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4. 천녀가 등불을 켜 공양하고 천상에 난 인연

054. 천녀가 등불을 켜 공양하고 천상에 난 인연

그 때 왕사성의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은 불법 안에서 도를 닦고,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얻어 항상 부처님께 등불을 공양하였다.

그 뒤에 제바달다가 아사세왕과 나쁜 벗이 되어 불법을 해치려 하였다. 그래서 그 나라 백성들은 두려워하여 등불을 켜는 공양을 못하였다.

마침 어떤 여자가 습관으로 승가의 자자일(自恣日)에 부처님께서 길에서 거니시는 것을 보고 등불을 켜 공양하였다.

아사세왕은 그 소문을 듣고 매우 화를 내어, 곧 칼바퀴[劍輪]로 그 여자의 허리를 베어 죽였다. 그 여자는 목숨을 마치고 33천의 마니염(摩尼焰) 궁전에 나게 되어 그 궁전을 타고 선법당에 이르렀다.

제석천은 게송으로 물었다.

너는 옛날에 어떤 업을 지었기에

그 몸은 마치 순금덩이 같고

그리고 큰 위엄과 덕이 있으며

그 얼굴은 그처럼 빛이 나는가?

천녀는 곧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세 가지 세계의 진정한 구제요

세 가지 존재의 큰 등불이신

그 부처님을 지극한 마음으로 뵈었더니

뛰어난 상호로 장엄한 몸이었네.

온갖 법 가운데 가장 훌륭하신 이

그를 위해 등불 켜 공양했나니

등불은 타서 어둠을 없애고

부처님 등불은 온갖 악을 없앴네.

햇빛과 같은 그 등불 보고

진실로 믿는 마음 일어났고

왕성히 밝게 타는 그 등불 보고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예배했네.

천녀는 이 게송을 마치고 부처님께 나아갔다. 부처님께서 그를 위해 설법하시니, 그는 수다원을 얻고는 곧 천상으로 돌아갔다.

비구들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는 어떤 인연으로 천궁에 나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옛날 인간으로 있을 때, 승가의 자자일(自恣日)에 부처님께서 길에서 거니시는 것을 보고 등불을 켜 공양하였으므로, 아사세왕이 그 허리를 베어 죽였다. 그는 그 선의 인으로 말미암아 목숨을 마친 뒤에는 천상에 나게 되었고, 또 내 곁에서 법을 듣고는 믿고 이해하여 수다원의 도를 얻게 되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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