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大方廣圓覺修多羅了義經)

1권. K-400, T-842. 당(唐)나라 때 불타다라(佛陀多羅, Buddhatr?ta)가 693년에 동도(東都)의 백마사(白馬寺)에서 번역하였다. 줄여서 『원각경』 · 『원각수다라요의경』이라고 하며, 별칭으로 『대방광원각경(大方廣圓覺經)』 · 『원각수다라요의경(圓覺修多羅了義經)』 · 『원각요의경(圓覺了義經)』이라고도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문수 · 보현 · 금강장(金剛藏) · 미륵 · 청정혜(淸淨慧) · 위덕자재(威德自在) · 변음(辯音) · 정제업장(淨諸業障) · 보각(普覺) · 원각 · 현선수(賢善首) 등 12보살들과의 문답을 통해 시방에 변만(遍滿)하여 생멸이 없는 원각묘심(圓覺妙心)과 그러한 원각묘심을 깨닫기 위한 수행방법에 대하여 설한 경전이다. 부처님과 1문1답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12보살들과의 문답을 각각 1장(章)으로 하였기 때문에 전체 1권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 ?문수보살장(文殊菩薩章)?에서는 문수보살이 부처님께 여래의 본기(本起)인 청정한 인지(因地)의 법행(法行)과 보살이 대승 가운데서 청정한 마음을 일으켜 모든 병을 멀리 하는 방법을 설하시어 장차 말세의 중생들이 잘못된 견해에 떨어지지 않게 해 달라고 청한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무상법왕(無上法王)에게는 원각이라는 대다라니문(大陀羅尼門)이 있는데, 이 원각이 모든 청정한 진여 · 깨달음[菩提] · 열반 · 바라밀을 내어 보살을 가르치며, 모든 여래의 인지란 청정각(淸淨覺)의 상(相)을 두루 비추어 영원히 무명(無明)을 끊고 불도를 이룬다고 설하신다. 그러므로 여래의 인지에 원각을 닦아서 무명이 허공 꽃의 모양임을 아는 이는 윤전(輪轉)하지 않으며 몸과 마음도 생사를 받지 않는다. 그것을 지각하는 이도 허공과 같으며, 허공인 줄 아는 이도 허공 꽃의 모양이지만 지각의 성품이 없다고도 말할 수 없으므로 있고 없음을 함께 보내버리면 이를 정각(淨覺)에 따른다고 한다. 이것이 인지의 법행이고, 보살이 이것을 인(因)으로 하여 대승 가운데서 청정심을 발하므로 말세의 중생들이 이것에 의지하여 수행하면 잘못된 견해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하신다. 제2 ?보현보살장(普賢菩薩章)?에서는 보현보살이 부처님께 원각의 청정한 경계를 듣고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를 여쭙자, 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의 갖가지 환화(幻化)는 모두 다 여래의 원각묘심에서 생겨난 것이므로 모든 환(幻)이 사라지더라도 각심(覺心)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설하신다. 그러므로 모든 보살과 말세의 중생들은 환화(幻化)인 허망 경계를 멀리 떠나야 하며, 멀리 떠나겠다는 마음까지도 멀리 떠나야한다고 말씀하신다. 제3 ?보안보살장(普眼菩薩章)?에서는 보안 보살이 부처님께 보살의 수행 차례와 보살이 어떻게 사유하고 머물러야 하며, 중생들이 깨닫지 못하면 어떠한 방편을 써야 하는지에 대하여 여쭈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보살과 말세의 중생이 여래의 청정한 원각심을 구하고자 한다면 정념(正念)으로 모든 환(幻)을 멀리 떠나야 하며, 금계(禁戒)를 지키고 조용한 방에 단정히 앉아 항상 다음과 같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나의 몸은 지(地) · 수(水) · 화(火) · 풍(風)의 4대(大)가 화합한 것으로, 이 몸은 필경 실체가 없는 것이어서 환화와 같다. 4연(緣)이 임시로 화합하여 허망하게 6근(根)이 있게 되고, 6근과 4대가 안팎으로 합성하여 허망한 연(緣)의 기운이 그 안에 쌓여 연(緣)의 모습이 있는 듯하므로 임시로 마음이라 부르는 것이나, 만일 6진(塵)이 없으면 허망한 마음은 있을 수 없으므로 환신(幻身)이 멸하면 환심(幻心)도 멸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을 환의 때[幻垢]라 하는 것이다. 