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탑스님─소원성취를 위한 기도___

소원성취를 위한 기도…

한탑스님

문)기도를 하면 모든 일이 잘 성취된다는

말을 듣고 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열심히 하느라고 하는데 소망한

일이 성취되지를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가르쳐주시기 바랍니다.

(답)기도는 부처님께 대한 구걸이 아닌 것부터

아셔야 하겠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부처님은 무량의 공덕주이시면서

동시에 크신 자비이십니다.

크신 자비이신 까닭에 죄업 속에서 헤매이는 중생들이 괴로움을 당신 자신의 문제로 삼고 계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부처님께서는 괴로워서 울부짖는

중생들의 애절한 구걸이 있을 때,

그때에 비로소 당신의 공덕을 그 울부짖는 중생에게 베풀어 주시는 것이 아니라, 중생 쪽에서 바라기도 전에 이미 그 중생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완전하게 마련해서 퍼부어 주고 계신 것입니다.

아무 조건없이, 아끼시는 바 없이 당신의 무량 공덕을 그대로 중생에게 끊임없이 주고 계신 것입니다.

그러니까 중생으로서는 다만 받아 들이기만

하면 됩니다.

부처님께서 주고 계신 공덕을 남김없이 받아 쓰는

방법이 기도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기도를 구걸하는 것이라 생각하시면서

해보셨다면 이제 그 마음가짐을 바꾸셔야 합니다.

비유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는 흔히 물 받으려고 약수터를 찾아 갑니다.

요새 약수터를 가보면 수도 꼭지가 장치되어 있더군요.

그래서 그 꼭지에 그릇을 갖다댑니다.

그러면 물이 받아지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어떤 사람은 큰 양동이에 가득 물을

받아가는데 다른 사람은 조그만 사이다 병만큼밖에

받아 가지 못한다고 합시다.

사이다 병만큼밖에 물을 받지 못한 사람이

약수 꼭지를 보고 호소를 합니다.

“물좀 많이 주십시오.”하는 그 호소가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물을 많이 못 받고 있는 것은 병이 작아서 그런 것이지

주는 쪽에서 적게 주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물을 많이 받고 싶으면 그릇 큰 것을 마련하여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부처님의 공덕 입는 것도 꼭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큰 공덕을 받고 어떤 사람은 아주 작은

공덕밖에 못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부처님께서 차별하시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 것입니다.

문제는 받는 쪽에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으로부터 공덕을 받는 그릇이

바로 우리의 마음입니다.

그러니까 이 마음의 그릇을 크게 하여야 합니다.

마음을 조그만 울타리에 가두어 놓고 거기에 부처님의 은혜가 채워지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부처님 앞에 활짝 열어 놓습니다.

해가 떠 있는데도 방안이 어두운 것은 창문이 닫혀 있기 때문인 것 아니겠습니까? 이 때 창문을 활짝 열어 놓으면 광명이 쏟아져 들어오듯이 우리가 마음을 부처님 앞에 활짝 열어 놓으면 부처님의 무량공덕은

한량없이 우리에게 쏟아져 들어옵니다.

이렇게 마음의 문을 여는 데에는 금강경

독송과 염불이 필요한 것입니다.

독경과 염불로 큰 공덕을 입도록 하십시오.

다음에는 바라고 계신 일이 어떠한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흔히들 부처님을 내 욕심 채워주시는 심부름꾼 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처님께 기도해서 우리가 소원을 성취하려는 그 소원의 내용은 사리 사욕 채우는 것이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일체 중생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기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몸에 병이 있어 건강을 위해 기도하더라도 세상에 있는 모든 형제 동포들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사업의 번영을 원하더라도 세상 사람 모두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무사고 운전을 바라더라도 모든 동포들의 안전한 여행을 기원하는 것과 같습니다.

일체 중생의 행복을 바라는 것이 부처님의 원력인

까닭에 이와 같이 기도하는 것이 부처님께

내 마음을 여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내 욕심 앞 세우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업장의 소멸을 기원합니다.

우리가 살아 가는 데서 겪는 크고 작은 일들은

모두 내가 전생에 지은 업(業)이 익어서

결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내 밖에 있는 누군가가 잘못을 저질러서

내가 괴로움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은 것을 내가 받는 것입니다.

일이 원만하게 추진되지 못하는 것도,

몸에 병이 붙어 있는 것도, 인덕이 부족한 것도,

가난 속에 허덕이는 것도, 모두 다 내 업장인 것입니다.

우리는 이 업장의 덩어리인 것입니다.

그러니 세상 일이 뜻대로 안 되는 것을

너무도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 업장을 그대로 놓아둔 채로 무엇인가 좋은 일이 별안간에 나타나지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큰 욕심 아닙니까? 욕심 채우는 일 도와주시는 분이

부처님이신 줄 기대한다면 큰 착각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겸허하게 업장을 참회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참회하는 삶을 살 때, 우리는 어떠한 어려움에

부딪치더라도 부처님의 은혜속에 살고 있음을

감사하면서 지낼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업장의 소멸이 실현됩니다.

기도는 이렇게 우리의 소원을 성취케 합니다.

굳은 신심으로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부처님은 틀림없이 나와 함께 계시면서 무량 공덕을 퍼부어 주고 계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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