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부처님이 삼매에 드시다

02. 부처님이 삼매에 드시다

이 때에 보살들과 성문들과 세상의 여러 임금들과 또는 그들의 권속들이 모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여래의 경계, 여래의 지혜와 행, 여래의 신통, 여래의 힘, 여래의 두려움 없음, 여래의 삼매, 여래의 머무는 데, 여래의 수승함, 여래의 몸, 여래의 지혜 등은 모든 세상의 하늘과 사람들이 통달할 수 없으며, 들어갈 수 없으며, 믿고 이해할 수 없으며, 두루 알 수 없으며, 분별할 수 없으며, 생각할 수 없으며, 살펴볼 수 없으며, 가려낼 수 없으며, 열어 보일 수 없으며, 중생들로 하여금 깨달아 들어가게 할 수도 없는 것이다. 다만 부처님으로부터 주어진 힘[加被力]과 부처님의 신통하신 힘과 부처님의 위엄과 덕망의 힘, 그리고 부처님의 본래 서원하신 힘이거나, 자기가 지난 세상에 지은 선근(善根)의 힘과 선지식(善知識)을 가까이 모신 힘과 깨끗하게 믿는 힘과 마음으로 크게 원하는 힘과 보리(菩提)로 나아가려는 깨끗한 마음의 힘과 일체지를 구하는 광대한 행과 서원의 힘만을 제외될 것이다.

바라건대 세존께서 훌륭하신 방편으로 우리와 중생들의 가지가지 마음[心量]과 가지가지 믿음[信解]과 가지가지 지혜와 가지가지 언어와 가지가지 명목과 가지가지 깨달음과 가지가지 지위와 가지가지 깨끗한 근기와 가지가지 뜻의 수단 방법[意方便]과 가지가지 마음의 경계와 가지가지 여래를 의지한 공덕을 수순하시면, 그대로 말씀하시는 법문을 능히 들을 것이니, 여래께서 지난 세상에 일체지를 구하시던 길과 지난 세상에 일으키신 보살의 큰 서원과 지난 세상에 깨끗하게 하신 모든 바라밀과 지난 세상에 증득하신 모든 보살의 지위와 지난 세상에 원만히 하신 모든 보살의 행과 지난 세상에 지혜로 장엄하신 길과 지난 세상에 행하신 깨끗한 길과 지난 세상에 뛰어나신 법 바다와 지난 세상에 신통으로 유희하신 장엄의 바다와 지난 세상에 모아 놓으신 한량없는 본사(本事)에 상응하는 수행의 바다를 나타내어 보여 주시며, 또 여래께서 지금[現前] 정각을 이루신 신통 지혜의 바다와 여래께서 자재하게 법륜을 굴리심과 여래께서 신통으로 부처 세계를 깨끗하게 하심과 여래께서 모든 중생을 조복 받는 묘한 방편의 바다들을 열어 주시며, 여래께서 일체지의 성(城)을 열어 보이시며, 여래께서 모든 중생에게 길을 보여 주시며, 여래께서 모든 중생들의 나고 죽는 데에 잘 들어가시며, 여래께서 모든 중생에게 가장 좋은 복전(福田)이 되시며, 여래께서 중생들을 위하여 보시 공덕을 말씀하시며, 여래께서 중생들의 갖가지 마음과 행실을 수기하시며, 여래께서 중생들을 위하여 가르치고 경계하시며, 여래께서 삼매 신통으로 모든 영상(影像)을 나타내시니, 이러한 법을 대자비로 우리들에게 말씀해 주셨으면…….’

그 때에 세존께서는 보살들과 대중들의 생각을 모두 아시고, 대비(大悲)로 몸을 삼고, 대비로 문을 삼으며, 대비로 으뜸을 삼고, 대비법으로 방편을 삼아서 허공에 가득 차고 법계에 두루하여 사자빈신삼매(師子頻申三昧)에 드시었다.