보살과 말세의 중생들이 온갖 환(幻)을 증득하여 영상(影像)을 없애면 무한한 청정을 얻으며, 하나가 청정해지면 일체가 청정해지므로 모든 실상(實相)의 성품이 청정하고, 일체가 평등하여 청정하고 움직이지 않으므로 각(覺)의 성품도 평등하여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원각이 널리 비추어서 적멸(寂滅)하여 둘이 없고, 모든 부처님의 세계가 속박도 아니고 해탈도 아니며, 중생이 본래 성불(成佛)이고 생사와 열반이 지난밤의 꿈과 같으며, 증득함도 없고 증득하는 이도 없어서 모든 법성이 평등하다. 보살은 이와 같은 차례로 수행하고 사유하여 머무르고 방편을 써서 깨달아야 한다고 설하신다. 제4 ?금강장보살장(金剛藏菩薩章)?에서는 부처님께서 금강장보살의 질문에 대해 여래의 적멸한 성품은 마치고 시작함이 없으며, 만일 윤회의 마음으로 사유한다면 윤회의 끝에 이를 뿐 부처님의 바다에는 들지 못한다고 설하신다. 생사와 열반, 범부와 모든 부처님들이 모두 허공 꽃의 모양이므로 사유도 환화이며, 이러한 사유로써 부처님의 경계를 분별하는 것은 망상만 더하는 것이므로 옳지 않다고 설하신다. 제5 ?미륵보살장(彌勒菩薩章)?에서는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윤회의 근본에 대하여 질문하자, 부처님께서 모든 중생들은 무시(無始) 이래로 갖가지 은애(恩愛)와 탐욕으로 말미암아 윤회하므로 중생이 생사를 벗어나고 모든 윤회를 면하기 위해서는 탐욕을 끊고 갈애(渴愛)를 없애야 한다고 설하신다. 모든 중생은 탐욕으로 인하여 무명을 발함으로써 이(理) · 사(事)라는 두 가지 장애에 의하여 깊고 얕음을 드러내며, 중생이 이러한 두 가지 장애를 영원히 끊어 없애면 여래의 미묘한 원각에 들어가서 깨달음[菩提]과 대열반을 만족한다고 설하신다. 제6 ?청정혜보살장(淸淨慧菩薩章)?에서는 부처님께서 청정혜보살의 질문에 대해, 원각의 자성은 성품이 아니므로 취하는 것도 없고 증득하는 것도 없으며 깨달음도 중생도 없다고 설하신다. 그러나 깨닫고 깨닫지 못한 때에 차별이 있으므로 중생에게는 견해가 장애가 되고 보살은 깨달음을 여의지 못하며 지(地)에 들어간 이는 영원히 적멸하여 모든 상(相)에 머무르지 않는다고 설하신다. 제7 ?위덕자재보살장(威德自在菩薩章)?에서는 부처님께서 위덕자재보살의 질문에 대해, 위없는 묘각이 시방에 두루하여 여래를 출생(出生)하나 일체 법과 동체(同體)여서 평등하며 모든 수행은 실제로 둘이 없어 방편으로 수순(隨順)하며 그 수가 무량하나 원만하게 돌아갈 곳을 따라 생기는 차별에 사마타(奢摩他) · 삼마발제(三摩鉢提) · 선나(禪那)의 구분이 있고 이 3가지 법문은 모두 원각을 따르는 것이라고 설하신다. 제8 ?변음보살장(辯音菩薩章)?에서는 부처님께서 변음보살의 질문에 대해, 모든 여래의 원각은 청정하기 때문에 본래 닦아 익힐[修習] 것도 없고 닦아 익히는 사람도 없으나 보살과 말세의 중생이 깨닫지 못하여 환력(幻力)으로 닦아 익히기 때문에 25종의 청정한 정륜(定輪)이 있다고 설하신다. 정륜은 사마타 · 삼마발제 · 선나의 3가지 법을 돈(頓) · 점(漸)에 따라 수행하는 것으로, 보살과 말세 중생이 정륜에 수순하여 닦아 익히면 대비의 힘에 의하여 열반을 증득하게 된다고 설하신다. 제9 ?정제업장보살장(淨諸業障菩薩章)?