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신호등을 잘 살펴라
-지광스님-
우리는 이 땅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자유롭지 못한 존재가 된다.
이 몸뚱이는 조건 따라 지어진 것이라서 일정한 한계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무렇게나 마구잡이로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마음도 몸도 일정한 법에 따라 정성스럽게
나아가야 한다.
함부로 살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부처님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을 가르쳐 주셨다.
우리의 몸은 물을 담은 포대와도 같아 망가지기 쉽고 깨지기
쉽고 부서지기 쉽다.
그리고 자기 몸은 제 것이라 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묘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몸의 조건을 잘 살펴서
삶을 도모하고 운영해야만 한다.
해서는 안 될 일이 있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복잡한 네거리의 신호등을 생각해 보라.
신호등이 없다면 대로는 금방 혼란의 도가니가 되고 말 것이다.
신호등이 없는 큰길은 상상 할 수조차 없다.
이렇듯 우리의 마음에도 신호등이 필요하다.
신호등이 없으면 삶을 제대로 도모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도 마음도 함부로 아무렇게나 쓰면 안 된다.
신호등을 따라 갈 때 가야 하고 멈춰야 될 때 멈춰야 한다.
어지러운 바깥세상이 신호등에 따라 질서를 유지하는 것처럼
내 마음의 신호등이 잘 작동되어야 몸과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다.
부처님이 말씀 하신 (팔만사천대장경)은 바로 우리 마음의 신호등
과도 같은 것이다.
“이러이러한 일은 해라, 저러저러한 일은 하지 마라”
라고 밝혀 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허랑방탕하게 살기 위해 이 몸을 받아 이 세상에 온 것이
아니다.
이 몸을 잘 활용해서 지혜를 증장 시키고 공덕을 쌓아
끊임없이 자비심을 펼치는 삶을 살기 위해 온 것이다.
우리의 허름한 육신은 수명도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어느 결에 이렇게 나이를 먹었는지 눈 깜짝할 사이에 세월은 흘러가
버린다.
이렇게 덧없이 흘러가는 삶을 의미 있게 살자면 레일에
따라 살아야 되고 궤도에 따라 살아야 한다.
신호등이 꺼져 있으면 혼돈과 암흑이 초래된다.
내 마음의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으면 인생은 참으로 괴롭고 어려운
상황이 된다.
나 혼자만 괴로운 것이 아니라 남까지 괴롭히게 된다.
남들을 아프게 하고 사회를 분열 시키는 폭탄과도 같은 존재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 가야 할 때인가? 멈춰야 할 때인가? “
” 해야 될 일인가? 해서는 안 될 일인가? “
내 마음의 신호등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늘 주의해서 점검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