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섭문대보적정법경 제5권

대가섭문대보적정법경 제5권

그 때 세존께서 이 가타법(伽他法)을 외우시매 8백 필추(苾蒭:비구)들은 번뇌가 없어지고 뜻으로 이해하여 마음의 해탈을 얻었고, 30억 인들도 번뇌를 멀리 떠나 법안(法眼)이 깨끗해졌으며, 5백 필추들은 삼마지(三摩地)를 얻었다. 그러나 이 매우 깊고 미묘한 계법(戒法)을 듣고 깨치기 어렵고 들어가기도 어려워 믿지 않고 배우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모임을 빨리 떠났다.

이 때 존자 대가섭이 세존께 아뢰었다.

“이 5백 필추들은 삼마지를 얻었사오나 왜 이 매우 깊은 법을 듣고는 알기 어렵고 들어가기 어려워하며 믿고 배우지 않고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빨리 물러가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가섭아, 저 5백 필추들은 아견(我見)을 아직 버리지 못하여 이 더러움 없는 청정한 계법(戒法)을 듣고는 알기 어렵고 들기 어려워 마음으로 두려워한다. 그 때문에 믿지 않고 행하지 않는 것이다. 가섭아, 이 가타의 계법은 매우 깊고 미묘하여 3불(佛)의 보리(菩提)가 다 여기에서 나왔다. 그러나 저들 죄있는 이들은 이 묘한 해탈에 잘 들어가지 못한다.”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가섭아, 저 5백 필추들은 여래의 가르침 안에서는 외도(外道) 성문이다. 가섭아, 이와 같이 저들은 여래의 본의(本意)에서 한 가지 일의 법에만 집착해 구하기 때문이다. 만일 한 가지 법만 들으면 결정코 믿어 받들므로 이런 가타의 법을 가르침에 의해 수학하여 그 가르침이 현묘(玄妙)하기 때문에 놀라고 두려워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또 말씀하셨다.

“가섭아, 저 비구들의 뜻은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변지각(正徧知覺)께서 한 법을 구해 발심하여 수행하는 그것은 목숨을 마친 뒤에 도리천궁(忉利天宮)에 나기 위해서이니, 이런 일을 위해 불교 안에서 출가하기를 구하는 것이다. 가섭아, 이 5백 필추들은 신견(身見)을 아직 버리지 못했으므로 매우 깊은 법을 듣고는 놀라고 두려워하여 믿지 않고 배우지 않나니, 이들은 목숨을 마치면 반드시 악취(惡趣)에 떨어질 것이다.”

이 때 세존께서는 존자 수보리(須菩提)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저 5백 필추들에게 가서 좋은 방편으로 교도(敎導)하여라.”

수보리는 아뢰었다.

“세존께서 그처럼 설법하여 회유(誨喩)하셔도 믿지 않고 행하지 않사온데, 저의 작은 지혜와 언론과 지식으로 어떻게 저들을 교화할 수 있겠나이까?”

이 때 5백 필추들은 이미 길을 가고 있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곧 신통의 힘으로 두 필추로 변화[化]하여 그 길 맞은편에서 오다가 5백 필추들에게 물었다.

“존자들은 어디로 가는 길입니까?”

필추들은 답하였다.

“우리는 지금 저 숲속으로 가려 합니다. 저기는 고요하여 선정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므로 살기에 적합한 곳입니다.”

변화한 필추는 물었다.

“무엇 때문에 숲속으로 가려 합니까?”

그들 필추들은 답하였다.

“우리는 일찍이 듣지 못했던 세존의 설법을 이제 들었지마는 알기도 어렵고 들어가기도 어려우므로 마음으로 놀라고 두려움을 느껴 믿고 배울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숲속으로 가서 선정의 즐거움을 취하려는 것입니다.”

변화한 필추는 말하였다.

“존자들은 세존의 설법을 알기 어렵다 하여 마음에 놀람과 공포를 느껴 믿지도 배우지도 행하지도 않고 숲속으로 돌아가 선정으로 열반을 삼으려 한다지만 그것은 그대들이 모르는 까닭입니다.

