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보현소설경(大方廣普賢所說經)
실차난타(實叉難陀) 한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여래의 신력(神力)으로 유지되는 곳에서 10불가설불가설백천억나유타불찰미진수(不可說不可說百千億那由他佛刹微塵數)와 같이 많은 보살마하살과 함께 계셨다. 부처님께서 앞뒤로 둘러싸여 그들을 위하여 법을 말씀하시니 모두 이미 보현(普賢)의 행을 성취하였는데 보현보살마하살(普賢菩薩摩訶薩)이 우두머리[上首]였다.
그때 모인 가운데는 열 명의 보살마하살이 있었고, 각기 10불가설불가설백천억나유타불찰미진수와 같이 많은 보살 권속(眷屬)과 더불어 시방의 처소로부터 갑자기 나타나서 모두 무애장엄사자좌(無碍莊嚴師子座)에 앉았다.
그 이름은 보광장(普光藏)보살ㆍ심심장(甚深藏)보살ㆍ위덕광명장(威德光明藏)보살ㆍ운음장(雲音藏)보살ㆍ금강장(金剛藏)보살ㆍ보음부동위광장(普音不動威光藏)보살ㆍ보명칭위광장(普名稱威光藏)보살ㆍ산왕부동위광장(山王不動威光藏)보살ㆍ보현중상위광장(普現衆像威光藏)보살ㆍ십력청정위광장(十力淸淨威光藏)보살이었다.
그 여러 보살들이 출현(出現)할 때에 이 모임 가운데 오직 보현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보살 대중들은 경동(傾動)하지 않을 수 없었고, 가지고 있던 위광(威光)도 역시 다하여 나타내지 못하였다.
하나하나의 보살들이 모두 10불가설불가설백천억나유타 향운(香雲)과 도향운(塗香雲)ㆍ만운(鬘雲)ㆍ의운(衣雲)ㆍ보개당번운(寶蓋幢幡雲)ㆍ청정세계운(淸淨世界雲)ㆍ중보루각운(衆寶樓閣雲)ㆍ보살중회도량운(菩薩衆會道場雲)ㆍ대광명망보조운(大光明網普照雲)ㆍ보리도량장엄운(菩提道場莊嚴雲)ㆍ여래형상가사운(如來形像袈裟雲)을 비처럼 내리고, 각기 이와 같이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여러 공양운(供養雲)을 일으켜서 법계를 가득 채워 여래를 공양하였다.
이 여러 보살들이 앉아 있는 자리는 많은 보석으로 장엄되어 미묘하고 청정했으며 저 하나하나를 장엄하는 일 가운데 널리 일체의 헤아릴 수 없는 세계와 헤아릴 수 없는 중생과 헤아릴 수 없는 여러 부처님과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을 나타냈다. 또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과거ㆍ미래의 많은 세계와 저 여러 부처님들께서 나타나 도량에 앉아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묘법륜(妙法輪)을 굴리시니, 여러 보살의 무리들은 여래를 공양하고 모든 바라밀행을 청정히 닦아서 항상하여 끊어짐이 없음을 나타내었다.
그때에 모인 무리들은 모두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여러 보살들은 어느 세계의 부처님 처소로부터 왔는가?’
그리하여 곧 함께 보현보살에게 물으니 보현보살이 널리 일체의 보살들에게 말했다.
“여러 불자들아, 그대들은 각기 스스로 그 온 곳을 추측하여 보아라.”
그때 무애안(無碍眼)보살이 곧 보신질삼매(普迅疾三昧)와 변지(遍至)삼매ㆍ명조법계(明照法界)삼매ㆍ구일체신통(具一切神通)삼매ㆍ요일체경계(了一切境界)삼매ㆍ현일체중생신신통(現一切衆生身神通)삼매ㆍ지일체불찰(知一切佛刹)삼매에 들어갔다.
