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혈맥론

달마혈맥론

1. 마음 밖에 불성이 따로 없다.

‘삼계가 혼돈하여 일어났으나 모두가 한마음으로 돌아가나니 앞서 깨 달은 분과 그 후에 깨달은 분들이 마음으로 마음을 전하사 문자에 의 존하지 않았느니라.’

어떤이가 물었다.

‘문자를 세우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마음을 삼슴니까 ?’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대가 나에게 묻는 것이 곧 그대의 마음이요, 내가 그대에게 대답하 는 것이 곧 나의 마음이니 끝없는 옛부터 온갖 동작을 하는 모든 시각 과 모든 장소가 그대의 근본 마음이며 모두가 그대의 근본 부처이다. 마음 그대로가 곧 부처라 함은 바로 이와 같으니라.

이 마음을 떠나서는 부처를 찾을수 없나니 이 마음을 떠나서 불도와 열반을 구한다는 것은 옳지 못하다. 자기 성품(自性)은 진실해서 인 (因)도 아니고 과(果)도 아니며 법 그대로가 마음이니, 스스로 마음이 부처이며 자기의 마음이 곧 뚜렷이 밝고 고요히 비추는 열반이다. 만 일 말하기를 ‘마음 밖에 부처와 보리가 있어 얻을 수 있다’고 한다면 옳지 못하다.

부처와 보리가 모두 어디에 있는가 ? 어떤 사람이 손으로 허공을 잡 을수 있겠는가 ? 허공이란 이름뿐이요, 형상도 부피도 없나니 잡을 수 도 버릴 수도 없느니라. 이렇게 허공을 잡을 수 없는 것 같이 이 마음 을 떠나 부처를 찾는 것도 역시 끝내 찾지 못하리라.’ ‘깨달음은 자기 마음으로 해서 얻어지는 것이거늘 마음을 떠나서 부처 를 찾으리요 ? 먼저 깨달은 분과 후에 깨달은 분들이 다만 마음만 하 나만을 말씀하셨으니 마음이 곧 부처로 부처가 곧 마음이라 마음 밖에 부처가 있다고 한다면 부처가 어디에 있겠"는가 ? 마음 밖에 부처가 없다면 어찌 부처라는 생각을 일으키리요 ? 서로가 속여서 근본 마음 을 알지 못하고 무정물(無情物 : 불상)에 얽매여 자유롭지 못하도다.

만일 믿지 못한다면 스스로를 속이는 것으로 이익이 없다. 부처는 허 물이 없으나 중생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자기의 마음이 부처인 줄 깨닫 지도 알지도 못한다. 자기의 마음이 부처인 줄 안다면 마음 밖에서 부 처를 찾지말지어다. 부처가 부처를 제도 할수 없나니, 마음을 가지고 부처를 찾으면 부처를 보지 못한다. 다만 밖의 부처일 뿐이니 모두가 자기의 마음이 곧 부처인 줄을 모르기 때문이다.

또 부처를 지니고 부처에게 절하지 말며 마음을 가지고 부처를 염 (念)하지 말라. 부처는 경을 읽지도 않으며, 부처는 계를 가지지도 않 으며, 부처는 계를 범하지도 않으며,부처는 지킴도 범함도 없으며, 선 과 악을 짓지도 않는다. 만일 부처를 찾고자 한다면 반드시 성품을 보 아야 곧 부처일 것이다. 성품을 보지 못한채 염불을 하거나 경을 읽거 나 재계(齋戒)를 지키거나 계를 지킨다면 아무런 이익이 없다. 염불은 왕생의 인과를 얻고, 경을 읽으면 총명해지며, 계를 지키면 하늘에 태 어나고 보시를 하면 복스런 과보를 받거니와 부처는 끝내 찾을 수 없 느니라.

‘만일 자기를 밝게 알지 못하거든 반드시 선지식에게 찾아가 생사의 근본을 깨쳐야 한다. 만일 성품을 보지 못했다면 선지식이라 할 수 없 으니, 비록 12부경을 다 외운다 하여도 생사를 벗어나지 못하고 삼계 에 윤회하면서 고통을 받아 벗어날 기회가 없으리라.

