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보살소문경(妙臂菩薩所問經) 제3권

묘비보살소문경(妙臂菩薩所問經) 제3권

8. 소청발천설사분(召請鉢天説事分)

만약 발천(鉢天)이 내려와서 일에 대해 말해주기를 불러 청하고자 하면, 발천이 내려올 수 있는 곳이 몇 가지가 됩니다. 말하자면 손가락과 구리 거울ㆍ맑은 물ㆍ모닥불ㆍ평지ㆍ유리ㆍ등불ㆍ동자(童子)ㆍ허공, 그리고 온갖 공양그릇들이 모두 내려올 만한 곳입니다.

만일 수행하는 사람이 청하여서 내려오면 앞서 말한 곳에 내려와서 스스로 천상과 인간의 과거ㆍ미래ㆍ현재를 말하며, 나아가 삼세를 초월하는 좋고 나쁜 일들을 말합니다.

수행하는 사람이 청하여 부를 때에 의칙에 의거하지 않거나 빠뜨림이 있거나 혹은 염송하는 진언의 문자가 잘못되었거나, 혹은 빠뜨리거나 더하거나 또는 바른 신심을 갖추지 않았거나, 대승의 경법(經法)을 읽지 않았거나, 혹은 공양을 진열하지 않았거나, 설령 공양은 있으나 처소에 따라 깨끗한 곳을 구하지 않았거나, 혹은 그때의 동자가 머리와 얼굴과 눈과 손이든 발이든 몸 전체가 단정하고 엄숙한 모양이 없거나 하는 경우에는 저 모든 수행하는 사람이 거듭 부지런히 애쓰더라도 발천이 내려오지 않습니다. 불러 청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불길한 일을 당하게 됩니다.

만약 지송하는 수행자가 발천을 청하여 부르고자 하면 먼저 행해야 하는 법을 반드시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먼저 행해야 하는 법이란 이러합니다. 먼저 발천진언을 일 낙차 번이나 삼 낙차 번 지송한 뒤에 백월(白月)의 길상한 날을 잡아서 그날에는 음식을 먹지 말고 깨끗한 흙과 구마이 등을 구해 섞어서 땅에 발라 쇠가죽 크기 만한 단을 만듭니다. 이것이 바로 발천이 내려오는 곳입니다.

만약 동자에게 내려오게 하려면 동자를 목욕시켜 청정하게 하고, 흰 옷을 새로 입혀 팔계(八戒)를 주어서 안팎을 청정하게 한 다음에 단 가운데에다 서쪽을 향해 앉히고는 향기로운 꽃 등으로 공양합니다. 수행하는 사람 자신도 단 안쪽에 길상초(吉祥草)를 깔고 동쪽을 향해서 앉아서 본천(本天)진언을 염송하며 일심으로 기도해 청하면 반드시 성취할 것입니다

만약 거울 가운데에 내려오게 하려거든 먼저 원만하고 결함이 없는 좋은 거울을 가져다 깨끗한 재로 일곱 번이나 여덟 번 혹은 열 번을 씻어내어 잘 비치게 해서 단 중심에다 안치합니다. 발천이 내려오면 거울 가운데에서 세간과 출세간의 일을 나타내 보입니다.

만약 손가락 위에 내려오게 하려거든 먼저 자광수(紫砿水)로 엄지손가락을 씻어 물들인 후에 향유(香油)를 바르면 발천이 곧 내려옵니다. 만약 물 속에 내려오게 하려거든 새 물을 반드시 걸러서 병 속에 담아두면 발천이 이내 그 속에 내려와서 일들을 나타냅니다. 만약 공터와 모든 존상(尊像) 앞과 등불과 모닥불에 내려오게 하려거든 먼저 진언을 지송하고 깨끗한 물을 가지하여 뿌리면 발천이 곧 내려옵니다.