에서는 부처님께서 정제업장보살의 질문에 대해, 모든 중생은 무시 이래로 망상을 일으켜 아(我) · 인(人) · 중생 · 수명이 있다고 집착함으로써 4전도(顚倒)를 실아(實我)의 체로 삼으며, 이것에 의지하여 중생은 미움과 사랑의 두 경계를 내기 때문에 청정한 원각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설하신다. 만일 중생이 깨달음의 세계에 들어가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버리고 법애(法愛)까지도 마음에 두지 않으면 점차 성취하게 된다고 설하신다. 제10 ?보각보살장(普覺菩薩章)?에서는 부처님께서 보각보살의 질문에 대해, 장차 말세의 중생은 큰 마음을 세워서 모든 바른 지견(知見)을 가진 선지식을 구해야 한다. 수행자는 교만하거나 화내거나 원한이 없는 선지식을 받들어야 잘못된 견해를 초월하여 깨달음을 증득하고 열반에 들 수 있다고 설하신다. 제11 ?원각보살장(圓覺菩薩章)?에서는 부처님께서 원각보살의 질문에 대하여, 사마타 · 삼마발제 · 선나는 모두 청정한 관(觀)이므로 만일 모든 중생이 이것을 부지런히 닦아 정진하면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셨다고 이름한다고 설하신다. 제12 ?현선수보살장(賢善首菩薩章)?에서는 부처님께서 현선수보살에게 이 경전은 12부 경의 청정한 안목으로 대방광 원각 다라니 수다라 요의 비밀왕 삼매 여래결정 경계 여래장 자성 차별이라 이름하고, 중생들이 이것에 의지하여 수행하면 점차 증진하여 부처님의 경계에 이른다고 설하신다. 또한 이 경의 이름은 돈교(頓敎) 대승이므로 돈기(頓機)의 중생은 이것을 따라 개오(開悟)하며, 이것은 또한 점수(漸修)의 무리들도 모두 포섭한다고 설하신다. 이 경전의 명칭에서 원각수다라(圓覺修多羅)는 『화엄경』의 원만수다라(圓滿修多羅)에서, 요의경(了義經)은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K-426)에서 나온 것으로, 대부분의 학자들은 『원각경(圓覺經)』의 내용은 후자의 경전에 근거하고 여기에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의 교의(敎義)를 보충하여 중국에서 만들어진 경전으로 보고 있다. 번역자인 불타다라에 대해서는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제9에 의하면, 사문(沙門) 불타다라는 북인도 계빈(?賓)의 사람으로 동도의 백마사에서 『원각요의경』 1부를 번역하였다고 되어 있는데, 그에 대한 사적은 이것뿐이고 역경한 경전도 이 경전뿐이어서 그것이 사실인지가 의문시되고 있다. 이 경전에 대한 주석서로는 당나라 종밀(宗密)의 『대방광원각경대소(大方廣圓覺經大疏)』를 비롯한 9종류가 있다. 종밀이 주석하기 이전에 이미 유각(惟慤)의 소(疏) 1권 · 오진(悟眞)의 소 2권 · 견지(堅志)의 소 4권 · 도전(道詮)의 소 9권이 있었다고 하나, 종밀의 것을 제일로 꼽는다. 종밀 이후에도 많은 주석서가 나왔으나, 후대의 연구가들은 거의 종밀의 주석서에 의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조선시대에 함허 득통(涵虛得通)이 지은 『원각경해(圓覺經解)』 3권 외에 연담 유일(蓮潭有一)의 『원각사기(圓覺私記)』 2권 · 의첨(義沾)의 『원각경사기(圓覺經私記)』 1권 등이 현존한다. 이 경전에 대해서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경(僞經)으로 보는 학자들이 많고 또 문헌학적으로도 여러 가지 의문점이 있으나, 그 내용이 대승의 참뜻을 잘 표현하고 있어 예로부터 널리 유포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전문강원의 교과목인 『금강경(金剛經)』 · 『수능엄경(首楞嚴經)』 · 『대승기신론』과 함께 사교과(四敎科)의 한 과목으로 채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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