옛날에 선성(善性)이란 사람이 12부경을 다 외웠지만 여전히 윤회를 면치 못하였으니 이것은 바로 성품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였다. 선성도 그러하기를 요즘 사람들은 겨우 서너권의 경전을 외우고서 법을 깨달 았다 하나니 어리석은 사람이다. 만일 자기의 마음을 알지 못하면 부 질 없는 문구나 외워서는 아무런 쓸모도 없느니라.

부처를 찾으려 한다면 모름지기 성품을 보아야 하나니, 성품이 곧 부 처이다. 부처란 곧 자유로운 사람이며 일 없고 작동없는 사람이다. 만 일 성품을 보지 못한다면 종일토록 분주히 밖을 향해 구한다면 부처를 찾아도 얻지 못한다. 비록 한 물건도 얻을 것이 없다고는 하나 아직 알지 못한다면 반드시 선지식께 물어서 간절히 힘써 구하며 마음이 열 리게 할지어다.’ ‘나고 죽음의 일이 크니 헛되이 보내지 말라. 스스로 속여서 이익이 없느니라.

진기한 보물이 산같이 쌓이고 권속이 항하의 모래같이 많더라도 눈을 뜰 때에는 보이거나 눈을 감은 뒤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유위 의 법은 꿈이나 허깨비 같음을 알수 있다. 만일 서둘러서 스승을 찾지 않으면 헛되이 한 평생을 보내게 되리라. 그렇다면 불성을 본래 가지 고 있으나 스승으로 해서 배우지 않으면 끝내 분명히 알기 어려우니, 스승을 만나지 않고 깨닫는 이는 만에 하나도 드물다.

만일 자기 스스로 인연따라 깨달아서 성인의 뜻을 얻은 사람은 선지 식을 찾을 필요가 없으나, 이는 태어나면서 있는 수승한 학문이며, 만 일 아직도 깨닫지 못했을 때에는 모름지기 선지식을 찾아서 참구해 배 워야 한다. 가르침에 의하여야만 비로소 깨달음을 얻는다. 만일 스스 로가 분명히 깨달았다면 배우지 않아도 되며,미혹한 사람과는 같지 않 거니와 검고 흰 것을 분별치 못하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편다고 망언 (妄言)을 한다면, 부처님을 비방하고 법을 욕되게 하는 것이니 이런 종류는 빗발같이 설법을 하어라도 모두가 악마의 소리요, 부처의 말씀 은 아니다.

이런 스승은 이미 악마의 왕이요, 제자는 악마의 백성이 되어서 미혹 한 사람들은 그의 지휘에 따라 모르는 사이에 생사의 바다에 헤맨다.’ ‘오직 성품을 보지 못한 사람이 망령되이 부처라 하나 이런 중생들은 큰 죄인이어서 많은 중생들을 속여서 악마의 경계에 들게 한다. 만일 성품을 보니 못하면 설사 12부경을 모두 연설하여도 모두가 악마의 말 이요, 악마의 권속일지언정 부처의 제자는 아니다. 이렇게 검고 흰것 을 가릴 줄 모르거늘 무엇에 의하여 생사를 면하리요 ? 만일 성품을 보면 부처요, 성품을 보니 못하면 중생이다. 중생의 성품을 떠나서 부 처의 성품을 얻을 수 있다고 여긴다면 부처가 지금 어디에 있는가 ? 중생의 성품이 곧 부처의 성품이다. 성품 밖에 부처가 없는지라 부처 가 곧 성품이니, 이 성품을 떠나서는 깨달음을 얻을 수 없고 깨달음 외에는 성품을 얻을 수 없느니라.’

2.미혹한 만행은 윤회를 면치 못함.

어떤 이가 물었다.

‘만일 견성(見性)은 못 했더라도 염불하고 경 읽고 계행을 지키고 보 시하고 정진해서 널리 복을 닦으면 부처를 이루지 못하겠습니까 ?’

이렇게 답하였다.

‘못하느니라.’

어떤이가 물었다.

‘어찌 못합니까 ?’

이렇게 답하였다.