이 삼매에 드시니 모든 세간이 다 청정하여지고, 동시에 대장엄누각(大莊嚴樓閣)이 홀연히 높고 넓고 화려하여져서 법계에 가득하되, 거기에는 금강으로 바닥[地]이 되고 여러 가지 보배로 훌륭하게 꾸며졌으며, 여의 보배 그물과 제일가는[無能勝] 짐대[幢]가 그 가운데 벌여 있고, 무수한 보배 꽃과 마니보배로써 그 위에 흩었으며, 온갖 보배가 곳곳마다 가득하였다. 비유리(毘瑠璃)로 기둥이 되어 광명이 멀리 비치는 마니보배로 장엄하였으며, 염부단금과 마니보배로 골고루 장식하였다. 일체의 보배로 된 문과 들창과 바라지를 찬란하게 서로 비치며 간 데마다 마주 열렸고, 섬돌과 층계와 난간들이 모두 일체의 묘한 보배로 되어서 신기한 모양과 훌륭한 형상이 세상 임금과도 같으며, 여러 중생들이 가지가지 모양으로 된 마니보배 그물로 그 위를 덮었다. 문 옆에는 짐대와 깃발을 세웠는데, 낱낱 장엄에서 제각기 광명이 흘러나와 법계에 퍼지고, 누각 밖에는 축대와 층계와 난간들이 한량없이 많아 이루 말할 수 없는데, 그것들은 모두 마니보배로 되었고, 여러 가지 보배로 두루 장식하였다.

그 때에 또 부처님의 신력으로 서다림(逝多林)이 별안간 넓어졌다. 수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와 같은 불세계들의 너비[量]와 같아져서 여러 가지 기묘한 보배로 사이사이 장식하였고, 엄청나게 많은 보배로 땅을 단장하였다. 수없는 마니보배로 담을 쌓았고, 다라(多羅) 나무가 아름답게 줄지어 서고, 그 사이로는 수많은 내[香河]가 있는데, 향기로운 물로 가득 차고, 그 흐름이 빨라 여울지고 소용돌았다. 여러 가지 보배 꽃이 물결을 따라 오른쪽으로 돌면서 모든 불법(佛法) 소리를 내고, 불가사의한 보배로 분타리(芬陀利) 꽃봉오리가 방실거리며, 일체의 묘한 보배로 파두마(波頭摩)꽃도 곱게 피어 너울거리고, 수없이 많은 묘한 보배 꽃 나무가 언덕에 무성하였다. 불가사의한 가지가지 보배로 이루어진 정자와 누각이 언덕 위에 차례로 서 있는데, 마니보배 그물로 덮이었고, 아승기 마니보배는 광명을 놓으며 아승기 여러 보배로 땅을 단장하였다. 여러 가지 향을 간직한 광[藏]에서는 향기가 무럭무럭 올라와 법계에 두루 번졌다.

또 한량없는 보배 짐대[幢]를 세웠으니, 한량없는 보배 향 짐대, 한량없는 보배 옷 짐대, 한량없는 보배 깃발 짐대, 한량없는 보배 비단 짐대, 한량없는 보배 꽃 짐대, 한량없는 보배 영락 짐대, 한량없는 보배 화만 짐대, 한량없는 보배 방울 짐대, 한량없는 보배 그물 짐대, 한량없는 마니보배 일산 짐대들이며, 또 한량없는 광명이 비치는 마니보배 짐대, 한량없는 부처님의 이름을 부르는 원만한 음성 마니보배 짐대, 한량없는 사자가 노니는 마니보배 짐대, 한량없는 여래의 본사(本事)를 말하여 상응하는 행의 바다 마니보배 짐대, 법계의 갖가지 영상을 나타내는 마니보배 짐대들이 있는데, 이러한 보배 짐대들이 시방의 처처마다 훌륭하게 꾸며져 있었다.

