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바시라 뱃사공을 찾다.

31. 바시라 뱃사공을 찾다.

이 때에 선재동자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생각을 바로 하고 누각성을 향하면서 길을 살펴보았다. 길이 높고 낮음을 보고, 험하고 평탄함을 보고, 깨끗하고 더러움을 보고, 편안하고 위태함을 보고, 곧고 굽은 것을 살펴보고, 앞으로 걸어가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마땅히 선지식을 가까이 모실 것이니 선지식은 수행을 성취하여 모든 바라밀을 늘리고 훌륭히 하는 길의 원인이며, 선지식은 수행을 성취하여 법계에 들어가는 데 장애가 없게 하는 길의 원인이며, 선지식은 수행을 성취하여 모든 중생을 거두어 주는 지혜 길의 원인이며, 선지식은 수행을 성취하여 모든 중생이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않게 하는 길의 원인이며, 선지식은 수행을 성취하여 모든 중생이 삿된 짓을 여의게 하는 길의 원인이며, 선지식은 수행을 성취하여 모든 중생이 번뇌를 소멸케 하는 길의 원인이며, 선지식은 수행을 성취하여 모든 중생이 나쁜 꾀를 없애게 하는 길의 원인이며, 선지식은 수행을 성취하여 모든 중생이 교만을 여의게 하는 길의 원인이며, 선지식은 수행을 성취하여 모든 중생의 나쁜 가시를 빼어 주게 하는 길의 원인이며, 선지식은 수행을 성취하여 모든 중생의 나쁜 소견을 버리게 하는 길의 원인이며, 선지식은 수행을 성취하여 모든 중생이 일체지의 성에 이르게 하는 길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왜냐 하면 선지식에게서 모든 선한 법을 얻는 까닭이며, 선지식의 힘을 의지하여 일체지의 길을 얻는 까닭이니, 선지식은 참으로 뵈옵기 어렵고 만나기 어려운 것이로다.’

선지식에 대하여 이렇게 생각하고 부지런히 구하면서 앞으로 향하여 가다가 그 성에 다다라 그 사공을 보니, 사공은 성문 밖 바닷가에서 백천 명의 장사치들에게 둘러싸여 바다의 법을 연설하면서, 방편으로 부처님의 공덕을 보여 주고 있었다. 선재동자는 그것을 보고 곧 앞에 나아가 사공의 발에 예배하고 수없이 돌고 일심으로 합장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으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옵니다. 듣사온즉 거룩하신 이는 잘 가르쳐 주신다 하오니 바라건대 저에게 말씀하여 주소서.”

사공이 말하였다.

“장하고 장하도다, 선남자여. 그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고, 또 큰 지혜를 낼 원인과 모든 나고 죽는 고통을 끊어 버릴 원인과 일체지의 보배섬에 갈 원인과 부수어지지 않고 대승에 나아갈 원인과 이승(二乘)들의 나고 죽는 두려움을 멀리 여읠 원인과 모든 삼매에 들어 지혜를 낼 원인과 보살의 세밀한 행을 두루 행할 원인과 서원의 큰 수레를 타고 보살의 행인 청정한 길에 다닐 원인과 보살의 행으로써 깨뜨릴 수 없는 지혜의 깨끗한 길을 장엄할 원인과 모든 시방 부처님의 막힘이 없는 청정한 길을 관찰하는 원인과 모든 부처님의 깊은 지혜에 빨리 들어갈 청정한 길의 원인을 묻는구려.

