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장과 번뇌
“세존이시여, 여래장은 곧 법계장(法界藏), 법신장(法身藏), 출세간상상장(出世間上上藏), 자성청정장(自性淸淨章)입니다. 이 성품은 청정한 여래장인데 객진 번뇌(客塵煩惱)와 부수적 번뇌의 오염되는 바로서,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여래의 경계입니다. 왜냐하면 찰나의 착한 마음은 번뇌에 물들지 않고 찰나의 착하지 않은 마음 역시 번뇌에 물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번뇌도 마음에 접촉하지 않고 마음도 번뇌에 접촉하지 않으니, 사물[法]에 접촉하지 않는데 어떻게 마음을 물들일 수 있겠습니까?
세존이시여, 그러나 번뇌가 있으며 번뇌에 물드는 마음도 있습니다. 본래부터 청정한 마음[自性淸淸心]이면서 물드는 것이 있음은 가히 잘 알기 어렵습니다. 오직 부처님 세존만이 진실한 눈, 진실한 지혜로써 법의 근본이 되고, 법을 통달함이 되고, 정법의 의지처가 되어서 올바르게 아는 것입니다.”
승만 부인이 이와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가르침을 설하면서 부처님께 물었을 때, 부처님은 곧 수희(隨喜)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자성이 청정한 마음이면서 물듬이 있다는 것은 가히 완전히 알기에는 어려운 것이다. 이 두 가지는 알기 어렵다. 자성이 청정한 마음이라는 것을 완전히 알기 어렵고, 그렇게 청정한 마음이 번뇌에 물든다고 하는 것도 완전히 알기 어렵다. 이러한 두 가지는 그대와 위대한 가르침을 성취한 보살마하살이 이에 능히 듣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지, 다른 성문들은 오직 부처님 말씀을 믿기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