위와 같은 곳에 내려오기를 청하여 이루었거든 갖가지 향기로운 꽃을 공양하여 발천을 기쁘게 하면 바천이 꿈속에서 좋고 나쁜 일들을 말하여 줍니다. 만약 모든 법도를 다 실행했어도 발천이 내려오지 않으면, 다시 대자대비한 이익과 안락의 마음을 발하여 하루 동안 단식하고 다시 팔계를 받고서, 가장 뛰어난 존상 앞이나 사리탑 앞에다 길상초를 깔고 몸은 단정히 하여 반듯하게 앉아서 움직이지 말고 일심으로 마음을 다해 본부모(本部母)나 본부주(本部主)의 진언을 일 낙차 번 혹은 이 낙차 번을 지송하여야 하며, 수를 채우고 나서는 이 법을 지어 분노왕진언을 염송해야 합니다. 나의 옴자를 송한다면 고목에까지도 들어가게 할 수 있거늘 하물며 사람들이 있는 곳이겠습니까?

만약 동자쪽으로 내려오게 하려면 먼저 열 명의 동자나 열 명의 동녀를 구해야 합니다. 숫자가 부족하면 여덟 명이나 여섯 명, 혹은 네 명이나 두 명이라도 되는데, 반드시 나이가 열 살이나 열두 살이어야 합니다.

또 몸의 생김새가 원만하고 온몸의 핏줄과 모든 골절이 드러나지 않아야 하며, 피부빛이 곱고 머리가 반듯하며 머리칼은 검고 광택이 나며 얼굴은 보름달 같고 눈매는 크고 치아는 가지런하며 손과 팔은 가늘고 길며 고르게 원만하여 사랑스러워야 합니다. 양쪽 젖가슴은 봉곳하고 몸의 터럭은 오른쪽으로 쏠려야 하며, 배에는 세 가닥 무늬가 있고 배꼽은 깊고 바르며 허리는 가늘고 단정해야 합니다. 다리ㆍ팔ㆍ무릎ㆍ장딴지ㆍ복사뼈ㆍ발가락ㆍ발꿈치 등의 모든 모양이 단정하고 완전해서 보는 사람마다 사랑스러워 해야 합니다.

만약 이와 같은 동자나 동녀를 구하였거든 백월의 팔 일이나 십사 일, 혹은 십오 일이나 특별히 상서로운 날을 택하여 먼저 목욕을 시켜 깨끗하게 해서 흰 새옷을 입히거나 진주로 장식된 옷을 입혀서 장엄합니다. 장식을 하고 나서는 곧 팔계를 수여하고 단의 중앙으로 데려와서 동쪽을 향해 앉힙니다. 수행하는 사람은 그날 자신도 단식하고 목욕을 깨끗이 하며 흰 새옷을 입고, 갖가지 향기로운 꽃과 꽃다발ㆍ도향ㆍ소향ㆍ연등(燃灯)과 가장 뛰어난 갖가지 음식을 마련하여 본존과 팔방을 옹호하는 천신에게 공양하고, 또 따로 공양을 차려서 천ㆍ인ㆍ아수라와 땅속을 다니는 귀신 무리에게 바칩니다.

이와 같이 행하였으면 지송하는 수행자는 다시 아름다운 꽃을 그 동자에게 뿌린 뒤에 손에 향로를 들고 발천진언을 염송합니다. 그 진언 첫머리에 먼저 훔자를 부르고 중간에 또한 흘리하나(屹哩二合訶拏二合)의 구절을 더하며, 꽃을 동자에게 던질 즈음에 또 아비함(阿鼻含)자를 세 번 부르고, 또 걸삽바라(乞澀二合鉢囉二合)를 불러야 합니다. 이와 같이 염송하였으면 저 발천이 잠깐 사이에 동자의 몸에 들어오리니, 그 모양을 잘 살펴야 합니다.

만약 왔다면 그 동자의 얼굴이 기쁜 표정이고 눈은 깜박거리지 않으며 숨도 쉬지 않으리니, 발천이 와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곧 향을 사르고 알가를 바쳐야 합니다. 마음속으로는 최승명왕의 진언을 억념하면서 예배하고 공양하여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물어볼 수 있으니, ‘존귀한 이여, 어느 천에서 애써 여기까지 내려오셨습니까? 제가 지금 자신과 타인에 대해서 의심가는 일이 있사오니 속히 말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속히 묻고 머뭇거리거나 의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면 발천이 삼세의 좋고 나쁜 일과 괴로움이나 즐거움, 이익과 손해의 갖가지 일들을 낱낱이 다 말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말하고 나면 마땅히 믿고 받아들여 의혹하지 말아야 합니다. 묻는 일을 다 마쳤거든 속히 법도대로 공양하여 와 주심에 대해 위로와 감사를 드리고 본위(本位)에 돌아기기를 청합니다.

