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애경(大哀經) 제4권
11. 요삼세품(了三世品)
부처님께서는 다시 족성자에게 말씀하셨다.
“여래께서는 미래·과거·현재세에 행하는 모든 업과 짓는 인연의 그 처소와 과보를 분별하여 아시나니, 어떤 것을 분별하여 아신다고 하는가.
여래께서는 이에 과거세에 지은 모든 착한 일과 착하지 않은 일의 과보를 아시고, 미래세에 지을 착한 일과 착하지 않은 일의 과보를 아시고, 현재세에 짓는 것도 그와 같이 다 아신다. 또 미래세에 지을 재앙과 공덕의 두 가지를 다 분별하여 아시는 한편 미래세에 짓게 될 갖가지 일을 아시며 손해볼 것과 이익될 것을 아신다. 설령 현재세에 짓는 업에 이익이 있더라도 미래세에 가서는 다시 손해볼 것을 여래께서는 환히 아신다. 현재세의 업에 손해볼 것이 있는데 나아가 미래세의 업에도 손해볼 것이 있음도 알고, 현재세의 업에 이익을 볼 것이요, 미래세의 업도 다시 이익을 볼 것이라는 것도 여래께서는 다 아시며, 과거세에는 보잘것없는 비천(卑賤)한 업을 닦았더라도 미래세에 가서는 미묘한 바른 장부의 업을 닦을 것을 여래께서는 환히 아신다. 혹은 그 행위의 공덕은 적지만 과보의 덕이 큰 것과, 혹은 큰 업과 수승한 덕을 행함으로써 헤아릴 수 없는 뛰어난 공을 이룩하게 될 것을 여래께서는 다 아시며, 혹은 성문이기 때문에 보시를 베풀었거나 연각이나 불도이기 때문에 보시를 베풀었음을 아신다.
또 현재세에는 고통을 받아도 과거세에는 안락했던 것과, 혹은 현재세에 안락할 업을 지었지만 현재세에 고통을 받는 것과, 혹은 현재세에 나쁜 업을 지음으로써 곧 고뇌와 환난을 받는 것과, 혹은 현재세에 나쁜 업을 지었지만 미래세에 가서는 안락을 이룩할 것과, 혹은 현재세에 착한 업을 지어서 곧 안락한 과보를 얻는 그 모든 것을 여래께서는 다 아시며, 나아가서는 모든 중생들에게 과거·미래·현재에 대한 죄와 복의 인연으로 이루어지는 과보가 전부 이치대로 이루어지되 조금도 어긋나지 않음을 여래께서는 다 아신다. 이와 같이 아시기 때문에 그 사실의 근본대로 설법하시나니, 이것이 바로 여래의 제2의 사업이니라.”
이에 부처님께서는 또 게송을 읊으셨다.
여래께서는 인연을 깨달으사
밝은 눈으로 과보를 분별하시니
3세에 걸림없이
중생의 소행을 아시네.
안락한 과보 받을 인을 지으면
복취(福趣)에 따라 천상·세간에 태어나고
괴로움과 우환을 불러들이는 연을 따르면
그 과보의 세상에 머물 것을 환히 아시네.
선악의 짓는 업으로
그 열매를 얻게 되며
가게 되는 세상 환히 아시니
손바닥에 둔 밝은 구슬처럼 보시네.
혹은 조그마한 업을 지어
한량없는 덕을 얻음과
그 반대의 경우도
부처님께서는 모든 본말(本末)을 다 아시네.
혹은 성문으로 베푼 보시와
연각승에 머물렀을 때와
가장 수승한 업을 지을 때도
그 모든 것을 부처님께서는 아시네.
또 괴로운 과보 부르는 악행을 저질렀어도
오히려 안락을 얻는 일과
선업을 지었어도 고통을 받아
그 업의 보응을 아시고
혹은 악행을 저질렀음에도
오히려 안락하게 산다거나
혹은 선행을 지었는데도
괴로운 과보 받는 이치를 아시네.
악업으로부터 괴로움 불러들이고
선업으로부터 즐거움 이루는
그 자연스러운 죄와 복을
부처님께서는 다 아신다네.
3세에 걸쳐 어어지는
중생들의 인과응보가
조금도 헛되지 않고 틀림없음을
부처님께서는 성스러운 지혜로 환히 아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