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21
아난아! 물의 성품은 고르지 않아 흐르고 그치는 것이 항상, 같지 않으니라.
시라벌성에 가비라(迦毘羅)신선과 작가라(斫迦羅)신선과 발두마(鉢頭摩)와
하살다(訶薩多)등의 환술사들이 달의 힘을 구하여, 환술의 약을 화합할 때,
환술사들이 달밝은 밤에 손에 방저(方諸)를 들고 달속의 물을 받는데,
그 물은 구슬 속에서 나온 것이냐? 공중에서 저절로 생긴 것이냐?
달에서 온 것이냐?
아난아!
만약, 달에서 온 것이라면, 먼 곳의 구슬로 하여, 물이 생기게 할 수 있는
것이니, 그렇다면, 거처오는 곳의 숲과 나무가 모두 물이 흘러야 할 것이니,
물이 흐른다면 어찌하여 방저(方諸)에서 생기기를 기다릴 것이며,
흐르지 않는다면, 물이 달에서 오는 것이 아님이 분명하지 않느냐?
만약, 구슬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구슬 속에 항상, 물이 흐를 것이니,
어찌하여 밤중에 밝은 달빛을 받을 필요가 있겠느냐?
만약, 허공에서 생긴다면, 허공이 변두리가 없으니, 물도 당연히 경계가 없어
인간에서 하늘에 이르기까지 모두 함께 물에 잠길 것이니,
어찌하여, 물과 육지와 허공의 구별이 있겠느냐?
너는 다시 자세히 보아라.
달은 하늘에 있고, 구슬은 손에 들려 있고, 구슬의 물을 받는 쟁반은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것이니, 물은 어디에서 여기로 흐르느냐?
달과 구슬은 거리가 멀어 화합할 수 없으니, 물은 오는 곳이 없이 저절로
생기지는 않느리라.
너는 아직도 알지 못하는구나!
여래장 가운데, 성품이 물인 참다운 허공과 성품이 허공인 참다운 물이 청정한
본래의 자연 그대로 우주에 두루하여 중생의 마음을 따라, 아는 것의 정도에
따라 반응하나니, 한 곳에서 구슬을 잡으면 한 곳에 물이 나오고, 많은 곳에서
잡으면 많은 곳에 생기니라.
세상이 가득하게 생기는 것이니, 어찌 장소가 따로 있겠느냐?
업보를 따라 나타나는 것이니라.
세상 사람들은 지혜가 없어 인연과 자연의 성품으로 유혹하고 있으니,
이는 모두 아는 마음으로 분별하고 헤아리는 것이니라.
오직, 말만 있을 뿐, 의미는 없는 것이니라.
아난아!
바람의 성품은 실체가 없어, 움직이고 고요함이 고르지 않으니라.
네가 옷깃을 여미고 대중에게 들어갈 때, 가사 자락이 펄럭여서 곁에 있던
사람에게 닿으면 가벼운 바람이 그 사람의 얼굴에 스치리니 그 바람은 가사에서
나오느냐? 허공에서 생겼느냐? 그 사람의 얼굴에서 생겼느냐?
만약, 허공에서 생긴다면, 네 옷이 펄럭이지 아니하였을 때는 어떤 이유로 바람이
스치지 않느냐? 허공의 성품은 항상, 있는 것이니, 바람도 당연히 항상, 있어야
할 것이며, 바람이 없을 때는 허공이 당연히 없어져야 할 것이니라.
바람이 없는 것은 알 수가 있지만, 허공이 없어지는 것은 어떤 모양일까?
만약, 생기거나 없어짐이 있다면, 허공이라고 이름하지 못할 것이며, 허공이라
부른다면, 어찌하여 바람이 나오겠느냐?
만약, 바람이 그 사람의 얼굴에서 저절로 생기는 것이라면, 그 사람의 얼굴에서
생기는 것이니, 당연히 네게로 불어와야 할 것이나 네가 옷을 여밀 때, 어찌하여
바람이 꺼꾸로 부느냐?
너는 자세히 보아라.
옷을 여미는 것은 네게 있고 얼굴은 저 사람에 속해 있으며, 허공은 고요하여
요동하지 않으니, 바람은 어느 곳에서 불어오는 것이냐? 바람과 허공은 성품이
서로 통하지 않으니, 바람이 온 곳이 없으니, 저절로 생기지는 않았을 것이니라.
너는 아직 알지 못하는구나.
여래장 속에 성품이 바람인 참다운 허공과 성품이 허공인 참다운 바람이 청정한
본래 자연 그대로 우주에 두루하니, 중생들의 아는 정도에 따라 반응하나니,
아난아!
만일 너 한 사람이 의복을 약간 펄럭이면 가벼운 바람이 나오고, 우주에 골고루
펄럭거리면 우주에 가득하게 생기나니, 세상에 골고루 생길 수 있는 것이니,
어찌 장소가 따로 있겠느냐? 업보를 따라 나타나느니라.
세상 사람들은 지혜가 없어, 인연과 자연의 성품으로 유혹하나니,
이는 모두 아는 마음으로 분별하고 헤아리는 것이며, 오직, 말만 있을 뿐,
실제 의미는 없는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