존자들이여, 사문의 법은 논란할 것이 아닙니다. 지금 존자들에게 묻노니, 어떤 것을 열반의 법이라 합니까? 만일 제 몸으로 열반을 얻는다면 보특가라(補特伽羅)를 얻는 것이니, 나ㆍ사람ㆍ중생ㆍ수자(壽者)가 어떻게 열반을 얻겠습니까? 대개 열반법이란 상(相)도 아니요, 상이 아닌 것도 아닙니다.”

저 필추들은 말하였다.

“열반이란 그런 것이라면 어떻게 하면 그것을 증득할 수 있겠습니까?”

변화한 필추는 말하였다.

“탐욕과 분노와 우치의 법을 끊어 없애야 합니다.”

저 필추들은 말하였다.

“그것들을 어떻게 끊을 수 있습니까?”

변화한 필추는 말하였다.

“탐욕과 분노와 우치의 법은 안에 있는 것도 아니요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본래 생기지도 않았거니와 지금도 멸하는 것이 아닙니다.”

변화한 필추는 이어 말하였다.

“존자들이여, 집착하지도 말고 의심하지도 마십시오. 만일 존자들이 집착하지도 않고 의심하지도 않으면 그것은 보호할 것도 아니요 보호하지 않을 것도 아니며, 즐거워할 것도 아니요 즐거워하지 않을 것도 아닙니다. 그들이 말한 것은 열반입니다.

존자들이여, 이 청정한 계상(戒相)은 생기는 것도 아니요 멸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은 삼마지에서 생기고 지혜에서 생기며, 해탈에서 생기고 해탈지견(解脫知見)에서 생깁니다. 있음도 아니요 없음도 아니며, 상도 아니요 상이 없음도 아닙니다.

존자들이여, 이러한 계상(戒相)이 곧 참 열반이니, 이런 열반을 얻어야 해탈도 없고 버려야 할 번뇌도 없는 것입니다. 존자들이여, 당신네가 정상(情想)으로 원적(圓寂:열반)을 구한다면 그것은 망상을 얻는 것이요, 열반은 아닙니다. 만일 생각[想] 속에서 생각이 생기면 그것은 열반이 아니요, 생각의 결박을 당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만일 감정[受]과 생각[想]이 멸하면 참 삼마발저(三摩鉢底)를 얻을 것입니다.

존자들이여, 수행하는 이가 이렇게만 한다면 그 이상이 없을 것입니다.”

변화한 필추가 이 바른 법을 설명할 때 저 5백 필추들은 이 법을 다듣고 번뇌가 다하고 깊이 이해하여 마음의 해탈을 얻었다. 그리고 저 5백 필추들은 다시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을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는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장로 수보리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그 필추 존자에게 물었다.

“당신들은 어디 갔다가 지금 어디서 오십니까?”

그는 말했다.

“본래 간 바가 없고 지금도 온 것이 없습니다.”

장로 수보리가 곧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설법의 뜻이 어떠합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생김도 없고 멸함도 없느니라.”

수보리는 말하였다.

“당신들 존자들은 어떻게 이 법을 들었습니까?”

저 필추들은 말하였다.

“결박도 없고 해탈도 없습니다.”

수보리가 말하였다.

“누가 그대들을 교화했습니까?”

저 필추들은 말하였다.

“몸도 없고 마음도 없습니다.”

수보리는 말하였다.

“당신들은 어떻게 수행합니까?”

저 필추들은 말하였다.

“무명(無明)의 멸함도 없고 무명의 생김도 없습니다.”

수보리는 말하였다.

“왜 당신들은 성문이 되었습니까?”

저 필추들은 말하였다.

“성문도 되지 못하고 부처도 되지 못했습니다.”

수보리는 말하였다.

“당신들의 범행(梵行)은 어떻습니까?”

저 필추들은 말하였다.

“삼계(三界)에 머물지 않습니다.”

수보리는 말하였다.

“당신들은 언제 열반에 들 것입니까?”

저 필추들은 말하였다.

“여래께서 열반에 드실 때 우리도 곧 열반에 들 것입니다.”