이와 같은 등의 10아승기(阿僧祇) 백천억나유타 보살삼매에 들어가서 삼매의 힘으로 스스로 그 몸을 나타내 시방의 일체 세계와 일체의 미진처 가운데 모두 이르렀다. 그러나 저 여러 보살들이 온 곳과 또한 여래께서 범행을 닦은 곳은 볼 수가 없었다. 그 나머지 일체의 보살 대중들이 각각 따로 보살삼매에 들어갔으나 모두 볼 수 없음이 또한 이와 같았다. 그리하여 모두가 선정에서 깨어나 보현보살에게 말하였다.
“저희들은 각기 10아승기백천억나유타 보살삼매에 들었으나 끝내 그 여러 보살들이 온 곳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보현보살이 다시 말하였다.
“저들이 온 여러 불국토(佛國土)는 매우 깊고 넓고 커서 보기가 지극히 어렵다. 그러나 그대들은 지금 다시 함께 추측하여 보아라.”
그때 여러 보살들이 하나하나 다시 10불찰미진 등의 보살삼매에 들어가 구하였으나 역시 보지 못하였다. 각기 그 일로 거듭하여 보현에게 말하니 보현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허공으로 올라가 오른쪽으로 세존을 셀 수 없이 여러 번 돌고 나서 곧 공중에서 널리 모인 무리들을 살펴보고 이와 같이 말하였다.
“여러 불자들이여, 그대들은 부처님 몸이 무애장엄(無礙莊嚴)하시며 3세(世)에 평등하셔서 법계의 모든 찰토(刹土)에 널리 들어가지 않음이 없는 것을 보아라. 시방에 있는 모든 세계와 여래ㆍ보살ㆍ중생 등 온갖 세계[趣]가 여래의 몸 가운데 비쳐서 나타나지 않음이 없구나. 모든 중생들이 마음으로 즐거워하는 바를 따라서 모두 개오(開悟)하게 하시니, 그대들은 마땅히 보경계안(普境界眼)과 진허공계청정혜안(盡虛空界淸淨慧眼)ㆍ일체경광대지안(一切境廣大智眼)에 머무르며, 또 마땅히 시방 일체 제불의 호념(護念)하심을 널리 청하여 모두 마땅히 한마음으로 처소와 의지(依止)ㆍ집착 등 제유(諸有)를 떠나 여래의 몸을 관(觀)하며, 마땅히 10력으로써 미세(微細)한 경계에 들어가 하나의 경계에서 일체의 무진 경계를 분명하게 깨달아서 여래의 몸을 관하라.”
그때 모든 보살들이 그 가르침을 공경히 따르고 모두 여래를 향하여 머리 숙여 예를 올리고 한마음으로 우러러 보았다. 그때 홀연히 세존을 뵈었는데, 비로자나(毘盧遮那)의 두 발바닥 바퀴무늬 가운데에 어떤 세계가 있었으며 이름을 법계륜(法界輪)이라고 하였다. 그 땅에 어떤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이름을 법계장엄왕(法界莊嚴王)이라고 하였다. 세상에 머물러 법을 말씀하시니 저 보광장(寶光藏)보살마하살이 10불가설불가설백천억나유타불찰미진수와 같은 보살마하살과 더불어 저 불찰(佛刹)로부터 이 모임에 와서 앉았다.
또 두 발뒤꿈치에 어떤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을 무애장(無碍藏)이라고 하였고, 그 땅에 어떤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이름을 무애정광(無碍淨光)이라고하였다. 세상에 머물러 법을 말씀하시니 저 심심장(甚深藏)보살마하살이 10불가설불가설백천억나유타불찰미진수와 같은 보살마하살과 더불어 저 불찰로부터 이 모임에 와서 앉았다.
또 두 무릎 가운데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을 진금장(眞金藏)이라 하였고, 그 땅에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이름을 금장왕(金藏王)이라고 하였다. 세상에 머물러 법을 말씀하시니 저 위덕광명장(威德光明藏)보살마하살이 10불가설불가설백천억나유타불찰미진수와 같은 보살마하살과 더불어 저 불찰로부터 이 모임에 와서 앉았다.
