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44/64

능엄경… 44

그때, 아난과 모든 대중들이 몸과 마음이 밝아저 부처님이 열어
보이시는 보리심을 얻어 열반을 관함이 마치 어떤 사람이 돌아
오지는 못했으나 돌아가는 길은 환하게 알고 있는 것과 같으며,
법회중의 천룡팔부(天龍八部)와 유학, 초발심 보살들의 수가 열
항하사 수와 같았으며, 모두 본심을 깨달아, 티끌과 때를 멀리
여의어 법안이 밝아졌으며,
성비구니(性比丘尼)는 이 게송을 듣고 아라한을 이루었으며,
한량없는 대중들이 각각 다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였다.
아난이 의복을 정돈하고 대중가운데서 합장하며 이마를 대어
절하고 마음이 원만하게 밝아지며, 미래의 모든 중생들이 슬픔과
기쁨이 엉켜 고통받음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께 아뢰기를
크게 자비하신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부처가 되는 법을 이미 깨달아 법대로 수행함에 의혹이
없어졌으며, 항상 듣자오니 여래께서는 자기는 제도되지 못한다고
말씀하시니 먼저 남을 제도하는 것은 보살의 발심이고, 여래께서
깨달음이 원만하여 다른 이를 깨닫게 하는 것은 여래께서 세상에
응하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저는 비록 제도되지는 못하였으나 말겁의 일체 중생을 제도하고자
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모든 중생이 불멸후, 사악한 무리들의 설법이 항하사와 같으리니
그 마음을 밝혀 삼마지에 들고자 하다면 어떤 방법으로 도량을
세워 모든 악마들과 멀어지게 하며, 보리심에서 물러남이 없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때, 세존께서 아난을 칭찬하시기를
훌륭하고 훌륭하다.
네가 물은 것과 같이 도량을 세워 말겁 중생들을 구호하려 한다면
너는 자세히 들어라.
너를 위해 설명하리라.
아난과 대중이 ‘가르침을 받겠습니다’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너는 내가 비내야[계율] 가운데 수행하는 세가지 의미를 설명하는
것을 항상 들었을 것이다. 이른바 마음을 항복받는 것으로 계율을
삼고 그계로 하여 선정이 생기며 그 선정으로 하여 혜(慧)가 발하나니
이것은 유루를 없애는 세가지 문이라 한다.
아난아! 어떤 마음을 계율이라 이름하겠느냐.
만약, 육도중생들의 마음이 음란하지 않으면 나고 죽는 것을 따르지
않으리라. 네가 삼매를 닦는 것은 본래 진로(塵勞)에서 벗어나고자
함이니, 음란한 마음을 제거하지 못하면 진로에서 벗어니지 못할 것이며,
비록, 지혜가 많아 선정을 한다 하여도 음욕을 끊지 못하면 마구니의
무리에 떨어지리니, 잘 되면 마왕이 되고 중간이면 마왕의 신하이며,
하품은 마왕의 백성이니, 마구니들도 무리가 있어 각각 스스로 위없는
도를 성취했노라고 하나니라.
내가 멸도한 뒤 말법세계에 이러한 악마가 세상에 많이 번성하여
음욕을 탐내어 음행을 즐겨하며, 선지식이라고 모든 중생들을 속여
애욕의 구덩이에 떨어지게 하여 보리의 길을 잃게 할 것이다.
아난아!
내가 비구들로 하여 음욕을 끊고 도를 깨닫게 하겠노라.
음욕을 버리고 고요하며 편안하게 되는 것이 가장 훌륭한 일이니,
만약, 여래의 위없는 보리를 올바르게 수행하는 방법을 얻으면
근기의 크고 작음이 없이 모두 불과(佛果)를 이룰 것이니라.
너희들은 당연히 알아야 한다.
한번 더러워진 습지는 만겁을 지나도 소멸되기 어렵다.
만약, 음욕을 탐하여 음탕하게 사는 것보다 계를 지키고 정결하게
죽는 것만 같지 못하니라.
네가 세상 사람을 시켜 삼마지를 닦게 하려면 먼저 음욕을 끊게
해야 하리니, 이것이 여래선 불세존께서 첫번째로 결정하신 청정의
가르침이니라.
아난아! 만약 음욕을 끊지 않고 선정을 닦는 자는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모래을 쪄서 밥을 짓는 것과 같으니 여러겁을 지나도
뜨거운 모래이며 결코 밥이 되는 근본이 아니므로 밥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네가 음란한 몸으로 부처님의 과업을 구한다면 비록
오묘한 깨달음을 얻었다 하더라도 이는 모두 음욕이다.