‘ 조그만치라고 얻을 법이 있으면 이는 유위의 법이며,인과(因果)의 법이며, 과보를 받는 법이다. 윤회하는 법이라 생사를 면치 못하거늘 언제 부처를 이루리요 ? 부처를 이루려면 성품을 보아야 한다. 성품을 보지 못하면 인과 등의 말이 모두가 외도의 법이다. 만일 부처라면 외 도의 법을 익히지 않나니, 부처란 업(業)도 없는 사람이며, 인과도 없 는 지위이니 조금만큼의 법이라도 얻을 것이 있다면 모두가 부처를 비 방하는 짓으로 어떻게 부처를 이루리요.

조금의 마음,기능, 견해 소견에라도 집착해 있다면 부처는 모두가 허 용치 않는다. 부처는 지키고 범함이 없어 심성(心性)이 본래 공하고, 또 더렵거나 깨끗한 법도 아닌지라 닦을 것도 증득할 것도 없으며 원 인도 결과도 없다. 부처는 계를 지지지도 않으며, 부처는 계를 범하지 도 않으며, 부처는 선을 닦지도 않으며, 부처는 악을 짖지도 않으며, 부처는 정진을 하지도 않으며, 부처는 게으르지도 않나니, 부처란 이 런 만듬이 없는 사람이므로 집작하는 마음이 있기만 하면 부처는 이를 허락치 않느니라.’ ‘부처라 하면 부처가 아니니 부처라는 견해를 짓지 말아야 한다. 만일 이런 이치를 알지 못하면 언제나 어디서나 근본 마음을 알 수는 없다. 성품을 보지 못하면서 항상 지음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면 이것은 큰 죄인이며 어리석은 사람이다. 즉 무기공(無記空: 아무 분별 없은 공) 에 떨어져서 캄캄한 것이 마이 취한사람 같아서 좋고 나쁨을 가리지 못하리라.

만일 지음이 없는 법을 닦으려 하거든 우선 성품을 본 뒤에 반연하는 생락을 쉴지니, 성품을 보지 못하고 불도를 이룬다는 것은 옳지 못하다. 어떤 사람이 인과를 무시하고 분주히 온갖 나쁜짓을 하면서 망령 되이 말하기를 ‘본래 공(空)해서 나쁜 짓을 하여도 허물이 없다’한다 면 이런 사람은 무간지옥. 흑암지옥에 빠져서 영원히 벗어날 기약이 없으니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이런 견해를 짓지는 않느니라.’

어떤이가 물었다.

‘만일 분별하고 운동하는 온갖 시간이 모두가 근본 마음인데 색신(色 身:몸)이 죽을 때엔 어찌하여 근본 마음니 보이지 않는 가요 ? 이렇게 답하였다.

‘근본 마음이 항상 눈앞에 나타났으되 그대 스스로가 보지 못 할뿐이 다.’

다시 묻기를 ‘마음이 이미 눈앞에 나타나 있다면 어찌하여 보지 못 합니까 ?’

도리어 묻기를 ‘그대 꿈을 꾼적이 있는가 ?’

답하기를 ‘꾸었습니다.’ ‘그대가 꿈을 꿀 때에 그대의 근본 몸이었던가?’ ‘예 근본 몸이었습니다.’ ‘그대가 말하고 분별하고 운동하던 것이 그대와 다른가 아니면 같은가 ?’ ‘다르지 않았습니다.’

당부하여 말 하기를 ‘이미 다르지 않다면 이 몸 그대로가 그대의 근본 법신이며, 이 근본 법신 그대로가 그대의 근본 마음이니라.’ ‘이 마음이 끝없는 옛부터 지금과 조금도 다르지 않아서 전혀 나고 죽 은 적이 없는지라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으며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으 며,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옳고 그름도 없으며, 남자와 여자의 모습도 없으며,승려와 속인 늙은이와 젊음이의 모습도 없으며, 성인도 없고 범부도 없으며 부처도 없고 중생도 없으며, 증득 할것도 없고 딱 을 것도 없으며,인(因)도 없고 과(果)도 없으며,힘도 없고 모양도 없 는것이 마치 허공과 같아서 취할수도 없고 버릴수도 없다.