또한 발천 스스로가 내려왔다면 당연히 증험이 있으리니, 발천이 동자의 모양을 지을 때에 두 눈이 뚜렷이 빛나고 검은 눈동자 밖이 미묘하게 붉은 색을 띠며 얼굴과 머리가 단정하고 얼굴이 기쁜 표정이 되며, 대상을 보더라도 눈을 깜박이지 않고 숨도 쉬지 않으며 의기에 찬 대인의 모습이 됩니다.

이와 같은 경우는 참으로 발천이 내려온 것입니다. 장애하는 마귀가 내려온 것이라면 그 모습은 역시 동자와 같이 숨도 쉬지 않으나 얼굴 모습이 추악하고 눈은 뚜렷이 핏발이 서 화내는 모습으로 되거나 입을 벌리고 두려워하리니, 만약 이런 모양을 보면 바로 마군이나 나찰ㆍ용ㆍ땅속을 다니는 귀신인 줄을 알아야 합니다.

자세히 살펴서 알아차렸거든 속히 법을 행하여 제거해야 하니, 지송하는 수행자는 곧 단이 있는 곳에서 길상한 가타(伽陀)나 『대력명왕경(大力明王經)』ㆍ『삼마야경(三摩惹經)』ㆍ예적분노명왕진언(穢跡忿怒明王真言), 나아가 대승의 모든 다라니를 독송하여 물리쳐야 합니다.

이같이 하여도 물러가지 않으면 사자좌(師子座)진언을 염송하고 아리가(阿里迦)나무와 바라사(波羅舎)나무로 땔감을 만들어 소(酥)ㆍ꿀ㆍ락(酪)에 적셔서 도곡화(稲穀花) 혹은 호마(胡麻) 등과 함께 호마를 백 번 합니다. 그런 다음에 분노군나리(忿怒軍拏利)진언을 염송하여 호마를 세 번이나 일곱 번을 하면, 저 장애하는 마귀가 다시는 감히 머물지 못하고 자연히 물러납니다. 모든 지혜 있는 자는 반드시 이와 같은 법을 잘 알아서 낱낱이 실행하고, 또 이런 일을 하는 경우에 힘겨워하거나 신령스런 응함이 없으면 하지 말아야 합니다.”

9. 설제차난분(説諸遮難分)

다시 묘비보살이 금강수에게 물었다.

“수행하는 사람이 지송하여 수행할 때에 어떤 죄장이 있으면 실지를 얻지 못하게 됩니까? 미래의 모든 수행하는 사람이 낱낱이 잘 알아서 모든 수행에 의혹이 없도록 말씀해 주십시오.”

이때에 금강수보살이 묘비보살에게 말하였다.

