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각스님─염불을 합시다

염불을 합시다

-진각스님-

우리가 살아가면서 음식을 섭취 한다는 것은 단순히 음식물을 먹는 행위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이 곡물이든 채소든 씹어서 삼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혀끝에서 목구멍을 통과할때 까지의 즐거움만을 추구하고 있는데 불과할 겁니다.

단순히 먹는 것에 즐거움이 있고 그것이 사는 길이 아니라 그 음식물을 씹어서 삼킴으로 우리는 몸의 요소 요소에 영양분을 공급하게 되며 그로 인하여 우리는 생명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불가에서는 이런 것을 보고 섭취된다고 합니다.

섭취한 음식과 내 몸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부처님의 원력을 우리는 입에 달고 외우는 사홍서원 가운데 “가없는 중생을 다 건지오리다” 로 충분히 설명 될수 있습니다.

원이 성취되어야 부처님일진데, 부처님이란 이미 그 원을 성취하신 분을 가르킵니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성불을 믿는 한 중생은 어디에도 자리할 여지가 없습니다.

부처님의 원력에 섭취되고 있는 우리로서는 그 원력을 벗어나서 살고 있는 “나”라는 존재를 따로 주장할 수 없기 때문 입니다.

서산대사께서 불자들을 향하여 던지신 간곡한 물음을 올려 드리겠습니다.

다함께 잠시 합장한 채로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뜨시고 읽으신 후에는 스스로를 되돌아 봐주시기 바랍니다.

부모와 국토와 스승과 이웃의 깊고 높은 은혜를 알고 있는가 ? 물질로 이루어진 이 몸뚱아리가 순간마다 썩어가고 있음을 아는가 ? 사람의 목숨이 숨 한번에 달렸음을 알고 있는가 ? 앉거나 누워있을 때도 지옥의 고통을 생각하고 있는가 ? 이 몸뚱아리를 가꿔서 끝없는 윤회를 벗어날 수 있는가 ? 만나는 사람들과 쓸데없는 잡담만 하고 있지는 않은가 ? 시비를 일삼으며 공연히 분주하게 지내고만 있지는 않은가 ? 다른 사람과 이야기 하면서도 끊임없이 염불을 하고 있는가 ? 보고 듣고 알아 차릴 때에도 염불이 떠나지 않고 있는가 ? 일찍이 부처님이나 큰 스승을 만나고도 지나쳐 버린 일이 있는가 ? 마음에 들거나 거슬리거나 흔들림없이 염불을 하고 있는가 ? 높고 거룩한 가르침을 듣고 기쁘고 다행하다는 생각을 잊고 있는가 ? 나의 수행을 돌아 봄으로서 부처님과 스님의 가르침에 어긋나고 있지 않은가 ? 살고 있는 오늘 반드시 부처님의 생명을 증명할 수 있는가 ? 염불하는 곳 마다 부처님의 생명임을 자각하고 있는가 ? 나의 참 생명이 부처님생명임을 확신하고 있는가 ? 이 외에도 서산대사의 물음은 계속 되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자신의 면목을 마주할 만합니다.

실제로 우리네 마음은 그리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어느 때는 성인 군자 같다가도 어느 때는 돌변하여 야차보다 더 잔인해 지기도 합니다.

이것은 삶의 근원을 확립하는 염불을 하지 않고는 끝내 윤회를 면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염불은 당연히 남이 시켜서가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나서서 해야 하는 수행법입니다.

가끔씩은 우리도 부처님께 “뭘좀 해주십시요” 하는 마음이 들지만 그것은 진실이 아니며 우리의 착각이며 환상이기에 빨리 마음을 돌려서 진실된 마음을 담아 염불을 하여 원력성취를 회향하시도록 부처님께 기회를 드려야 합니다.

불자라면 항상 얘기하지만 시건방지게 혼자의 힘으로 잘 산다는 생각을 버리고 매 순간 순간이 부처님이 설하신 윤회법에 다람쥐 챗바퀴 돌듯 도는 삶으로 여기고 다시 반복되어 나에게 돌아올 다음 생을 위해서라도 다시 나에게 돌아올 윤회의 확률을 0% 로 낮추는 염불 수행을 하여야 합니다.

지금 어렵다고, 지금 시간이 없다고 매양 염불 수행마저 뒤로 미루다 보면 다시 만나기 어려운 인간의 몸을 다음 생에서는 받기 어려울뿐 아니라 부처님 법을 만나기 또한 어려울 것이라는 지금이 가장 소중한 기회라는 생각으로 순간 마다 모든 성취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부처님의 원력 성취를 우리에게 회향해 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라도 우리는 부처님의 참생명을 따라 아무런 보장도 바라지 말고 묵묵히 염불을 합시다.

지금의 비참한 모습이 우리의 진상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나의 진상은 부처님의 원력에 섭취되어 실려 왔었습니다.

더 이상 내일로 미루지 말고 지금 이 순간부터 부처님의 삶을 살아 간다는 의식을 갖고 미직지근한 행동은 아예 멀리 떠나 버리고 과감하게 염불수행 부터 해봅시다.

얼마나 믿음을 갖고 부처님을 따르느냐에 따라 염불 수행이 이어지느냐 끊어 지느냐에 달린 것입니다.

의지가 약하다거나, 시간이 없다거나,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생각은 자신이 고칠수 없을 만큼 게으르다는 것을 말하므로 지금 훌훌 던져 버리고 과감하게 새롭게 염불이라도 열심히 해보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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