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個性)수행
-월호스님-
생전에 경봉큰스님께서는 참선의 비결을 묻는 이들에게 ‘바보가 되거라!’고 말씀하셨다 한다.
참선은 무심공부요, 바보는 무심에 가깝기 때문이다.
석존 당시 쭐라반따까는 형의 권유로 출가하였지만, 사 개월이 지나도록 게송 하나도 외우지 못했다.
그는 과거 생에 지혜가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머리가 모자란 비구를 멍청이라고 놀리고 조롱한 과보로 멍청이로 태어났던 것이다.
마침내 그의 형 마하반따까는 그에게 환속을 권했지만, 부처님께서는 그를 향실로 데려가 깨끗한 천을 주고 바닥을 문지르면서 ‘라조 하라낭(때를 닦는다)’이라고 외우도록 하셨다.
천을 계속 문지르자 얼룩이 지면서 더러워졌다.
‘이 천 조각이 아까는 아주 깨끗했는데, 내가 이렇게 문지르자 더러워졌다.
아, 조건에 의해 생겨난 모든 것은 변하는구나!’ 그는 이러한 변화를 관찰하면서 지혜를 키워나갔다.
이를 아신 부처님께서는 광명의 몸을 나투어 말씀하셨다.
“때는 몸에 낀 때만을 말하지 않네.
때는 탐욕의 다른 이름! 때는 분노의 다른 이름! 때는 어리석음의 다른 이름! 삼독(三毒)이 없는 청정한 여래의 교단에서 비구들은 마음의 때를 제거하며 살아가네.” 이 게송 끝에 쭐라반따까는 아라한과를 이루었다.
또한 발타라 존자는 평소 깨끗함을 좋아하여 틈만 나면 목욕을 했다고 한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목욕하는 그에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참된 목욕은 몸에 묻은 때를 씻는 것뿐 아니라, 마음속의 더러움까지 씻어내는 것이다.
목욕을 할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씻어야 한다.
‘내 마음은 늘 욕심과 분노와 어리석음으로 가득 차 있다.
나는 이 맑은 물로 그 모든 더러움을 씻어 내리라.’ ” 발타라 존자 또한 얼마 안 가 아라한과를 이루었다.
청소도 수행이고, 목욕도 수행이 될 수 있다.
마음먹기에 따라 개성에 따른 수행은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