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의 이름으로 나를 불러주오
-틱낫한스님-
내가 내일 떠날 것이라 말하지 마오 오늘도 나는 여전히 돌아오고 있소 깊이 바라보오! 매 순간마다 내가 돌아오는 것을 봄날 나뭇가지의 새싹이 되기 위해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여린 날개를 퍼덕이는 어린새가 되기 위해 새로 만든 보금자리에서 노래하기 위해 꽃송이 안에 잠든 나비의 유충이 되기 위해 나는 돌아오오! 울고 웃기 위해 두려워하고 희망하기 위해 내 심장의 박동은 모든 살아있는 것이 죽고 또 태어남을 알려주네 나는 강물 위에서 변신하는 하루살이 그리고 나는 그 하루살이를 삼키려 내려앉는 한 마리 새 나는 맑은 물에 즐거이 헤엄치는 한 마리 개구리 또한 나는 그 개구리를 소리없이 잡아먹는 한 마리 뱀 나는 우간다의 어린이 뼈와 가죽만 남아 다리가 젓가락 같네 또한 나는 무기상 우간다에 무기를 파네 나는 12세 소녀, 보트타고 떠도는 난민 해적에게 강간을 당한 후 바다에 몸을 던지네 나는 해적, 내 마음은 아직 사물을 제대로 보고 사랑할 줄 모르네 나는 정치국의 당원 내 손안에 대단한 권력이 있네 또한 나는 대중에게 피로 죄값을 치러야 하네 천천히 강제노동 수용소에서 죽어 가네 내 기쁨은 봄과 같아 이 땅 곳곳에 꽃을 피우네 내 고통은 눈물의 강을 이뤄 오대양을 채우고도 남네 본래 이름으로 나를 불러 주오 그러면 내 모든 눈물과 웃음이 한꺼번에 들리리니 기쁨과 고통이 하나인 줄 알게 되리니 본래 이름으로 나를 불러주오 내가 깨어날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 놓을 수 있도록 자비의 문을 열어 놓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