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분경(盂蘭盆經)
우란분경이란?
<우란분경>은 목련존자가 죽은 어머니의 고통을 구했던 사실을 말한 경전이다. 원전은 전해오지 않고 축법호(竺法護)가 번역한 <불설우란분경>이 원래 명칭이다. 또한 <불설보은봉분경>이 있으나 전해 오지 않는다. 경전의 내용은 부처님의 제자인 신통제일(神通第一)의 목련존자가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하고자 방법을 묻자 부처님께서 안거(安居) 해제일인 음력 7월 15일에 백미의 음식과 다섯 가지 과일을 준비하여 시방의 스님들에게 공양하면 어머니의 고통이 제거된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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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목련존자가 신통으로 천상천하를 살펴보니, 어머니가 생전에 지은 죄가 많은 탓으로 아귀지옥에 태어나서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이를 보고 목련이 가슴 아파하며 음식을 가지고 가서 어머니께 올렸으나, 그 음식은 어머니의 입에 들어가기도 전에 뜨거운 불길로 변해 버린다. 이 모습을 본 목련은 대성통곡하며 부처님께 달려가 어머니를 구제해 달라고 권청한다.
부처님은 목련을 측은하게 생각하고 다음과 같이 설했다.
‘어머니의 죄는 너무도 무거워 너의 혼자 힘으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다만 시방에 계시는 대덕스님들의 법력을 빌면 가능할진대, 이들이 9순 안거를 끝내고 참회의식을 가지는 자자일(自恣日) 즉, 7월 15일에 좋은 음식과 온갖 과실을 공양하면 이 스님들의 힘으로 살아있는 부모는 물론 7대 선망부모와 친척들이 모두 고통에서 벗어나 백년장수하고 천상에서 쾌락을 누릴 것이다.’
결국 이 경은 목련존자의 예를 들어 불교적인 효도를 강조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효성을 중요시하는 우리들에게는 금과옥조의 말씀이 아닐 수 없다. 이로 인해서 매년 7월 13일에서 3일간 선조의 영령을 제사하는 불사를 우란분회. 우분회. 정령제(精靈祭). 정령회. 성령제(聖靈祭). 분회. 분(盆). 환희회(歡喜會). 혼제(魂祭). 영제(靈祭) 등으로 부르게 되었다. 이 경의 핵심은 인도에서 작성되고 거기에 중국인이 보충하여 오늘의 모습으로 완성된 것이다.
목련의 슬픔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그때 대목건련은 처음 육신통(六神通)을 얻고 나서 부모를 제도하여 낳아 키워주신 은혜에 보답하고자 깨달은 눈(道眼)으로 세간을 살펴보았다.
그의 어머니는 죽어서 아귀(餓鬼)3)로 태어났고 음식을 먹지 못하고 피골이 상접하여 차마 볼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목련은 슬픔을 가다듬고 발우에 밥을 가득 담아 아귀가 된 그의 어머니에게 잡수시게 하였다.
그의 어머니는 발우의 밥을 받아들고서 왼손으로는 다른 아귀들을 쫓고 있었으며 오른손으로는 밥을 움켜 먹고 있었다.
그러나 밥이 입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밥은 이미 불덩어리가 되니 그의 어머니는 끝내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목련은 이를 보고 슬피 울다가 급히 돌아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의 어머니는 악업의 뿌리에 깊게 얽혔으니 그대 한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느니라. 그대가 비록 부모에 대한 효도하기로서는 천하에 이름을 떨치고 있으나 그대의 힘만이 아니라 천신(天神)이나 지신(地神), 사마외도(邪魔外道)의 도사나 사천왕신(四天王神)4)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고 오직 시방의 대중스님들의 위신력이라야 비로소 구할 수 있으리라.
내 이제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어머니를 구제하는 법을 설하여 온갖 고난에서 벗어나고 모든 업장을 소멸하게 하리라.’
아귀를 구하는 방법
시방의 대중스님들이 자자(自恣)하는 칠월 십오일에 마땅히 칠세(七世)의 부모와 현재의 부모, 그리고 모든 액난을 겪고 있는 중생을 위하여 온갖 음식과 과실을 갖추어 큰 그릇에 담고 향유로 불을 밝히고 자리를 와구(臥具)로 깔지니라.
