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51
그때에 八만 四천 나유타 항하사 구지의 금강장왕보살이 대중중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닦은 공덕으로 보리를
이룬 지가 오래 되지만 열반에 들지 못하였으나, 이주문으로 말세에 삼마지를 올바르게 수행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마음을 닦아 바른 선정을 구하는 사람이 만약,
도량에 있거나 다른 곳에서 수행하거나 또는, 산란한 곳에서 있어도 우리 무리들이 항상 그 사람을 잘 모시고 호위하겠습니다. 비록, 마왕과 대자재천이 그 사람을을 노리더라도 뜻을 이루지 못하게 하며, 모든 귀신을 이사람에게서 十유순이나 먼 밖으로 떠나게 하며, 마왕과 외도들이 발심하여 선정을 닦는 자는 멀리 十유순 밖으로 몰아 내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악마와 권속이 이 착한 사람을 침해하려는
자가 있으면 저희들이 보배의 철퇴로써 그 머리를 부수어 작은 먼지처럼 가루로 만들고 항상, 착한 사람의 소원을 이루게 하겠습니다.”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께 아뢰기를
“저희들은 우둔하여 많이 듣는 것만 좋아하고 무루를 원하지
않았으나, 지금 부처님의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자옵고
올바르게 익히고 닦아 몸과 마음이 쾌활하며 유익함을
얻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부처님의 삼마지를 닦아 증득해도 열반에 이르기
전에 어떤 것을 간혜지라고 하며, 마흔 네 가지 마음이 어떤 순서로 밟아져 수행명목을 증득하며, 어느 방향으로 가야 지(地)가운데 들어간다고 할 수 있으며, 어떤 것을 등각보살이라 하는지요?” 이렇게 말하고는 온 몸을 땅에 던지며 대중과 한마음으로 부처님의 자비로운 말씀을 기다리며 눈을 똑바로 뜨고 보았다.
그때, 세존이 아난의 말을 찬탄하며 말씀하시기를,
“훌륭하고 훌륭하다. 너희들이 대중들과 말세중생들이
삼마지를 닦아 대승을 구하는 자를 위하여 범부에서 열반에 이를 때까지 위없이 올바르게 수행하는 길을 미리 보여주려고 하니, 너는 이제부터 자세히 들으라!
너를 위해 설법하리라.”
아난과 대중이 합장하여 마음을 가다듬고 묵묵히 가르침을
받자오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아난아! 당연하게 알아야 한다. 오묘한 성품은 원만하고
밝아 이름이나 모양에서 벗어난 것이며, 본래 중생세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니라.”
거짓으로 생겨나고 생겨남으로 없어짐이 있는 것이니, 생기고
없어짐을 ‘거짓’이라 하고, 거짓이 없어짐을 ‘참된 것’
이라 하니 이것이 여래의 무상보리와 열반의 두가지 전의호(專依號)라 하나니라.
아난아!
네가 지금 참다운 삼마지를 닦아 여래의 열반에 나아가고자 한다면, 당연히 중생세계의 뒤바뀐 원인을 먼저 알아야 할 것이며, 뒤바뀜이 생기지 아니하면 곧 여래의 참다운
삼마지니라.
아난아!무엇을 중생세계의 뒤바뀜이라고 말하느냐?
아난아! 원만자성의 마음을 무명이 가리고, 과거세로부터
익혀온 습(習)으로 말미암아 허망이 생겨나고, 허망으로
세계를 보나니, 필경, 아무것도 없는 것을 좇아 있는 것으로 이름하였다. 있다는 대상이 원인의 원인되는 것이 아니며, 머무는 대상의 형상을 깨닫고 나면 근본이 없는 것이니,
머무름이 없는 것을 근본으로 세계와 중생이 이루어지나니라.
근본원만이 혼미해져서 허망이 생겼으니, 허망은 본체가 없는 것이며, 의지할 바가 아니니라.
장차, 참을 구하고자 하면 이미 참이 아니니, 참이 아닌 것을 구하면 바르지 못한 현상이 되어, 바르지 못한 삶, 바르지
못한 머무름, 바르지 못한 법이 발생하는 힘이 생기고,
그것이 습관되어 업장이 이루어 원인으로 감응하니, 그로 인하여 업인이 있어, 생겨나고 없어지니, 앞과 뒤가 바뀜이
생기니라.
아난아! 어떤 것을 ‘뒤바뀜’이라 말하느냐?
있는 것과 있게 되는 것으로 허망을 나누고, 그로 인해
일몬이 형성되니, 원인이 원인이 아니므로, 머무름도 머무르게 되는 것도 없어 옮겨 흘러 머물지 않으므로, 그로 인해 형성되는 것으로 삼세 사방이 합하여 서로 어울려 변화하는 중생이 十二인연을 이루니라.
그러므로 세계가 동요함으로 해서 소리가 생기고, 소리에서
질(質)이 있으며, 질에서 향기가 있고 향기에서 촉이 있으며,
촉으로 맛을 느끼고, 맛에서 법을 느끼니, 이 여섯가지
망상이 업장의 근원을 이루어, 열 두가지로 나뉘어 굴러
가느니라. 그러므로, 빛과 소리, 향기와 맛, 접촉과 법이 열 두번 변하여 한 바퀴로 돌아 오느니라.
이렇게 굴러가는 형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므로,
이 세계는 알로 태어나는 것, 태로 태어나는 것, 습(濕)으로
생기는 것, 변해서 생기는 것, 형체가 있는 것 없는 것,
생각이 있는 것 없는 것, 형체가 있는 것도 아닌 것 없는
것도 아닌 것,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닌 것 없는 것도 아닌 것과 같은 종류가
생겨나게 되니라.
아난아!
허망의 윤회는 기와 인 합해서 八만 四천 가지의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니라. 그러므로, 알로 태어나는 갈라람이 변하여 고기나 새나 거북이나 뱀같은 종류가 되었느니라.
이렇게 섞여 윤회하는 애욕을 합하여 八만 四천 가지
어지러운 생각이 되니, 그러므로, 태로 태어나는 알포담이
변하여 사람이나 축생, 용이나 신선들이 되었느니라.
집착으로 윤회하므로 따뜻함과 합하여 八만 四천 가지
않과 밖의 어지러운 생각이 일어나며,
습(習)의 폐시(蔽尸)가 변해서 움츠리거나 꿈틀거리는
종류들이 되었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