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결(修心訣) – 04.

수심결(修心訣) – 04.

-입으로만 진리 말하고 사견에 빠지면-
-자신도 그르치고 남도 잘못되게 한다-

僧云 如何保任 師云 一 在眼
승운 여하보림 사운 일예재안
空花亂墜 其僧 言下有省
공화난추 기승 언하유성
上來所擧古聖 入道因緣 明白簡易
상래소거고성 입도인연 명백간이
不妨省力 因此公案 若有信解處
불방성력 인차공안 약유신해처
卽與古聖 把手共行
즉여고성 파수공행

스님이 말했다.
‘어떻게 보림(保任:깨달은 경지를 잘 보호하며 닦아가는 것)해야 합니까.’화상이 말했다.
‘하나의 티끌이 눈에 들어가면 허공의 꽃(空花:눈병이 생기면 때로는 아무 것도 없는 허공에 꽃무늬 같은 헛것이 보인다)이 어지러이 떨어지느니라.’그 스님은 이 말에 곧 깨달음이 있었다.
위에서 말한 옛성현이 도에 들어간 이야기가 명백하고 간단하여, 수고로움을 덜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공안(公案:즉 공부의 규범이 되는 것)을 의지해서 믿음과 이해가 있게 되면 바로 옛 성현들과 손을 잡고 함께 갈 것이다.

問汝言見性 若眞見性 卽是聖人
문여언견성 약진견성 즉시성인
應現神通變化 與人有殊
응현신통변화 여인유수
何故今時修心之輩 無有一人
하고금시수심지배 무유일인
發現神通 變化耶
발현신통 변화야

물었다. ‘스님은 성품을 보았다고 하시는데 만일 참으로 성품을 보았다면 바로 성인이시라 신통변화를 나타내어 보통 사람과는 다를 것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요즈음 마음 닦는 사람들은 한 사람도 신통변화를 나타내는 사람이 없습니까.

答汝不得輕發狂言 不分邪正
답여부득경발광언 불분사정
是爲迷倒之人 今是學道之人
시위미도지인 금시학도지인
口談眞理 心生退屈 返墮無分之失者
구담진리 심생퇴굴 반타무분지실자
皆汝所疑 學道而不知先後
개여소의 학도이부지선후
說理而不分本末者 是名邪見
설리이불분본말자 시명사견
不名修學 非唯自誤 兼亦誤他
불명수학 비유자오 겸역오타
其可不愼歟
기가불신여
夫入道多門 以要言之
부입도다문 이요언지
不出頓悟漸修兩門耳 雖曰頓悟頓修
불출돈오점수양문이 수왈돈오돈수
是最上根機得入也 若推過去 已是
시최상근기득입야 약추과거 이시
多生 依悟而修 漸熏而來 至於今生
다생 의오이수 점훈이래 지어금생
聞卽發悟 一時頓畢 以實而論
문즉발오 일시돈필 이실이논
是亦先悟後修之機也 則而此
시역선오후수지기야 즉이차

대답하다. ‘그대는 함부로 미친소리를 하지 말라. 사(邪)와 정(正)을 분별하지 못하면, 이는 미혹에 빠진 사람이다. 요즘은 도를 배우는 사람들이 입으로는 진리를 말하지만 마음은 포기상태여서 도리어 분수에 없다는 잘못(無分之失: 중생으로서는 성인의 경지에 들 수 없다는 착각)에 떨어진 자들은 다 그대가 의심하는 것과 같다. 도를 배우되 선후를 알지 못하고, 진리를 말하되 본말(本末)을 분간하지 못하면 이를 일컬어 사견(邪見)이라 하지 수행이라고 하지 않는다. 이런 이는 자신만 그르칠 뿐만 아니라 겸하여 남도 잘못되게 만드는 것이니 삼가지 않아서 되겠는가. 대개 도에 들어가는 문은 많지만 요약해서 말하면 돈오(頓悟)와 점수(漸修)의 두 가지 문에 지나지 않는다. 비록 돈오와 점수는 최상의 근기(根機)를 가진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하지만, 과거를 미루어보면 이미 여러 생애에 걸쳐 깨달음에 의지해 닦고 차츰 익혀왔으므로 금생에 이르러 진리를 들으면 즉시 깨닫게 되어 일시에 모든 것을 끝낸다. 하지만 사실 이것 역시 먼저 깨달고 뒤에 닦은 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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