“묘비보살이여, 만약 어떤 수행하는 사람이 과거세로부터 금생에 이르기까지 신ㆍ구ㆍ의를 잘 지키지 못해 온갖 중죄를 지었다면 이것 때문에 수행법이 성취되기 어려워지니, 이른바 아라한을 살해한 것과 부모를 살해한 것과 화합된 승단을 깨뜨린 것과 분노의 마음으로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내는 것과 불탑을 훼손하거나 보살을 살해하는 것, 혹은 강제로 아라한의 어머니를 더럽히는 부정행을 한 것, 혹은 사람을 시켜서나 자기 스스로 삼보의 정재를 빼앗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허물을 부처님께서는 다섯 가지 무간지옥에 떨어질 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이 같은 허물이 있으면 법이 성취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이 중죄 때문에 당연히 지옥에 떨어져서 일 겁 동안 고통을 당하다가 앞서의 죄값을 치르고서야 겨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사람은 비록 거듭 애를 쓰더라도 업장 때문에 모든 진언을 끝까지 성취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또한 모든 여래께서 설한 경법에 대해 성내는 마음을 내었거나 불에 태웠거나, 물에 빠뜨렸거나 온갖 방법으로 훼손하였거나 법신을 비방했거나 계를 지키는 승니를 살해했거나 까닭 없이 계를 지키는 남녀를 살해했거나 왈칵 성내는 마음으로 방화하여 가람을 불태웠거나 하는 죄가 있으면 아무리 애를 써봐도 성취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불ㆍ법ㆍ승에 대해서 손해를 끼친 마음은 많건 적건 간에, 그가 과보를 적게 받을지라도 마땅히 무간지옥에 떨어질 것이며, 이 죄의 과보가 끝나고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더라도 남겨진 업 때문에 비록 사람의 몸을 얻기는 하나 천하고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며, 혹은 좋은 벗이 권하여서 무상의 보리심을 발하더라도 나중에 또한 결정치 못하고 도리어 물러나 외도의 천신 등에 귀의하며, 외도의 천신이 비록 그가 귀의하는 것을 보더라도 기뻐하지 않고 도리어 성을 내고 해를 끼칩니다. 이 같은 사람은 지송하여 수행하더라도 끝내 성취할 수 없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처음부터 무상보리심을 일으키기만 하면 이후로는 모든 천과 사람들이 마땅히 공양하게 되니, 왜냐하면 그런 사람은 곧 모든 유정을 떠맡고 유정에게 두려움 없는 보시를 베풀 수 있기 때문이며, 나아가서는 삼보의 종자를 계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천신들에게 예를 올리지 말아야 하며, 또한 선인들에게 잔인하게 해를 끼치거나 살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진언명으로서로 파괴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성내는 마음으로 진언명주께 공양하지 않거나 발로 연꽃과 모든 인계를 밟거나, 혹은 까닭 없이 손으로 풀과 나무 종류들을 꺾거나, 악한 야차의 종류들에게 예배하거나, 혹은 이들에게 공양하고 남은 음식이나 귀신에게 공양하고 남은 음식을 먹거나, 땅에 버린 음식을 먹거나, 혹은 축생의 암컷에게 부정한 짓을 하거나, 여인과 함께 가람의 청정한 곳에서 부정한 짓을 저지르거나, 혹은 금하는 주문이나 약으로 모든 뱀과 벌레를 해치거나, 혹은 코끼리ㆍ말ㆍ소ㆍ노새를 탈 때 급히 서두르려고 심하게 채찍질을 하거나, 혹은 병든 사람과 고난에 빠진 사람에게 자비하고 구제하려는 마음을 내지 않거나 하는 사람들은 진언명을 끝내 성취할 수 없습니다.

수행하는 사람이 허공을 헤아릴 수 없는 것처럼, 어떤 사람이 삼보가 계신 곳에 손해를 끼쳐서 후에 그 과보를 받는 것도 헤아릴 수 없습니다. 또한 수행하는 사람이 일찍이 그물로 유정들을 상하게 하였거나 고양이를 길러서 쥐 같은 종류를 잡아먹게 했거나 앵무새 같은 날짐승 종류를 가두어 두었으면 성취할 수 없으며, 또한 부처님께 공양한 물건을 받아 쓸 수 없습니다. 또한 대자재천과 일천(日天)ㆍ월천(月天)ㆍ화천(火天)ㆍ나라연천(那羅延天)에 예배할 수 없으며, 설사 고난을 당했더라도 예배하지 말아야 하며, 모든 천신들이 가지고 있는 교법을 지송하지 말아야 하며, 또한 그 법을 행하는 사람을 공양하지도 말아야 하며, 그 법에 대해 화내거나 기뻐하지 말며, 또한 그 법의 의칙을 따라 기뻐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혹은 재보가 있어서 은혜로이 베풀려는 자는 먼저 대자비심을 발하여 모든 부처님께 예배하고 다음으로 보살ㆍ연각ㆍ성문의 대중들께 예배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마치 달은 초생일 때라도 뭇 별보다 더 빛나며 차차 둥글어져서 세간을 환희 비추듯이, 저 보살 등이 지금은 비록 지위(地位)에 있지만 장차 무상보리를 증득하리니, 그러므로 반드시 예배하여야 합니다. 또 보살 등은 바로 일체 유정을 짊어진 이들이며모두 대자비를 발하여 구제하려는 이들이니, 마땅히 먼저 이 보살 등에게 예배해야 합니다.