산이나 강이나 석벽이라도 장애하지 못하며, 들고 나고 가고 옴에 자 제하고도 신통하다. 오온(五蘊)의 산을 벗어나며 생사의 바다를 건너 서 온갖 업이 이 법신을 구속하지 못하느니라.’ ‘ 이 마음은 미묘하여 보기 어려운지라 이 마음은 물질의 모습과 같지 않으며 이 마음이 곧 부처이다.

사람들은 모두가 보고자 하나 이 광명 가운데서 손을 흔들고 발을 움 직이는 일이 강가의 모래알 같이 많되 물어보면 전혀 대답하지 못함이 마치 허수아비 같나니, 모두가 자기의 활동이거늘 어찌하여 알지 못하 는가 ?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온갖 중생은 모두가 미혹한 사람이라 이로 인하여 업을 지음으로 생 사의 바다에 빠져서 나오려 하다가도 도리어 빠지나니 오직 성품을 알 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시니 중생이 미혹하지 않았다면 어찌하여 물으 면 한사람도 아는 이가 없는가 ? 자기 손과 발을 움직이는 것을 어찌 하여 알지 못하는가 ?

그러므로 성인의 말씀은 틀리지 않건만 스스로가 알지 못 할 뿐임을 알 수 있다. 그러기에 이 마음은 밝히기 어려우나 부처님 한분이 능히 아시고 그밖의 인간.하늘등 의 무리는 아무도 밝히지 못하는 줄 알지 니라.

만일 지혜로써 이 마음을 분명히 알면 비로소 법성(法性)이라 부르며, 해탈이라고도 한다 생사에 걸리지 않으며 일체 법도 구속하지 못하므 로 대자재왕불(大自在王佛)이라 하며, 부사의(不思議)라고도 하며, 성 인의 본체라고도 하며, 장생불사라고도 하며, 큰 선인(大仙)이라고도 한다.

‘성인들의 많은 분별이 모두가 자기의 마음을 여의지 않았나니 마음의 양이 광대하여 쓰는 데 따라 응해서 무궁하다. 눈에 응하여서는 빛을 보고, 귀는 소리를 들으며, 코는 냄세를 맡으며, 혀는 맛을 알며, 더 나아사서는 온갖 활동이 모두가 자기의 마음이며 언제든지 언어의 길 이 끊이고 마음으로 따질 속이 없어졌으니 이것이 자기의 마음이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부처의 몸매가 다함이 없으며 지혜도 그러하다’ 하니 몸매가 다함이 없은것이 곧 자기 마음이다. 마음이 능히 모든 것 을 분별하면 또한 온갖 분별과 운동이 모두가 지혜이니 마음이 형상이 없으므로 지혜도 다함이 없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몸매가 다함이 없고 지혜도 그러하다.’하니 사대 (四大)로 된 몸은 번뇌의 몸인지라 생멸이 있으며 법신(法身)은 항상 머무르는되 머무는 바가 없어서 여래의 법신이 항상 변하지 않는다. 경에 말하기를 ‘중생이란 응당 불성이 본래 있는 몸임을 알아야 한다’하니 가섭은 다 만 본성을 깨달았을 뿐이요 딴일은 없다.

본 성품이 곧 마음이요 마음이 곧 성품이니, 이는 부처님들의 마음이 라 앞서 깨달으신 부처와 후에 깨달으신 부처가 오직 마음을 전하였 을 뿐 이 마음 밖에서 따로 부처를 찾을 수 없느니라.’

‘뒤바뀐 중생이 자기의 마음이 부처인 줄 알지 못하고 밖을 향해 구하 되 하루종일 설치면서 부처를 염(念)하고 부처에게 절을 하나니 부처 가 어디메 있는가? 이러한 소견을 짓지 마라. 다만 자기의 마음을 알 면 마음 밖에 딴 부처가 없다.

경에 말하기를 ‘무릇 형상이 있는것은 모두가 허망하다’ 또한 ‘경이 있는 곳마다 부 처가 있다.’하였으니, 자기의 마음이 곧 부처인지라 부처를 지니고 부 처에게 절하지 말라.