수보리는 말하였다.

“당신들의 할 일을 다 마쳤습니까?”

저 필추들은 말하였다.

“나[我]와 사람[人]을 알았습니다.”

수보리는 말하였다.

“당신들은 번뇌가 다했습니까?”

저 필추들은 말하였다.

“일체의 법도 다했습니다.”

수보리는 말하였다.

“당신들은 악마의 왕을 잘 부수었습니까?”

저 필추들은 말하였다.

“온신(蘊身)도 없는데 어찌 부술 악마의 왕이 있겠습니까?”

수보리는 말하였다.

“당신들은 스승님을 아십니까?”

저 필추들은 말하였다.

“몸도 아니요 입도 아니며 마음도 아닙니다.”

수보리는 말하였다.

“당신들은 청정한 훌륭한 땅을 얻었습니까?”

저 필추들은 말하였다.

“취함도 없고 버림도 없습니다.”

수보리는 말하였다.

“당신들은 지금 윤회(輪廻)를 벗어나 저 언덕에 이르렀습니까?”

저 필추들은 말하였다.

“저 언덕에도 이르지 않고 윤회도 얻지 못했습니다.”

수보리는 말하였다.

“당신들은 훌륭한 땅을 믿습니까?”

저 필추들은 말하였다.

“일체 집착을 해탈했습니다.”

수보리는 말하였다.

“당신들은 어디로 갑니까?”

저 필추들은 말하였다.

“여래께서 가시는 곳으로 갑니다.”

변화한 필추가 말하였다.

“존자 수보리시여, 당신은 그들을 가게 하십시오.”

이렇게 설법할 때 8백 필추들은 성문의 뜻을 내어 마음의 해탈을 얻었고, 32억 중생들은 번뇌를 멀리 떠나 법안이 깨끗해졌다.

그 때 그 회중의 보광(普光)이라는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대보적(大寶積)의 정법은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생활하게 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정법이 말하는 진실한 계행을 너희들은 수지하여 이렇게 살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이 정법에서 큰 좋은 이익을 얻을 것이다.

선남자야,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저 흙배를 타고 깊고 넓고 큰 바다를 건너려 한다면, 선남자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사람이 이 흙배를 타고 어떤 방편을 써야 저쪽 언덕에 빨리 이를 수 있겠는가?”

보광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는 반드시 큰 힘과 용맹한 정진을 써야 비로소 저쪽 언덕에 이를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보광에게 말씀하셨다.

“무엇 때문에 부지런히 정진해야 하는가?”

보광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강의 종류는 깊고 넓어 사람을 두렵게 하기 때문에 만일 부지런히 정진하지 않으면 반드시 침몰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보광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와 같이 만일 모든 보살들이 정법을 수학하여 생사를 건너려면 4류(流)의 큰 강에서 용맹 정진의 힘을 내어야 불법을 통달할 것이요, 만일 정진하여 수학하지 않으면 반드시 타락할 것이다. 또 생각하라. 이 몸은굳세지도 않고 항상 되지도 않아 빨리 없어지는 것으로서 4류(流)가 넓고 아득한데, 어떻게 이쪽 언덕에만 있는 저 중생들을 구제할 수 있겠는가? 너희들은 이제 이 묘한 법의 큰 배를 수지하여 일체 중생을 실어 날라 구제하되 윤회의 강을 지나 보리의 언덕으로 가야 하느니라.”

