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반경 제 1장 4품

열반경 제 1장 4품

  1. 여로(旅路)에 오르다

이와 같이 세존께서 라자가하에서 마음껏 머무신 후, 아난다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자, 아난다여! 우리는 이제 암바라티카 동산으로 가자.”

“잘 알았사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아난다는 대답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많은 비구들과 함께 암바라티카 동산으로 향하셨다.암바라티카 동산에 도착하신 세존께서는 ‘왕의 집’에 머무셨다. 세존께서 암바라티카 동산의 ‘왕의 집’에 마무시는 동안에도 비구들에게 수많은 가르침을 설하셨다.

즉 “이것이 계율(戒)이니라. 이것이 정신통일(定)이다. 이것이 지혜이다. 또한 계율을 두루 닦은 정신통일에는 큰 공덕과 이익됨이 있고, 정신통일을 두루 닦은 지혜에는 큰 공덕과 이익이 있나니, 이렇게 지혜를 두루 닦은 마음은 애욕, 생존, 견해, 근본무지 등의 번뇌로부터 바르게 해탈할 수 있는 것이니라”라고.

그리고 세존께서 암바라티카 동산에 마음껏 머무신 다음, 아난다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자, 아난다여! 우리들은 이제 나란다로 가자.”

“잘 알았사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아난다는 대답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많은 비구들과 함께 나란다로 향하셨다. 그리고 나란다에 도착하신 세존께서는 그곳의 파바리카 상인의 망고 숲에 머무셨다.세존께서 나란다에 머무시던 어느 날, 사리풋타(舍利佛) 존자가 세존의 처소에 왔다. 세존께 인사드리고 한쪽에 앉은 사리풋타 존자는 세존께 다음과 같이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께 이러한 숭경(崇敬)의 생각을 품고 있사옵니다 –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도 바른 깨달음에 대해 세존만큼 심오하고 철저하게 도달한 사람은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며, 현재에도 물론 존재하지 않는다 – 라고.”

“사리풋타여! 너의 그 말은 실로 위대하고 대단하다. 너는 이미 그 뜻을 확실하게 파악하여 사자후를 하였구나.

사리풋타여! 어떻느냐, 그렇게 말하는 너는 이미 이 세상에 나툰 수많은 존경받을 만한 분(應供), 바르게 깨달은 분(正等覺者), 그 모든 세존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 이 세존은 이러한 계율을 지니셨고, 이러한 진리를 지니셨고, 이러한 지혜를 갖추셨고, 이러한 생활을 보냈고, 이러한 해탈을 하셨다 – 라고 익히 알고 있다는 것인가?”

“아니옵니다, 그렇지 않사옵니다, 세존이시여!”

“그럼 사리풋타여! 장차 이 세상에 나툴 수많은 존경받을 만한 이, 바른 깨달음을 얻은 분, 그 모든 세존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 이 세존은 이러한 계율을 지니셨고, 이러한 진리를 지니셨고, 이러한 지혜를 갖추시고, 이러한 생활을 보내시며, 이러한 해탈을 깨달을 것이다 – 라고 익히 알고 있는가?”

“아니옵니다, 그렇지 않사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사리풋타여! 너는 지금 이 세상에서 바르게 깨닫고, 존경받을 만한 이가 된 나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 세존은 이러한 계율을 지니시고, 이러한 진리를 지니시고, 이러한 지혜를 갖추시고, 이러한 생활을 보내시며, 이러한 해탈을 깨달으셨다 – 라고 익히 알고 있는 것인가?”

“아니옵니다, 그렇지 않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사리풋타여! 진정 그렇다면 너에게는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존경받을 만한 분, 바르게 깨달음을 얻은 이들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통찰력(他心通)을 갖고 있는가?

사리풋타여! 너는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그와 같은 위대하고 대단한 말을 토로하며, 그 의미를 확실하게 파악하여 사자후하는 것인가?”

“세존이시여! 지혜가 어리석은 저는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존경받을 만한 분, 바른 깨달음을 얻은 이들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통찰력 따위는 부릴 수 없사옵니다. 단지 세존이시여! 저는 ‘추론의 결과’를 아는 것에 지나지 않사옵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이 어떤 것인지 말씀드린다면, 마치 어느 나라의 도성(都城)이 변방에 있다고 한다면 그 도성은 주변이 견고한 성벽으로 에워싸여 있고, 또 견고한 성채와 성문이 있어 출입하는 문은 오직 하나뿐이옵니다. 게다가 세존이시여! 그 성문에는 슬기롭고 총명하고 지혜로운 문지기가 있어 모르는 자의 출입은 조금도 허락하지 않고, 아는 자만 성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합니다. 또 그 문지기가 성벽의 주위를 철저하게 순찰하여 그 어디에도 고양이가 드나들 정도의 작은 구멍이나 틈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면, 그는 – 이 성에 출입하려는 자는 사람이건 동물이건 모두 이 문으로만 출입해야만 한다 – 라고 생각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알았던 ‘추론의 결과’라는 것도 바로 이러한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과거의 수많은 존경받을 만한 분, 바른 깨달음을 얻은 이들이 계시온데, 그분들은 모두 다섯 가지 번뇌의 가림(五蘊)을 버리고, 의욕을 일으키는 미세한 마음의 번뇌를 명확하게 알고, 네 가지 바른 사념을 성취한 경지(四念處)에 마음을 오로지 머물고, 일곱 가지 깨달음의 지분(七覺支)을 여실하게 수행하심으로써, 위없이 바른 깨달음(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도달하셨던 것이옵니다.

또한 세존이시여! 미래의 수많은 존경받을 만한 분, 바른 깨달음을 얻은 이께서 출현하실 것이온데, 그분들도 모두 다섯 가지 번뇌의 가림을 버리시고, 의욕을 일으키는 미세한 마음의 번뇌를 명확하게 아시며, 네 가지 바른 사념을 성취한 경지에 마음을 오로지 머무시고, 일곱 가지 깨달음의 지분을 여실히 수행하심으로써 위없이 바른 깨달음에 도달하실 것이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존이시여! 세존이야말로 현재 존경받을 만한 분, 바른 깨달음을 얻으신 분이온데, 세존께서도 바로 그렇게 다섯 가지 번뇌의 가림을 버리시고, 의욕을 일으키는 미세한 마음의 번뇌를 명확하게 아시며, 네 가지 바른 사념을 성취한 경지에 마음을 오로지 머무시고, 일곱 가지 깨달음의 지분을 여실하게 수행하심으로써 더없이 바른 깨달음에 도달하셨다고 저는 이해하옵니다.”

이렇게 이곳 나란다의 파바리카 상인의 망고 동산에 머무실 때에도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여러 가지 가르침을 설하셨던 것이다.

즉 “이것이 계율이니라. 이것이 정신통일이니라. 이것이 지혜이니라. 또 계율을 두루 닦은 정신통일에는 큰 공덕과 이익이 있고, 정신통일을 두루 닦은 지혜에도 큰 공덕과 이익이 있나니, 이렇게 지혜를 두루 닦은 마음은 애욕,생존,견해,근본무지 등의 번뇌로부터 바르게 해탈할 수 있는 것이니라”라고.

그리고 이와 같이 세존께서는 나란다에 흡족한 마음으로 머무신 후, 아난다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자, 아난다여! 우리는 지금부터 파탈리 마을로 가자.”

“잘 알았사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아난다는 대답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많은 비구들과 함께 파탈리 마을로 향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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