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 10. 삼층 누각

10. 삼층 누각

미련한 부자가 있었다. 그는 어리석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그가 다른 부잣집에 가서 3층 누각을 보았다. 높고 넓으며 웅장하고 화려하며 시원하고 밝았다. 그는 무척 부러워하며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재물은 저 사람보다 뒤지지 않는다. 그런데 왜 나는 지금까지 이런 누각을 짓지 않았던가.’

그리고는 곧 목수를 불러 물어 보았다.

“저 집처럼 아름다운 집을 지을 수 있겠는가.”

“그것은 내가 지은 집입니다.” 목수는 대답하였다.

“지금 나를 위해 저런 누각을 지어라.”

목수는 곧 땅을 고르고 벽돌을 쌓아 누각을 지었다.

그는 벽돌을 쌓아 집 짓는 것을 보고 의혹이 생겨 목수에게 물었다.

“어떤 집을 지으려는가.”

“3층집을 지으려 합니다.” 목수는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는 말하였다.

“나는 아래 두 층은 가지고 싶지 않다. 먼저 제일 위층을 지어라.”

목수는 대답하였다.

“아래층을 짓지 않고 어떻게 둘째 층을 지을 수 있으며, 둘째 층을 짓지 않고 어떻게 셋째 층을 지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그는 고집스럽게 대꾸하였다.

“지금 내게는 아래 두 층은 필요 없다. 맨 위층을 먼저 지어라.”

그때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비웃으면서 말했다.

“어떻게 맨 아래층을 짓지 않고 위층을 짓겠는가.”

비유하면 이렇다,

부처님을 따르는 제자가 삼보(三寶)를 공경하지 않고, 놀고 게으름을 피우면서 깨달음을 구한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 아래 세 가지 결과는 필요 없고, 오직 아라한의 결과만을 구하고 싶다’고.

그가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는 것은 저 어리석은 부자와 다름이 없을 것이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