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10/64

능엄경…10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만약, 저의 심성이 각각 돌아갈 곳이 있다고 한다면,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오묘하고, 밝은 본래의 마음은 어찌하여, 돌아갈 곳이 없습니까?
가엾게 여기시여, 저희들을 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네가 나를 보는 밝은 근원은 보는 것이 비록, 오묘하고,밝은 마음은 아니라 할지라도 달과 같은 것이라,
그림자가 아닌 것이니,너는 자세히 들으라. 내가 지금 너에게 돌아갈 곳이 없음을 보여주리라.
아난아! 이 큰 강당의 동쪽이 환하게 틔여 둥근 해가 하늘에 떠오르면, 밝게 빛나고,
달도 없는 한 밤중에 구름과 안개까지자욱하면 더욱 어두우며, 문 틈으로 통함을 보고,
담장 사이는 막힘을 보며, 분별하는곳에 반연함을 보고, 허공속은 모두가 비었으며,
흙비의 현상은 티끌이 얽힌 것이라하고, 맑게 개여 우내가 걷히면, 다시 맑음을보게 되나니라.
아난아! 여러가지 변화하는 모양을 살펴 보아라. 내가 지금 각각 본래의 인연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게 하리라.
무엇을 ‘본래의 인연이 있는 곳’이라 하는가. 아난아! 모든 변화 중에 밝은 것은 둥근 해로 돌아가나니,
해가 없으면 밝지 못하니, 밝은 것의 근본을 해에 속한다. 그러므로, 해로 돌아가는 것이고,
어둠은 빛이 없는 곳으로 돌아가며, 통함은 문으로 돌아가고, 막힘은 담장으로 돌아가며,
반연은 분별로, 허공은 허공으로 돌아가며, 흙비는 티끌로, 맑음은 개인 곳으로 돌아가나니,
이 세상 모든 것이 이러한 것에 지나지 않나니라. 그런데, 네가 이 여덟 가지 보는 밝은 성품은
어디로 돌아가게 하려느냐?
만약, 밝은 곳으로 돌아간다면, 밝지 않을 때는 어둠을 보지 못하리니, 밝음과 어둠은 차별한다 하더라도,
보는 것은 차별이 없나니라. 모든 돌아갈 수 있는 것은 네가 아니거니와,
네게서 돌아갈 수 없는 것은 네가 아니고, 누구이겠느냐?
그러니, 깨달아야 한다. 너의 마음이 본래 오묘하고, 밝고, 깨끗한 것인데,
네가 스스로 혼미하여 근본을 잃고, 혼미함을 윤회하며, 생사를 표류하니, 여래가 가련하다고 한 것이다.”
아난이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제가 비록, 보는 성품이 돌아갈 곳이 없음은 알겠습니다만,
어떻게 그것이 저의 참 성품이라는 것을 알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내가 지금 너에게 묻겠노니, 네가 지금, 무루(無漏)에는 이르지 못하였으나,
부처님의 신비한 힘을 받들어, 초선천(初禪天)을 보는 것은 장애가 없었으며, 아나율은 염부제(閻孚提) 보기를
마치 손바닥에 있는 암마라 열매를 보듯 하였으며, 모든 보살들은 백천세계를 보며,
시방의 여래는 티끌처럼 많은 천정한 국토를 보지 못하는 곳이 없지만,
중생들이 보는 것은 푼촌(分寸)에 지나지 않나니라.
아난아! 장차 내가 너와 함께 사천왕이 거주하는 궁전을 볼 때, 중간에 물과 육지와 허공에 다니는 것을 보겠는데,
어둡고 밝은 갖가지 형상들이 있으나, 모두가 앞에 나타난 것을 분별하는 마음을 가림이니,
너는 여기서 나와 남을 분별하라. 지금, 내가 너를 데리고 보는 것, 가운데 어느 것이 너의 몸이고,
어느 것이 다른 것인지 가려 주리라.
아난아! 네가 보는 것의 근원을 끝까지 추구하여 보아라.
해와 달, 모두가 형상이지 네가 아니며, 칠금산(七金山)에 이르도록, 두루두루 자세히 관찰하여 보아라.
비록 갖가지 빛이 있어도 형상이지 네가 아니니라. 다시 관찰해 보아라.
구름이 뜨고, 새가 날고, 바람이 불고 ,먼지가 날리는 것, 나무와 산, 냇물과 풀, 사람과 축생이 모두 형상이지 너는 아니니라.
아난아! 가깝고 먼 곳에 있는 모든 물질의 성질이 비록, 여러 가지로 다르지만,
똑같이 너의 청정함에서 것이니, 여러 가지 형상은 차별이 있을지언정 보는 성품은 다름이 없으니,
보는 것의 오묘하고, 밝음이 진실한 너의 보는 성품이니라.
만약, 보는 자체가 형상이라면, 네가 나의 보는 성품을 보아야 하리라.
만일, 함께 보는 것을 가지고 내가 보는 성품을 본다고 하면,내가 보지 못할 때는 어찌하여,
내가 보지 못하는 곳을 너는 보지 못하느냐?
만약, 보지 않은 것을 본다면, 저것은 볼 수 없는 모양이 아니니라.
만약, 내가 보지 못하는 곳을 보지 못한다면, 물질이 아닌데, 어찌 네가 아니라고 하겠느냐?
또한, 네가 지금 물질을 볼 때, 네가 이미 물질을 보았으면, 물질도 너를 보아 실체와 성품이 어지럽게 섞여,
너와 나, 그리고 , 모든 세간이 편안하게 정립되지 못할 것이다.
