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월명보살경(佛說月明菩薩經)
남오(南吳) 월지국(月支國) 거사 지겸(支謙) 한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열기(羅閱祇) 기사굴산(耆?堀山)에서 큰 비구 무리 1,250명과 보살 만 명과 함께 계셨다.
이 때 나열기에 이름이 신일(申日)이라는 큰 성바지이면서 부호가 있었는데, 신일에게는 자(字)가 전라법(?羅法)[중국말로는 월명(月明)]이라는 청결한 행을 지닌 아들이 있었다 부처님이 동남(童男)에 비유하신 까닭에 월명(月明)이라고 말하였다. 동남이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부처님께서 월명 동남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이 집에 있으면서 만일 비구가 되어 법을 지니고 반식(飯食) 보시를 베풀고, 항상 선한 뜻으로 일체 사람을 맞으며, 마음으로 받들어 밥을 가지고 네 가지 원[四願]으로 뜻을 내어 부처님을 구하면 위없는 정진도[無上正眞道]를 빠르게 얻게 된다.
어떤 것들이 네 가지 원이 되는가? 첫 번째 원은 일체 사람이 빨리 선권방편(善權方便)에 이르기를 원하는 것이고, 두 번째 원은 세세(世世)토록 선지식과 함께 만나기를 원하는 것이며, 세 번째 원은 재물과 보배를 일체 사람과 함께 하기를 원하는 것이고, 네 번째 원은 법 보시와 밥 보시로 두 가지 일을 행하기를 원하는 것이지요.
이런 행을 하기를 항상 즐기는 것, 이것이 네 가지 원이 된다. 다시, 월명 동남이여, 보살 대사(菩薩大士)는 집에 있거나 만약 출가를 하였거나, 항상 경법(經法) 보시를 즐기고 항상 선권으로 사람을 맞이하며 뜻에 탐하는 마음이 없고 법 가운데 바르게 서서 머무르며 금계(禁戒)를 받들어 지키기를 법에 따라 한다.
또 한 가지 일이 있다. 월명 동남이여, 만일 비구가 병들거나 궁하거나 액란에 처하거나 근고(勤苦)하면 걱정을 하고, 그를 안은하게 하고 의약을 지급하여야 마땅하다. 어찌 의약뿐이겠는가? 오히려 살과 고기도 아끼지 아니해야 마땅하니, 응당 공양을 서둘러 병이 낫게 하여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일이 있다. 월명 동자여, 보살 대사는 보시를 하고서도 끝까지 속으로 의심치 아니하여야 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과거 아승기(阿僧祇) 겁, 다시 아승기겁 도무지 헤아리지 못하는 무앙수의 지극히 멀었던 때이었다. 이 때 세상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이름은 체념원(諦念願)·무상왕(無上王)· 여래(如來)·무소착(無所著)·등정각(等正覺)이었는데, 받은 몸을 세간에 나투어 즐기는 바에 따라 익힌 행을 갖추어 상존(上尊)이 되었다.
또 한 가지 일이 있다. 월명 동남이여, 이 때 체념원·무상왕·여래·지진(至眞)·등정각께서 그 날 등정각의 모양을 나타내시어, 곧 변화하여 무앙수(無央數)의 몸 모양을 만들어 기뻐하고 즐기는 바에 따라 열고 인도하여 수 없이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수타원(須陀洹)의 도를 얻게 하였으며, 수 없이 많은 사람이 사타함(斯陀含)의 도를 얻게 하였고, 수 없이 많은 사람이 아나함(阿那含)의 도를 얻게 하였으며, 수 없이 많은 사람이 아라한(阿羅漢)의 도를 얻게 하였고,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벽지불(?支佛)의 도를 얻게 하였으며, 수 없이 많은 사람이 4왕천(王天) 위에 태어나게 하였고,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도리천(?利天) 위에 태어나게 하였으며, 수 없이 많은 사람이 염천(鹽天)에 태어나게 하였고,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도솔천(兜術天)에 태어나게 하였으며,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니마라천(尼摩羅天)에 태어나게 하였고,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마천(摩天)에 태어나게 하였으며,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범천(梵天)에 태어나게 하였고, 수 없이 많은 사람은 특별히 위없는 정진도의 뜻을 내게 하여 사람마다 모두 열반[泥洹]의 큰 길을 지나갔다.
이때, 체념원 무상왕 여래 무소착 등정각께서 가르침을 베풀고 몸을 나투어, 제도해야 할 바를 하루에 다 마치고서 바로 반열반[般泥洹]에 드셨다. 반열반에 드신 뒤에도 그 법이 20억 천 년을 머물렀는데, 그 수가 다해가는 마지막 50년 동안에는 비구의 숫자는 많으나 다시 경을 깊이 믿지 않고 얕은 일[淺事]을 기뻐하였으므로 경과 법[經法]이 이에 차차로 극진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 때 염부리국(閻浮利國)에 왕이 있었는데 이름은 지력(智力)이었고 항상 부처님의 세 가지 일을 수행하였다.
어떤 것들이 세 가지 일인가?
첫 번째는 항상 부처님의 깊은 법을 지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부처님의 깊은 법을 받아 행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부처님의 깊은 법을 진실로 믿는 것이다.
