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37/64

능엄경… 37

부루나미다라니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오랜 겁으로부터 말 재주가 뛰어나서 괴로움과 허공에
대하여 말하고 실상을 깊이 깨달았으며, 항하의 모래수와 같이
많은 여래의 비밀스러운 법문을 제가 대중에게 미묘하게 열어
보여 두려움이 없음을 증득하였습니다. 세존께서 저에게 말재주가
있음을 아시고 음성륜(音聲輪)으로 저로 하여 발양(發揚)하게
하셨으니, 저는 처님 앞에서 부처님을 도와 사자후(獅子吼)로
법륜을 굴려 아라한이 되었으니, 세존께서 저를 인가하시기를
설법이 제일이라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통을 물으신다면 저는 법음으로 악마와 원수를
항복받고 유루를 소멸시키는 방법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우바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부처님을 따라 성을 넘어 출가하여 여래께서 六년동안
괴로움을 견디시며 모든 마구니들을 항복받고 외도들을 제압하여
세간의 탐욕과 무루에서 해탈하심을 보고,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신 계율을 받들어 이렇게 三천 가지 행동과 八만 가지 미세한
성업(性業)과 차업(遮業)이 모두 청정해졌으며 몸과 마음이
고요해져서 아라한이 되었사오니, 저는 규율을 세우는 책임을
맡았으므로 부처님께서 저를 인가하시여 계를 지키고 몸을
닦는데는 으뜸이라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원통을 물으신다면
저는 몸을 단속하여 몸이 자재하게 되고, 마음의 단속이 마음을
통달한 후에 몸과 마음이 모두 통하여 이롭게 되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대목건연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처음에 길에서 우루빈나와 가야 나제인 세 가섭을 만나
여래의 인연법에 대한 깊은 이치를 듣고 발심하여 크게 통달하게
되었으니, 여래께서 저에게 가사를 입히시니 수염과 머리털이
저절로 떨어지는 은혜를 주셨습니다. 저는 시방세계에 돌아다녀도
걸림이 없었으며 신통이 으뜸임을 인가받아 아라한이 되었사오니
어찌 세존뿐이겠습니까? 시방의 여래들께서 원통을 물으신다면
저는 맑음으로 돌아가 마음의 빛을 발함이 마치 흐린 물을 가라
앉혀 맑고 깨끗하게 되는 듯함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오추슬마(烏芻瑟摩)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과거를 생각하니 오랜 겁전에 탐욕이 많았을 때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는데 그 이름이 ‘공왕’이었습니다.
그 분이 말씀하시기를 ‘음욕이 많은 사람은 맹렬한 불덩이리가
된다’고 하시며 저로 하여 백해(百骸)와 사지의 따뜻한 기운을
두루 관하라 하시여 신비한 광명이 안으로 들어와많은 음심이
변하여 지혜의 불을 성취하니, 그로부터 여러 부처님께서 저를
‘화두(火頭)’라고 부르셨는데 저는 화광삼매(火光三昧)의 힘으로
아라한이 되었으니, 마음에 큰 서원을 발하여 모든 부처님께서
불도를 성취하려 하시거든 제를 본보기로 삼아 마구니와 원수를
항복받겠다고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원통을 물으신다면 저의
생각으로 몸과 마음의 따뜻한 감촉이 걸림이 없이 유통함을 자세히
관하여 유루가 소멸되어 큰 보배의 불꽃이 생겨 위없는 깨달음에
오르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지지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옛적에 보광여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는데 제가 그때
비구가 되어 항상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길목과 나루가 산과
같이 험악하고 좁아 부처님의 수레와 말의 통행을 방해받거나
손상시키므로 제가 모두 평탄하게 하며 다리를 놓기도 하고
흙과 모래를 져다 메우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노력하기를
한량없는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할 때까지 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떤 중생이 삯군을 얻어 짐을 지우려고 하면 제가 먼저
짐을 지고 바라는 곳까지 가서 짐을 내려 놓고 삯은 받지 않았으며,
비사부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는 여러 해 동안 흉년이 들었는데
저는 그때에도 짐군이 되어 멀고 가까움을 따지지 않고 일전만
받았으며, 또 수레를 멘 어떤 소가 흙구렁에 빠지게 되면 저의
신통력으로 바퀴를 밀어 주어 고뇌에서 벗어나게 해주었습니다.
