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9. 니건자(尼乾子)들이 불구덩이에 몸을 던졌다가 부처님께 제도된 인연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에 계셨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삿된 소견을 가진 외도의 여섯 스승과 그 권속들을 교화하고 항복받아 그들을 모두 무너져 흩어지게 하였다. 그리하여 5백 명 니건자들은 서로 말하였다.
“우리 무리들은 완전히 패해 모두 흩어졌다. 차라리 불에 타 죽어 빨리 뒷 세상으로 가는 것만 못하다.”
이렇게 말하고, 섶을 모아 불을 질러 타 죽으려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매우 가엾이 여겨 그들의 고통을 뽑아 없애려고 그 불을 붙지 않게 하시고, 그들 곁에서 화광삼매에 드셨다. 그들은 그 큰 불덩이를 보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구태여 불을 지를 필요가 없다. 모두 저 속에 몸을 던지자.”
그리하여 그들은 그 불덩이 곁으로 갔다. 몸이 갑자기 맑고 시원해지면서 매우 유쾌하고 즐거워졌다. 그들은 그 불 속에 계시는 부처님을 뵙고 더욱 기뻐하면서 출가하기를 청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들이여.”
그러자 그들의 수염과 머리털은 이미 떨어졌고 법복은 몸에 입혀져 있었다.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해 설법하시니 그들은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
비구들은 말하였다.
“참으로 놀랍구나. 세존께서는 저 니건자들을 스스로 타 죽는 고통에서 건져 주시고, 또 아라한이 되게 하셨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것은 오늘만이 아니다. 옛날 사위국의 5백 명 상인들은 바다에 들어가 보물을 캐기로 하였다. 그래서 비사거(比舍?)라는 우두머리 상인은 여러 상인들을 데리고 바람을 따라 나가 보물이 있는 곳에 이르러 보물을 캐어 배
에 실었다.
상인들은 보물에 탐이 생겨 보물을 너무 무겁게 배에 실었다. 그래서 비사거는 여러 상인들에게 말하였다.
‘보물을 너무 무겁게 싣지 말라. 너희들의 목숨을 잃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 상인들은 그 말을 듣지 않고 차라리 보물과 함께 죽을지언정 버릴 수는 없다고 하였다.
우두머리는 곧 그 배의 보물을 모두 물 속에 던지고 여러 상인들을 자기 배에 태웠다.
여러 보물배들은 모두 바다 속에 침몰하였다. 바다신은 그 우두머리가 보물을 버려 상인들을 구하는 것을 보고 마음으로 기뻐하여 그 우두머리가 버린 보물들을 가지고 날아와 그의 앞에 있다가 바다에서 나오자 우두머리에게 돌려 주었다.
여러 상인들은 말하였다.
‘우리는 왜 그 보물 있는 데서 목숨을 버리지 않고 이런 고통을 당하는가?’ 비사거는 그들을 매우 가엾이 여겨 그가 얻은 보물을 모두 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집을 떠난 외도들의 법을 닦아 5신통을 얻었다.
상인들은 말하였다.
‘저런 큰 선비는 재보를 탐하지 않고 스스로 그 뜻을 닦았기 때문에 큰 이익을 얻었다. 우리도 저이를 본받아야 한다.’
그리고 모두 그 보물을 버리고 선인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 법을 닦아 익혀 모두 5신통을 얻었느니라.
비구들이여 그 때의 비사거는 바로 지금의 이 내 몸이요, 5백 상인들은 바로 지금의 저 니건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