이 때 세상에 비구가 있었는데, 자(字)는 부담말(浮曇末)[중국어로는 지성의(至誠意)이다.]이었고 항상 세 가지 일을 행하였다.
어떤 것들이 세 가지 일인가?
첫 번째는 이 삼매(三昧)를 항상 보전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 삼매를 항상 지키는 것이며,
세 번째는 이 삼매를 항상 외우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여덟 가지 일이 있다. 항상 어여삐 여기는 마음[慈心]을 행하고,
항상 불쌍히 여기는 마음[哀心]을 행하며, 항상 슬피 여기는 마음[悲心]을 행하고,
항상 지키는 마음[護心]을 행하며,
항상 지혜로운 마음[?慧心]을 행하고,
항상 물음에 대답하는 마음[答問心]을 행하며,
항상 기뻐 뛰노는 마음[喜踊心]을 행하고,
항상 으뜸가는 마음[第一心]을 행하는 것이다.
이로써 96가지의 도를 갖추어 내렸으니, 모두 살펴보면 낱낱이 깊은 법임을 알아서 다시 의심치 아니하였다. 지성의(至誠意) 비구가 지력왕과 더불어 가까이 지내니 왕이 존경하게 되었으며, 나라 사람들이 사랑하고 중하게 여기는 것 또한 그러하였다.
왕이 이 비구를 보고 싶어 하는 데에는 싫어함이 없었으며, 때때로 이 비구가 말하는 경과 법[經法]을 듣는데 만족해서 싫증을 내는 적이 없었고, 때때로 이 비구에게 예를 드리는데 만족해서 싫증을 내는 적이 없었다.
그 때에 이 비구가 넓적다리 위에 큰 악창(惡瘡)이 났는데 나라 안의 의약으로는 낫게 하지 못하였다. 왕이 근심하고 크게 슬퍼하여 눈물이 나오니, 이때 2만 부인(夫人) 또한 함께 모두 동시에 이 비구를 슬피 여기고 애념하였다. 이 때 왕이 누워 있는데 꿈속에서 하늘 사람이 와서
왕에게 말하였다.
‘만일 이 지성의 비구의 병을 낫게 하고자 하면, 마땅히 산 사람의 살과 피를 얻어 마시고 먹여야 할 것이오. 그러면 곧바로 나을 것이오.’ 왕이 깨어나 놀라고 두려워서 즐겁지 아니하였다. 왕은 생각하였다.
‘이 비구의 병은 중한데 필요한 저 약 처방[藥法]이 얻기 어렵구나.’ 그리하여 왕은 신하에게 물었다. ‘어디에서 산 사람의 피와 고기를 얻을 수 있겠는가?’ 그 때에 왕의 첫째 태자의 자가 야라위(若羅衛)[중국어로는 지지(智止)]였는데 지지(智止)가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슬퍼하지 마시고, 시름하지 마시고 근심하지 마시옵소서. 사람의 피와 살은 가장 천한 것이지만, 세상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도는 어긋날 것이 없나이다.’ 왕이 태자에게 대답하였다. ‘착하고 착하도다.’
태자는 아무 말도 없이 재실(齋室)로 들어가서 칼을 집어 넓적다리를 베어 살과 피를 취하여 가져다가 비구에게 주게 하였다. 비구가 그것을 얻어서 복용하니 종기가 곧바로 나아서 몸이 안은(安隱)해졌다.
왕은 비구가 이미 나았다는 전갈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스스로 그 기쁨을 어쩌지 못하였고, 뜻은 비구에게 있고 태자의 아픔[痛]을 다시 생각하지 아니하였다. 이 기쁨을 지녀서 각각 지극한 마음을 가졌으며, 태자 또한 병이 나아 건강이 회복되었다. 그리하여 곧바로 온 나라의 재물과 보배를 옮겨서 태자에게 주니 태자가 게송으로 왕에게 대답하였다.
피와 살을 주어 안은(安隱)하게 한 보시,
피와 살을 나눠 사람에게 베풀어 주어
곧바로 나아서 다시 두려움이 없어지니
이 공양은 부처님께서 칭찬하는 일이네.
덕 가운데 덕으로 으뜸은 안은한 것이니
미래에 마땅히 부처님이 될 사람은
탐심과 음심을 끊고 진에를 버리어
일체 사람을 다 낫게 한다네."
부처님께서 월명 동남에게 말씀하셨다. “이 때 지성의(至誠意) 부처님은 바로 제화갈라(提和竭羅) 부처님이었고, 이 때 지력왕은 바로 지금의 미륵보살(彌勒菩薩)이며, 그 때 지지태자는 바로 내 몸이다. 여래·무소착·정등각께서 세간에서 널리 이익 되게 한 것은 헤아릴 수 없다. 공덕을 쌓아 일체를 제도하고자 하는 까닭에, 보살 대사의 행은 모두 이와 같은 것이다.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세간의 괴로움을 제도하기 원한다면, 위없는 정진도의 뜻[無上正眞道意]을 발하여 이 삼매를 외우고 익혀야 마땅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경을 말씀하시고 나니, 기뻐하지 아니한 이가 없었으며 원을 세우고 떠나갔다. [출처] 불설월명보살경(佛說月明菩薩經) (한국무속협회, 부산동래지부.) |작성자 백두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