선남자여, 나는 해안의 누각성에 있으면서 보살의 큰 자비 짐대행을 깨끗하게 닦았노라. 선남자여, 나는 염부제 안에 있는 가난한 중생들을 관찰하고 그들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가지가지 행을 닦고서 그 소원을 따라 모두 만족케 하노라. 먼저 세상의 보배와 음식을 주어 그의 뜻을 만족케 하고, 다시 법의 재물을 베풀어 기쁘게 한 뒤에, 그로 하여금 복덕의 행을 닦게 하며, 지혜의 도를 내게 하며, 선근의 힘을 늘게 하며, 보리의 마음을 일으키게 하며, 보리의 원을 깨끗하게 하며, 대비의 힘을 굳게 하며, 나고 죽는 일을 없애는 도를 닦게 하며, 나고 죽음을 버리지 않는 행을 일으키어 중생의 바다를 거두어 주게 하며, 공덕의 바다를 닦게 하며, 모든 법의 바다를 비추게 하며, 모든 부처님 바다를 보게 하며, 온갖 지혜[種智]의 바다에 들어가게 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여기 있으면서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애를 쓰고, 이렇게 부지런히 구하고, 이렇게 이익케 하며, 이렇게 모든 중생을 편안케 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바다 가운데에 있는 모든 보배섬·모든 보배 있는 곳·모든 보배의 성품·모든 보배의 근본·모든 보배의 종자·모든 보배의 종류를 알며, 나는 또 모든 보배를 깨끗이 하며, 모든 보배를 깨끗이 캐며, 모든 보배를 내며, 모든 보배를 만들며, 모든 보배의 그릇·모든 보배의 소용·모든 보배의 경계·모든 보배의 광명을 잘 알며, 나는 또 모든 용의 궁전·모든 야차의 궁전·모든 나찰의 궁전·모든 부다(部多)의 궁전 따위의 모든 차별이 있는 데를 잘 알아 모두 회피하고 화난을 면하며, 또 바다의 소용돌이·옅은 데·깊은 데·파도가 험한 데·먼 데·가까운 데·물빛이 좋고 나쁜 데 따위의 같지 아니한 것을 잘 알며, 해와 달과 별들과 28수들이 돌아다니는 도수와 변천하는 재앙과 밤낮의 시간과 길고 짧은 시기를 잘 분별하며, 또 배를 구성하고 있는 나무나 쇠의 굳고 연약함과 기관이 껄끄럽고 미끄러움과 물이 많고 적음과 바람이 순하고 거스름과 좌로 돌고 우로 도는 데 편안하고 위태함을 잘 짐작하여, 갈 만하면 가고 그칠 만하면 그치어 이러한 여러 가지 방편으로 모든 중생을 항상 이롭게 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이렇게 좋은 배로써 장사치들을 태우고 편안하게 길을 다니면서 고요함을 보이어 공포가 없게 하고, 다시 법문을 말하여 즐겁게 하고, 그의 욕망을 따라 보배섬으로 인도하여 모든 보배를 마음대로 가지게 하며, 뜻이 만족한 뒤에 염부제로 돌아오게 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또 큰 배를 가지고 가고 오고 하기를 옛적부터 지금에 이르도록 한 번도 손해보거나 낭패한 적이 없으며, 중생들이 나의 몸을 보거나 나의 법문을 들은 이는 모두 나고 죽는 바다를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반드시 모든 지혜 바다에 들게 하며, 반드시 모든 애욕 바다를 말리며, 지혜 빛으로 삼세의 바다를 비추며, 모든 중생의 고통 바다를 끝내며, 모든 중생의 마음 바다를 깨끗이 하며, 모든 세계 바다를 빨리 깨끗이 꾸미며, 시방의 부처님 바다에 두루 이르며, 모든 중생의 근성 바다를 두루 알며, 모든 중생의 행동 바다를 분명히 알며, 모든 중생의 성품 바다를 널리 순종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큰 자비 짐대 행[大悲幢行]을 얻었으므로, 어떤 중생이나 나를 보고 듣고 생각하고 같이 있으면 모두 헛되지 않게 하지만 저 보살마하살들이 나고 죽는 바다에서 잘 헤엄치면서, 모든 번뇌 바다에 물들지 아니하고 모든 잘못된 소견 바다를 버리고 모든 법의 성품 바다를 관찰하고, 사섭법으로 중생들을 거두어 주고, 일체지의 바다에 잘 머무르게 하고, 모든 중생의 고집 바다를 소멸하고, 온갖 시절 바다에 평등하게 머물며, 신통으로써 중생 바다를 제도하며, 때를 맞추어 중생 바다를 조화하는 일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낙영락(樂瓔珞)이란 성이 있고, 그 성중에 장자가 있으니 이름을 최승(最勝)이라 한다. 그대는 그 장자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선재동자는 뱃사공의 발에 절하고 여러 번을 돌고 공손히 우러르고 눈물을 흘리면서, 선지식을 구하는 마음이 만족하지 아니하고, 선지식에게 사모하는 마음이 늘고 더하여서 일심으로 관찰하고 하직하고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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