보광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보살은 어떻게 이 묘법의 큰 배를 수지해야 하겠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보시(布施)와 지계(持戒)와 인욕(忍辱)과 자비심[慈心]으로 가없는 복덕을 가지고 평등한 마음을 일으켜 일체 중생을 장엄하고 7보리분(菩提分)의 선을 잃지 말고 정진하고 수지하여 마음에 결정을 내며, 좋은 방편으로 실상을 깊이 통달하고 대비심(大悲心)으로 중생들의 고통을 빼며, 4섭법(攝法)으로 유정을 보호하고, 4무량(無量)으로 중생을 이롭게 하며, 4념처(念處)로 항상 스스로 반성하고, 4정단(正斷)으로 부지런히 끊고 부지런히 닦으며, 4신족(神足)으로 신통을 떨치고, 5근(根)으로 온갖 선을 내며, 5력(力)으로 견고히 물러나지 않고, 8성도(聖道)로 악마를 멀리 떠나 삿된 도에 머물지 말며, 사마타(奢摩他:止)ㆍ비발사나(毘鉢舍那:觀)에 대해 상이 없고 집착이 없으면, 보살은 이 광대한 법행(法行)의 이름을 시방에 들리게 하여 저 중생들을 이 미묘한 바른 법에 들게 할 것이다. 그리하여 이 바른 법의 큰 배는 저 생사 4류(流)의 큰 강을 건너 열반의 안락한 저쪽 언덕에 이르러 아무 두려움 없이 모든 견해를 영원히 떠나게 될 것이다.

선남자야, 그대들은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보살은 묘한 법의 큰 배의 경전으로 무량 백천(百千) 구지(俱胝) 나유타(那由他) 겁을 지내도록 일체 중생을 실어 날라 저 4류의 큰 강을 건너되 피로하지 않나니, 너희들은 이렇게 수지하고 마땅히 이렇게 살아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보광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빨리 진실한 방편을 운전하면서 대비심을 일으켜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마음이 청정하고 용맹 정진하여 온갖 선근을 심되 물러나지 않게 하라. 그리고 항상 즐겨 출가하여 게으름이 없이 법을 듣고 온갖 공덕의 뿌리를 심어 최상의 도를 구하여 지혜가 원만하고 심신이 고요하여 숲속에 편히 살면서 악우(惡友)를 멀리 떠나고, 제일의제(第一義諦)를 밝게 통달하며 바른 방편을 행해 진속(眞俗)의 2제(諦)에서 이지(理智)가 둘이 없고 평등한 한 공(空)으로 갖은 망념을 쉬어야 한다.

선남자야, 보살은 모든 유정들을 위해 마땅히 이렇게 수지하고 마땅히 이렇게 살아야 하느니라.”

그 때 존자 대가섭은 이 설법을 듣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런 대보적(大寶積)의 정법인 대승(大乘)을 구하는 자를 위해서 일찍이 말씀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으로서 이 대보적의 정법을 수지하고 1구(句) 1게(偈)를 해설하면 그 얻는 복덕이 어떠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알아야 한다. 만일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대보적의 정법을 수지하면 그 1구 1게에서 얻는 복덕은, 선남자야,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항하의 모래 수 같은 세계에 7보를 가득 채워 항하의 모래 수 같은 여래께 공양하고, 또 낱낱 여래께 각각 한 항하의 모래 수 같은 세계의 7보를 보시하며, 또 낱낱 여래를 위해 각각 한 항하의 모래 수 같은 부처 정사를 짓고, 또 낱낱 여래께 각각 한량없는 성문 대중이 있으면 그들에게 일체의 오락 기구로 한 항하의 모래 수 같은 겁을 지내면서 공양하며, 또 저 모든 여래들과 성문 제자들이 열반에 드신 뒤에 다시 7보로 각기 탑을 세운다면, 선남자야, 이 복덕은 한량없고 가없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이 보적정법(寶積正法)의 1구 1게를 수지하고 해설하는 공덕보다는 못할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이 그 부모를 위해 이경을 해설하면 그 사람은 목숨을 마친 뒤에 악취에 떨어지지 않고, 그 어머니의 뒤의 몸은 남자로 변할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어디 있든지 이 대보적경의 경전을 옮겨 쓰고 수지하고 독송하고 해설하면 그곳에 있는 일체 세간과 천인과 아수라(阿修羅)들이 부처님의 탑처럼 공경하고 공양할 것이다. 만일 어떤 법사가 이 보적정법의 경전을 듣고 존중하는 마음을 내어 수지 독송하며 옮겨 쓰고 공양하면, 선남자ㆍ선여인은 그 법사를 부처님처럼 공양 존중하고 공경 정례하며 찬탄할 것이며, 부처님께서는 그 사람에게 기별을 주어 그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 목숨을 마칠 때에는 또 여래를 볼 것이다.