세간에는 가엾은 자들이 있으니, 우치하고 하열한 유정은 보살 등에게 예배하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 보살 등은 대정진을 갖추고 신통을 헤아리기 어려우니, 수행하는 사람이 만약 예배하지 않으면 지송하는 법을 성취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또한 모든 부처님을 가벼이 하는 것이 됩니다. 왜냐하면 세간의 모든 과실은 꽃에서부터 얻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꽃은 보살에 비유되고 열매는 보리에 비유되니, 이러하기에 수행하는 사람은 마땅히 믿고 예배해야 합니다.

어떤 보살은 탐욕한 자들을 위하여 욕심부리는 행위를 나타내보이기도 하며, 착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에게 실지로는 좋아하거나 미워하는 마음이 없어도 자비심 때문에 방편으로 칭찬하거나 꾸짖거늘, 어찌 수행하는 사람이 보살 등에게 믿음을 내어 예배하지 않겠습니까? 저 모든 보살은 여러 가지 진언명주의 형상을 나타내어 유정들의 마음을 그 바램에 따라 만족시켜 주려고 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진언명주의 스승들께 믿고 예배하여야 할 것입니다.

10. 설승도분(説勝道分)

지송하는 수행자는 수행하는 것에 대해서 의심하는 생각을 내지 말며, 팔정도(八正道)를 언제나 바탕 삼아 지녀야 합니다. 이 도를 행하는 자는 진언행에서 반드시 실지를 성취할 것입니다. 또한 미래에 항상 천상과 인간의 수승한 곳에서 태어날 것입니다.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서 이 도를 행하여 정각을 이룰 수 있었으며, 현재와 미래의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신ㆍ구ㆍ의로써 수행하는 공덕으로 항상 부처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지키거나 힘겨워하지 않으면, 이와 같은 수행을 정업(正業)이라 말합니다. 음식과 탕약ㆍ의복ㆍ와구 등의 모든 받아쓰는 것들에 대해서 애착을 내지 않으면 이것을 정명(正命)이라고 합니다. 자신이나 타인에 대해서 칭찬하거나 허물하지 않으며, 성냄을 멀리 떠나기를 마치 화염을 피하듯 하며, 또 맹호가 불을 보고 두려워하듯 모든 허물을 두려워하여 항상 이와 같이 하면, 이것을 정명(正命)이라 합니다.

남녀의 길ㆍ흉 등의 점치기를 배우지 않으며, 천문ㆍ지리와 음양의 법과 나아가 용을 항복시키는 것, 코끼리나 말을 길들이는 것, 글씨나 계산, 활과 화살의 재주 등을 배우지 않으며, 이런 허물을 멀리 할 수 있으면 이를 바른 분별이라 합니다.

코끼리ㆍ말ㆍ소ㆍ양이나 닭ㆍ학 따위의 날짐승이 싸우는 것과 온갖 남자들이 서로 다투며 노는 것을 가서 보지 말아야 하니 이런 허물을 멀리 할 수 있으면, 이를 정념(正念)이라 합니다. 나아가서 왕법과 국정과 지방에 대한 논의와 병사와 전쟁으로 서로 겨루는 일과 음란한 방과 음란한 여인네의 탐착에 대해서 말하지 말아야 하며, 수수께끼나 옛날 지냈던 일과 나아가 세간의 모든 무익한 문자와 언론 등의 일에 대해서 말하지 말아야 하니, 지송하는 수행자는 이와 같은 갖가지 허물을 항상 멀리 떠나야 합니다.

또 지송하여 실지를 구하려면 성취될 즈음에는 때맞춰 성곽과 촌락ㆍ탑묘ㆍ가람, 그리고 외도가 거처하는 신사(神祠)나 궁관(宮観)에 들어가지 말아야 합니다. 만약 지송했는데도 일을 획득하지 못하였을 경우에는 마땅히 위와 같은 곳 중에서 청정하고 뛰어난 장소를 구하거나 혹은 따로 산간이나 못 가, 성취할 만한 빈 집이나 옛날의 신사, 혹은 나무 아래나 개울가에서부터 산이나 못의 옆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소란함을 벗어나 사람이 없는 곳에서 전심으로 지송해야 합니다.

