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___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법정스님-

어느 한 쪽을 고집하지 않는 것이 수행자의 삶입니다.

한 쪽을 고집하면 고집한 만큼

그대로 되지 않았을 때 괴로움이 생깁니다.

어떤 일에 있어서라도 이러 저러하게 돼야 한다고

고집을 하게 되면 이미 그렇게

고집 한 만큼 행복의 가능성은 줄어들고

괴로움의 가능성은 늘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수없이 많은 선택의 과정입니다.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꼭 이렇게 되어야 한다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우리의 삶은 이렇게 되면 이렇게 되어서 좋고

저렇게 되면 저렇게 되어서 좋은

그런 텅 비어 있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마음속에 고집을 텅 비워버렸을 때

꼭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렸을 때

우리의 삶은 참으로 맑아집니다.

본래 고정된 관념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사회에서 만들어 둔 고정관념에 얽매여

그 사회적 통념의 노예가 되어 버리기에

괴로운 것입니다.

생활 속에서 이런 저런 일을 추진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드시’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깊이 고정지어두면…

그 고정된 관념의 틀이 크면 클수록

괴로움 또한 점점 커지게 됩니다.

‘반드시’라는 것은 없습니다.

그 어떤 것도 모든 가능성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깊이 고정짓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 생각대로 되면 그대로 되니 좋은 일이고,

생각대로 안 되면 이 생각이 잘못된 것일수도 있으니

잘 되려고 안 되는 것이구나 하고 마음 돌릴 수 있어야 합니다.

진정 어떤 틀에도 고정되게 마음을 머물게 해선 안됩니다.

어느 한 쪽에 마음이 머물러 그 고집으로

꽉 차 있는 것이 병통입니다.

그 고집을 놓아 텅 비게 하면

세상 모든 일은 저절로 되어지게 되 있습니다.

어떤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데

병이 나서 힘이 든다고 ‘병’에 빠져

괴로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병이 나면 나는대로 조금 힘들게라도

하던 일을 그저 계속 하면 되는 것입니다.

병에 분별심을 낼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다가 너무 아파 힘이 들면 그저 물 흐르듯

하루 이틀 정도 쉬면 됩니다.

꼭 해야 되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쉬면 안돼 안돼하며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파 못 하면 못하는 것이 길이고,

아프지만 그럭저럭 하게 되면 또 그것이 길이며,

아프지 않아 흔쾌히 할 수 있으면

또 그것이 길인 것입니다.

이런 놓아가는 마음으로 일을 해야지

일에 집착하는 마음이 크면 클수록

병 때문에 일을 못한다는 마음에 더욱 괴롭게 됩니다.

‘일’에 걸려 괴롭고, ‘병’에 걸려 괴롭습니다.

그렇게 일체를 하나도 빠짐없이

굳게 믿고 놓으며 나아가면 세상이 다 내 것입니다.

모두가 내 마음 먹은대로 되어지는 것입니다.

되면 되는 대로, 안되면 안 되는 대로…

그것이 모두 길이며 진리인 것입니다.

이렇듯 세상 모든 일은 물 흐르듯

그렇게 자연스레 해야 합니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이 맑은 세상에…

날마다 좋은날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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