또 그 법사는 열 가지의 신업(身業)이 청정할 것이니, 그 열 가지란 어떤 것인가? 첫째는 목숨을 마칠 때 아무 고통을 받지 않고, 둘째는 안식(眼識)이 밝아 나쁜 상을 보지 않으며, 셋째는 손과 팔이 안정되어 허공을 더듬지 않고, 넷째는 다리와 발이 안온하여 차거나 밟지 않으며, 다섯째는 대소변을 싸지 않고, 여섯째는 몸의 모든 기관에서 냄새가 나지 않으며, 일곱째는 배창자가 완연하여 부풀지 않고, 여덟째는 혀가 펴져 오그라들지 않으며, 아홉째는 눈이 엄연하여 추악하지 않고, 열째는 비록 죽더라도 그 형색이 산 것 같은 것이니, 이런 청정한 열 가지의 신업을 얻느니라.

또 열 가지의 구업(口業)이 청정하나니,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첫째는 말소리가 아름답고, 둘째는 말이 자비롭고 선하며, 셋째는 말이 특히 묘하고, 넷째는 말이 다정하며, 다섯째는 말이 부드럽고, 여섯째는 말이 진실하며, 일곱째는 먼저 문안하고, 여덟째는 말이 들을 만하며, 아홉째는 천인들이 사랑하고, 열째는 부처님 말씀과 같은 것이니, 이런 열 가지의 구업이 청정하느니라.

또 열 가지의 의업(意業)이 청정하나니,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첫째는 뜻에 분노가 없고, 둘째는 질투를 내지 않으며, 셋째는 스스로 믿지 않고, 넷째는 아무 원한이 없으며, 다섯째는 허물이 없고, 여섯째는 뒤바뀐 생각이 없으며, 일곱째는 비열한 생각이 없고, 여덟째는 계율을 범할 생각이 없으며, 아홉째는 바른 뜻을 마음에 내어 불토(佛土)를 생각하고, 열째는 나[我]와 남[人]을 멀리 떠나고 삼마지를 얻어 불법을 성취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열 가지의 청정한 의업을 얻느니라.

나는 지금 여기에서 게송으로 말하리라.

죽을 때 고통 안 받고
모든 악상을 보지 않으며
손으로 허공을 더듬지 않고
발로는 발길질 하지 않는다.



대소변 싸지 않고
몸에 냄새 나지 않으며
배가 부풀지 않고
빨간 혀가 오그라지지 않는다.



눈의 모양은 엄연하고
목숨 마쳐도 얼굴 변치 않나니
이런 몸의 열 가지는
복과 선의 청정한 상이다.



말소리 아름답고
그 말이 자비롭고 선하며
그 말이 특별하고
말을 내면 사람들이 즐거워한다.



말소리 부드럽고
그 말이 진실하며
방편으로 문안하고
남을 들을 수 있게 한다.



하늘과 용 등도 공경하고
맑은 메아리는 부처님 말씀 같나니
이와 같은 열 가지의
구업이 청정하다.



마음에 분노 없고
질투 내지 않으며
스스로 믿지 않고
원한이 없어진다.



온갖 허물 떠나고
뒤바뀐 생각 내지 않고
비열한 생각 하지 않고
금지된 계율을 깨지 않는다.



뜻을 바루고 생각을 매고
나와 사람을 멀리 떠나고
다시 삼마지 얻어
불법을 통달한다.



이런 뜻의 열 가지는
심업(心業)의 청정한 상이다."

부처님께서는 대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ㆍ선여인과 같이 너희들도 향과 꽃ㆍ기악ㆍ비단 일산ㆍ당기[幢]ㆍ번기[幡]ㆍ음식ㆍ의복과 일체 오락 도구로 이 대보적정법에 공양하고, 지심(志心)으로 귀명하여 수지하고 독송해야 한다. 왜냐하면 가섭아, 이와 같은 일체 모든 부처님ㆍ여래ㆍ응(應)ㆍ정등정각(正等覺)께서 다 여기에서 나오셨기 때문이니, 최상의 공양으로 공양하여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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