근본이 음욕으로 이루어져서 삼도에 전전하며 윤회해서 해탈할 수
없을 것이니, 여래의 열반을 어떻게 닦아 증득하겠느냐?
아난아!
음란을 교화하여 몸과 마음에서 모두 끊어버리고, 끊었다는
성품까지 없어져야 부처님의 보리를 바라볼 수 있으리라.
만약, 모든 비구들이 먼저 탐욕을 버리고 애욕을 제하여
움직이지 않아 영원히 나고 죽는 윤회의 근본을 끊으면
부처님이 이 사람은 불법을 분명히 믿고 알아 보리의 위 없는
지혜를 깨닫게 되리라고 증명하시리라.
이러한 말은 부처님의 말이라 할 것이요, 이와 같지 않은 말은
곧 파순(波旬)의 말이니라.
아난아!
어떤 마음이 계율이라고 하는고.
만약, 육도중생들이 마음에 살생할 생각이 없으면 나고 죽음이
계속되는 것을 따르지 않으리라.
네가 삼매를 닦는 것은 진로에서 벗어나고자 함이니, 살생할
마음을 제하지 못하면 진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니,
비록, 지혜가 많아 선정을 하더라도 살생할 마음을 끊지 못하면
반드시 삭도에 떨어지리니, 크게 잘 되면 귀왕이 되고 중간이면
날아다니는 야차나 그 밖에 여러가지 귀신의 장수가 되고
하품이면 땅을 다니는 나찰이 되리라.
삭귀들도 무리가 있어 각각 위없는 도를 성취했노라고 하나니라.
내가 멸도한 뒤, 말법세계에 악한 삭귀가 세상에 많이 번성하여
말하기를 고기를 먹어도 보리의 길을 얻는다고 하리라.
아난아!
내가 비구들로 하여 다섯 가지 깨끗한 고기를 먹게 하였으니
이 고기는 모두 나의 신통력으로 화생한 것으로 본래 생명이
없는 것이니라.
이 시라벌은 무덥고 습한 땅이 많으며 더구나 사토까지 겹쳤으니
풀이나 채소가 생장하지 못하므로, 내가 자비신력의 가피로 버섯을
나게 하여 살찌고 향기가 나도록 해서 이를 이름하여 고기라고
하였으니, 너희들은 이것을 먹을 수 있으리라.
여래가 멸도한 후, 고기를 먹는 중생들을 어찌 불자라 하겠느냐?
너희들은 당연히 알아야 한다.
고기를 먹는 사람이 비록 마음이 열려 삼마지를 얻은 듯하여도
이는 모두 나찰인지라 과보가 끝나면, 반드시 생사의 고통 바다에
빠지게 되어 부처님의 제자가 아니니라.
이러한 중생들은 서로 죽이고 서로 잡아 먹어서 서로 먹고
먹힘이 그치지 아니할 것이니, 이런 중생들이 어떻게 삼계를
벗어날 수 있겠느냐?
네가 세상 사람들을 시켜 삼마지를 닦게 하려면, 살생하는 마음을
끊게 해야 할 것이니, 이것이 여래선 불세존께서 두 번째로
청정함을 가르침이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만약, 살생할 마음을 끊지 않고 선정을 닦는자는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귀를 막고 큰 소리를 지르며 다른 사람이 듣지 않기를
바라는 것과 같으니라.
이러한 것을 가리켜 숨기고자 하면 더욱 드러내는 것이라 하나니라.
청정한 비구와 보살들이 길을 다닐 때 풀도 밟지 않으며,
손으로 뽑는 것은 더욱 아니니라.
자비로운 자가 어찌 중생의 피와 고기를 취하여 배부르게 먹으리요?
아난아!
동방의 비단이나 명주와 이 땅의 가죽신이나 털옷, 우유나 그것으로
만든 것 등을 먹거나 입지 않으면 참답고 올바른 불자로 묵은 빚을
갚고 삼계에 갇히지 않으리라.
어찌 그런가 하면 그 몸의 한 부분으로 이루어진 것을 먹거나 입으면
모두가 그것들과 인연되는 것이 마치 사람이 땅에서 생산되는 온갖
곡식을 먹기 때문에 발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과 같나니라.
만약, 모든 비구들이 몸과 마음으로 모든 중생들의 몸이나 몸의
어느 부분을 몸과 마음으로 입거나 먹지 아니하여 무시이래 원망으로
생긴 업망을 모두 벗어버리면 부처님께서 이 사람은 능히 부처님의
법계에서 참다운 삼매를 얻은 사람이라 증명하리라.
이러한 말은 부처님의 말이며, 이와 같지 않은 말은 곧 파순의
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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