또 일 년 이내에는 오직 삼월의 하안거(夏安居) 때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다른 행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만약 봄철에 비가 올 때나 나머지 때에 뜻대로 산림이나 못 가, 내지는 위와 같은 온갖 뛰어난 곳에 가서 전심으로 지송하여야 합니다.

수행하는 사람이 선행법을 닦고 염송의 수를 채웠다 하더라도 하안거 때에는 성취의 법을 짓지 말아야 하니, 예컨대 비구가 하안거 때에 아무 것도 하지 앟고 가만히 앉아 적정만을 지키듯이, 지송하는 수행자도 역시 이와 같이 하여 오로지 지송에 대해 끊지 말고 하안거가 끝날 때까지 법답게 몸을 보호해야 비로소 성취를 지을 수 있습니다.

또한 실지를 구하려면 지송하는 수가 채워질 때에 호마를 해야 합니다. 호마할 화로를 만드는 데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으니, 이른바 연화상(蓮花相)ㆍ단원상(団圓相)ㆍ삼각상(三角相)ㆍ사방상(四方相)입니다. 이러한 네 종류는 쓰임이 각각 다르니 모두 경건한 마음으로 제조하여 마땅히 법답게 해야 합니다.

화로를 만들려면 먼저 깨끗한 흙과 구마이를 구해 서로 섞어서 진흙을 이겨 화로를 빚습니다. 화로에는 반드시 가장자리가 있어야 하니 끝을 견고하게 해야 하며, 반드시 네 면에는 받침과 계단의 모양을 만들어 성현께 공양하는 자리로 삼습니다.

만약 좋은 일과 재보를 구하는 것과 나아가 식재와 애중(愛重)의 법을 지으려면 둥근 화로를 만들어야 합니다. 만약 모든 일과 심지어 동녀의 섬김 같은 종류까지를 구하려는 데는 연화의 화로를 만들어야 합니다. 만약 용과 갖가지 귀신의 종류를 조복하거나 불에 태우거나 고통 당하게 하려면 사방로(四方爐)를 만들어야 합니다. 만약 악한 법을 지어 원수가 마음에 두려움이 생겨 멀리 피해 도망쳐서 감히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려면 삼각로를 만들어야 합니다.

만드는 화로는 모두 법답게 의궤대로 제작해야 하며, 화로의 네 면에는 두루 길상초를 깔고 아울러 호마할 물건을 모두 화로 밖 받침대 아래의 구마이가 발라진 곳에 안치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그 화로 가에 갖가지 꽃을 뿌리고 도향ㆍ소향ㆍ갖가지 음식 등을 삼보와 본부(本部)의 대금강족과 명주와 진언주 등에게 공양합니다.

공양을 마친 뒤에는 화로 안에 불을 놓는데, 입으로 불어서는 안되고 부채를 써서 불을 붙입니다. 불이 붙었거든 먼저 곡식의 꽃이나 호마(胡麻)와 소(酥)를 섞은 것으로 본부의 명주진언을 한 번 염송할 때마다 한 번씩 던져 일곱 번이나 여덟 번에서부터 스무 번에 이르기까지 불 가운데에 던집니다. 이것을 호마공양명주(護摩供養明主)라 합니다.

공양을 마친 뒤에는 법대로 호마하여 실지를 구하는데, 수행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을 옹호하여 분노군다리진언을 길상초에 일곱 번이나 여덟 번, 혹은 스무 번을 염송하여 겨드랑이에 눌러 묶습니다. 자신을 옹호하는 것이 끝난 뒤에는 길상호를 깔고 동쪽을 향해 앉습니다. 소ㆍ꿀ㆍ낙을 가지고 흰 겨자에 섞어서 그릇 속에 담아 쓰고 있는 나뭇가지의 양끝을 찍어서 본존진언을 염송하며 불 속에 던지는데, 한 번 염송할 때마다 한 번씩 던져 넣습니다.

