

이와 같이 하다가 목숨을 마치면 재물이 모두 없어지며 본시부터 은덕이 없었으므로 믿을 데가 없나이다. 나쁜 갈래[惡道]에 들어가서 고통에 시달리며 그리하다가 벗어나 해탈하여 금생(今生)에 사람이 되었으나 천하고 가난한 집의 아들이 되어 겨우 사람의 모양만 지니었을 뿐, 얼굴은 몹시 추하고 의복은 떨어졌으며, 단신으로 외롭게 되고 몸을 거두지도 못하여 구걸로 생활하나, 춥고 배고픈 괴로움으로 인하여 얼굴이 여위고 못나서 사람 모양 같지 않나니, 그 전생에 자기가 지은 것으로 그 죄와 앙화 받는 것을 뭇 사람들에게 보인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를 불쌍히 여기는 이가 없으며, 시장 거리에 버려둔 채 바싹 마른 뼈만 드러나서 수척하며 검고 몹시 추하여 사람 같지 않나이다.

제왕은 사람 중에서 제일 높고 가장 거룩한 것은 무슨 까닭이냐 하오면, 그는 모두 전생에 사람 되었을 때에 착한 일을 하고 경과 도를 믿고 좋아하며 보시하고 은덕을 베풀며 널리 사랑하고 의리에 순종하며 인자하여 베풀기를 좋아하며, 음식을 탐내지 않고 대중들과 함께 나누어 먹으며, 주고는 아까워하지 않으며, 어기거나 투쟁하지 아니하여 그 복덕을 얻었으므로 목숨을 마친 후에도 복이 따르고 나쁜 갈래에는 다시 떨어지지 않으며, 금생에 사람이 되어서는 왕의 집에 태어나 저절로 존귀하여 홀로 왕의 법도를 장악하고 인민을 통치하며 사람됨이 웅장하고 호걸스러우며 얼굴은 깨끗하며 평화로운 얼굴과 좋은 안색으로서 신체도 단정하고 여러 사람들이 모두 공경히 받들어 섬기며, 아름다운 음식과 좋은 의복이 마음대로 뜻을 따르며,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저절로 모두 앞에 있게 되고 어기거나 말썽은 전혀 없나이다. 사람 중에서 곱고 아름다우며 근심 없고 쾌락하여 얼굴빛이 빛나고 윤택하기 때문에 그리 된 것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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