그때 국왕이 부처님을 맞아 재를 베풀었는데 제가 길을 평탄하게
닦아놓고 부처님을 기다리니 비사여래께서 정수리를 만지시며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마음을 평탄하게 가지면 온 세상이 모두
평탄해질 것이라’고 하시므로 제마음이 열려서 몸에 있는 미세한
티끌과 미세한 티끌과 평등하여 차별이 없음을 보아 미세한 티끌과
자성이 서로 부딛치지 않았으며, 도병(刀兵)도 부딛침 없음을
알아 저는 무생인(無生忍)을 깨달아 아라한이 되었나이다.
그리고 지금은 마음을 되돌려 보살의 지위에서 여래께서 묘연화의
불지견지(佛知見地)를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제가 먼저 증명하여
우두머리가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원통을 물으신다면 저는 티끌과 티끌이 평등하여
차별없이 본래 여래장에서 생긴 것임을 자세하게 관하여 미세한
티끌이 사라지고 지혜가 원만하게 되어 위없는 도를 이루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월광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제가 생각해 보니 지난 옛적 항하사 같이 많은 겁(劫)전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 하셨으니 그 이름이 ‘수천(水天)’
이었습니다. 모든 보살들을 가르치여 물과 같이 정밀한 성품을
닦고 익혀 삼마지에 들어가되 몸 속에 있는 물이 서로 빼앗음이
없음으로 눈물과 침, 진액, 정액, 피와 대변, 소변에 이르기까지
몸속에 돌아다니는 모든 물은 동일한 것임을 관하여 물이 몸속에
있는 것과 같이 세계밖에 부당왕찰(浮幢王刹)의 향수해와 평등하여
차별이 없음을 보도록 하라 하셨습니다. 저는 그때 처음으로
관법을 이루었으나 물만 보았을 뿐 몸이 없어짐은 얻지 못하여
비구가 되었으므로 방안에서 편안히 있었는데 저의 제자가 창문을
뚫고 방안을 둘어 보았을 때, 맑은 물만 방에 가득할 뿐 다른 것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린것이 자갈을 가져다가 물속에 던져 소리가
나게 하고는 힐끔힐끔 돌아보며 떠나갔습니다.
제가 선정에서 나오니 갑자기 가슴이 아프기가 마치 사리불이
원한의 귀신을 만난 것과 같았으므로, 제가 생각하기를 지금 나는
이미 아라한의 도를 얻어서 오래전부터 병의 인연을 벗어났는데
어찌하여 오늘 갑자기 가슴이 이렇게 아픈가? 아마도 퇴보하여
잃게 되는 것이 아니려나 하였는데, 그때 동자가 제앞에 와서
위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은 일을 말하였습니다.
저는 말해주기를 ‘네가 다시 문을 열고 그 물속에 들어가 자갈을
건져내라’고 하였더니 동자가 시키는대로 하여, 다음 선정부터
다시 물을 보니 자갈이 확실하여 건져내니, 다음 선정에는 선정을
나와도 몸이 처음과 같았습니다. 그후 한량없는 부처님을 만났으며,
산해자재통왕여래에 이르러서 비로소 시방세계의 모든 향수해와
허공이 차별이 없음을 깨달아 지금 여래에게 ‘동진’이란 이름을
얻어 보살모임에 참여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원통을 물으신다면
저는 물과 같이 흘러 무생인을 얻어 보살을 원만하게 이루는
것이 제일인가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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