아난아! 만약 네가 볼 때는 네가 보는 것이지, 내가 아닌데, 보는 성품이 골고루 있으니, 네가 아니고, 누구이겠느냐?
어찌하여, 너의 참다운 성품이 너에게서는 참되지 못한 성품인으로 의심해서 나에게 물어 진실을 구하려고 하느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만약, 보는 성품이 저이며, 다른 사람이 아닌데,
제가 여래와 함께 사천왕의 수승하고, 장엄한 보배의 궁전과 일월궁(日月宮)을 볼 때는 보는 것이 두루 원만하여
사바국(娑婆國)에 골고루 퍼졌다가 정사에 돌아오면, 오직 가람(伽藍)만 보이고,
청심호당(淸心戶堂)에서는 처마만 보입니다.
세존이시여! 보는 것이 이와 같아서, 본체가 본래는 온 세계에 고루 퍼졌다가, 방안에 있을 때는 방에만 가득하게 되는데,
이를 때는 보는 것이 큰 것이 축소되어 작아진 것입니까?
아니면, 담과 지붕에 막혀서 좁아지고 끊어진 것입니까?
지금, 저는 그 이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바라옵니, 큰 자비를 베푸시여, 저를 위해 알게 해주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일체의 세상과 크고 작은 것, 안이나 밖, 그리고,
여러 사업이 각각 앞에 나타나는 물질에 속하는 것이니, 보는 것이 퍼지거나, 움츠러드는 것이 없나니라.
예를 들면, 모난 그릇 속의 모난 하늘을 보는 것과 같나니라.
내가 다시 너에게 묻노니, 모난 그릇 속에서 보이는 모난 하늘이 모나게 정해진 것이냐, 모나게 정해진것이 아니냐?
만약, 모나게 정해진 것이라면, 따로이 둥근 그릇속의 하늘은 둥글게 보이지 않아야 할 것이며,
만약, 정해진 것이 아니라면, 모난 그릇 속의 하늘이 모나지 않아야 할 것이니,
네가 ‘그 이유가 어디에 있는 지를알지 못하겠다’고 한 것이 이와 같으니, 어떻게 가려 따질 수 있겠느냐?
아난아! 만약, 모나고 둥근 것이 없는 곳에 이르고자 한다면, 모난 그릇을 없앨 수는 있지만,
하늘 자체는 모난 것이 아니니, 다시, 허공의 모난 것을 없에야 한다는 것은 필요 없을 것이다.
만약, 네가 물은 것처럼, 방에 들어갔을 때, 보는 것이 축소되어 작아진 것이라면,
해를 쳐다볼 때는 네가 어찌 보는 것을 늘려서 해에 닿게 한 것이며,
만약, 담과 지붕이 막혀서 보는 것이 끊어진 것이라면, 작은 구멍을 뚫었을 때는 어찌하여, 이은 흔적이 없느냐?
이치는 그런게 아니니라. 일체의 중생이 무시이래(無始以來), 혼미한 자신을 물질로 생각해서
본래의 마음을 잃고, 물질의 지배를 받게 되었기에, 크고 작은 것을 보지만,
만약, 물질을 지배할 수 있다면, 여래와 같아, 마음이 원만하게 밝아서, 도량을 움직이지 않고,
한 개의 털 끝에 시방의 국토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난이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만약, 보는 것이 반드시, 나의 오묘한 성품이라면,
지금, 오묘한 성품이 제앞에 있어야 할 것이며, 보는 것이 반드시, 저의 참다운 마음이라면,
지금 저의 몸과 마음은 어떤 물건입니까?
지금, 몸과 마음은 분별함이 실제가 있거니와, 보는 것은 분별함이 없어, 저의 몸과 나뉘어 있습니다.
만일, 그것이 참으로 내 마음이어서, 나로 하여금 지금 보게 한다면, 보는 성품은 진정한 나이겠지만,
몸은 내가 아닐 것이니, 여래께서 앞에서 말씀하신 ‘물질이 나를 보리라’고 하신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바라건데, 큰 자비를 베푸시여, 깨닫지 못함을 깨우쳐 주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지금, 네가 말한 ‘보는 것이 내 앞에 있습니다’라고 한 것은 이치가 맞지 않나니라.
만약, 네 앞에 있기 때문에 네가 진정 보는 것이라면, 보는 것이 이미 장소가 있을 것이니,
가리켜 보이지 못할 것이 없으리라. 또한, 지금 너와 함께 기타림(祇陀林)에 앉아서, 숲과 냇물, 전당(殿堂)을 두루 보며,
위로는 해와 달까지, 앞에는 항하를 보았으니, 지금, 네가 나의 사자좌 앞에서 손을 들어 가리켜 보아라.
갖가지 모양들이 그늘진 것은 숲이고, 밝은 것은 태양이며, 막힌 것은 벽이며, 통한 것은 허공이니,
이렇게 형상이 있는 것들은 가리키지 못할 것이 없으니, 만일, 보는 것이 반드시, 네 앞에 있는 것이라면,
네가 마땅히 손으로 확실하게 가리켜 보아라. 어느 것이 보는 것이냐?
아난아! 당연히 알아야 한다. 만약, 허공이 보는 것이라면, 이미 보는 것이 되었을 것이니, 어느 것이 허공이며,
만약, 물체가 보는 것이라면, 이미 보는 것이 되었을 것이니, 어느 것이 물체냐?
너는 온갖 형상을 구분하여 정밀하고, 밝으며 맑고, 오묘하게 보는 근원을 가려,
나에게 보여주되, 물질과 같이 분명하여 의혹이 없게 하여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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