불이 처음부터 활활 붙으면 먼저 그 불꽃을 관찰하여 상서로움과 불길한 모양을 알아야 합니다. 그 불이 부채로 부치지 않아도 저절로 타오르고 또는 크게 타올라 연기가 없거나 또는 타는 소리 없이 불꽃 줄기가 많이 올라와서 한결같이 오른쪽으로 돌아, 마치 해가 비추는 데에 모든 막힐 것이 없는 듯하며, 그 빛이 금빛과 같거나 산호와 같으며 혹은 넓어지고 혹은 길어져서 모양이 다채로우며, 혹은 무지개 같고 혹은 섬광 같고 혹은 공작의 꼬리 같고 혹은 연꽃 줄기 같고 혹은 호마하는 잔대 같고 혹은 금강저 같고 혹은 삼차(三叉) 같고 혹은 횡도(横刀) 같고 혹은 당기나 번기와 같고 혹은 소라병 같고 혹은 불자(払子) 같고 혹은 수레 같고 또한 모든 악기나 북과 피리 따위의 소리 같으며, 심지어는 향기가 소(酥)를 태우는 것과 같은 갖가지 상서로운 모양을 보면 마땅히 광대한 실지를 획득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 불이 처음부터 붙기 어렵거나 비록 붙었어도 연기가 많으며 그 불꽃이 크게 타오르지 못하고 도리어 점점 약해져서 꺼지기까지하며, 설사 꺼지지는 않았더라도 연기와 함께 있어서 붉은 빛이 없고, 또 해가 구름 속에서 환희 드러나지 못하듯 하며, 혹은 불꽃이 위로 솟았으나 쇠머리의 형상이나 당나귀나 말의 형상을 짓거나, 혹은 크게 소리나며 수행하는 사람을 태울 듯이 솟아오르고, 혹은 불기운이 시체를 태우듯 하는 상황을 만났거든 불길한 줄을 알아야 하니, 구하는 실지가 절대로 성취되지 않습니다.

수행하는 사람은 곧 다시 곡식의 꽃과 흰 겨자와 소ㆍ꿀을 섞어서 적신대력명왕(赤身大力明王)의 진언과 예적분노명왕(穢跡忿怒明王)의 진언 등을 염송하여 호마를 지으면 앞의 상서롭지 못한 모양이 저절로 나타나지 못하고 모두 소멸될 것입니다.

수행하는 사람은 칼로 세 곳의 털을 깎지 말아야 하며, 또 약을 써서 떨어뜨리지 말아야 하며, 손으로 뽑아버리지도 말아야 합니다. 마치 어떤 사람이 손으로 날카로운 칼날을 쥐었을 때에 만약 지혜가 없다면 금방 스스로 상처를 입는 것 같이 의법에 의하지 않고 지송하면 법이 성취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따로 자신에게 손해되는 일을 초래합니다.

이와 같이 수행하는 사람이 지송할 때에 의칙에 의거하지 않거나 계를 지니지 않거나 청정하지 못하거나 하더라도 저 대명주가 성내어 해를 입히지는 않으나, 명주의 시종이나 권속이 그 허물을 보는 까닭에 곧장 손해를 받게 됩니다.

지송하는 수행자가 지송하여 실지를 속히 이루고자 하면 모든 의법을 터럭 끝만큼도 어긋나지 않게 해서 모든 마장이 그 기회를 얻도록 하지 말아야 합니다. 반드시 힘닿는 데까지 갖가지 음식과 향과 꽃과 과자 등을 장만하여 천ㆍ아수라ㆍ야차ㆍ용ㆍ갈로다(掲路荼)ㆍ갈타포단나(掲吒布単曩)ㆍ건달바ㆍ부다ㆍ모든 귀신과 도깨비 등에게 제사를 지내야 하며 옹호해 주기를 빌고 장난을 하지 못하게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제사 음식을 갖추고 나서는 곧 경건한 마음으로 일일이 이름을 불러 청을 드려 각기 강림하여 공양을 받고 실지가 이루어지도록 도와주기를 원해야 합니다. 곧 계청(啓請)진언을 염송하여야 하니 진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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