이 때에 서다림의 허공에는 수없이 많은 하늘 궁전의 누각 구름이 있었고, 또 수없는 향 나무 구름과 말할 수 없는 수미산 구름이 있었으며, 말할 수 없는 풍류 구름에서는 묘한 노래로 여래를 찬탄하고, 말할 수 없는 연꽃 구름이 두루 덮여 장엄하였다. 그리고 말할 수 없는 사자좌 구름에는 하늘 옷을 깔고, 보살이 그 위에 앉아서 부처님 공덕을 찬탄하였다. 말할 수 없는 천왕의 형상으로 된 마니보배 구름과 말할 수 없는 흰 진주 구름과 말할 수 없는 붉은 진주 누각 구름이 두루 덮이었고, 말할 수 없는 일체의 견고한 금강주 구름에서는 장엄거리를 내리는 등, 이러한 온갖 보배로 장엄한 구름이 온 법계와 허공계를 두루 장엄하였다.

왜냐 하면 여래의 심으신 깨끗한 선근이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며, 여래의 이룩하신 깨끗한 법 무더기가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며, 여래의 위신력으로 비밀하게 도와 주심이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며, 여래의 한 몸으로 온갖 세계에 두루하시는 변화가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며, 여래의 신통으로 시방에 있는 세계와 일체 부처님이 그 몸에 들어가는 일이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며, 여래께서 한 티끌 속에 온갖 차별한 세계를 나타내는 일이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며, 여래께서 낱낱 털 끝에 지나간 세상[過去際] 여러 부처님을 차례로 나타내심이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며, 여래께서 낱낱 털구멍으로 놓으시는 낱낱 광명이 온갖 세계에 비치는 일이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며, 여래께서 낱낱 털구멍으로 일체 부처 세계의 티끌 수처럼 많은 변화하는 구름을 내어 모든 부처 세계에 가득 차게 하는 일이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며, 여래의 낱낱 털구멍에 시방세계가 이루어지고 부서지는 세월을 나타내는 일을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 서다림(逝多林) 급고독원(給孤獨園)에서 부처 국토의 깨끗한 장엄을 보듯이, 시방 법계의 허공에 있는 모든 세계에서도 그렇게 보게 되었으니, 이른바 여래의 몸이 서다림에 두루하여 보살 대중들이 각각 원만함을 보았고, 모든 장엄거리를 내려 장엄하게 시설함을 보았으며, 여러 가지 보배에서 위력 광명 구름을 놓아 법계에 비치는 것을 보았고, 온갖 마니보배를 내려 두루 장엄함을 보았으며, 장엄한 일산 구름을 내려 모든 세계를 덮는 것을 보았고, 여러 하늘들의 변화하는 몸 구름을 내려 묘하게 단장함을 보았다. 그리고 여러 가지 꽃 나무를 내려 꽃이 만발한 것이 바다와 같음을 보았고, 온갖 비단 구름을 내려 둥실둥실 떠돌게 하는 것을 보았으며, 온갖 의복 구름을 내려 어지럽게 흩날리는 것을 보았다. 또 무수한 화만 영락 구름이 끊임없이 내려오는 것을 보았고, 여러 가지 사르는 향 구름을 내려 피어오르는[旋轉] 모양이 마치 중생의 몸과 같음을 보았다. 온갖 보배 꽃 그물 구름을 내려 두루 장엄하는 모습이 끊이지 않음을 보았고, 갖가지 가루향 구름을 내려 향기가 시방에 퍼지는 것을 보았으며, 모든 보배 짐대와 깃발 구름을 내려 천녀(天女)들이 붙잡고 공중에서 도는 것을 보았다. 또 보배 일산 구름을 내리는데 그 일산은 크게 둥글어 여러 가지 보배로 이루어졌고, 아름다운 연꽃으로 그 위를 장엄한 데다가 풍악 소리가 흘러나와 온 법계에 울려 퍼지는 것을 보았으며, 모든 사자좌 구름을 내리는데 중생들의 형상과 같은 보배 화만과 보배 영락으로 장엄한 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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