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 마아가
(487)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어느 날 거룩하신 스승께서는 왕사성의 독수리 봉(鷲峰)에 계시었다. 그 때 마아가 청년은 스승이 계신 곳으로 가서 인사를 드렸다. 기쁘고 기억할 만한 인사를 나눈 뒤 한옆에 앉더니 스승께 말했다.
“고오타마시여, 저는 참으로 베푸는 사람이며, 관대하여 구하는 바에 응하며, 법에 따라 재물을 구합니다. 그리고는 법에 의해서 얻은 재물을 한 사람에게도 주고, 두사람에게도 주고, 세 사람, 네 사람, 다섯 사람, 여섯 사람, 일곱, 여덟, 아홉, 열 사람, 스무 사람, 설흔, 마흔, 쉰 사람에게도 주고, 백 사람에게도 주며, 더 많은 사람에게도 나누어 줍니다.
고오타마시여, 내가 이렇게 주고 이와 같이 바친다면 얼마나 많은 복덕을 얻겠습니까?”
“젊은이여, 그대가 참으로 주고 그와 같이 바친다면, 많은 복덕을 얻게 되리라.
젊은이여, 누구든지 참으로 주는 시주이거나, 관대하여 구하는 바에 응하며, 법에 따라 재산을 얻어 그 재산으로 하여금 한 사람내지는 백 사람에게 나누어 주며,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사람은 많은 복덕을 얻게 되리라.”
마아가 청년은 시로써 여쭈었다.
마아가 청년이 말했다.
(487) “가사를 입고 집 없이 다니는 너그러우신 스승 고오타마께 저는 묻겠습니다. 베풀어 주기를 원하는 데 따르는 재가(在家)의 시주, 복덕을 구하고 복덕을 위해 공양을 바치고, 이 세상에서 남에게 음식을 주는 사람이, 제사를 지낼 때에는 누구에게 바치는 제물이 가장 깨끗합니까?”
(488) 스승은 대답하셨다. “마아가여, 시물(施物)을 구하는 데에 따르는 재가의 시주, 복덕을 구하고 복덕을 위해 공양을 바치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남에게 음식을 베푸는 것으로 써 받을 사람들을 기쁘게 해 주어야 한다.”
(489) 마아가 청년은 말했다. “시물을 구하는 데 따르는 재가의 시주, 복덕을 구하고 복덕을 위해 공양을 바치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남에게 음식을 베풀 때에, 마땅히 보시를 받을 사람을 제게 말씀하여 주십시오. 스승이시여.”
(490) “참으로 집착 없이 세상을 걸어 가고,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자기를 다스리는 완전한 사람, 그들에게 때때로 공양을 바쳐라. 복덕을 구하는 바라문은 그들을 공양하라.
(491) 모든 결박을 끊고 자제하고 해탈하여 괴로움과 욕심이 없는 사람들, 그들에게 때때로 공양을 바쳐라. 복덕을 구하는 바라문은 그들을 공양하라.
(492) 모든 결박에서 벗어나 자제하고 해탈하여 괴로움과 욕심이 없는 사람들, 그들에게 때때로 공양을 바쳐라. 복덕을 구하는 바라문은 그들을 공양하라.
(493) 탐욕과 혐오와 미망(迷妄)을 버리고 번뇌의 더러움에서 벗어나 청정한 행을 닦고 있는 사람들, 그들에게 때때로 공양을 바쳐라. 복덕을 구하는 바라문은 그들을 공양하라.
(494) 거짓도 없고 교만도 없고, 탐욕을 떠나 내것이라고 집착하지도 않고, 욕망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 그들에게 때때로 공양을 바쳐라. 복덕을 구하는 바라문은 그들을 공양하라.
(495) 참으로 온갖 애착에 붙잡히지 않고, 이미 거센 흐름을 건너 내것이라는 집착이 없이 다니는 사람들, 그들에게 때때로 공양을 바쳐라. 복덕을 구하는 바라문은 그들을 공양하라.
(496) 이 세상이나 저 세상이나 어떠한 세상에 있어서도 갖가지 생존에 대한 애착이 없는 사람들, 그들에게 때때로 공양을 바쳐라. 복덕을 구하는 바라문은 그들을 공양하라.