또 두 넓적다리 가운데 어떤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을 일체보장엄장(一切寶莊嚴藏)이라 하였고, 그 위에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이름을 중묘광(衆妙光)이라고 하였다. 세상에 머물러 법을 말씀하시니, 저 운음장(雲音藏)보살마하살이 10불가설불가설백천억나유타불찰미진수와 같은 보살마하살과 더불어 저 불찰로부터 이 모임에 와서 앉았다.
또 그 배꼽 가운데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을 비로자나장(毘盧遮那藏)이라고 하였고, 그 땅에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이름을 비로자나위덕장엄왕(毘盧遮那威德莊嚴王)이라고 하였다. 세상에 머물러 법을 말씀하시니, 저 금강장보살마하살이 10불가설불가설백천억나유타불찰미진수와 같은 보살마하살과 더불어 저 불찰로부터 이 모임에 와서 앉았다.
또 그 가슴 가운데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을 승광장(勝光藏)이라 하였고, 그 땅에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이름을 묘상장엄장(妙相莊嚴藏)이라고 하였다. 세상에 머물러 법을 말씀하시니 저 보음부동위광장(普音不動威光藏)보살마하살이 10불가설불가설백천억나유타불찰미진수와 같은 보살마하살과 더불어 저 불찰로부터 이 모임에 와서 앉았다.
또 두 어깨 가운데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을 금색(金色)이라 하였고, 그 땅에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이름을 금색왕(金色王)이라고 하였다. 세상에 머물러 법을 말씀하시니 저 보명칭(普名稱)위광장보살마하살이 10불가설불가설백천억나유타불찰미진수와 같은 보살마하살과 더불어 저 불찰로부터 이 모임에 와서 앉았다.
또 그 입 가운데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을 묘보장엄(妙寶莊嚴)이라 하였고,그 땅에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이름을 무량광엄왕(無量光嚴王)이라고 하였다. 세상에 머물러 법을 말씀하시니 저 산왕(山王)부동위광장보살마하살이 10불가설불가설백천억나유타불찰미진수와 같은 보살마하살과 더불어 저 불찰로부터 이 모임에 와서 앉았다.
또 그 눈썹 사이에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을 법계무진장(法界無盡藏)이라 하였고, 그 땅에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이름을 삼세무진지(三世無盡智)라고 하였다. 세상에 머물러 법을 말씀하시니 저 보현중상(普現衆像)위광장보살마하살이 10불가설불가설백천억나유타불찰미진수와 같은 보살마하살과 더불어 저 불찰로부터 이 모임에 와서 앉았다.
그 머리 가운데 세계가 있었는데 이름을 복지불산(覆持不散)이라 하였고, 그 땅에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이름을 보화적(寶花積)이라고 하였다. 세상에 머물러 법을 말씀하시니 저 십력청정(十力淸淨)위광장보살마하살이 10불가설불가설백천억나유타불찰미진수와 같은 보살마하살과 더불어 저 불찰로부터 이 모임에 와서 앉았다.
그때 여러 보살들이 이미 이와 같은 무진(無盡) 세계와 여래도량(如來道場)과 보살중회(菩薩衆會)와 부처님의 신통변화를 보고 나서 하나하나가 모두 법계장삼매(法界藏三昧) 등의 십불찰미진수제대삼매(十佛刹微塵數諸大三昧)와 일체법지다라니(一切法地陀羅尼) 등의 십불찰미진수제다라니(十佛刹微塵數諸陀羅尼)와 이구장반야바라밀(離垢藏般若波羅蜜) 등의 십불찰미진수제바라밀(十佛刹微塵數諸波羅蜜)과 역전광(力電光) 등의 십불찰미진수일체지전광(十佛刹微塵數一切智電光)을 얻었다.
그때 보현보살이 다시 대중에게 말했다.
“여러 불자들이여, 이 법은 오직 보현행(普賢行)을 행하는 것으로 선지식(善知識)을 삼으니 거두어서 가지는 자는 이내 듣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이 법문(法門)에서 금강심(金剛心)을 지어 뜻[意]과 즐거움[樂]을 더욱 늘리고 즐거이 보호하고 지니며 읽고 외워서 잃어버리지 마라.”
이 법을 설할 때에 저 여러 보살마하살 등은 환희하며 믿고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