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황금 고양이의 인연
옛날 악생왕이 동산에 나가 놀다가 동산 안의 집 위에서 황금 고양이 한 마리가 동북쪽에서 나와 서남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왕은 곧 사람을 보내어 땅을 파다가, 석 섬들이의 구리쇠 독을 하나 얻었는데, 거기에는 금전이 가득 차 있었다.
좀더 깊이 파다가 또 독 하나를 얻었다. 이렇게 하여 세 개의 독을 얻었는데, 모두 석 섬들이였다.
또 곁으로 파다가 거기서도 구리쇠 독을 얻었다. 쉬지 않고 자꾸 파서 5리에 이르는 동안 모두 구리쇠 독을 얻었는데 거기에도 금전이 가득 차 있었다.
악생왕은 매우 이상히 여겨 곧 존자 가전연에게 가서 그 돈을 얻은 내력을 자세히 이야기하고는 말하였다.
“나는 이것을 쓰려고 하는데 장차 내게나 백성들에게 어떤 재화가 없겠습니까?”
존자는 대답하였다.
“그것은 왕이 전생에 지은 인(因)으로 말미암아 얻은 복의 갚음입니다. 그저 쓰십시오. 탈이 없을 것입니다.”
왕은 다시 물었다.
“알 수 없습니다. 과거의 그 인이 어떠합니까?”
존자는 대답하였다.
“자세히 들으십시오. 먼 옛날 91겁 전 비바시부처님의 끼친 법이 있을 때였습니다. 여러 비구들이 네거리에 높고 큰 자리를 만들고 그 위에 발우를 얹어 두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세상에 누가 이 든든한 창고 안에 돈을 넣겠는가? 이 창고에 넣은 돈은 물도 띄울 수 없고 불도 태울 수 없으며, 왕도 빼앗을 수 없고 도둑도 겁탈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때 어떤 가난한 사람이 마침 나무를 팔아 돈 세 전을 얻은 것이 있었는데, 그는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곧 그 돈을 모두 발우에 넣고 성심으로 발원하였습니다.
그리고 집을 향해 5리 쯤 걸어오면서 걸음마다 기뻐하고, 집 문에 이르러서는 보시한 그곳을 향해 진심으로 발원하고는 집에 들어갔습니다.”
존자는 이어 말하였다.
“그 때의 그 가난한 사람이 바로 지금의 왕입니다. 왕은 과거에 세 전을 보시한 인연으로 말미암아 세상마다 존귀하여 그런 세 개의 돈 항아리를 얻었으며, 5리 동안 걸음걸음마다 기뻐한 인연으로 항상 5리 안에 그런 돈이 있게 된 것입니다.”
왕은 전생의 인연을 듣고 기뻐하면서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