(497) 모든 욕망을 버리고 집없이 다니며 자신을 억제하고 배틀의 북처럼 똑 바른 사람들, 그들에게 때때로 공양을 바쳐라. 복덕을 구하는 바라문은 그들을 공양하라.
(498) 탐욕을 떠나 모든 감관을 안정시켜 달이 월식에서 벗어나듯이 붙들리지 않는 사람들, 그들에게 때때로 공양을 바쳐라. 복덕을 구하는 바라문은 그들을 공양하라.
(499) 평안에 돌아가고 탐욕을 떠나 성내지 않으며, 이 세상에서 생존의 모든 요소를 버리고, 갈 길이 없는 사람들, 그들에게 때때로 공양을 바쳐라. 복덕을 구하는 바라문은 그들을 공양하라.
(500) 생과 사를 남김 없이 버리고 모든 의혹을 넘어 선 사람들, 그들에게 때때로 공양을 바쳐라. 복덕을 구하는 바라문은 그들을 공양하라.
(501) 자기를 델타(洲 = 의지처)로 하여 세상을 다니고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모든 일로부터 해탈한 사람들, 그들에게 때때로 공양을 바쳐라. 복덕을 구하는 바라문은 그들을 공양하라.
(502) ‘이것이 마지막 생존이고 다시는 생을 받지는 않는다’라고, 이 세상에서 똑똑히 알고 있는 사람들, 그들에게 때때로 공양을 바쳐라. 복덕을 구하는 바라문은 그들을 공양하라.
(503) 베에다를 잘 알고, 고요한 마음을 즐기며, 생각이 깊고, 깨달음을 얻어 많은 사람을 귀의시킨 사람들, 그들에게 때때로 공양을 바쳐라. 복덕을 구하는 바라문은 그들을 공양하라.”
(504) “참으로 제 질문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보시 받을 사람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스승이시여, 당신께서는 이 모든 일들을 이 세상에서 분명히 알고 계십니다. 당신께서는 이 이치를 잘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505) 마아가 청년이 다시 말했다. “보시를 받고자 하는 데에 응하는 재가의 시주, 복덕을 구하고 복덕을 위해 공양을 바치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남에게 음식을 줄 때, 완전한 제사가 어떤것인지를 저에게 가르쳐 주십시요. 스승님.”
(506) 거룩한 스승은 대답하셨다.
“마아가여, 제사를 지내라. 제사를 지내는 사람은 어떤 경우라도 마음을 깨끗이하여라.
제사지낼 사람이 전심할 일은 오로지 제사뿐이다.
그는 여기에 편안히 머물러 사악(邪惡)을 버린다.
(507) 그는 탐욕에서 떠나 사악(邪惡)을 누르고 한량 없는 자비심을 일으켜 밤낮으로 게으르지 않아서 그 마음이 사방에 가득 차게 한다.”
(508) “누가 깨끗해지고 해탈하는 것입니까? 누가 붙들려 얽매일 것입니까? 무엇으로 인해 사람은 스스로 범천계(梵天界)에 이릅니까? 성인이시여, 몰라서 묻는 것이니 일러 주십시오. 스승이시여, 저는 지금 범천을 눈 앞에 보았습니다. 진실로 당신은 범천과 같은 분이십니다. 빛을 지닌 이시여, 어떻게 하면 범천계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509) 스승은 대답하셨다.
“마아가여, 세 가지 조건을 갖춘 완전한 제사를 지낼 수 있는 사람은 보시 받는 사람들을 기쁘게 한다.
보시에 응하는 사람이 이처럼 바르게 제사를 지낸다면 범천계에 태어날 것이다.”
(510) 이와 같이 말씀하셨을 때, 마아가 청년은 스승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고오타마시여.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고오타마시여. 마치 넘어진 사람을 일으키듯이, 덮인 것을 벗겨 주듯이, 길 잃은 사람에게 길을 가리켜 주듯이, 그리고’눈 있는 사람은 빛을 볼 것이다’하며 암흑 속에서 등불을 비쳐 주듯이, 고오타마께서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진리를 보여주셨습니다. 저는 고오타마께 귀의합니다. 그리고 진리와 수행승의 모임에 귀의합니다.
오늘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스승 고오타마께서는 저를 집에 있는 신도로서 받아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