만일 부처와 보살의 모습이 홀연히 나타나거든 절대로 예경하지 말지 어다, 내 마음이 공적(空寂)하며 본래 이런 모습이 없으며 만일 형상 을 취하면 곧 마귀에 포섭되어서 모두가 삿된 도에 떨어진다. 만일 허 깨비가 마음에서 일어난 줄 알면 예경할 필요가 없나니, 절 하는 이는 알지 못하고, 아는 이는 절하지 않느니라. 예경하면 곧 마에 포섭되리 니 학인(學人)이 행여나 알지 못 할까 걱정되어 이렇게 풀이하노라.

‘부처님들의 근본 성품 바탕 위에는 도무지 이런 모습이 없으니 꼭 명 심하라. 기이한 경계가 나타나거든 결단코 캐지도 말며 또한 겁내지도 말며 또한 의혹심도 내지말라. 내 마음이 본래 청정하거늘 어디에 이 러한 모습이 있으리요.?

나아가서는 하늘.용.야차.제석.범왕 등에게라도 공경할 생각을 내지 말며 두려워하지도 말라. 만일 부처라는 모습에 대하여 공경할 생각을 낸다면 스스로가 중생이 된다. 만일 바르게 알고자 한다면 온갖 형상 에 집착하지 않으면 되나니 다시 딴 말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경에 말 하기를 ‘무릇 형상이 있는것도 모두가 허망하다’ 하시니, 도무지 일정 한 형상이 없으며, 환에 일정한 상이 없는지라. 이것이 무상한 법이 니, 다만 형상을 취하지 않으면 거룩한 뜻에 부합되리라. 그러므로 경 에 말하기를 ‘온갖 형상을 여의면 곧 부처라 한다’ 하시니라.’

3. 공경치 않는 바를 밝힘

어떤이가 물었다.

‘어찌하여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절을 하지 말라고 하는가요 ?’

이렇게 대답하였다.

‘하늘의 마귀인 파순과 아수라 등이 신통을 나투어 모두가 부처와 부 살의 모습을 이루되 갖가지로 변화했기 때문이니, 그는 외도인지라 모 두가 부처가 아니다.

부처란 자기의 마음이니 부처에게 잘못 절하지 말라. 부처란 자기의 마음이니 근기에 응하고중생이 제접하며, 눈썹을 끄덕이거나 눈을 깜 박이며 손을 움직이고 바을 옮기는 것이 모두가 자기의 신령스러움 느 낌의 성품이다. 성품이 곧 마음이요, 마음이 곧 부처이며, 부처가 곧 도며,도가 곧 부처이니 부처라는 할 글자는 범부가 헤아릴 바가 아니 다.

또 말하기를 ‘근본 성품을 보는 것이 부처다.’ 하니 근본 성품을 보 지 못 하면 부처가 아니다. 설사 많은 경전과 논소를 강설하더라도 성 품을 보지 못 하면 다만 범부일 뿐 부처의 법은 아니다.

지극한 도는 깊고도 멀어서 말로는 이해할 수 없나니, 경전으로 어찌 미칠 수 있으리요 ? 근본 성품을 보기만 하면 한 글자도 모를지라도 좋으니라. 성품을 보면 곧 부처이니, 성스러운 본체는 본래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다. 모든 말씀이 모두가 성인의 마음으로 부터 일어난 작 용이니, 작용의 바탕이 본래 공하여 명칭이나 말로도 미칠 수 없거늘 12부경이 어찌 미칠 수 있으리요?

