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줄꺼 없나

줄꺼 없나?

-법상스님-

사람들을 만날 때

‘어찌하면 뭣좀 얻을 수 있을까’

‘이 사람은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그런 쪽으로 나도 모르게 생각이 이끌어 집니다.

우리의 습이 이렇게 길들여져 있습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줄까를 생각하기 보다는

누군가에게 내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를

더 많이 생각하고 살아가기 쉽습니다.

세상 많은 사람이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살다보니,

받고자 하는 사람은 많고

주고자 하는 사람은 적다보니,

세상은 온통 부족한 것들 뿐입니다.

사실은 이 세상이란

그대로 충분한 곳이며,

더 이상 바랄 것도 기대할 것도 없는

지금 이대로 꽉 차 충만한 곳입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는

‘받을 것’ ‘바라는 것’을 생각하기 보다

‘줄꺼 없나?’ 하는 마음 이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누구를 만나든

이 사람에게는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또 이 사람에게는 무슨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 곳에서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

하고 마음을 내었음 좋겠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면

이 세상 얼마나 따뜻하고 충만할까요?

자꾸 두리번 두리번 거려 보세요.

‘줄꺼 없나?’ 하고 말입니다.

내 방 어디엔가 썩고 있는 것은 없는가,

방치되어 있는 것은 없는가,

꼭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소유하고 있는 것은 없는가,

남주기에는 아깝지만 나에게는 그리 필요치 않은 것…

둘러보면

우리 주변에는 나누어 줄 것이 너무 많습니다.

꼭 물질이 아니라도

나누어 줄 수 있는 것은 늘 넘쳐나게 마련입니다.

나누어 줄 것이 넘쳐나는 사람이 되세요.

받아야 할 것,

필요한 것,

얻을 것,

구하는 것이 많은 사람이 되지 말고,

나누어 줄 것이 많은 사람이 되라는 말이지요.

누구나 나누어 줄 것은 있게 마련입니다.

내가 나누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자꾸 생각 해 보고 또 실천하고

누구를 만나든

‘줄꺼 없나?’ 하는 마음 내어 보시기 바랍니다.

줄꺼 없나 하고 찾아보고

나누어 줄 줄 아는 사람의 마음은

늘 ‘주는 마음’이기 때문에 부유합니다.

상대를 도와주기 이전에

내 마음이 먼저 부유해 집니다.

그렇게 마음이 부유하면

물질은 법계에서 저절로 갖추어 집니다.

부유한 마음에 부유한 물질도 붙게 마련인 것이지요.

그러나 받으려는 마음, 바라는 마음은

거지의 마음과 같기 때문에,

아무리 많이 얻더라도

그 가난한 마음으로 인해 물질도 떨어져 나가게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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