그리고 세간의 훌륭한 공양구(供養具)를 모두 갖추어 그릇에 담고 시방의 모든 대덕스님과 여러 스님들을 공양하여라.
이날은 산 속에서 선정(禪定)에 들었거나 혹은 사도과(四道果)를 얻었거나 혹은 나무 밑에서 경행하거나 혹은 여섯 가지 신통이 자재하여 성문이나 연각을 교화하거나, 혹은 십지(十地)에 이른 대보살이 방편으로 비구의 몸을 나타내어, 그 모든 거룩한 대중들과 함께 있어서 한마음으로 발우에 담은 공양을 받게 되느니라.
청정한 계행을 갖춘 스님들의 도는 그 덕이 바다와 같이 넓고 깊으니라.
이날 자자(自恣)를 하신 스님들께 공양하는 중생은 칠세의 부모와 육종친속(六種親屬)들이 모두 삼도(三途)의 고통스러운 길에서 벗어나고 해탈을 얻으며 의식(衣食)이 저절로 갖추어지게 될 것이니라.
만약 현재의 부모가 살아 있다면 부모의 복락이 백 년에 이를 것이며 이미 죽었다면 칠세의 부모까지 천상에 나고 자재하게 태어나 장엄한 하늘의 광명 속에 들게 되어 한량없는 기쁨을 누리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시방의 여러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대중들이 우란분의 공양을 받을 때에는 반드시 공양을 올린 사람과 그 가정, 그의 과거 칠세 부모를 위하여 축원을 해야 하느니라. 그리고 선정에 든 후에 공양을 받을지니라.
처음 공양을 받을 때는 먼저 부처님 앞에 올려놓고 대중과 함께 축원을 한 다음 공양을 받을지니라.’
이때 목련비구와 법회에 모인 대보살들이 모두 크게 기뻐하였으며 목련비구의 슬픔은 사라졌다. 이때 목련비구의 어머니는 일 겁 동안 받을 아귀의 고통에서 해탈하였다.
현재의 부모와 칠생의 부모를 위한 공양법
이때 목련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제자를 낳은 부모는 이제 삼보의 공덕과 대중스님들의 위신력을 입었습니다. 만일 다가오는 세상에 모든 부처님의 제자가 부모에게 효도하는 도를 행할 때, 이 우란분재의 법을 마땅히 행하여, 현재의 부모와 과거 칠세의 선망부모를 구하여 제도하여야 옳지 않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옳은 물음이로다. 내가 말하려는 바를 그대가 묻는구나.
선남자여, 만일 비구, 비구니, 국왕, 태자, 왕자, 대신, 재상, 백관이나 모든 백성들이 효순의 도를 행하고자 할진대, 마땅히 현세에 낳아준 부모와 과거 칠세의 부모를 위하여 스님들이 자자(自恣)하는 칠월 십오일에 온갖 음식과 공양구를 그릇에 담고 자자(自恣)에 참석하신 스님들게 공양하고 축원을 해야 하느니라.
그러면 문득 현재 부모의 수명은 백 년에 이르고 병이 없을 것이며 모든 고통과 근심이 없어질 것이니라. 또한 과거 칠세의 부모가 아귀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천상이나 인간으로 태어나서 끝없는 복락을 누리리라.’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여러 선남자 선여인들이여, 그대들이 부처의 제자로서 효순의 도를 닦는 자라면 마땅히 생각생각마다 항상 부모의 은혜를 생각하여라. 현생의 부모와 과거 칠세의 부모를 위하여 해마다 칠월 십오일에는 우란분재를 행하여라.
항상 효순하는 마음으로 자기를 낳아 기른 부모와 과거 칠세의 부모를 생각하고 공양구를 지어서 부처님과 스님들께 올리도록 하여라. 그리하여 낳고 기르신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토록 하여라. 모든 불자라면 마땅히 이 법을 받들어 행하여야 하느니라.’
이때 목련비구와 사부대중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