도는 본래 뚜렷이 이루어졌나니, 닦고 증득함이 필요치 않으며, 도는 소리나 빛이 아니어서 미묘하여 보기도 어려우니 사람이 물을 마시면 차고 더운 것을 스스로가 아는 것과 같다. 또 남을 향해 말을 하지 말 라. 오직 여래만이 알 수 있고 그밖의 인간이나 하늘 등의 무리들은 도무지 깨닫지도 알지도 못한다.범부는 지혜가 미치지 못하므로 망령 되이 겉모양과 온갖 법에 집착하면 곧 외도의 무리에 떨어지지라.’ ‘모든 법이 마음에서 생긴 것임을 알면 집착이 있을 수 없나니, 집착 하면 알지 못 한다. 만일 근본 성품을 보면 12부경이 모두가 부질없는 문자이다. 만일 근본 성품을 보면 12부경이 모두가 부질없는 문자이 다. 만은 경전과 논소가 오직 마음을 밝혔을 뿐이니, 말끝에 계합해 알면 교법이 무슨 소용이 있으리요 ? 지극한 진리는 말을 떠났고 교법 은 말씀일 뿐이니 진실로 도가 아니다. 도는 본래 말이 없으므로 말은 허망일 뿐이다.

꿈에 누각이나 궁전이나 상마(象馬)의 무리나 나무. 숲.못. 정자 등 의 모습을 보거든 잠깐만이라도 즐거이 집착할 생각을 내지 말며 모두 가 망념이 의탁해서 생기는 곳이니 부디 주의하라.

임종할 때에 전혀 형상을 취하지 않으면 곧 의혹을 떨어버리거니와 털끝만치의 망념이라도 일으키기만 하면 곧 마귀에 끄달린다. 법신은 본래 청정하여 느낌이 없건만 다만 미혹한 까닭에 알지도 깨닫지도 못 하나니 이 때문에 망령되이 업보를 받는 까닭에 즐기고 집착하여 자유 롭지 못하느니라.’

‘지금이라도 본래의 몸과 마음을 깨닫기만 하면 곧 습성에 물들지 않 으리라. 성인의 경지에서 범부의 경지에 들어가서 갖가지 잡된 모습으 로 나타나 보이는 것은 본래 중생을 위한 까닭이니, 성인은 역순(逆 順)에 자재하여 온갖 업이 그를 구속하지 못한다.

성인의 지위를 이룬지 오래되어 큰 위덕이 있나니 온갖 종류가 성인의 지휘를 받아 움직이므로 천당과 지옥도 성인은 어찌하지는 못하리라. 범부는 어두워서 성인이 안팎이 밝은 것 같지 못하나니, 만일의심이 있거든 의심을 일으키지 말라. 일으키면 생사의 바다에 헤매여서 후회 하여도 구제할 길이 없다.

빈궁과 고통이 모두가 망상에서 생겼으니, 만일 마음을 알아서 서로 서로 경책해서 작용하는 티가 없이 작용하면 곧 부처의 지견(知見)에 들리라. 처음 발심한 사람은 정신이 전혀 안정되지 못하나니, 꿈 속에 자주 이상한 경계를 보더라도 선뜻 의심하지 말라. 모두가 자기의 마 음에서 일어났으며 밖에서 온 것이 아니다.

꿈에 광명 솟는 것이 햇빛보다 밝은 것을 보면 나머지 습기가 몽땅 다하고 법계의 성품이 나타나리라. 만일 이런 일이 있으면 부처를 이 루는 요인이 되리니, 이는 자기만이 알 뿐이요 남에게는 말할 수 없느 니라.

‘혹 고요한 숲속에서 다니고.멈추고.앉고.늡다가 크고 작은 광명이 눈 에 뜨이어라도 남에게 말하지 말며, 또 집착하지 말라. 자기 성품의 광명이니라. 혹 어두운 밤에 다니고.멈추고.앉고.눕다가 낮 같은 광명 이 눈에 뜨이더라도 괴이하게 여기지 말지니, 모두가 자기의 마음이 밝아지려는 징조이다. 혹 꿈에 별과 달이 분명하게 보이면 이것 또한 자기 마음의 모든 반연이 쉬려는 조짐이니 역시 남에게 말하지 말라. 꿈에 어두워서 밤중을 다니는 것 같음을 보면 또한 자기의 마음이 번 뇌 장벽이 무겁다는 조짐이니 스스로 알아야 한다.

만일 근본성품을 보았거든 경을 읽거나 염불을 할 필요가 없나니 많이 배우고 널리 아는 것이 별 이익이 되지 못하고 도리어 정신이 어두워 지느니라. 교법을 만들어 놓은 뜻은 마음을 표방하기 위한 것인데 마 음을 알면 교법을 볼 필요가 없다.

