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나는 무엇인가?
-법정스님-
“전생의 일을 알고 싶거든 현재 내가 받는 것을 보라.
내 생의 일을 알고 싶거든 현재 내가 짓고 있는 것을 보라” 한 생에서 뿌린 말과 행위의 씨앗들은 그 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생으로 또 다음 생으로 이어지면서 생의 모습을 결정 짓는다.
너와 나의 관계는 신의 장난처럼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전생에서 뿌린 업의 결과이다.
자신이 뿌린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 고스란히 거두게 된다는 것이 우주의 질서이다.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은 잔상으로 남아 다음에 올 일들에 영향을 미친다.
마치 안개속에서 옷이 젖듯 향기 속에서 냄새가 베듯 훈습이 된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업의 파장이라고 한다.
우리가 순간순간 일으키는 마음.생각.행동이 모두 업이다.
자신이 지은 업은 반드시 이번 생이나 다음 생에서 자신에게 되돌아 온다.
이것이 바로 인과관계의 질서이다.
부처님 역시 보리수 아래의 깨달음 이전에 몇 겁의 나눔이 있었다.
깨달음은 그 나눔들의 결과인 것이다.
모든 존재는 행복을 추구하고 불행을 피하려는 욕구를 지니고 있다.
인과 연의 법칙은 불행의 원인이며 어떻게 하면 그 원인을 바로잡을 수 있는가를 밝혀 주는 진리이다.
그러나 그것을 형성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지금 이 순간의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
아무리 외적인 환경이나 관계들이 전생의 삶의 결과라 할지라도 그것이 지금의 자기 자신과의 관계속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 점에서 인연론은 운명론과 다른 것이다.
자신이 지금 이 순간 어떤 생각과 말과 행동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앞으로 이어질 삶의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법구경)에서 부처님이 이렇게 설한다.
“오늘은 어제의 생각에서 비롯 되었고 현재의 생각은 내일의 삶을 만들어 간다.
삶은 이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니 순수하지 못한 마음으로 말과 행동을 하게 되면 고통이 따른다.
수레의 소가 소를 따르듯” 삶에는 많은 방향이 있으며 어떤 방향을 선택할 것인가는 지금 이 순간의 나 자신에게 달려 있다.
이 선택의 자유는 가장 큰 선물이다.
인간의 삶은 날실과 씨실로 짜 나가는 한 장의 천이다.
지금 이 자리 그대가 더하는 실은 무슨 빛깔인가? 우리는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오늘의 나는 무엇인지 과연 나는 하루하루를 나답게 살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