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진언
-원혜스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 중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경책하셨습니다.
“높은 벼슬에 오른 사람은 언젠가는 반드시 물러나게 되어 있고, 부자는 반드시 가난하게 될 것이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이별하는 시간이 올 것이다.
태어난 것은 반드시 죽게 되고, 밝음은 반드시 어둠을 동반하나니 바로 이것이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이니라.” 부처님께서 열반(涅槃)을 앞두고 설하신 가르침입니다.
일체 제자들과 헤어져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설한 가르침이었으니 꼭 남기고 싶은 가르침만을 핵심으로 해서 법(法)을 설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처음 본 사람이라도 참으로 쉽고도 담백하다고 여기게 될 것입니다.
“과연 그런 이치구나”하며 무릎을 치게 됩니다.
위 ‘열반경’의 핵심은 일상에서의 ‘마음 씀씀이’와 만물의 자연스런 이치를 말씀하고 계십니다.
남 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하여 교만할 것도 없고 조금 불리하다 하여 비굴할 것도 없으니 늘 자신이 있는 위치를 살피면서 살아가라는 도덕 교과서 같은 내용입니다.
아울러 만나면 헤어지고 늘 고통스럽지만은 않은 것이 세상만사의 이치라는 것입니다.
우리 불가에는 진언(mantra)이 있습니다.
진언은 무엇일까요? ‘바른 가르침을 실천하겠다’는 진실된 발원을 몸과 입, 마음으로 염송하는 것이 바로 진언입니다.
진언을 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진실되게 정화할 수 있습니다.
불자들이 참회진언을 하고 구업(口業)을 맑게 하는 진언에 몰두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불교의 진언만이 진언은 아닙니다.
그 누구나 일상에서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 이웃을 위해, 모르는 사람을 위해 진언을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쉬운 진언은 일상에서 전하는 긍정의 말들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전하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등 인사말이 생활 속 진언이라고 해도 좋을 듯합니다.
이러한 진언들은 일상생활을 물이 흐르는 것과 같이 자연스럽게 하고 갈등과 다툼을 정화합니다.
우리가 살아갈 날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와 같은 진언에 따라 살아가는 긍정의 삶이야말로 우리가 우주법계의 은혜에 보답하는 실천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일상적인 진언은 따져봐서 이유가 있을 때만, 선택적으로 염송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무조건적으로 이유 없이 무한하게 감사하고 사랑해도 모자란 것이 우리네 삶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고 마음을 넉넉히 한 것은 완전히 지금 이 순간을 긍정의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순간은 긍정의 만족을 다른 이에게 보시한 시간입니다.
‘감사합니다’를 습관처럼 외워 봅시다.
언제나 ‘감사합니다’와 같이 긍정의 인사를 선택하면 됩니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존재들, 한 번 스치며 지나친 이웃들, 모든 상황에 대해 그냥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해 봅시다.
그리하면 이 세상은 조금은 더 웃고 희망을 갖고 살아갈만한 세상으로 변해갈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이에게 늘 영향을 미치는 존재들입니다.
수많은 구슬로 이루어진 공간에 빛을 비추었을 때 서로가 빛을 발현하듯이, 어느 한 구슬에 자비를 비추면 그것은 다른 구슬에도 자비로 화현합니다.
그와 반대로 어느 구슬에 삼독을 비추게 되면 그것은 다른 구슬에도 삼독으로 투영되어 자신을 둘러싼 일체의 구슬에 삼독의 부정을 전하게 됩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긍정의 진언을 전합시다.
그리하면 우리 모두는 자비로운 투명 구슬이 됩니다.
생명을 지닌 일체의 존재들은 다른 이에게 도움을 주어야 하고, 또 도움을 받아야 살아갈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희망을 주는 진언인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염송합시다.
그리하면 곧이어 긍정의 진언이 돌아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