범부로부터 성인의 경지에 들고자 한다면 업을 쉬고 정신을 길러서 분 수에 따라 세월을 보내라. 성냄과 기뻐함이 많으면 도와 더불어 어기 나니 스스로를 속일 뿐 이익이 없다.성인은 생사 가운데서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숨고 나타남이 일정치 않나니 모든 업이 그를 구애하지 못 하며 도리어 삿된 마구니들을 무찌른다.

중생들이 근본 성품을 보기만 하면 나머지 습기가 몽땅 다하고 정신이 어둡지 않다. 참으로 도를 알고자 한다면 어떤 법에도 집착하지 말고 업을 쉬어 정신을 길러라. 나머지 습기가 다하면 자연히 밝아져서 공 부를 할 필요가 없느니라.’ ‘외도는 부처의 뜻을 알지 못하므로 공력을 가장 많이 쓰나 부처님의 거룩한 뜻을 거술리므로 종일토록 서둘러서 염불하고 경을 읽어도 정 신이 어두워 윤회를 면하지 못한다.

깨달은 이는 한가한 사람이라 어찌 구구(驅驅)할 필요가 있으며 명리 를 널리 구한들 후일 무엇에 쓰리요. 단 성품을 보지 못한 사람은 경 을 읽고 염불하며 오래도록 정진을 배우며하루 여섯차례 예불하며 오 래 앉아 눕디 않으며 널리 배워 많이 아는 것을불법으로 여기나니 이 런 중생은 모두가 불법을 비방하는 사람이다.

전의 부처와나중의 부처가 오직 성품을 보라는 말씀만 하셨나니, 성 품을 보지 못하고 망령되이 말하기를 ‘내가 위 없는 도를 이루었노라’ 한다면 이는 큰 죄를 지은 사람이다.

십대제자 가운데서 아난이 많이 알고 널리 배워서 식견이 으뜸이었으 나 ‘성문과 외도들로 하여금 오직 무식케 한는 것이라’고 하시면 부처 님이 꾸짖으셨으니, 글자나 수효를 아는 것으로 딱아 증득한다면 인과 의 법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중생의 업보이어서 생사를 면치 못 하여 부처님의 뜻에 어기는 것이니 곧 부처를 비방하는 중생인지라 물 리쳐도 불리쳐도 허물이 없다.

경에 말씀하시기를 천제는 믿는 마음을 내지 않나니 물리쳐도 죄가 없 다’하셨다. 만일 진정한 믿음이 있거든 그는 부처 지위의 사람이다. 성품을 보지 못했거든 절대로 다른 어진 사람을 비방하지 말라. 스스 로 속에서 이로울 것이 없다. 선과 악이 뚜렷하고 인과가 분명한지라 천당과 지옥이 오직 눈앞에 있다.’ ‘어리석은 사람은 믿지 않는 까닭에 흑암지옥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느끼지도 알지도 못하나니, 오직 입장이 무거우므로 믿지 않는다. 마 치 소경이 햇빛이 있다는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으니, 설사 그에게 말 해 주더라도 역시 믿지 않는 것 같으니라. 오직 눈이 없기 때문이니 어떻게 햇빛을 분별할 수 있으리요?

어리석은 사람도 이와 같아서 방금 축생 등 잡된 무리에 떨어졌거나 빈궁.한천한 무리에 태어나서 살려 해도 살 수 없고 죽으려 해도 죽을 수 없느니라. 비록 이런 고통을 받으나 직접 물어보면 도리어 대답하 기를 ‘나는 지금 쾌락한 것이 천당과 다르지 않다’고 하니, 그러므로 모든 중생은 태어난 곳으로써 쾌락을 삼아 깨치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 한다.

이와 같은 악인은 업장이 무겁기 때문이니, 만일 스스로의 마음이 부 처인 줄 안다면 머리와 수염을 깎는데 관계치 않으며 속인도 부처가 될 수 있다. 만일 성품을 보지 못하면 머리와 수염을 깎았더라도 역시 외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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