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16/64

능엄경…16

아난아! 네가 항상 새벽마다 손으로 머리를 만지면, 어떤 생각이 드느냐?
만져서 느끼는 것은 어느 것이 감촉을 느낀다고 생각하느냐? 느끼는 것이
손에 있다고 생각하느냐? 머리에 있다고 생각하느냐?
만약, 손에 있는 것이라면, 머리는 느낌이 없어야 할 것이니, 어찌, 느낀다고
하느냐?
만약, 머리에 있을 것 같으면, 손은 느끼지 못해야 할 것이니, 어찌하여,
접촉한다고 하겠느냐?
만약, 각각 있는 것이라면, 아난은 두 몸둥이가 있어야 할 것이다.
만약, 머리와 손이 한 번의 접촉으로 생기는 것이라면, 손과 머리가 한 몸이
이어야 할 것이고, 만약, 한 몸이라면, 감촉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며,
만약, 두 몸이라면, 느낌이 어디에 있단 말이냐?
손에 있다면, 머리는 느끼지 못해야 할 것이고, 머리에 있다면, 손은 몰라야
할 것이며, 허공이 너와 같은 감촉은 없을 것이다.
당연히 알아야 한다. 촉감을 느끼는 것과 몸은 있는 곳이 없어서 몸과 감촉,
두 가지는 허망이여서, 본래 인연도 아니며,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너의 생각속에서 일어나는 착한 성품과 악한 성품, 무기성(無記性: 선도
악도 아닌 성품)의 세 가지 성품이 생기나니, 이 법칙은 마음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냐? 마음을 떠난 다른 곳에 있는 것이냐?
아난아! 만약, 마음에 의한 것이라면, 법(法)은 대상이 아니므로, 마음을
일어키는아니니, 어찌, 다른 곳을 이루겠느냐?
만약, 마음을 떠나서 따로있는 것이라면, 법의 자성이 앎이 있느냐? 없느냐?
만약, 앎이 있다면 마음이라 할 수 있지만, 너와는 관계없는 것이며,
그의 대상도 아니니, 다른 사람의 마음과 같은 것이니, 너에 의한 것이 아니며,
마음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면, 어찌하여, 네 마음이 네게 있어 둘이 되겠느냐?
만약, 앎이 없다면, 대상은 빛, 소리, 향기, 맛과 떠나거나 합해지는 것과
차거나 따뜻한 것과 허공의 모양도 아닐 것이니, 어디에 있다고 하겠느냐?
물질과 허공에 모두 표시할 수 없으니, 인간이 허공 밖에 있지 아니하니라.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면, 법의 자리는 어디서 이루어지겠느냐?
그러하니, 당연히 알아야 한다. 법과 마음이 있는 곳이 없어 마음과 법성,
이 두 가지는 허망이여서, 본래 인연도 아니며,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다시 아난아!
어찌하여, 십팔계(界)가 본래 여래장인, 오묘한 진여의 성품이라고 하느냐?
아난아! 네가 밝힌 것과 같이 ‘눈과 빛이 인연되어 안식(眼識)이 생긴다’고 하니,
인식은 눈에서 생긴 것이니 눈으로 경계(界)를 삼아야 한다고 하겠느냐?
대상에서 생긴 것이니 대상으로 경계를 삼아야 한다고 하겠느냐?
아난아! 만약, 눈에서 생기는 것이라면, 빛과 허공이 없으면 분별할 수가 없을
것이니, 너의 의식이 있다 하드라도 어디에 쓰려하느냐? 네가 보는 것이 푸른색,
노란색, 붉은색, 흰색이 아니니, 나타난다고 할 수 없으니, 무엇으로 경계를
하려느냐?
만약, 대상에서 생긴 것이라면, 허공의 색이 없을 때는 너의 의식도 없어야
하리니, 어찌, 그것이 허공의 성품임을 알 것이며, 만약, 색이 변할 때는 너도
그 색의 변함을 안다면, 너의 의식은 변하지 않는 것이니, 어디가 경계냐?
변하는 것이라면, 변하므로 경계의 모양이 스스로 없을 것이며,
변하지 않는다면, 이미 빛을 따라 생긴 것이니, 허공이 있음을 알지 못할 것이다.
만약, 눈과 빛이 함께 생겨 합하였다면 가운데가 나뉘어지고, 서로 나뉘어진
것이라면 둘을 합한 것이니, 둘의 체성(體性)이 섞이어 혼란할 것이니,
어떻게 경계를 이루겠느냐?
당연히 알아야 한다. 눈과 빛과 인연하여 생기는 경계, 세 가지가 모두 없는
것이니, 눈과 빛 그리고, 경계, 이 세가지가 본래 인연도 아니며,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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